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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마탑주-204화 (204/337)

나 혼자만 마탑주 204화

눈이 떠졌다.

뜨기 싫었지만, 눈은 매일 아침처럼 그렇게 떠졌다.

구름 둥둥 떠다니는 맑고 깨끗한 푸른 하늘이 보인다.

하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본 하늘은 달랐다. 그곳의 하늘은 시커멨고, 붉었다.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걸까.

내가 이브를 파괴했다. 그 때문에 한 세계가 멸망했다.

나는 대체…….

"비켜!"

누군가가 내 어깨를 툭 밀치고 지나간다.

"뭐 하는 새끼야? 대로 한복판을 떡 하니 막고 있……"

나는 고개를 움직여 그런 말을 지껄인 사람을 보았다.

신기하다.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다.

그 말하는 고양이는 나와 눈을 마주치자 흠칫한 표정이 되었다.

"허, 허이구! 눈빛 봐라, 눈빛! 사람 확 찌를 눈빛이여 아주! 허 참, 요즘 것들은!"

옷을 입은 고양이는 혀를 차며, 빠른 걸음으로 멀어져 갔다.

시각에 이어 청각도 제대로 회복되었는지, 웅성거리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린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다 필요 없고, 지금 내게 중요한 일은 하늘을 보는 일이다.

"앞에 누구야?"

"길 막지 말고 비켜요!"

사람들의 짜증스러운 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몇몇은 내 몸을 툭툭 치고 지나간다.

부딪혀서 엉거주춤 몇 발을 내딛다가도, 다시 고개를 들어 똑바로 하늘을 바라본다.

"대낮부터 별 미친 놈을 다 보겠네!"

"비키라고!"

신기하다.

고양이, 개, 여우, 늑대. 전부 옷을 입고 사람처럼 걷고 있다. 다양한 종족이 사는 세계인가 싶은데. 별로 내 관심사는 아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사람들은 하나같이 움찔 놀라며 도망치기 바쁘다.

어떤 아줌마는 아이의 눈을 가리고 자기 품에 숨긴다.

아니, 내가 뭐 어때서.

내 얼굴이 그렇게 무서운가.

잘 생긴 건 몰라도 인상 훤하단 소리는 많이 들어봤는데.

애들이 보기엔 위험한 상인가.

글쎄 잘 모르겠다. 사실 그게 뭔 상관인가 싶기도 하다.

"비켜! 비키라고! 아이 거참! 거기 누구야? 죽고 싶어?"

뒤에서 말발굽 소리와 함께 흙먼지 냄새가 난다. 마차가 왔나 보다.

"감히 엘리스 공주님이 가는 길을 막다니! 이런 무엄한 놈을 봤나!"

"무슨 일이에요?"

"아, 죄송합니다 공주님! 길가에 웬 미친 놈이 있어서."

"미친 놈이요?"

뭐 대충 그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여전히 관심은 안 간다.

아, 나는 뭘까……. 마치 정신머리를 저쪽 세계에 두고 온 것 같다.

나 대체 왜 이러지.

"당장 거기서 비켜! 치어 죽이기전에!"

'……꽥꽥 시끄럽네.'

결국 뒤를 돌아보았다. 마차에 타고 있는 건 밀짚모자를 쓴 개 마부와, 흰 드레스를 입은 개 아가씨다.

와, 웃기다. 여기 모든 동물이 평등한 세상 아니야? 마차를 끄는 말들의 인권은 괜찮은 건가?

"허억!"

"흡!"

저 두 사람도 마찬가지로 나와 눈을 마주치자 기겁한 표정을 짓는다.

"아, 암살자야! 분명 키오라 왕국에서 보낸 암살자가 틀림없어! 당장 끌어내세요!"

"예, 옛!"

무기를 든 경비병들이 다가오자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물러선다.

나는 개…… 아니, 그 견인족 공주를 똑바로 응시한다. 그녀의 얼굴이 종잇장처럼 새하얘진다.

"뭐, 뭐, 뭘 봐! 이 살인마!"

"……."

이상하다. 갑자기 짜증이 머리끝까지 솟구친다.

"지금 뭐라 했어?"

나는 완전히 몸을 돌려서 그들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살인마라고? 내가?"

천천히 오른팔을 들어 올려 견인족 공주를 겨눈다.

저 개의 안면에 타우로스를 그려놓고 몇 발쯤 터뜨리면 어떻게 될까.

해보고 싶네.

"꺄아아아아악! 저, 저, 저게 뭔가하잖아! 빨리 막앗!"

"옛!"

나는 진심으로 마나를 끌어올렸다.

터업!

그때 가느다란 팔이 내 손목을 살며시 붙잡았다.

그 손에 들어간 힘은, 세지도 약하지도 않고 딱 적절했다. 나를 억지로 막으려는 게 아닌 천덕꾸러기 아이를 타이르듯 포근한 손길.

그 부드러움에 이끌렸는지 나도 모르게 팔이 서서히 내려갔다.

"혹시나 해서 와봤는데, 역시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었군."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노인의 목소리다. 나는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보았다.

"나랑 같이 가자꾸나."

마주한 인자한 노인의 미소에,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감정이 치밀어오른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안톤 선배님……!"

나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힘껏 그를 끌어안았다.

안톤은 조금은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웃으며 '그래그래'하고 내 등을 두드려 주었다.

"마, 마탑주님! 혹시 아는 사람입니까?"

견인족 공주가 묻는다.

"예, 제가 아끼는 제자입니다. 결코 나쁜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이 아닙니다. 이 늙은이의 얼굴을 봐서라도 제자의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마, 마탑주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경비병들이 물러나고, 안톤이 부드럽게 말했다.

"가자. 할 이야기가 많겠구나."

* * *

나는 안톤과 함께 거리를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탑주! 어쩜 제 말에 한마디도 대답을 안 해줄 수 있습니까?

'……미, 미안. 진짜 안 들렸어.'

토라진 에아도 좀 달래면서 말이다.

내 표정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며 안톤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 또한 내가 호문쿨루스와 대화하는 것을 알고 있으리라.

"대선배님. 혹시 저 기억나시나요? 4층 시련에서 만났는데."

"미안하지만 나는 초면이군."

안톤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4층 시련이라고 했지? 자네가 상대한 건 공간 결계로 형성된 내 분신일 게야."

"아…… 그럼 어떻게 절 알고 찾아 내신 거죠?"

"내 호문쿨루스의 탐지 마법이 이계의 마력을 느꼈다고 해서 와본 거라네. 슬슬 올 때가 됐다고 생각했거든."

우리는 정원을 지나 으리으리한 안톤의 저택으로 들어왔다.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세상에. 서브컬쳐에서나 보던 수인족 메이드들이 허리를 숙이며 우리를 맞이했다.

동물 귀에, 치마 밑으로 나온 꼬리가 살랑 살랑 흔들린다. 이쪽 취향인 사람들은 너무 좋아서 혼절할 광경이다.

"이쪽으로 오게."

우리가 방에 들어가 자리에 앉자 메이드복을 입은 묘인족이 차를 따라주었다.

"감사합니다."

내가 감사 인사를 하자, 묘인족 메이드의 귀가 쫑긋했다. 이내 자신도 쑥스럽게 고개를 숙이고는 도망치듯 사라졌다.

"에렌델에 온 감상은 어떤가?"

안톤이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물었다. 나는 창밖으로 한번 시선을 던졌다가 대답했다.

"제가 겪은 다른 세계들과는 딴판이네요. 무척 평화로운 곳 같습니다."

"여긴 제국의 수도니까 평화로운 게 당연하지."

"아, 수도였구나. 그럼 마탑도 여기 있어요?"

"마탑은 여기서 수천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네. 이 저택은 내가 수도에 방문할 때 주로 들리는 곳이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오랜만에 마셔보는 달지 않은 차다. 살짝 걸쭉한 느낌이 내스타일이다.

"자네가 방문한 시점의 모든 세계가 그렇겠지만, 에렌델도 무적은 아니야. 대륙 곳곳에서 크고 작은 말썽들이 끊이질 않고 있지."

"그렇군요."

"……."

안톤은 조용히 찻잔을 내려놓았다.

"힘들어 보이는군. 이 늙은이라도 괜찮다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주겠나?"

"…… 알겠습니다."

나는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로이스트와 미네르바, 윈슬로를 만난 일화들. 그리고 윈슬로의 세계인 마키나티오에서 내가, 멸망에 일조했다는 이야기까지.

나는 이브를 파괴하기 직전에 의문을 느꼈지만, 결국 동료들의 위험을 무시하지 못하고 파괴를 감행했다.

그 결과는 보다시피 한 세계의 멸망이었다.

내 이야기를 경청한 안톤은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상심 말게. 자네가 정말로 한 세계를 파괴한 건 아니니까."

"저, 정말입니까?"

"시공간 마법과 우주의 원리를 이해시키려면 일주일도 더 걸릴 테니, 간단히 요약해서 들려주겠네. 자네가 지금 보고 겪고 있는 모든 세계들은……"

안톤은 한결 진지해진 얼굴로 깍지를 끼며 말을 이었다.

"이미 멸망했네."

그 말의 엄중함에 몸서리치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 안톤과 함께 있는 이곳도 곧…….

"시공간을 비틀고 들어간 존재가 무슨 짓을 하건, 이미 그 세계는 멸망했네.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이고 인과야."

"……."

"오히려 세계의 멸망을 직접 목격하게 된 건 자네에게 있어 행운이라 할 수 있겠군. 느낀 점이 많을 테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안코르 드 안티르스'는 마탑주 로이스트의 독선으로 무너졌다.

'소라타'는 인간들 간의 내분, 그리고 다른 곳의 재앙을 방치하고 외면한 대가로 무너졌다.

'마키나티오'는 고도의 과학기술로 인간이 지나치게 평화와 환락에 찌들어서 무너졌다.

아주 사소한 것만으로도 세계는 쉽게 무너지곤 했다.

"이 모든 걸 관통하는 하나의 의문점이 있습니다."

"그게 뭔가?"

"대체 마탑이란 뭡니까?"

지구와 에렌델이 처음이 아니었다.

재앙이 우주의 여러 세계들을 멸망시키려는 건 알겠다.

하지만 그 자리엔 항상 마탑이 있고, 마탑주가 있었다. 이걸 단순히 우연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조금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야겠군."

안톤이 차 옆에 놓인 과자를 뜯으며 말했다.

"재앙에 대해서는 아직도 미지수일세. 여러 세대를 거쳐온 우리 마탑주들도 완전히 밝혀내지는 못했지. 우리는 그것을 일컬어 '의지'라고 부르네. 그것이 우주의 섭리인지, 창조주들의 농간인지 알 수 없지만 재앙은 일정 수명에 이른 행성을 멸망시키고, 결국에는 이 우주에서 소멸시키려고 하네."

나를 응시하는 안톤의 푸른 눈이 영롱한 빛을 뿜었다.

"자네는 '마나'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 글쎄요. 마법을 쓰기 위한 원천?"

"마나라는 것은 창조의 힘이네. 본래 어떤 세상이든 마나라는 건 존재하지 않았어. 그러나 어느 순간, 행성이 일정 수명에 이르면 이 마나라는 현상이 나타나네. 그게 바로 전조일세."

"……어떤 전조요?"

"재앙이 시작될 전조."

마나는 비현실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창조와 기적의 힘이지만, 동시에 재앙의 원인이라고, 안톤은 설명했다.

'의지'는 마나를 재료로 이 세계를 멸망시킬 재앙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간다.

물론 마나가 퍼져 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그 마나에 빠르게 적응하여 각성하는 개체도 등장한다.

그들이 플레이어다. 플레이어들은 마나의 힘을 이용해 끊임없이 강해지고, 의지와 공명하기도 한다.

"그래서 재앙과 초능력자들이 동시에 나타난 거군요."

"그렇지. 인간의 체내 현상을 빗대어 설명하자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그에 맞서기 위한 백혈구가 나타났다고 보면 되네. 이 우주의 생태계 어디든 흔한 일이지."

안톤이 천천히 팔짱을 끼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외부에서 수혈되는 백신이 바로 마탑이라고 생각하게."

"아……!"

다행이다.

적어도 마탑이 재앙의 원인이란 건 아니구나.

"재앙이 한 세계를 멸망시키면, 다음 세계를 멸망시키기 위해 마나가 풍부한 행성으로 움직이지. 동시에 마탑 또한 마나가 풍부한 세계로 자리를 옮긴다네."

안톤이 말했다.

"마나는 재앙을 부르기 위해 쓰이지만 본래는 창조의 힘이야. 창조의 힘을 가장 잘 다루는 자들이 마법사지. 마탑주라면, 이 백신을 더 강하게 키워야 할 필요성이 있는 걸세."

"……그렇군요."

나는 머리를 감쌌다.

"뭔가 머리가 복잡해지네요. 언젠가 최후의 재앙이 올 거란 건 알았지만…… 마탑이 이렇게 중요할 역할을 해야 할 거라곤 생각 못했습니다."

처음엔 마탑에 틀어박혀 꿀 빨 생각만 했다. 요즘은 여유가 생겨서 이런 저런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지만, 이런 사실을 듣게 되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너무 부담 가지지는 말게."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안톤이 말했다.

"6대 마탑주, 로이스트 님이 혼자서 모든 걸 짊어지려고 하다가 세계가 멸망해 버린 교훈을 잊지 말아야해. 굳이 마탑주가 모든 걸 짊어질 필요는 없고, 애초에 자네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네."

"알겠습니다."

차를 한 모금 마신 안톤이 한쪽 눈을 감았다.

"혹시 자네 세계에서 마법의 전수는……."

"가장 활발한 매체를 이용해 대중에 공개했습니다."

"음, 그런가! 그렇다면 자네는 아주 잘 하고 있네. 지금 하던 대로만 하게."

갑자기 울컥했다. 내가 잘 하고 있다는 그 말이 너무나도 따듯하게 들려서 가슴이 찡했다.

-정말로, 탑주는 잘 하고 계십니다.

에아의 목소리가 들린다. 보통 내가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할 때는 잘 목소리를 내지 않던 그녀였다.

-수 많은 사람들과 나라를 구하셨지 않습니까. 짧은 시간에 이 정도의 업적을 달성한 탑주는 결코 다른 마탑주들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고마워 에아.'

조금은, 짐이 덜어지는 느낌이다.

이후에도 나는 안톤과 여러 이야기를 했다. 궁금한 게 많았고, 그는 내 물음에 시원하게 답해주었다.

안톤과의 대화는 마치 보약과도 같았다. 조금씩 깨진 멘탈이 회복되고, 죄책감으로 변모해 쿡쿡 찌르던 몰입력이 사그라들었다.

그러다 보니 뒤늦게 정신이 번쩍 들면서 조바심이 생겼다.

"대선배님, 저도 빨리 지구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남겨진 마탑 멤버들이 어떤 고충을 겪고 있을지 모른다.

"괜찮으시다면 이제 에렌델에서의 시련을 말씀해 주십시오."

"아, 그렇지."

안톤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잔뜩 긴장한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마탑주들의 시련은 하나같이 어려웠다.

로이스트는 수백만 마리의 몬스터산 세 개를 동시에 무너뜨리게 시켰고, 미네르바는 이미 한번 세계를 멸망시킨 침수의 재앙과 직접 맞서게 했다. 윈슬로는 아예 그 세계의 최종보스를 죽이는 것을 시련 내용으로 삼았다.

그렇다면 안톤은 대체 어떤 시련을 낼까. 쉽지 않을 것이다. 그와 함께 한 4층 시련은 내게 공포로 남아 있었다. 나는 그의 손에 스물 한 번이나 죽었어야 했다.

"그래, 이걸로 하지."

안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왜 이렇게 무섭냐.

긴장감이 최고조로 달아오르며 땀이 찬 손바닥을 바지에 슥슥 문질러닦았다.

"내가 낼 시련은 이 적적한 늙은이의 말 상대가 되어주는 거였네."

"……네?"

나는 순간 그의 말을 이해 못 해벙찌고 말았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나?"

안톤이 빙그레 웃었다.

"마탑 제6층 시련의 클리어를 축하하네."

그가 내 머릿속에 손을 올렸다. 머릿속으로 지식이 확 빨려 들어왔다.

마탑주들이 사용해줬던 바로 그전수 마법, 어느 순간 내 머릿속에 6공정 빙결계 마법 '프로즌 아리에스'가 자리 잡았다.

"어, 어어? 이래도 되는…… 건가요?"

"내가 자네에게 바라는 건 없네. 자네도 바쁘지 않은가. 이만 원래 세계로 돌아가 보게나."

"대선배님!"

이 사람은 정말 천사인가! 나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안톤을 바라보았다.

"참! 그리고 시련을 클리어했으니 보상을 받아야겠지."

"보상이요?"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편안한 마음으로 따라오게. 건네 줄게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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