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마탑주 173화
두 형제는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프로스트는 생긋 웃는 얼굴로, 정서진은 험악하게 찢어진 미소로.
잠시 지독한 침묵이 방에 내려앉았다.
"서진아. 흥분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해, 생각. 부디 말을 잘 가려서 했으면 좋겠다."
프로스트가 관자놀이를 톡톡 치며 말했다.
"김유신에게 침투해서 가족 선물로 포션을 주려는 게 아니면…… 뭔데? 혹시 설마. 또 그거야? 사춘기의 반항? 그럼 네가 잡은 마지막 동아줄이 김유신인 거야?"
프로스트는 그렇게 혼자 말하곤 소리 내어 웃었다.
"그런 생각이라면 정말 딱하다는 소리밖에 할 말이 없다 동생아. 네가 더 잘 알잖아. 몇 년 반짝한 유명 신인을 데리고 있어봐야, 그 신인이 태어나기도 전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유서 깊은 고목을 어쩌지는 못해. 시스템이란 그런 거야. 그냥 배팅액이 다르지. 불공평한 레이스가 아니라, 레이스를 한다는 것 자체가 패배를 의미하는 거라고."
프로스트는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네가 멍청한 건 둘째치고, 네 존재가 김유신에게도 마이너스란 거 알아? 김유신은 널 품은 대가로 유닉스 그룹이라는 최대의 적이 생기는 거야. 김유신이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친구 잘못 사귄 죄?"
"……."
"우리 좋게 좋게 생각하자 동생아. 이미 너랑 얽힌 것만으로도 김유신의 결말은 배드 엔딩으로 확정이야. 너희가 살 수 있는 길은 딱 하나뿐!"
프로스트가 깍지를 끼고 고개를 쭉 내밀었다.
"포션 능력자와 레시피를 넘겨. 그리고 너희 둘 다 유닉스 소속으로 들어오는 거야. 그러면 개로 먹고살게는 해줄게. 먹이도 꼬박꼬박 잘 챙겨주고, 가끔 산책도 시켜주고, 기분이 좋아 지면 포상도 내리고. 사실 누구나 그런 삶을 바라잖아?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집 개가 되어 보려고 온 한국 사람들이 스펙 전쟁을 펼치는……"
"다 지껄이셨으면 이만 가보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선 정서진이 내뱉듯 말했다.
"제가 이 집안에 몸을 담았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사람을 개로 칭하는 시점에서 당신들은 크게 글러 먹었어."
"그럼 내가 뭐 틀린 말했나? 팩트잖아."
프로스트가 어깨를 으쓱했다.
"다들 좋은 집안의 개가 돼서, 좋은 사료를 먹고 좋은 옷을 입고, 다른 개들한테 우러러 보이는 걸 원하는 거잖아. 주인님 저를 뽑아주세요. 월월."
개 흉내를 내며 시시덕거리던 프로스트의 눈빛이 한 순간 서늘해졌다.
"개들이랑 어울리더니 생각이 천박해졌구나. 서진아."
"……."
"또 아버지의 뜻을 거스를 셈이야?"
정서진은 대꾸하지 않고 그대로 등을 돌려 방으로 나갔다. 프로스트는 킬킬 웃으며 와인잔을 기울였다.
"이야기는 다 끝나셨습니까?"
안 비서가 말했다.
"그래요. 협상결렬입니다."
프로스트가 말했다.
"알케미아 잡을 TF팀 꾸려요. 김유신이 몸담고 있는 가람은 좀 번거로우니까, 일단은 포션 파트 쪽부터 시작하죠."
"알겠습니다."
"나가봐요."
"그리고 도련님. 손님이 한 분 더 계십니다."
"아, 그 사람? 들어오라고 해요."
안 비서가 나가고 잠시 후, 문이 달칵 열리며 허름한 누더기 차림의 남자가 나타났다.
"재미있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길래, 직접 듣고 싶었어요."
창밖을 보며 와인잔을 굴리던 프로스트가 빙그레 웃었다.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죠?"
누더기 사이에서 금속으로 이루어진 의수가 튀어나와 후드를 젖혔다.
"동의합니다."
* * *
우리는 가람에서 협조받은 군헬기를 타고 이동하고 있었다. 재앙을 앞두고 전국의 고속도로가 꽉 막혀 있는 상황이라, 헌터들의 빠른 이동을 위해 군에서 지원해 준 것이다.
나와 진보라, 정서진, 은솔이 한 헬기를 탔고 4층팀은 공략조라서 하루 일찍 현장에 가 있다.
사미아는 아직 마탑에서 작업 중이다. 나중에 작전이 시작되면 텔레포트로 합류하기로 했다.
"와아! 저 마력헬기는 처음 타봐요! 엄청 시끄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안은 쾌적하네요!"
진보라는 언제나 처럼 재잘재잘 떠들었고.
"오빠야! 저 차들은 어디 가는 거야?"
은솔은 고속도로에 꽉 막혀 있는 차량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몬스터들이 안 나오는 안전한 곳으로 가는 거야."
"추수 같아! 추수!"
"추석이겠지."
우리가 화기애애하게 떠들고 있는 가운데, 유난히 조용한 사람이 있었다.
"서진아."
"예."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안 좋은데."
"아무 일도 없습니다."
원래 과묵한 타입이지만, 오늘의 정서진은 뭔가 분위기가 달랐다. 유난히 낯빛이 어둡다고나 할까.
그때 옆 자리에 앉은 진보라가 그의 팔뚝을 툭툭 쳤다.
"아하! 알겠다. 높은 곳 무서워 하는 거죠? 어쩐지 말수가 적더라."
"오늘도 진보라 씨 포션에 이마 깨질 생각을 하니 무섭긴 합니다."
"그거 힐이라고!"
진보라가 빼액 화를 내자 정서진이 소리 내어 웃었다.
으음, 잘 모르겠다. 괜한 걱정인걸까?
"목적지 밀양에 도착했습니다. 착륙하겠습니다!"
헬기가 지상으로 내려왔다. 나는 은솔을 껴안은 채 내렸고, 뒤이어 진보라와 정서진도 내렸다.
"김유신 헌터님! 와주셨군요!"
신나라가 뛰어와서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나는 그녀와 인사를 하고는 옆에서 있는 남자를 보았다.
"이번 작전 책임자인 조준혁 준장이라고 합니다."
계급을 들은 진보라의 표정이 얼어붙었지만 나는 빙그레 웃으며 그와 악수했다.
"공인 3급 김유신입니다."
"아, 대마도사님의 활약에 대해서는 귀가 닳도록 들었습니다. 저희 경남 전선에서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가 더 영광이죠.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군 간부와 인사를 마치고 우리는 신나라 대표와 함께 걸었다.
"오-올."
진보라가 내 옆에 찰싹 붙어서 팔을 콕콕 찔렀다.
"선배님 폼 쫌 나는데요? 뭔가 익숙한 느낌? 진짜 프로 같아요!"
"진짜 프로 맞거든."
내가 샐쭉하게 대꾸하자 그녀가 '농담이에요'하고 웃었다.
"헤헤, 그건 그렇고 우리 출세하긴 했나 봐요! 헬기에서 내리니까 머리에 별 달린 사람이 인사도 해주고!"
"익숙해져야지. 너도 헌터잖아."
"그러게요. 마음은 아직도 아카데미 여대생인가 봐요."
작전 지역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논과 밭이 쭉 펼쳐진 시골 마을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대피했다.
전차와 자주포들이 농작물들을 깔아뭉개며 이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전시라 어쩔 수 없지만 안타까운 광경이다.
목적지로 가면서, 신나라는 우리에게 작전을 설명했다. 세부적인 브리핑은 밀양에 오기 전에 다 끝냈지만, 이번에 새로 추가 된 정보들을 알려주며 다시 한번 복습했다.
"이제 곧 밀양에 게이트가 열리면 파괴 불가능한 마력 몬스터.'임모탈'이 나타날 거예요."
"진짜 못 죽이는 몬스터인가요?"
진보라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물었다.
"네! 물론 던전을 클리어하기 전까지 파괴가 불가능할 뿐이지, 공격을 퍼부어서 일시적으로 무력화시키는 건 가능해요! 그리고 이미 다 아시겠지만 또 하나의 중요 포인트! 임모탈은 근방의 인구수가 많은 도시를 우선적으로 공격한다는 정보가 있어요."
재앙이나 던전 게이트, 특히 하늘에서 몬스터가 떨어지는 이상현상인 '균열'은 인구수가 많은 곳에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대충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지휘본부에서는 부산시를 노릴 거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물론 임모탈이 부산에 가기 전에 여기서 잡는 게 최선이겠죠. 2차 방어선, 3차 방어선까지 있고, 부산에도 방어체계가 준비되어 있어요."
"철저하네요."
"인명이 최우선이니까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금방 현장에 도착했다. 무수한 전차의 포문들이 게이트 출현 예상지를 향해 뻗어 있었고 병사들은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도착한 곳은 헌터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막사 안이었다.
테이블에는 각종 다과와 음료, 그리고 건강식품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헌터들은 각자 사냥 준비를 위해 슈트 점검에 여념이 없었다.
"여러분은 여기서 잠시 대기해 주세요. 저는 아일라 측과 회의가 있어서 금방 다녀올게요!"
"넵. 일 보세요."
신나라가 막사를 뛰쳐나갔다. 진보라는 눈을 반짝이며 나를 보았다.
"선배님 들었어요? 경남 방어선을 맡은 헌터팀이 가람과 아일라래요! 우리가 처음 포션을 판매한 길드도 아일라였잖아요!"
"응. 그러네."
"그때 안세현이 인터뷰하면서 우리 회사 언급했을 때 기분장난 아니었는데!"
그때 은솔이 머뭇거리며 진보라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진보라가 말했다.
"선배님! 솔이랑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탑주님. 저도 업무 전화 한 통 받고 오겠습니다."
"그래, 그래."
관리자들이 각자 용무로 흩어지고, 나도 간만에 바람이나 쐴 겸, 막사를 나와 혼자서 슬슬 걸어 다녔다.
그동안 5공정 마법 숙달과 서클마법 개발 때문에 마탑에만 틀어박혀 있어서 오랜만에 산책을 하는 것 같다.
'파괴 불가능한 마력 몬스터라…….'
임모탈을 어떻게 잡을지, 아직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냥 수비조 말고 공략조에 들어갈 걸 그랬나?
"아, 진짜! 포션 하나 가지고 쪼잔하게!"
"하, 하지만 저희도 지급 받은 비품이라서……!"
"드러워서 원, 됐다. 됐어! 누가 매니지먼트 소속 아니랄까 봐 쪼잔한 티는 다 내요!"
저기 벽 너머에서 떠들썩하게 싸우는 목소리가 들린다. 잘 들어보니 익숙한 목소리도 있는데?
나는 발소리를 죽이고 그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벽 너머로 고개만 빼꼼 내밀어 상황을 살폈다.
-소심희와 차도연이군요. 탑주.
'그러네.'
갑주 차림의 한 여성 헌터가 두 사람에게 뭐라 뭐라 짜증을 내고 있었다. 동료들도 두 명 정도 있다.
차도연과 소심희는 풀이 죽어 있었지만 이래저래 항변은 하고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내가 그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여성 헌터와 동료들은 움찔한 표정을 지었고 차도연과 소심희는 구세주를 보는 듯 그렁그렁 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
"누구……"
여성 헌터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녀의 동료가 기겁하며 귓속말로 뭐라고 하자,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얼른 고개를 숙였다.
"기, 김유신 헌터님! 실례했습니다."
"뭘 그렇게 언성들 높이고 그래요?"
내가 차도연을 보며 물었다. 그녀가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내게 고개를 숙이고 있던 여성 헌터가 그녀를 확 노려보는 게 느껴진다.
'무섭네, 무서워.'
이래서 여자들 일에 끼어드는 건 부담스러웠는데. 차도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헌터용품의 공유 문제 때문에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공유?"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가관이다.
저 여성 헌터의 이름은 박지현이고, 4층팀과 같이 공략조에 속해 있는 아일라 길드의 멤버다. 같은 공략조니까 비상사태를 대비해 우리 애들한테 포션을 좀 나누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 같다.
박지현은 당연히 던전이 끝나면 돌려 줄 생각이었고, 포션을 사용했다면 값을 치른다고 말했지만…….
'어련히도 그렇게 하겠다.'
그냥 생까는 게 헌터계에서는 일반적인 일이다. 작전상 효용이니 뭐니 그럴듯한 말로 포장해도 결국 속된말로 삥 뜯는 거다.
"차도연 씨, 소심희 씨. 두 분은 먼저 돌아가세요."
"……아, 넵!"
그녀들이 꾸벅 인사하며 떠났다.
나는 그녀의 동료 두 명에게도 말했다.
"박지현 헌터와 둘이서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돌아가세요."
박지현이 다급한 눈초리로 동료들을 돌아보았지만 동료들은 얼른 고개를 숙이며 도망치듯 사라졌다.
이제 우리 둘만 남았다.
"하아."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시려는 거죠? 곧 작전이 시작되니 빨리 끝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단한 낯짝이다, 참.
그래 뭐, 살다 보면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지.
"잘못했다고 생각 안 해요?"
내가 물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략적인 판단하에 필요한 요구를 했을 뿐이고, 포션 값도 제대로 치를 생각이었습니다."
"으음."
나는 제자리에서 쪼그려 앉았다.
"잠시만 앉아 봐요."
"……?"
"잠시만요."
나는 부드럽게 웃으며 손짓 했다.
그녀는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쭈뼛거리며 나처럼 쪼그려 앉았다. 나는 품에서 포션 한 병을 꺼냈다.
"이게 뭔 줄 알죠?"
"……!"
그녀의 눈이 확 돌아간다.
고급스러운 외형의 유리병에 담긴 황금빛으로 '알케미아'라고 박혀 있는 로고. 그 앞에 붙어 있는 'Superlative'. 한 병당 2억을 호가하는 최상급 레드 엘릭서다.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박지현 헌터. 저희 애들이랑 같이 다니는 파티인 만큼, 제가 좀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
"아……."
"제가 무슨 말하는 건지 알죠? 던전에 가면 우리 애들 잘 부탁한다고요."
내가 최상급 레드 엘릭서를 천천히 흔들며 말했다. 그때마다 그녀의 눈동자도 따라서 시계추처럼 흔들린다.
"무, 무, 물론입니다! 맡겨주십시오!"
"자."
내가 최상급 레드 엘릭서를 앞으로 내밀었다. 그녀가 두 손을 덜덜 떨며 받으려 다가오는 순간.
나는 엘릭서를 뒤로 던졌다.
"……아!"
2억짜리 포션이 원을 그리며 날아가다가 바닥에 떨어졌다.
쨍! 하는 소리와 함께 피와 같은 붉은 액체가 타일을 질척하게 적셨다. 박지현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아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미안해요."
나는 품에서 새 최상급 엘릭서를 꺼내 다시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녀가 갑자기 손사래를 쳤다.
"저, 저기! 이러지 않으셔도……!"
"어이쿠."
나는 보란 듯이 머리 뒤로 포션을 던졌다.
유리병이 깨지며 2억짜리 포션이 다시 한번 바닥에 쏟아졌다.
"또 실수했네요."
3병.
"아, 왜 이러지."
4병.
한 병 한 병 깨질 때마다 박지현의 표정이 실시간으로 무너져 내린다.
뒤늦게 상황 판단을 마친 그녀가 부들부들 떨며 애원하듯 소리쳤다.
"제발 그만 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죄송해요!"
5병.
"뭘 잘못했어요?"
"그, 그건……!"
6병.
"제발 그만! 제, 제가 후배 헌터들에게 부당하게 포션을 요구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결국 실토한 그녀는 손바닥에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나는 마저 꺼낸 7병째까지 바닥에 내던지고는 몸을 일으켰다.
"에이 뭐, 너무 그러지 않아도 돼요. 14억 정도는 껌값이지."
"……아아, 으……"
그녀가 어깨를 부들부들 떨었다.
나는 웃는 낯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사람이 좋게 말하니까 개똥으로 보이나 봐요? 그치?"
"저, 저는 단지……!"
"이제 당신 같은 말단이랑은 이야기 안 해."
나는 입가를 길게 찢었다.
"그쪽 길드 마스터 데리고 와요. 이번 건에 대해 진지하게 한번 이야기해 봐야겠네."
그 말에 그녀의 표정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며 나라 잃은 사람 같은 얼굴이 되었다.
"요, 용서해 주세요 제발 그것만은!"
"나는 같은 말 두 번 안 합니다."
내가 시계를 보며 말했다.
"안세현 데려와라. 지금 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