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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마탑주-20화 (20/337)

나 혼자만 마탑주 020화

역시 마법은 압도적인 물량으로 쏟아붓는 게 제맛이다.

방대한 양의 수식이 머릿속으로 밀려 들어올 때, 그것을 하나의 규칙으로 붙잡아 간소화시키고 한 방에 처리해 버리는 쾌감도 각별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옆에서 진보라가 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때?"

"……어, 음. 멋지네요."

그녀가 옆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화살 비 마법은 냉기 마법보단 좀 힘을 낭비하는 느낌? 그래도 이쪽이 더 강해 보이긴 하네요."

"이게 낭비로 보였어? 뭐, 10발이나 쏜 건 내가 오버하긴 했는데, 결국 마나 에로우 난사와 아이스 자벨린 한 방의 마나 소모량은 비슷해. 제대로 집중하면 캐스팅은 이쪽이 더 빠를 수도 있다고."

"그런가요? 마법의 세계는 심오하네요."

그렇게 마법 난사에 제대로 꽂혀버린 나는 사냥을 계속 했다.

적은 마나 소모량과 빠른 영창 속도, 그리고 시련에서 획득한 '카피 매지컬 포지션'과 궁합이 잘 맞는 마나 에로우의 콤보로 주위의 라바웜들을 싹쓸이했다.

워낙에 눈에 띄는 전투 스타일 때문이라 그런지, 사냥 중이던 다른 플레이어들도 한 번씩 이쪽을 보고 가곤 했다.

"방금 봤냐?"

"하늘에서 화살이 막 떨어지던데. 뭔 능력이지?"

능력이 아니라 마법입니다만.

뭐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몇 번 싸워보니까 알겠다. 확실히 나는 물량전 쪽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

'에아, 네 생각도 궁금해. 아이스 자벨린와 마나 에로우 난사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해?'

-탑주의 전투 데이터를 분석 중입니다.

잠시 후 그녀가 말했다.

-단순 효율만 비교할 경우, 마나에로우 난사를 위한 '카피 매지컬 포지션'의 마나 소모량이 크고 연산도 무겁습니다. 역 속성 몬스터를 상대할 때에는 아이스 자벨린의 효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윽, 효율은 아이스 자벨린이 더 낫다는 건가.

조금 더 생각해 봐야겠네.

나는 가볍게 한숨 돌리며 진보라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딱히 나서지 않고 얌전히 뒤를 따라오면서 내 사냥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헤실헤실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넌 사냥 안 해?"

"조금씩 하고 있었어요. 선배님은 또 몰입 모드에 들어가서 못 보셨겠지만요."

……몰입 모드는 또 뭐야?

"그보다 선배님! 슬슬 마나 부족하지 않아요?"

그녀가 부담스럽게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아직 많이 남았다고 하면 서운해할 것 같은 분위기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이때를 기다렸습니다. 짠!"

그녀가 허공에 손을 내밀자 조그마한 녹색 포탈이 생겼다.

저게 바로 '포션조제관'의 전용 아공간이다.

마탑의 1층에는 관리자 전용 창고가 존재하는데, 진보라는 그곳의 물건을 원하는 때에 마음대로 꺼낼 수 있었다.

그녀는 청색의 포션을 꺼내 두 손으로 쓱 내밀었다.

"드셔보세요. 제 신작이에요!"

"오, 이거 블루 엘릭서잖아? 조제에 성공한 거야?"

"넵!"

가타부타할 것 없이 바로 마셔보았다. 달콤한 포도 향이 났다가 이내 시원한 청량감이 목을 타고 흘렀다.

몸 안의 마나가 빠르게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와, 이거 진짜 괜찮네."

"그쵸? 그쵸? 맛은 어때요?"

"맛? 그냥 포도 맛이던데."

"후후후! 맛도 첨가해 봤죠."

맛을 첨가했다고? 그런 것도 가능한가?

그녀가 자신만만한 얼굴로 검지를 좌우로 흔들었다.

"원래 엘릭서가 좀 화학물질 맛이 나서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과일 맛을 넣어봤어요."

"그럼 책이랑 레시피가 달라졌다는 거 아냐?"

"네! 마법 효과가 떨어지지 않는 선에서 맛을 살려보았습니다!"

……쓸데 없는 부분에서 대단하긴 하네. 그래도 이 정도면 합격점이다.

일단 나도 포션 조제 특성은 가지고 있지만, 1층 관리자 혜택을 받은 진보라는 이제 내 완성도를 뛰어넘고 있었다.

이제 포션 조제는 진보라에게 맡기고 다른 쪽에 더 신경 써도 될 것 같다.

이 녀석도 계속 내게 어필하는 걸 보니 어떻게든 자기 자리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 같고. 마탑에 돌아가면 실컷 부려먹어야겠다.

"……왜 그런 눈으로 보세요?"

"내 눈이 어땠는데?"

"음흉한 흉계를 품은 눈이었는데요."

"착각이야."

내가 대충 둘러대고 있는데 머릿속으로 에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탑주.

'왜 그래?'

-서기관이 용암굴 던전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정서진이 여기에 왔다고? 나는 고개를 돌렸다.

"서진이가 왔대. 잠시 기다리자."

"윽, 그 사람은 또 왜 왔대요?"

우리는 잠시 사냥을 멈추고 던전입구로 마중 나갔다. 정말로 입구쪽에서 정서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좋은 아침입니다, 탑주님."

그가 고개 숙여 인사했다.

"여긴 웬일이야?"

"에아 님으로부터 용암굴에서 아이템을 팔고 계신단 소식을 들었습니다. 도와드릴까 해서 왔습니다만……"

그거 때문이었구나. 나는 팔짱을 끼며 자신만만하게 답했다.

"걱정 마. 목표 금액은 이미 달성했으니까."

"역시 탑주님이십니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정서진이 눈빛에서 신뢰가 느껴졌다. 이걸로 내 능력은 증명한 거겠지?

"일 다 끝난 지가 언젠데, 뭘 또 주워 먹을게 있어서 기어 들어왔는지 모르겠네."

혼잣말치고는 큰 소리로 중얼거린 진보라가 내 팔을 붙잡았다. 정서진의 눈썹이 꿈틀했다.

"둘이 오붓해서 좋았는데 왜 왔어요?"

"탑주님을 도와드리러 왔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기억력이 붕어 수준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야! 지금 붕어라고 했냐!"

두 사람이 또 으르렁대기 시작했다.

쟤들은 왜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 걸까. 진보라가 남자들을 대하는 태도나, 정서진이 에아를 대하는 태도를 생각해 보면 참으로 미스터리다.

"그만."

내 말에 두 사람이 동시에 입을 다물고 물러섰다.

"목표한 자금은 확보했고, 던전에 온 김에 사냥이나 하다 갈 생각이었어. 같이 갈래?"

"음."

잠시 고민하던 정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장은 원래 제 장르가 아니지만, 탑주님께서 원하신다면 어쩔 수 없죠. 같이 가겠습니다."

"어휴."

진보라가 질색하는 반응을 보이며 등을 돌렸다. 그래도 이 녀석의 실력을 보면 생각이 바뀔걸?

그렇게 우리는 처음으로 마탑 멤버들 끼리 3인 파티를 이뤘다.

* * *

협회의 공지에 따르면 앞으로 한 시간 후에 보스전이 열린다고 한다.

우리도 보스전에 합류하기 위해 빠르게 필드를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었다. 주위의 라바 웜들이 끈덕지게 달려 들었지만 세 사람이 힘을 합치니 큰 문제 없이 정리할 수 있었다.

-탑주. 보스룸까지 앞으로 30분거리입니다.

'알겠어.'

던전 안에서는 외부와의 통신이 불가능하지만, 나와 의식 일부를 공유하는 에아의 힘은 장소나 공간을 가리지 않았다.

그녀의 안내 덕분에 우리는 헤매지 않고 보스룸까지 가고 있었다.

다만 시간이 지체되는 이유가 있다면.

"선배니임! 이거 봐요! 용암으로 된 강이에요!"

관광객 모드가 되어 열심히 셀카를 찍어대는 진보라와.

"던전의 용암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굳히면 흑마석이라는 특수 재료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용암의 운반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돈이 될 지도 모르겠군요."

사업 구상을 하는 정서진까지.

……사실 너희들. 보스전은 별 관심 없지?

쿠구구구구구구구!

그때였다. 진보라가 배경 삼아 셀카를 찍고 있던 용암의 강이 울퉁불퉁 끓어오르더니 펑! 소리와 함께 솟구쳤다.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집채만 한 용암 몬스터였다. 뜨거운 방울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치이익 소리를 냈다.

"……어어?"

"뛰어! 그 괴물이다!"

주위의 플레이어들은 사냥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빠르게 흩어지기 시작했다.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

'에아, 몬스터의 정보를 부탁해.'

-예. 해당 몬스터의 명칭은 라바골렘. 2랭크에서 흔치 않은 대형 몬스터입니다. 얻는 경험치에 비해 사냥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므로 우회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나도 우회하고 싶긴 한데!

녀석은 일어나자마자 우리 쪽을 향해 냅다 거대한 주먹을 내지르고 있었다.

콰아앙!

재빨리 뒤로 물러나 피하긴 했지만, 녀석의 주먹이 닿은 곳에는 커다란 용암 구덩이 같은 것이 생겼다.

아니, 이런 게 무슨 2랭크야? 온몸이 흉기 수준이다.

"저놈이……!"

주위의 플레이어들은 서둘러 자리를 피하고 있었지만, 내 옆에 있는 아저씨는 호기롭게 반격했다.

마나 코팅이 된 화살이 연이어 날아가기는 했으나 라바 골렘은 별 타격도 없는 지 거대한 팔을 휘둘러 왔다.

"우와악!"

깜짝 놀란 아저씨가 급하게 물러나 려다가 뒤에서 마법을 준비하고 있던 나와 부딪쳤다.

우리가 뒤엉켜 넘어지는 사이 골렘의 팔이 다가왔다.

"으아악! 아아아악!"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아저씨는 겁에 질려 비명만 꽥꽥 지르고 있었다.

'어휴, 정신없어.'

나는 침착하게 오른팔을 뻗으며 마나를 일으켰다.

<쉴드>

터어엉!

휘두르는 팔의 방향으로 쉴드를 펼쳐내 충격을 상쇄시켰다. 쉴드가 깨지기 직전에 새로운 쉴드를 연이어다다닥 소환했고, 이어서 다섯 개의 쉴드가 단단히 버텼다.

라바 골렘은 결국 어쩌지 못하고 팔을 회수했다.

"……어어?"

뒤늦게 눈을 뜬 아저씨는 방금 벌어진 상황에 넋을 놓고 있었다. 그러다 나를 바라보았다.

"설마 그쪽이……?"

"네."

"더, 덕분에 살았습니다!"

아저씨는 자신이 상대할 몬스터가 아니란 걸 깨달았는지 후닥닥 도망쳤다. 나는 몸을 일으키며 진보라에게 시선을 주었다.

"보라야, 실력 한번 보자."

"좋아요! 드디어 제 차례군요!"

진보라가 자신만만한 얼굴로 앞으로 나섰다.

1학년이면서 학생회에 들어간 촉망받는 인재. 학교에서는 인챈트 스킬로 화살을 강화해 발사하는 원거리 전투 스타일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너 활은 가져왔어?"

"아, 이젠 필요 없어요."

그녀가 손바닥을 펼치자 녹색 포탈이 생겨나며 포션 한 병이 뚝 떨어졌다.

"새로운 무기가 생겼으니까요."

라바 골렘이 다시 공격할 준비를 했다. 이번엔 확실히 우리를 끝장내기 위함인 듯 용암을 부풀려 팔을 길게 늘이고 있었다.

한쪽 팔만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언밸런스한 모습은 무척 위협적이었지만, 진보라의 표정엔 여유가 있었다.

"갑니다!"

포션으로 뭘 어쩌려고 그러지?

그녀가 포션을 두 손으로 꼭 쥐더니 머리 뒤로 넘기며 발을 차올렸다.

이어지는 스트라이드. 오른 다리에 온전히 체중을 실은 상태에서 무게 중심이 왼 다리로 옮겨가며 어깨와 허리가 비틀어진다.

전형적인 투구자세다. 꽤 잘 하는데?

"얍!"

그러고는 릴리즈나 스로잉 같은 건 개무시하고 깡충 뛰면서 팔을 휘둘렀다.

……그럼 그렇지.

슈화아아아악!

그런데 저 엉성한 폼으로 던진 포션이 그녀의 손을 떠나는 순간, 거의 대포알 같은 빠르기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다만 방향이 옆으로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 이대로면 무조건 빗맞을 상황이었지만, 이번에는 갑자기 포션의 궤적이 중간에서 반대 방향으로 급격히 휘었다.

퍼어어어어엉!

포션은 정확히 라바 골렘의 안면에 부딪혀 큼지막한 폭발을 일으켰다.

'……벼, 변화구?'

골렘의 몸뚱이가 충격으로 휘청거리더니 이내 바닥에 쿵! 소리를 내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지켜보던 주위의 모두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봤죠! 봤죠? 선배님!"

진보라가 쪼르르 달려와서 칭찬해달라는 듯 재 잘 댔다.

…내가 지금 뭘 본 거야.

"이것도 제 신작이에요! 호신용으로 쓸 겸 폭발하는 것도 하나 만들어봤죠. 인챈트까지 사용해서 던지니까 위력이 화살과는 비교가 안 되더라고요!"

"…… 대단하긴 하네. 근데 방금 투구는 어떻게 한 거야?"

"투구? 아, 던지는 거요?"

그녀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조그맣게 말했다.

"이번에 얻은 특성 덕분인지, 포션을 던지면 원하는 대로 휙휙 날아가 주더라고요."

……그게 말이 돼?

혼란에 빠진 나를 위해 에아가 부연 설명을 해주었다.

-포션조제관의 특성인 '포션 스윙Lv.10'은 포션류를 던질 때 위력과 정확도를 배가시켜 주는 특성입니다. 10레벨이면 물리 법칙도 무시하고 날려 보낼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엽기적인 특성이네. 어쩐지 진보라와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라바 골렘이 다시 일어나려고 했다. 진보라는 훗 하고 웃으며 두 손바닥을 뻗었다. 아공간이 열리며 폭발 포션 두 개가 그녀의 손에 쏙들어왔다.

그러곤 또 형편없는 폼으로 포션을 휙휙 던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이상해도 라바 골렘에게 닿을 때쯤에는 거의 포탄에 달하는 속도로 날아가 명중하고 있었다.

"얍!"

마지막 샷은 몸을 빙글 돌리며 찰랑 대는 머리카락을 한번 손으로 치더니 손에 든 포션을 머리 위로 넘겨 휙 던졌다.

……이제는 아예 대놓고 퍼포먼스냐.

꽈아아아앙!

물론 위력은 확실했다. 저 거체의 몸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있었다.

주위의 사람들도 어느새 걸음을 멈추고 진보라의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잘 하는데."

"야, 야, 방금 봤어? 저 여자 혼자서 라바 골렘을 때려잡았어!"

그 말을 들은 진보라가 발끈해서 외쳤다.

"때려잡다뇨! 우아하게 적을 제압한 거죠!"

머리가 반쯤 남은 라바 골렘의 몸이 균형을 잃고 크게 기우뚱했다.

다들 마음을 놓고 있는 사이, 쓰러지려던 골렘이 기습적으로 지면을 디디며 진보라를 향해 팔을 뻗었다.

"…!"

예상치 못한 변칙 공격에 진보라가 흠칫한 순간, 그 앞을 누군가가 바람처럼 나타나 가로막았다. 그러곤 대뜸 역으로 주먹을 내질렀다.

꽝!

남자와 골렘의 주먹이 충돌했다.

진보라가 깜짝 놀란 눈으로 입을 가렸다. 주먹을 뻗은 남자는 여유롭게 뒤를 돌아보며 안경을 고쳐 썼다.

"방심하지 마십시오, 진보라 씨."

"누가 방심했다고 그래요! 갑자기 끼어들어서 놀랐잖아요!"

후두두둑!

정서진의 주먹과 닿은 라바 골렘의 주먹이 역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지켜보는 모두가 입을 벌렸지만, 정서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걸어와 내 옆에 섰다.

"제 쓰임을 오해하지 말아 주십시오, 탑주님. 원래 현장은 제 장르가 아닙니다."

"……현장 체질 같은데."

"저는 뒤에서 전략을 짜내는 지략가 타입입니다."

'잘도 그런 걸 자기 입으로 뻔뻔하게 말하네.'

정서진의 고유 능력인 '철인'은 단순히 몸이 튼튼해지는 것을 넘어서, 온 신체 능력이 초인화되는 최상위 육체계 능력이다.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힘이지만, 정작 본인은 이런 육체계 능력을 가지게 된 것에 대해 불 만족스럽게 생각했다.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힘이라느니, 고유 능력은 개인의 성향에 영향을 받는다고 했는데 왜 내가 육체계열인지 모르겠다느니.

아, 물론 나는 받을 놈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좋아. 그럼 마무리는 내가 할게."

앞으로 나온 내가 두 팔을 뻗고 손바닥에 마법진을 전개했다

'에아, 왼쪽이야.'

-예, 수식 연산을 시작합니다.

<아이스 자벨린>

마법진이 화려한 푸른 빛을 내뿜으며 서리의 창을 쏘아 보냈다.

투콰악!

골렘의 머리통 한복판에 정통으로 창이 처박혔다.

이어서 연달아 두 자루의 창이 추가로 꽂히자, 거구를 뒤틀던 라바골렘이 이내 뒤로 쓰러지며 용암으로 되돌아갔다.

[아이스 자벨린의 숙련도가 10%에 도달했습니다.]

[마력이 1 올랐습니다.]

지켜보던 사람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다들 저 용암굴의 라바 골렘은 잡지 못하는 기피 몬스터로 인식하고 있던 차였다.

"와, 저 사람은 대놓고 전투계열고유 능력이네. 부럽다."

"근데 아까 저 남자가 방어막 같은 것도 만들지 않았어?"

"멍청아, 그건 다른 사람이 했겠지. 얼음 창을 만드는 게 저 남자의 능력일 거야."

전부 틀렸다.

마법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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