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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마탑주-14화 (14/337)

나 혼자만 마탑주 014화

결투 한 시간 뒤.

나는 학년 사무실에서 고신욱이 짐을 정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학교는 어떻게 되어 먹은 건지 일개 과대 따위가 개인 사무실까지 가지고 있었다.

"……자, 이거."

서랍을 뒤지던 고신욱이 시무룩한 얼굴로 뭔가를 내놓았다.

"뭔데?"

"과대견장."

"이런 것도 있어?"

"……어, 다들 쪽팔려서 차진 않고 그냥 주머니에 넣고 다녀."

결투에서 내게 처참하게 패배한 이후, 고신욱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목에 핏대 세우고 '죽어라, 김유신!' 을 외치던 녀석이 지금은 그냥 한 마리의 온순한 양이나 다름없었다.

"다음 주랑 다다음 주에 던전 출장 잡아놓은 거 있거든. 이제 네가 가면 될 거야. 그리고 이건 유료 훈련장 사용권인데……"

낙담한 주제에 인수인계는 참 열심이다.

"그리고 2학년 과대가 할 일은 일단 학생회나 과대 선배들 오면 커피……"

"아, 됐어."

내가 손사래를 쳤다.

"과대 자리는 됐고, 던전 출장만 빼갈게."

"……어어?"

다 죽어가던 고신욱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

"그리고 원한다면 오늘 결투에 대한 것도 적당히 둘러대 줄게. 명색이 2학년 과대가 열등생 펀치 한 방에 뻗었다고 하면 가오가 안 살잖아?"

고신욱의 눈이 급격히 커졌다.

이 녀석은 남의 이목을 상당히 신경 쓰는 타입이다. 그리고 나는 2주후에 조기졸업시험을 치르고 졸업할 예정이니, 귀찮은 과대표 일을 떠맡을 이유가 전혀 없다.

생색이나 내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받아내면 그만이다.

"지, 진짜 그렇게 해줄 거야? 고맙다 유신아! 내가 그동안 널 잘못 봤다!"

녀석이 감격한 얼굴로 들러붙으려 하자, 얼른 뒤로 거리를 벌리며 말했다.

"대신 네가 도와줄 일이 있는데."

"무, 물론이지! 뭐든지 말만 해!"

이걸로 말 잘 듣는 부하 1호가 생겼다.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

"너 학생회에 진보라란 얘 알지?"

* * *

고신욱의 이런 저런 정보망으로 수소문으로 한 끝에, 드디어 영입 리스트 대상을 찾아 낼 수 있었다.

'저 녀석이구나.'

진보라는 홀로 교내 카페에 앉아서 스마트폰 액정을 두들기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다가가서 몰래 그녀의 상태창을 열어보았다.

이름 : 진보라

고유 능력 : 인챈트

개인 특성 : [구조 이해 Lv.4] [저격수 Lv.3] [만능 Lv.3]

주요 능력치 : [순발 78] [마력45] [체력 24] [근력 10]

특수 능력치 : [매력 20] [적응3] [통솔 2]

능력치 총합 : [185]

확실히 인재는 인재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1학년인데 2학년 과대인 고신욱보다 능력치 총합이 월등히높다.

예전에 한번 봤었을 때보다 더 성장해 있었다.

'그보다 좀 신기하네. 특수 능력치에 매력이 20이라……'

플레이어마다 차이를 보이는 이 '특수 능력치'는 주요 능력치에 비해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린 편이다.

총합 능력치가 200이 넘지 않는 상태에서 매력만 20이라는 수치는 상당히 보기 드문 경우다. 심지어 주요 능력치인 근력보다 더 높다.

'……흐음.'

계속 보다 보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키에 아담한 체구, 물결처럼 흘러내리는 바이올렛 색의 머리카락에 보드라운 핑크빛 뺨.

눈이 확 뜨이는 미녀라거나 모델같은 비율을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귀엽고 앙증맞아서 남자들에게 인기 많을 타입이다.

뭐, 그보다 중요한 건 고유 능력인데.

진보라의 '인챈트' 능력은 물건의 성능을 증폭시키는 효과를 지녔다.

나는 그녀가 포션에 인챈트를 걸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영입을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로 완벽한 궁합이 아닌가?

나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갔다.

"안녕."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뗀 그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네가 진보라지? 신욱이한테 이야기 듣고 왔어."

"아, 네. 안녕하세요."

"혹시……"

그때 그녀의 스마트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고개 숙여 화면을 본 그녀가 '아.' 하고 짧은 탄성을 흘렸다.

"죄송해요. 제가 지금은 좀 바빠서……"

그녀는 꾸벅 고개를 숙이더니 빠르게 카페에서 사라졌다.

……실패다. 이거 무시당한 거 맞지?

"저, 저 뇬이 감히!"

근처에 숨어 있던 고신욱이 버럭 화를 내며 뛰쳐나왔다. 그러나 이미 진보라는 바람 같이 사라진 뒤였다.

"내 이름을 댔는데도 그냥 씹어? 당장……!"

"됐어."

내 한마디에 고신욱이 빠르게 비굴한 얼굴로 태도를 전환했다.

"유, 유신아. 조금만 시간을 줘. 응? 내가 어떻게든 불러와서……."

"아까 말했잖아. 난 걔랑 협상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고압적인 태도로 테이블에 앉히고 싶진 않은데."

도움이 안 된다는 소리에 고신욱이 시무룩하게 고개를 숙였다.

"근데 대놓고 앞에서 무시당한 건 의외네. 원래 저런 성격이야?"

"그래."

고신욱이 짧게 한숨을 쉬었다.

"겉보기엔 예의 바르고 착한 후배같은데, 자기 눈에 들지 않은 사람은 일절 상대도 안 해. 음, 뭐랄까…… 끊고 맺는 게 확실하다고나 할까?"

"그럼 눈에 든 사람은 태도가 다르냐?"

"아우, 장난 아니지."

고신욱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천사가 따로 없다니까? 선배들한테 착한 짓 예쁜 짓은 다하고, 애교도 많고. 그래서 저 녀석 어장에 헤엄치고 있는 3, 4학년 선배들이 한둘이 아냐."

……사생활은 뭔가 좀 이상한 녀석같은데.

능력 때문에 영입 시도는 하겠다만 사적으로 연관되는 건 최대한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진보라의 눈에 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고신욱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일단 자기랑 격이 안 맞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일절 상대 안 하는 것 같다."

"흐음."

"그리고 아까도 말했다시피 권력자들에게는 정말 잘 해. 진보라의 눈에 들고 싶다면 이 학교 권력의 중심으로 들어가면 될 거야."

"권력의 중심이라……"

내 시선을 느낀 고신욱이 화들짝 놀라며 목을 움츠렸다.

"서, 설마 과대 자리 다시 가져가려고?"

"남 커피 심부름이나 하는 귀찮은 자리는 됐네요. 줬다 뺏는 것도 뭣하고."

고신욱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나는 스마트폰을 켜고 학교 앱에 접속했다.

"에이, 고민하는 것도 귀찮고 정공법으로 가야겠다."

"어쩌려고?"

"과대보다 더 높은 권력자들은 누가 있냐?"

"음, 과대보다 혜택을 더 많이 받는 사람들이라면…… 클럽장쯤 되겠지?"

'클럽'은 아카데미에서 통용되는 일종의 동아리 개념이다.

비슷한 계열의 능력자들끼리, 그리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교내에 세력 비슷한 것을 구축하고 있다.

클럽지원비가 어마어마해서 서로 파벌을 만들고 대항전을 벌이는 등꽤 활성화가 잘 되어 있다.

물론 클럽장은 그런 집단을 이끄는 우두머리들이고. 그냥 동아리장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나는 학교 앱의 결투 기능을 활성화한 다음 학생 리스트를 주르륵 내렸다.

"잠깐만! 너 설마……."

"클럽장들은 거의 다 던전 출장 중이네. 아, 몇 명 남아 있긴 하다."

나는 학생 리스트 옆에 보이는 '결투' 버튼을 꾹꾹 눌렀다.

[결투 신청을 보냈습니다.]

[결투 신청을 보냈습니다.]

[결투 신청을 보냈습니다.]

[결투 신청을 보냈습니다.]

"으아악! 너 진짜 미쳤어?"

고신욱이 졸도하기 직전의 표정으로 머리를 쥐어뜯었다.

"클럽장은 대부분 3, 4학년들이라고! 당장 길드에 취업할 수 있어도 교내 혜택 때문에 남아 있는 괴물들이야! 장난이 아니라니까!"

그럼 더 잘 됐다. 내 마법이 기존의 헌터계 학생들을 상대로 어느 정도까지 먹힐지 시험해 볼 좋은 기회다.

"사실 내가 던전을 못 가서 실전 경험이 좀 부족했거든."

"……와, 하하! 미친 놈 진짜……! 나, 난 모르는 일이야! 알았지? 응?"

나는 말 없이 미소 지었다.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이 더 많은 이 애증의 아카데미.

조기졸업 전까지 깡그리 뒤엎고 가주마.

* * *

이틀 후, 결투 당일.

아카데미의 실내 종합체육관은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2학년의 만년 열등생 김유신이 네명의 클럽장들에게 결투를 신청했다는 소문이 쫙 퍼진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이 무대에 서는구나!"

그리고 체육관의 중앙에는 '사극연구회'의 클럽장 마연경이 감회가 새로운 듯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내가 학교의 중심에 들어간 이후에는 좀 처럼 도전자가 없었다."

마치 사극 여배우가 감정을 잡듯, 심취한 표정으로 가슴에 손을 올린 그녀가 연기 톤으로 이야기했다.

"총장님께서 만드신 결투 시스템은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동기가 되어, 모두가 다 함께 발전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시간이 지나며 서열은 고착화됐고, 다들 자신의 위치에 안주하고만 있다!"

그녀의 고혹적인 목소리가 체육관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렇기에, 나는 아직도 이런 무모한 도전자가 있음에 감사한다."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본래 클럽장인 나를 직접 상대하기 위해서는 순서가 있다만, 그대의 용기를 높게 평가하여 직접 결투를 받아준 것이야."

"……그거 고맙네요."

그녀의 맞은편에는 유신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슬슬 시작하면 안 될까요?"

"좋다."

그녀가 두 팔을 착 뻗었다.

"사전에 이야기했던 대로 나는 클럽장의 자리를, 너는 가지고 있는 모든 던전 출장 권리와 혜택을 건다. 다른 조건은?"

"없습니다."

"그럼 시작하자."

그녀가 시설 직원에게 신호를 보내자, 직원이 쯧 하고 혀를 차며 팔을 들었다.

"지금부터 2학년 김유신과 3학년마연경의 친선 결투를 시작한다!"

오오오오오오!

빅 매치에 목말라 있던 아카데미 학생들의 환호성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오랜만의 결투에 감정이 고양된 마연경이 입을 길게 찢으며 웃었다.

"간다! 김춘추!"

"……김유신인데요."

가볍게 유신의 정정을 무시한 그녀는 자신의 주변에 독성구체를 생성하기 시작했다.

주특기인 '포이즌 니들'이었다.

"당연히 내 고유 능력에 대해선 조사했겠지? 하지만 그 어떤 방어나 회피 기술도 내 힘을 따돌릴 수는 없……!"

슈쾅! 슈쾅!

그녀가 대사를 채 마치기도 전에 발사된 유신의 마나 에로우가 생성중이던 독성구체를 맞춰 흩으려 버렸다.

"……어?"

"피할 생각도, 막을 생각도 없습니다."

유신이 말했다.

"전부 쏴 맞춰 떨어뜨리면 그만이죠, 뭐."

슈쾅! 슈쾅! 슈쾅!

거의 초 단위로 완성되어 날아가는 유신의 마나 에로우는 독성구체가 생성되는 족족 박살을 내버리고 있었다.

"……이게!"

마연경은 독성구체의 위력을 간소화하고 생성 속도를 최고 수준으로 올리는 것으로 대처했지만, 유신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마법진의 전개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빨랐고 심지어 미리 여분을 만들어놓는 여유까지 보였다.

"……어, 어어?"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거야?"

모두 독극물을 뒤집어쓰고 고통스러워 하는 유신의 모습을 기대하고 왔는데,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전개되는 상황에 놀라고 있었다.

그 '사극연구회'의 클럽장 마연경이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못하고 있었다.

'소,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어! 계속 늘어난다!'

마연경의 이마에 식은 땀이 흘렀다.

유신에게 철저히 농락당하고 있다.

퍽! 콰득!

이제는 마나 에로우가 시전자를 직접 공격하기 시작했다.

어깨와 허벅지에 연이어 마나 에로우가 날아와 마나 슈트의 역장을 뒤흔들자 마연경의 인상이 더 없이 굳어졌다. 집중력이 흩어지며 포이즌니들의 생성 속도도 떨어졌다.

'……이, 이런 건 못 이겨. 극상성이야. 이 자식, 일부러 내게 도전한 이유가……!'

그녀가 이를 악물고 유신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유신의 주위에는 새로운 마나 에로우 마법진이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증식하고 있었다.

"항복하시겠습니까?"

"……큭!"

울컥한 마연경이 전 마력을 끌어올려 대항하려는 순간, 하늘을 새파랗게 뒤덮은 마법진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대체 저게 다 몇 개란 말인가?

이건 지나치게 압도적이었다.

넋을 놓고 하늘을 올려다보던 마연경이 결국 고개를 떨구었다.

"……항복하겠다."

웅성웅성.

사방에서 당혹스러운 음성들이 튀어나왔다. 멍하니 결투를 지켜보던 시설 직원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곤팔을 세웠다.

"경기 종료! 승자는 2학년 김유신이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유신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하늘을 뒤덮은 푸른 마법진들도 사라졌다.

'3학년급도 낙승이네.'

-당연한 결과입니다, 탑주.

그때 근처에서 결투를 지켜보고 있던 한 남자가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나왔다.

"다음은 나다."

3학년 맹화(猛火) 클럽장 하진호.

대학생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노쇠한 얼굴에 선이 굵은 인상이었다. 그가 입고 있던 트레이닝복 상의를 벗어 던지자 불끈거리는 근육이 드러났다.

"결투 잘 봤다. 네가 벌인 일이 단순히 치기 어린 장난은 아닌 것 같으니, 이제 방심은 없다."

"잘 부탁드립니다. 선배."

시설 직원이 유신을 보며 물었다.

"연전인데 괜찮겠어?"

"예. 문제없습니다."

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팔을 세웠다.

"그럼 지금부터 2학년 김유신과 3학년 하진호의 친선 결투를 시작한다!"

시작을 알리는 버저음이 울리고, 다시 한번 관전자들의 함성이 쏟아졌다.

"전 판은 상성이 유리했겠지. 아무리 그래도 하진호 선배한테는 무리야."

"당연하지."

"능력의 전개 속도로 어쩔 수 있는 상대가 아냐."

다들 쑥덕거리며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하진호가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고 배에 힘을 주었다.

"후웁!"

그의 몸 전체가 진갈색으로 물들며 피부에 비늘이 도드라졌다.

꾸드득! 꾸득!

그의 손과 발이 커지며 발톱이 나타났고 얼굴 또한 주둥이가 튀어나오며 파충류의 형상으로 변해갔다.

몬스터의 힘을 계승한다는 메타모포시스 계열의 능력자. 그중에서도 하진호는 용족 몬스터인 '샐러맨더'가 메인이었다.

꾸드득!

그의 상체 전체에 시뻘건 핏줄 같은 것이 드러났다.

하진호가 숨을 참으며 상체를 뒤로 젖히자, 복부의 한쪽이 불룩하게 튀어나오더니 꿀렁거리며 올라왔다.

이어서 복부, 가슴, 식도를 지나서 그가 입을 벌리자 이글거리는 화염의 구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샐러맨더의 상징이자 모든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기술, '화염 숨결'이었다.

"오오오오오!"

사방에서 쏟아지는 환호성을 들으며, 하진호는 의기양양하게 유신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화염 숨결을 꺼내는 동안 상대는 그저 제자리에서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었다.

'왜 저렇게 태평한 거지?'

마침내 유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손바닥을 펼치자, 마나가 신속히 원의 형태를 엮어갔다.

화르르르륵!

"어어?"

"저쪽도!"

이번엔 화살의 형태가 아니었다.

유신이 전개한 마법진 위로 시뻘건 화염구가 떠오른 것이다.

'이게 무슨……!'

하진호의 눈동자가 경악으로 물들었다. 같은 화염계 기술. 심지어 자신의 것보다 더 커 보였다.

"자, 어느 쪽이 더 빠를까요?"

유신이 씩 웃으며 팔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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