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
게릴라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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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케이 컴백 임박! 방송 출연 예정 없다?! 논란]
[케이케이, 음악 방송 없이도 1위할 수 있을까?]
[음악 방송 없이 활동? 케이케이의 새로운 시도! 과연..]
[케이케이 특수 누리려던 방송국들, 당황스러워...]
[Continue 조회수 1억 돌파, 신곡 조회수 기대]
[빌보드, 대상, 청와대... 이번엔 어디? 케이케이 오늘 밤 뮤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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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정 뮤직비디오 공개 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프렌즈’가 제작한 인터넷 방송 ‘me앱’을 통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대 장소나 일정 등은 모두 밝혀지지 않아 팬들 사이에 혼란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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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힛 엔터 미친 거 아님? 방송을 왜 안 해
-방송 안 해도 되는 클라스라 이건가
-공연 도대체 언제임ㅠㅠㅠㅠㅠㅠ
-방송국이 문제가 아니라 그러면 우리는 어디서 무대를 봐야 함ㅠㅠㅠ??
-힛 엔터ㅋㅋㅋㅋㅋ대상 두 번 받더니 돌아버린...ㅋㅋ..ㅋㅋ
-미앱에서 무대를 한다는 건데 도대체 왜 공지가 없냐
-설마 자기들끼리만 한다던가ㄷㄷㄷ
-뮤직비디오 너무 기다려지면서도 혼란스러운 것ㅠㅠ
-2222 무대 직접 눈으로도 보고 싶다!
-어차피 공방가서 보려면 이제 팬 많아져서 기본 삼 일은 밤새워야 했을 텐데 잘됐다!! 나도 못 보는 거 남들도 못 봐라!!
-ㅋㅋㅋㅋㅋㅋㅋ미쳐버렸네
-컴백 정말 오래 기다렸는데ㅠㅠ
현재까지 나간 기사들과 팬들의 반응은 이미 멤버들이다 팬-마케팅팀에서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 새로운 정규 앨범의 전략을 짤 때 예상되었던 부분이기도 했다.
그러나 음악방송 대신 팬들을 위한 더 많은 무대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것을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일차적으로는 방송사 대신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선택한 것이기도 했다.
한국 내에서 음악 방송만큼 포털사이트 ‘프렌즈’의 힘이 커지고 있었다. ‘프렌즈’는 커지는 힘을 이용해 방송사나 세계적인 스트리밍 사이트 ‘마이튜브’와 같은 영향력과 광고 수익을 누리고 싶어 했다. 그리하여 만든 게 ‘me앱’이었다.
셀러브리티들을 위한 인터넷 방송국이었다. ‘me앱’의 홍보를 위해 프렌즈 쪽에서 케이케이에게 공연 생중계 제안을 해왔다.
공연 제작비 일체를 부담하는 어마어마한 조건이었다. 동시에 프렌즈 쪽에서는 걸어볼 만한 제안이었다.
케이케이를 통해 홍보를 하게 되면 국내 이용자뿐 아니라 전 세계 이용자를 잡게 되는 셈이었다.
당시 케이케이는 한창 컴백을 준비 중이었다.
빌보드 신인상 수상에 이어 케이케이는 국내에서도 방송 3사를 비롯한 케이블 방송사들까지 모든 음악 방송 시상식에서 2년 연속 대상을 휩쓴 가수가 되어 있었다.
거기에 청와대 공연으로 케이케이의 위상은 드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송사를 움직이는 건 대형 기획사들이었다.
TBN이나 SVS에서는 이미 케이케이에게 3곡의 무대 시간을 준 적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오히려 30초 정도의 시간이 깎여 있었다. 더군다나 대형 기획사들의 입김이 센 케이블 방송국 한 곳에서는 돌연 무대 순서를 데뷔 연도순으로 하겠다고 나섰다.
힛 엔터 쪽에서도 다른 가수들을 제치고 무대를 독점하겠다는 건 아니었다. 그 속내가 너무 뻔한 게 문제였다. 대형 기획사들이 담합해 견제를 시작한 상태였던 것이다.
시상식 때에도 케이케이가 대상을 받긴 했지만 아라 소속의 맨투맨이나 청월 소속의 BIG은 활약에 비해 더 큰 상과 나눠주기식 상을 받으며 3관왕, 4관왕을 차지했다. 여태까지와 마찬가지로 눈치를 보고 있었다.
대형 기획사들은 자신들이 균형을 맞춰 이뤄오던 시장에 힛 엔터테인먼트가 끼어들었다고 생각했다.
투자자들로부터 케이케이와 비교를 당하며 압박을 받고 있는 건 아라의 서중원 본부장만이 아니었다. 다른 대형 기획사들 모두 케이케이와 같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한 질책을 받고 있었다.
그러니 힛 엔터가 눈엣가시와 같았던 것이다.
방송사로서는 케이케이 하나 때문에 대형 기획사들의 가수 전부를 놓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예 대우를 안 해주겠다고 한 것도 아니니 힛 엔터 쪽에서 거절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저희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로 한 겁니다.”
PPT 화면을 넘기며 이대형 팀장이 설명했다.
방송사에 더는 휘둘리지 않기로 했다는 것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을 뿐이었다. 힛 엔터의 직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대형 팀장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꼭 팬-마케팅팀이 아니더라도, 다른 부서 직원들도 충분히 방송사에서의 케이케이의 대우가 다른 대형기획사 가수가 동일한 성적을 냈을 때보다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케이케이와 같은 성적을 낸 가수는 이제 대한민국에 없었다. 전무후무한 것이었다.
이전까지는 케이케이도 방송 권력에 시위를 할 만한 입장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케이케이 쪽에서도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시작한 건 도욱이었다.
‘계속 이런 식으로 방송사들이 대형 기획사의 눈치만 본다면 우리도 다른 방법을 찾을 때다.’
도욱이 던진 말에 놀라면서도 동시에 수긍한 건 기획운영을 맡고 있는 조애니 부장이었다. 조애니 부장 또한 힛 엔터를 여기에서 더 키우기 위해서는 방송사와 3대 기획사 간의 카르텔, 부적절한 공생 관계에 균열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힛 엔터와 같이 중소의 기획사도 크게 성장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었다.
지금의 케이케이는 굉장히 특수한 경우였다. 케이케이라는 조커 패를 가지고 있을 때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음악방송에 나가는 대신 프렌즈와 손잡고 me앱을 통해서 전국 공연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임원진들은 결재를 한 사항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다른 부서의 사원들은 혁신적인 홍보 전략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려도 함께였다. 놀람과 염려가 뒤섞인 사원들의 얼굴을 보며 이대형 팀장이 설명을 이었다.
“게릴라전입니다. 공연은 3일에 한 번, 한 달 동안 진행되고요. 공연 장소는 3시간 전에 공지됩니다. 저희 팀 내부에서도 단단히 기밀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안 알려드린다고 섭섭해하시면 안 돼요.”
진지하게 설명을 하던 이대형 팀장의 농담 섞인 어조에 직원들이 입가를 풀고 웃었다. 농담투였지만 진심이기도 했다.
물론 이 공연이 거듭되면 어쩔 수 없이 공연 장소 정보가 새어 나가게 될 것이었다. 다만 첫 번째 공연만이라도 ‘게릴라전’이라 이름 붙인 공연 의미에 맞게 기밀이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모든 공연은 me앱을 통해 인터넷으로 전 세계 생중계됩니다.”
도욱과 멤버들의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새로운 방식의 공연이었다. 새로운 도전이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멤버들은 다양한 성공의 경험이 있었다. 때문에 걱정보다는 새로운 도전과 그 뒤에 따라올 성취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음악 방송에 나가지 않는 대신 게릴라 공연이라는 형식으로 화제성을 모으는 겁니다. 성공할까? 과연 다음은 어디일까? 공연이 진행되는 한 달 내내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겠죠.”
직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방송에 아예 안 나가겠다는 게 아니었다. 어차피 박태형은 <댄싱댄싱>에 출연하기로 되어 있었다.
방송사 없이도 충분히 앨범 홍보를 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내면, 애가 타는 건 갑질을 주도하던 음악 방송 PD들이 될 것이었다.
자리에 있던 신인개발팀 임성안 팀장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어쩐지 자신의 가슴이 뛰는 느낌에 앞에 놓인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오디션으로 지금의 멤버들을 뽑은 게 엊그제 같았는데 멤버들은 기존의 가수들과 완전히 다른 차원의 가수가 되어 있었다.
이렇게 새로운 기획을 시도할 수 있을 만큼 말이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더 많은 팬들을 만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번 앨범명이자, 타이틀곡인 ‘Connection’의 주제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거기에 프렌즈뿐 아니라 대한민국 관광청의 후원을 받았어요. 공연 지역이 되면 자연스럽게 지역 홍보도 될 테니까요.”
미시적으로는 팬들이 음악 방송 방청을 위해 며칠 밤을 새우는 일을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들어 있는 기획이었다.
케이케이의 무대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은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하고, 잦은 공연 활동이 필요했다.
이후에도 이대형 팀장은 이번 게릴라전을 위해 회사 차원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등을 설명했다. 여러 설명 끝에 이대형 팀장이 PPT 화면을 껐다.
“한 달 동안 함께 고생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대형 팀장의 인사에 직원들이 박수로 마무리했다.
이어서 힛 엔터 사장이 앞으로의 힛 엔터테인먼트의 비전에 대해 짤막하게 연설했다.
이 프로젝트는 시작일 뿐, 앞으로 대형 기획사나 방송 권력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힘을 키워 나가겠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케이케이 멤버들이 자리에서 일어서 잘 부탁드린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방송사에서는 신인 시절 생각하지 못하고 오만해졌다고 난리가 나 있겠지만, 케이케이 멤버들의 마음가짐은 처음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오히려 더 열심히 해 무언가 변화시켜 보겠다는, 자신들이 무언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났을 뿐이었다.
어두웠던 회의실에 불이 켜지고, 하나둘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 답답했던 공기가 조금 나아졌다.
이대형 팀장을 비롯한 팬-마케팅팀 팀원들은 회의실을 정리하고 있었고, 앨범제작팀 심준 팀장과 팀원은 방금 직원들에게 보여주었던 뮤직비디오 최종 수정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앨범제작팀에서 공연을 맡고 있는 권우찬 대리가 바쁘게 전화를 받으며 회의실 밖으로 나섰다. 권우찬 대리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이대형 팀장보다도 바쁜 사람 중 하나였다.
me앱 관계자들과 외부 공연팀과 연계해 3일에 한 번 있을 게릴라 공연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당장 내일이 첫 공연이었다.
권우찬 대리의 바쁜 뒷모습을 보며 도욱은 생각했다.
‘내일 공연도 공연이지만, 당장 오늘 뮤직비디오랑 음원 공개 반응이 반드시 좋아야 한다!’
빌보드 수상은 분명한 업적이었지만, 이번 앨범 결과에 따라서 그 한차례의 돌풍만을 일으키고 꺼졌다는 조롱을 받을 수도 있었다.
“너희들은 얼른 숙소 들어가서 쉬어!”
회의실에 남아 우물쭈물 하고 있는 멤버들에게 오백호 실장이 외쳤다.
“내일 공연에서 만 명은 모아야지!”
“허억······.”
오백호 실장의 말에 안형서가 놀라 소리를 냈다. 3시간 전 공지에 만 명이라니 말도 안 되는 숫자였다. 현재 케이케이의 목표 인원은 천 명이었다. 그 열 배를 말했으니 놀랄 만도 했다.
“할 수 있어. 너희 케이케이야. 잊지 마!”
오백호 실장의 말에 케이케이 멤버들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번 전략에 가장 우려를 표명했던 건 오백호 실장이었다. 그러나 누구보다 케이케이를 응원하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오백호 실장은 보수적인 사람이었다. 그러나 보수에 의한 의견도 분명히 필요했다. 반대에 부딪히는 게 즐거운 일은 아니었지만, 덕분에 여러 가지 대안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지······.’
도욱은 생각했다.
그러나 실패하려고 시작하는 프로젝트는 없었다. 성공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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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케이의 신곡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지 열두 시간이 지난, 토요일 한 시.
포털사이트 프렌즈의 메인 화면에는 거대한 팝업창이 떠올랐다.
≪케이케이와 Connection! 첫 번째 게릴라 공연≫
민국대학교 강당 오후 4시
케이케이와 연결되세요!
같은 시각 me앱을 통해 공연은 생중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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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케이의 팬클럽인 키링들에게는 특별히 한 시간 전, 같은 내용의 휴대폰 메시지가 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