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눈 떠보니 슈퍼스타-174화 (174/225)

# 174

50X100X200 (3)

[케이케이, 빌보드 진출! 67위...]

[케이케이, 빌보드 진입 韓 가수 두 번째]

[한류 끝판왕 케이케이, 빌보드 진출 “미국에도 통했다! 세계적인 스타 발돋움..”]

-빌보드라니.. 대박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케이케이 팬인 게 진짜 너무 자랑스럽다ㅠㅠㅠㅠㅠㅠㅠㅠ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진짜 대단한 일인데 가능성이 정말 무궁무진하구나ㅠㅠㅠㅠ

-자랑스럽다!

-케이케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청년들이 이렇게 이름 알리고 하는 것이 국위선양이다.

-빌보드ㅎㄷㄷ

-원맨도 대단했지만 케이케이도 진짜 대단하다!!!

-원맨보다 인기 많은 거임?

-ㄴㄴ원맨은 4위했음

-ㅋㅋㅋㅋㅋㅋㅋ장난하나? 원맨은 진짜 레전드였다 지나가는 외국인한테 두유노원맨? 하던 게 괜히 나온 게 아님 그냥 대중들만 아니라 헐리우드 스타도 원맨 노래 따라부르고 진짜  전세계적인 열풍이라고 부를 만했음 지금 두유노케이케이? 하면 한국인들도 잘 모를 텐데 무슨..

-케이케이 빠순이들 설레발 오지고요~

-원맨이랑 비교는 너무하지 않냐 이제 진입 한 번 한 건데 순위도 훨씬 낮고

-케이케이 해외에서 반응오고 있는 거는 사실인데 후려치지 말자

-후려치는 게 아니라 케이케이 팬들이 올려치는 거겠지ㅋ

-올려친 적 없는데요 빌보드 진입한 거 레알 팩트인데ㅎㅎㅎㅎㅎㅎㅎㅎㅎ

-캬 국뽕 취한다~

-빌보드 진입만으로도 대단한 건데 왜들ㅋㅋ 부러워서 그러냐? 케이케이 응원합니다!

-케이케이는 두 곡이나 진입시킨 거네 멋지다!

-원맨 말고도 진입한 가수 있지 않았나?

-미국에서 영어로 낸 앨범이어서 안 쳐줌ㅋ

-원맨이랑 케이케이가 의미 있는 건 한국어 앨범이라서ㅇㅇ

-세계적인 스타 되려면 멀었다~

안형서가 본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기사들과 댓글 반응이었다. 커뮤니티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잘했다는 칭찬과 긍정적인 댓글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동시에 이전에 빌보드에 진출했던 선배 가수와 비교하는 글이나 케이케이가 빌보드 진출까지 할 만큼 해외에서 인기가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담긴 글 또한 많았다.

빌보드 ‘핫 100’ 차트에는 사실 100위로 진입해도 대단한 일이었다. 조금만 빌보드 차트나 미국 시장에 대해 알고 있어도 그 의미가 실로 대단하다는 것을 알 것이었다.

그러나 잘한 일인데도 완벽하게 긍정적인 반응이 아닌 것이 안형서의 마음을 찝찝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이전에 마이튜브 조회수가 잘 나오는 것으로 기사가 났을 때 댓글의 반응이 훨씬 좋았다.

정윤기가 몇몇 댓글을 보고는 말했다.

“원래 마, 은메달 따도 금메달 못 따왔다고 하는 사람 있다 안 카나.”

“사람들 배 아파서 그래. 친구가 땅을 사도 배 아프다고······. 하지 않아?”

정윤기와 김원의 말에 도욱도 끄덕였다. 결론적으로 두 사람의 말 모두 맞았다.

“전보다 안 좋은 반응이 많은 것 같은 건 유입도 그만큼 많아서예요. 이전에는 우리한테 진짜 관심 있는 사람들만 들어와서 댓글 달고 했다면······. 빌보드 진입 기사에는 아무래도 다 관심을 가지는 거죠.”

멤버들의 말을 듣고 나니 안형서도 납득하겠다는 듯 끄덕였다. 안형서 또한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은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였던 것이다.

“중요한 건 단순히 이런 반응들이 아니라······. 진짜 성적인데······.”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리던 도욱의 말이 점점 더 흐려졌다.

도욱도 이대형 팀장도 지금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건 댓글 반응들보다는 기사의 숫자와 그 내용이었다.

케이케이의 빌보드 진입은 그야말로 핫이슈가 될 만한 이슈거리였다. 하나의 기사에 달린 댓글 수만 봐도 그랬다. 케이케이 자체가 화제성이 있는 데다 그 ‘빌보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의 숫자가 맨투맨이 연속해서 1위를 했다는,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기사의 개수보다도 적었다.

거기에 힛 엔터테인먼트에게 언제나 우호적이었던 언론사 한 곳을 제외하면 모두 케이케이의 빌보드 진입 사실만 간략하게 기사화한 상태였다. 이것이 어떠한 의미이고 얼마만큼의 성과를 낸 것인지 배포한 보도 자료만큼도 실려 있지 않았다.

홍보팀에서 일했었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분석을 해왔던 도욱이나 이대형 팀장 정도만 눈치챈 일이었다.

‘흐음······.’

도욱은 이 기쁜 날 멤버들이 괜한 걱정을 하지 않도록 티는 내지 않고 속으로 생각했다.

안형서를 비롯한 멤버들은 오백호 실장과 함께 오늘 저녁 회식 장소를 찾고 있었다. 조애니 부장이 직접 거하게 한 끼 식사를 하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었다.

멤버들이 정신없는 틈을 타 도욱이 조용히 이대형 팀장과 속삭이듯 대화했다.

“아무래도······.”

“네. 아라 엔터 쪽 눈치를 보는 것 같긴 하네요.”

도욱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안다는 듯 이대형 팀장이 곧바로 대답했다.

“부자는 망해도 삼 대는 간다는데 맨투맨의 인기까지 많아지니······. 뭐.”

이대형 팀장의 말에 도욱은 가만히 끄덕였다. 확실히 서중원 본부장 쪽에서 케이케이를 견제하고 있었다.

케이케이의 빌보드 진입이 확실히 대단하긴 했지만, 아직 원맨급은 아니었고 국내 엔터 분야에서는 여전히 아라 엔터테인먼트의 영향력이 셌다. 언론사들은 아라 엔터의 눈치를 보며 최소한의 기사만 내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역시 더 좋은 성적이 나오는 수밖에 없겠군요. 아무도 모른 체할 수 없을 정도로요.”

도욱이 말했다. 칼을 가는 듯한 말이었다.

‘어떻게 더?’라는 물음을 이대형 팀장조차 던지고 싶은 상태였는데도 도욱은 움츠러들지 않았다.

이대형 팀장은 문득 여기까지 도욱이 올라온 것이 그저 끊임없는 최고를 향한 열정과 향상심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선하기만 한 줄 알았던 도욱에게도 개인적인 욕망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물론 욕망이 있다는 게 선하지 않다는 건 아니었다.

다만 선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포기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면, 더 가까운 곳에서 본 도욱은 선함도 자신의 욕망도 놓치지 않을 사람으로 보였다.

그 부분에서 이대형 팀장은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다시 태어나도 도욱처럼 어느 것도 놓치지 않은 채 열심히 살지는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

“여어! 빌보드 가수 왔어?!”

“와우, 눈부셔!”

<우주에서 온 연인>의 촬영장.

준비를 모두 마친 벤에서 도욱이 내려 감독과 왕희진 쪽으로 가자 두 사람이 도욱을 반기며 호들갑을 떨었다. 감독과 왕희진의 목소리에 촬영 준비에 한창이던 스태프들의 시선이 도욱 쪽으로 쏠렸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도욱이 감독과 왕희진은 물론이고 스태프들을 향해 사방으로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일주일이었지만 도욱은 배우진 중 촬영장에 가장 먼저 나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이미 유명해져 있었다. 심지어 세트장 촬영 때에는 본래는 조연출이나 보조들이 하는, 동선을 짜는 일까지 직접 해서 스태프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인성뿐 아니라 연기도 나무랄 데 없었으니 촬영장 내에서도 도욱은 이미 인기 스타였다.

오늘 촬영은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촬영이었는데 도욱은 빌보드지와 인터뷰를 하고 오느라 촬영장에 원래 오던 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

<우주에서 온 연인>의 감독인 안철환 감독이 손에 말아 쥐고 있던 대본을 흔들어대며 도욱을 말렸다.

“지금 두 시에서 일 분 지났어! 죄송은 나중에 진짜 늦었을 때 하라구!”

왕희진도 거들었다.

“정말 나 민망하라고 이러는 거예요?”

늘 정각에 도착하거나 십 분 정도 여유를 두고 오는 왕희진의 너스레에 안 감독도 코를 찡긋거리며 웃었다.

“바빠서 제대로 축하도 못 했는데 오늘 제대로 축하해 주자구!”

안 감독이 주변 스태프들에게 박수 한 번 치자고 제의했고, 스태프들은 흔쾌히 케이케이의 빌보드 진출을 축하하며 안 감독의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쳤다. 촬영장 주변은 둘러싸고 있던 구경꾼들도 도욱을 발견하고는 함께 박수쳤다.

현재 ‘핫 100’ 차트에서 ‘Continue’의 순위는 65위. 두 계단 올라간 상태였고, 2주 연속 진입 상태였다.

어디까지 올라가나 보자는 업계 사람들의 관심이었다. 도욱이나 멤버들도 떨리는 마음으로 매일같이 변동도 없을 빌보드 차트를 확인하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도욱이 고개 숙여 인사했다.

“감사는 저희가 해야죠. 이렇게 밥 잘 챙겨먹는 촬영 현장은 처음이에요. 오늘도 간식차 온다던데요.”

지나가던 조명 스태프 중 한 명이 도욱에게 말했다. 도욱은 멋쩍게 웃으며 조명 스태프의 감사 인사를 받았다. 팬들은 야외 촬영이 있을 때마다 스태프들을 위해 밥차와 간식차를 준비해주고 있었다.

팬들에게도 부담이 될 일인 것을 알기에 그만해도 괜찮다고 하고 싶었지만, 좋아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도 알았기 때문에 쉽게 그만두라고 하기도 힘들었다.

‘보답하는 길은 역시······. 내가 잘하는 것이겠지.’

도욱은 빠르게 케이케이와 빌보드 등의 일들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자신이 입은 옷 그대로, 천민준 실장의 모습으로 얼굴을 바꿨다.

스물다섯 정도의 동안으로 보이는 서른둘. 실제 나이는 이백삼십구 살.

어떻게 표현하기도 힘들 것 같은 나이였는데 신기하게도 반듯하게 머리를 넘기고 양복을 입고, 조선시대 사람 같은 딱딱한 말투를 구사하는 도욱은 그런 느낌을 충분히 표현해내고 있었다.

극중 한송희 역을 맡은 미모의 왕희진이 반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그런 외모와 분위기였다.

역할에 몰입하며 자신의 분위기를 바꾼 도욱은 자신의 대사를 곱씹고 몸을 풀며 촬영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왕희진도 의자에 앉아 화장을 조금 더 진하게 수정하며 촬영 대기 중이었다. 보조출연자들도 열 명 정도 함께 대기하고 있었다.

오늘 촬영은 인터넷에 올라온 악플과 가족들의 말에 상처 받아 낮술을 마시던 한송희가 매니저도 없이 술집을 맘대로 뛰쳐나가 길거리를 헤매는 씬이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한송희를 길거리는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견하고 우르르 몰려들면, 역시나 한송희를 발견한 천민준 실장이 자신 회사 광고 모델이 이미지를 망치는 걸 볼 수 없다는 마음에 한송희의 매니저 노릇을 자처한다.

그때 함께 술을 마시던 한송희의 전 애인이자, 현재는 그냥 친구 사이인 재벌 3세가 그 모습을 발견하고 천민준에게 누군데 한송희 매니저 행세를 하냐며 따져 묻는 장면이었다.

서브 남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이 처음으로 만나는 씬이었다.

서브 남자 주인공 역할은 정이욱이 맡았다. 정이욱은 왕희진과 비슷한 나이대로 삼십 대 중반 남자 배우였다. 이십 대 후반에 데뷔해 잘생긴 외모로 데뷔 초부터 유명세를 탔지만 아직까지 주인공이 되기엔 무언가 부족하다는 평이 우세했다.

곧 정이욱이 촬영 현장에 도착했다. 정이욱은 고개를 까닥해 왕희진에게 인사하고 안 감독에게는 조금 더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자, 그럼 정 배우도 왔으니까 촬영 시작하지! 바로 스탠바이!”

안 감독이 큰 소리로 외쳤다.

왕희진은 얼굴에 붉은색 볼터치를 진하게 넣어 술 취한 모습을 표현했다. 왕희진이 스스로 머리를 헝클이며 카메라 앞에 섰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도욱도 카메라 앞에 서기 전, 정이욱에게 인사를 하며 손을 내밀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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