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166화 (166/170)

<내 수익률 1,000,000배>

하늘 높이

##

그리고 어느덧 독일 시간 기준, 다음 날 점심 무렵, 독일 현지 언론에서는 일제히 이번 풋옵션 대박 사건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Ein Hedgefonds, der von einem koreanischen KHS-Unternehmen betrieben wurde, Übernimm Deutschland」

(한국계 KHS컴퍼니가 주축이 된 헷지 펀드, 독일을 점령하다)

「Unglaublicher Aktienkurscrash, Verdienen Sie viel Geld mit Put-Optionen der Deutschen PN」

(믿을 수 없는 주가 폭락, 도이치PN 풋옵션 초대박 현실화)

「Die koreanische KHS Company, ein Vertreter der US-amerikanischen Optionsindustrie, verschlingt den deutschen Aktienmarkt」

(한국계 KHS컴퍼니, 미국 옵션계의 대표주자, 독일증시를 유린하다)

「Unglaubliche Rebellion koreanischer Hedgefonds, Deutschland bricht beim Angriff auf Put-Optionen zusammen」

(한국형 헷지 펀드의 믿을 수 없는 반란, 풋옵션 공격에 독일이 무너지다)

그렇듯 그런 현지 기사들이 차례로 터지면서, 새로운 헷지 펀드, 즉 스몰(Small) 펀드와 KHS컴퍼니는 단번에 독일 국민들 뿐만이 아니라 독일계 헷지 펀드 DF 도이치 실란트 펀드로부터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렇듯 독일에서 승리를 이룬 현수는 곧이어 죽음의 키스 두 번째 작전을 시작하기 전, 뉴욕법인을 통해 미국 현지 기사를 직접 터트리기도 했다.

「독일증시에서 큰 대박을 터트린 KHS컴퍼니! 다시금 미국 개별주식옵션 투자에 전력을 다할 듯···」

그렇듯 투자 밑밥을 확실하게 깐 현수는 다음 투자 타이밍을 잡기 위해 모든 신경을 미국 개별주식옵션 쪽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KHS컴퍼니는 아주 바쁘게 움직이게 되었는데···. 한편, 전대미문의 압수수색 파장을 어느 정도 수습하게 된 Stock24 이원진 부사장은 그간 많이 위축되었던 회사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KHS컴퍼니의 독일투자 대성공 사실을 보고받은 즉시, 해외옵션투자 본부를 총가동하며 미국 개별주식옵션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Stock24의 중심은 해외옵션투자 본부입니다! 해외옵션투자 본부는 Stock24의 새로운 별이 될 거라 저는 확실히 믿습니다. 특히, 저 역시 최선을 다해서 여러분을 물심양면으로 도울 생각이니, 해외옵션투자 본부 여러분들은 책임을 갖고서 미국옵션 투자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즉, KHS컴퍼니 김현수 대표도 하는 일인데, 더 뛰어난 학벌을 가진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는 해외옵션투자 본부가 그 이상의 일들을 못 할 리 없다고 이원진 부사장은 생각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독일투자 대성공으로 KHS컴퍼니가 다시금 도약하면서 Stock24는 점점 더 궁지에 몰리게 되었고, 그로 인해 몹시 다급해진 마음에 그는 물불 가리지 않게 된 모습이었다. 그러고 보면, 이원진 부사장은 본래가 무척 차분한 성격이었는데, 지금은 현수의 페이스에 단단히 말려들어, 투자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평정심마저 잃게 된 모습이었다.

“···그래서 투자에 필요한 필요 자금은 은행권에서 빌려서라도 제가 무조건 마련할 겁니다. 또한, 투자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으니, 우선 스프레드 투자로 리스크를 좀 줄이면서, 한편으로는 KHS컴퍼니의 투자 정보를 신속히 캐치해서 그 흐름대로 집중 투자를 진행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강 전무님께서는 서둘러 KHS컴퍼니 직원들을 상대로 은밀한 제의를 진행해 보십시오. 특히, 미국 개별옵션주식 정보에 대해선 내부 정보 유출시 거액의 대가를 약속하시고, 스카웃 제의까지 진행해 보십시오. 특히 우리가 필요한 것은 투자 시초 정보입니다.”

“···그리고 김종진 전무님께서는 BE파이낸스금융 인수와 관련해서 우리가 미리 받아놓은 자금 투자 약정서들을 근거로 은행권 대출을 한번 진행해 보십시오. 미국 투자 쪽으로 그 자금을 잠시 돌려, 수익을 낸 뒤 다시 돌려 맞추면 될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은 제가 모두 질 테니 염려 마시고 바로 진행해주십시오!”

“···그리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Stock24가 이번 투자에 성공하게 된다면, Stock24는 곧 재계 100위 권에 새로 진입하게 될 것이고, 롱텀 펀드와의 대규모 투자까지 성공한다면 드디어 꿈의 30위 권까지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절 믿고 따라만 주시면, 반드시 그 일을 제 손으로 직접 해내겠습니다!!”

그렇듯 Stock24의 전체 투자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버린 이원진 부사장은 한편으로는 지금껏 Stock24의 든든한 아군으로 생각했던 대명그룹이 KHS컴퍼니와 모종의 거래를 시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서, 좀 더 다른 방향으로 기업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즉, 지금껏 Stock24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적대적인 세력들, 특히 그들의 대표주자 격인 세진금융과의 관계부터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그는 보게 된 것이다. 결국, 대명그룹과 자신들의 관계가 조금 더 멀어지게 된다면, 세진금융 등의 적대 세력들은 더욱더 강하게 자신들을 다양한 경로로 압박하려고 할지 모른다. 이것은 Stock24의 큰 위기가 될 수 있다.

결국, 2022년 10월 21일 금요일 오후 5시 무렵.

그간의 긴 고민을 드디어 마친 이원진 부사장은 Stock24의 오랜 숙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세진금융 장세진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게 되었다.

##

“···네. 네. 음. 알겠습니다. 회장님.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꼭 기억해 주십시오! 저는 Stock24의 이원진입니다. 저는 제 큰아버지도 아니고, 오로지 이원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 물론 회장님께서 저의 긴 통화를 너그럽게 이해해주셔서 제가 근 30분간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희가 지금 원하는 것은 세진금융과의 새로운 관계 개선입니다. 네. 네. 네···.”

그리고 이때, 이원진 부사장은 무척 힘들지만 계속 통화를 이어 나갔다. 특히, 금융계 인사들은 돈을 직접적으로 다루다 보니 웬만해서는 고집을 꺾지 않은 경우들이 많은데, 세진금융 장세진 회장 역시 보통 성격이 아니었던 것이다.

“···네. 네. 회장님. 그러니 제 제안을 좀 받아주십시오. 물론 오랜 해묵은 악감정들이 있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차 이야기 드렸듯이··· 저희 큰아버지께서 IMF 당시 세진금융을 공격했던 것은 결국 단순한 목적이 아니라··· 즉 대명그룹의 의지가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때문에 세진금융이 부도 위기까지 몰리고 막대한 손해를 입은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결자해지 차원에서··· 네. 네. 네. 회장님.”

그렇게 한참 통화를 이어 나가면서, 장세진 회장과의 통화 자체에 큰 피로감마저 느끼던 이원진 부사장은 어느 순간 표정이 조금 바뀌며 조금씩 두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네. 네. 회장님.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저희로서도 무척 힘든 게 맞습니다. 네. 네. 그래도 조금이나마 저희 입장을···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당시 IMF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저희들 역시 대명그룹의 처사가 무척 신중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네. 네. 맞습니다···.”

그렇듯 현재 이원진 부사장은 조금 굴욕적인 상황까지 감내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관계 전환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그 굴욕을 꾹꾹 참아내고 있었다. 즉, 20년 전, IMF 폭격을 당했을 때, 변변치 못했던 그때의 세진금융이 아니라, 현재의 세진금융은 이원진 부사장과 연계된 헷지 펀드들도 쉽게 공략하기 힘든 아주 대단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파워 역시 절대 무시할 수가 없다.

“···네. 네. 회장님. 그렇게 제 이야기를 받아주시니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으음.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저희는 세진금융과의 관계 개선을 절실히 원하고 있습니다. 아, 네. 좋습니다. 회장님. 그럼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네, 네, 그럼 좀 더 현실적인 부분도 이야기하도록 하죠. 네. 좋습니다. 그럼 말씀하십시오. 대체 저희한테 원하시는 게··· 네? 네? 네? 그러니까 이번 화해 조건으로··· 으음··· 아아···.”

이때, 장세진 회장의 화해 조건이 언급되자, 이원진 부사장의 표정은 바로 굳어졌지만, 그는 얼른 말투를 고치며 이 대화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겠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시간을 좀 주십시오. 저희 쪽에서 좀 더 생각할 시간을···. 네. 네.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럼 최대한 빨리 제가 답을 갖고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렇듯 전화를 끊고 난 이원진 부사장의 표정은 다소 양면적으로 바뀐 게 사실이었다. 그러고 보면, 며칠 전, 사석에서 아버지 이정기 회장이 정진태 회장을 언급하면서 그가 이빨 빠진 호랑이라고 외칠 정도가 무척 분노했었는데···. 그 덕분에 이원진 부사장은 조금 전, 좀 더 거리낌 없이 재계 1위 대명그룹을 각종 음모를 획책하는 세력으로 언급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상황 설명이 좀 수월해지긴 했으나, 그럼에도 장세진 회장은 절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뜻밖에도 다소 민감한 문제인 베트남 BE파이낸스금융 인수 컨소시엄 합류 건을 이번 화해에 대한 조건으로 제시했던 것이다.

물론, 세진금융 측이 동남아 거점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고, 또한 지난번 인수에 실패했던 전력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설마 이 대목에서 그런 조건을 제시할 줄은 이원진 부사장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음. 그래도 장 회장한테서 제안을 받은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야. 대명그룹이 나 몰라라 하는 사이, 세진금융 측이 권력을 이용해 우리를 물고 늘어진다면, 회사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사실, 대명그룹이나 세진금융 측은 지금껏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얼마나 많은 기업들을 쓰러뜨렸던가.

다만, 피만 흘리지 않았을 뿐, 재계 최상위권에 있는 그룹들은 그 치열한 승부의 승자들인 것이다.

하물며 동네 치킨점들 사이에서도 그 경쟁이 치열한 게 현실이 아닌가.

‘음. 그럼 어떻게 하지? 으음. 이번 컨소시엄 참여회사를 4개에서 갑자기 5개로 늘리는 건 좀 문제가 있는데···.’

그렇다고 Standard Julius나 롱텀 펀드를 뺄 수는 없는 일. 결국, 이원진 부사장은 요즘 자신의 눈에 가시가 되어버린 KHS컴퍼니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 생각과 동시에 이원진 부사장의 눈빛은 조금씩 더 차가워지고 있었는데···.

그러고 보면 이런저런 사건들이 겹치면서, 결국 Stock24와 KHS컴퍼니의 방향성은 완전히 엇갈리게 되는 모습이었다.

그렇듯 이원진 부사장이 완전히 다른 마음을 품게 되던 바로 그 시각, 한편 막씨밀리아노 헤수스가 머무는 중국 상하이 쪽에서 아주 뜻밖의 사건이 발생하게 되었는데···.

특히, 그 사건은 이날 밤, 중국 현지 긴급 뉴스 보도 외에도, SBC 밤 8시 뉴스방송 등에서 잠시 뉴스 핫토픽으로 다루어질 정도로 다소 뜻밖의 일이었다.

“···그럼 다음 소식은 중국 뉴스 속보입니다. 중국 내, 치안 상태가 좋기로 이름난 중국 상하이··· D호텔 로비에서, 오늘 오후 5시경, 갑자기 총격전이 벌어져 시민 20여 명이 크게 다치는 총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총기 사건은 중국 현지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사건으로, 이에 중국 공안 당국은 즉시 경계 태세에 돌입했으며, 또한 현재 그 일대 통행을 완전히 막고서···.”

그렇듯 이날 그런 화제성 뉴스 보도가 각 방송국마다 잇달아 방송되고 있었는데···

그러나 현수는 그런 뉴스에 신경 쓸 틈이 없었고, 오로지 SBC 오늘의 주식 코너 방송 참여 외의 모든 시간을 미국 개별주식옵션 투자 종목 선정에만 쏟고 있었다.

‘아, 바쁘다. 바빠.’

그리고 그의 그런 끈질긴 노력 덕분인지 그로부터 닷새 뒤, 현수는 드디어 죽음의 키스 종목을 발굴하는 데 마침내 성공하게 되었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