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수익률 1,000,000배>
이제 저보다 더 유명하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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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듯 이민수 전무가 크게 분개하던 바로 그 시각, 지금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전화기를 내려놓던 최현진 상무는 그야말로 눈앞이 완전히 샛노래지는 기분이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콜옵션 투자를 김현수 대표에게 추천했는데, 그러나 자신도 직접 조금 전에 확인했지만, 월스트릿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기사는 완전히 다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즉, KHS컴퍼니 김현수 대표가 콜옵션 투자가 아니라 풋옵션 투자를 했다는 사실! 그래서 최현진 상무는 아주 현기증까지 나는 이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도대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내가 분명히, 그래, 그때 분명히··· 콜옵션 쪽만 이야기했는데···.’
그렇듯 한성그룹 이민수 전무, SP그룹 최현진 상무, 이들 두 사람이 깊은 혼란 속에 빠져들며 도저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그때!
한편, 현수는 무사히 집에 도착했고, 곧이어 아주 기분 좋게 샤워를 시작하게 되었다. 특히, 무척 길었던 오늘 하루의 피로를 시원한 샤워를 통해 어느 정도 씻어낸 현수는 잠시 후, 잠옷으로 갈아입고서 밖으로 나왔는데···.
이때 현수는 거실 한쪽에 놓아둔 자신의 휴대폰을 확인하다가, 자신의 휴대폰에 부재중 통화가 무려 20건이나 찍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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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대체 누가?’
이때, 큰 호기심을 느끼며, 바로 부재중 통화 상세 내역을 확인하던 현수는 이내 피식 웃고 말았다.
‘하하, 누군가 했네. 바로 그 사람들이구나.’
즉, 한성그룹 이민수 전무와 SP그룹 최현진 상무, 이들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야밤에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사실, 저번에 두 사람으로부터 명함을 받은 게 있어 전화번호들을 휴대폰에 저장해 뒀는데···. 그래서 현수는 발신자가 누구인지를 바로 알게 되었고, 한편으로는 이들 두 사람이 왜 저렇게 많은 전화를 자신에게 걸었는지도 바로 알아차렸다.
‘흠, 프랭클린&크로스 로직스 풋옵션 투자 때문이겠지. 근데 많이 답답하긴 답답했나 보다. 이렇게 많이 전화도 주고···.’
그러나 현수는 특별히 그들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혹은 이 사건에 대해서 특별히 변명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제 자신과 관련된 상황들이 아주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고작 저들은 재계 30위권의 한성그룹, 그리고 재계 50위권의 SP그룹.
즉, 그런 그들의 존재감이 더는 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지금 현재 자신은 더 큰 것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자신한테는 대명그룹 회장마저 갈아치울 수 있는, 전대미문의 무시무시한 의결권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현수는 잠시 후 통화 버튼을 누르는 대신에 아주 간단하게 문자메시지를 작성해서 보내게 되었다. 물론 현수는 한성그룹 이민수 전무의 전화는 깨끗하게 무시했고, 다만 SP그룹 최현진 상무한테만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로 한 것이다. 어찌 되었든 자신한테 변동성이 큰 종목에 대한 정보를 준 것은 최현진 상무이기 때문이다.
「늦은 시각에 전화를 주셨네요? 지금 막 확인했습니다.」 (00:20)
「그런데 혹시 최 상무님! 설마 프랭클린&크로스 로직스 투자 때문에 전화 주신 겁니까? 아, 덕분에 저는··· 운 좋게 그 투자에서 큰 수익을 보게 됐습니다. 물론, 그때 약속한 대로 Standard Julius와의 일은 제가 책임지고 진행하겠습니다」 (00:20)
「그리고 혹시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늘 소신대로 투자를 하는 편이라, 남들과 다른 방향의 투자를 아주 좋아하는 편입니다. 아마, 이번 일도 좀 청개구리 같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괜한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럼 좋은 밤 되십시오. KHS컴퍼니 김현수 드림」 (00:21)
그렇듯 현수의 문자메시지들이 전송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격렬한 진동이 휴대폰에서 느껴졌으나, 현수는 그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저 그 수신 요청을 말없이 쳐다보다가, 현수는 곧바로 붉은색 통화 버튼을 눌러 버렸다. 다시 말해서 전화를 받지 않겠다는 뜻. 결국, 최현진 상무는 이런 기계음을 듣게 될 것이다.
- 지금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다음에 다시 걸어주세요···
그렇듯 통화 거부를 하자, 다행히 최현진 상무는 더는 전화를 걸지 않았고, 이제 현수는 좀 더 개운해진 마음으로 침대에 눕게 되었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눈을 뜬 현수.
이때 그는 갑자기 무슨 생각인지, 휴대폰 카톡창을 조심스레 확인했고, 그러면서 잠시 뭔가를 고민하다가, 조심스레 누군가에게 카톡을 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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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인영씨··· 혹시 주무세요? (00:28)
그러고는 눈이 빠져라 카톡창을 쳐다보던 현수. 그러나 전혀 변화가 없었고, 상심하며 결국 카톡창을 닫으려는 바로 그때, 갑자기 쓱 하며 나타난 답톡.
이때, 현수의 두 눈은 바로 커지고 있었다.
← 아뇨··· 지금 차 안에 있어요ㅠ 잠깐 졸다가··· (00:33)
→ 네??? 차 안이라고요?? (00:33)
← 네. 오늘은 지방 촬영ㅠ 아까 촬영 끝내고 이제 돌아가는 길ㅠ (00:33)
→ 아 (00:33)
← 넘 피곤해요ㅠㅠ (00:34)
→ 그랬군요 (00:34)
← ㅎㅎ (00:34)
→ 요즘 많이 바쁘셨나봐요? 그럼 지금 톡해도 돼요? 아니면··· (00:34)
← 네. 괜찮아요. 지금 잠 깼어요ㅜ (00:34)
→ 아 (00:34)
← 현수씬 어때요? 전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왜냐면, 10월 첫 주, 다음 주 첫방 시작이거든요. 그 전까지 분량 확보 때문에ㅜ 강행군ㅠㅠ (00:34)
→ 인영씨 힘내세요!!! (00:35)
← 네ㅠ (00:35)
→ 참, 병원 레지던트 역할이라고 했죠? (00:35)
← ㅋㅋ 순수 청춘 캐릭터ㅋ (00:35)
→ 하하, 재밌겠네요. 다음에 시간 맞춰 한번 볼게요 (00:35)
← 진짜? 진짜죠? (00:35)
→ 네. 당연히 봐야죠ㅎ (00:36)
← 당연히??? (00:36)
→ 하하, 네 ㅎㅎㅎ (00:36)
← 근데 걱정도 많이 돼요ㅜ 시청률 걱정ㅜ 시청자 반응ㅜ 언론 반응 등등··· (00:36)
→ 잘 될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00:37)
← 감사 감사ㅠ (00:37)
→ 그럼 이번 일요일도 바쁘세요? (00:37)
← 네? 일요일요? (00:37)
→ 네 (00:37)
← 음. 이번 일요일은 촬영이 없긴 한데··· 연일 강행군 때문에 감독님마저 지치신 듯ㅠ 특별히 좀 쉬라고 하셔서··· (00:37)
→ 아! 그래요? 그럼 혹시··· (00:38)
← 네??? (00:38)
→ 혹시··· (00:38)
← ??? 말씀하세욧!!! (00:38)
→ 근데 괜찮을까요? (00:38)
← ??? !!! (00:38)
→ 혹시 시간 되시면··· 음, 그날 아침이든 저녁이든··· 저랑 영화, 영화 보러 가시지 않을래요? (00:39)
← 네??? (00:39)
→ 살짝 모자 쓰고 가면,,,, 괜찮지 않을까요? (00:39)
← 어··· (00:40)
→ 안 될까요? (00:40)
← 아, 그치만··· 진짜··· 진짜 영화 보러 가도 돼요??? (00:40)
→ 네??? 아! 인영씨! 같이 가주신다면 저야 감사하죠··· (00:40)
← 그치만 현수씨··· 이제 저보다 더 유명하시잖아요!!! (00:41)
→ 네에??? 제가요??? (00:41)
← 네!!!!! (00:41)
→ 아아, 그건 별로··· 별로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데··· 오히려 전 인영씨가 좀 더······ (00:42)
그리고 그 순간, 차량 뒷좌석에 몸을 비스듬하게 거의 눕다시피 하고 있던 최인영은 갑자기 자세를 바로 하고 있었다.
비록 어두컴컴한 차량 안이지만, 그 순간 그녀의 약간 해쓱했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스르륵 피어오르고 있었는데, 마치 피로감마저 순식간에 걷어내는 아주 아름답고 아주 생기로운 미소였다.
그리고 곧이어 또 이어지고 있는 그의 톡들.
그런 톡들을 두 눈을 반짝이며 쳐다보던 최인영은 이때부터 쉴 새 없이 톡들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이, 순식간에 1시간이 지나갔는데···.
어느덧 그녀의 차량은 경부고속도로 반포IC를 빠져나가고 있었고, 그때까지도 두 사람의 카톡은 쉬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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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김 대표님.”
2022년 10월 1일 토요일 저녁 7시.
가을 어둠이 조금씩 더 깊이 내려앉고 있는 그 시각, 현수는 토요일 오전 오후를 회사에서 보낸 뒤, 약속 시간에 맞춰 김판석 변호사의 연희동 저택에 도착하게 되었다. 한편, 박신혜 기상캐스터가 언급했던 대로, 그 저택은 그 자체가 아주 으리으리한 모습이었다.
푸른 잔디가 깔려 있는 아주 넓은 정원이 있었고, 따로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 곳. 특히, 현대식 외관에 유럽풍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집 곳곳에 고풍스러우면서도 우아한 느낌이 가득 배여 있는 게 사실이었다.
현수는 우선 김판석 변호사 내외와 인사를 나눈 뒤 그들의 손녀딸 박신혜 기상캐스터와도 가볍게 인사를 나눴다.
그렇듯 그 일을 끝낸 뒤, 드디어 그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같이하게 되었다.
한편, 이때 현수는 김판석 변호사 부부에게 자신이 준비해 온 명품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커플 시계를 선물로 건넸는데···.
이때 두 사람은 선물 포장을 열어 본 뒤, 첫눈에 그 시계가 보통 시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는 바로 사양하려고 했다. 그러나 현수는 자신이 진짜 어렵게 준비한 선물이라며 끝까지 지지 않고 권했고, 결국 두 사람은 마지 못해 그 선물을 받게 되었다.
“아아, 제가 이거 너무 염치없게 되었군요. 음. 그럼 김 대표님. 특히 여기 우리 신혜도 있으니까, 이 자리에서 제가 약속 하나 하겠습니다. 흠. 앞으로 김 대표님이 혹시 필요하신 게 있으시다면, 제가 무엇이든 간에 무조건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무엇이든 말씀만 하십시오. 또한, 제 처가 쪽 역시··· 나름 무시할 수 없는 가문입니다. 하하하.”
그렇듯 분위기는 아주 좋아졌는데, 이때 박신혜는 아주 촉촉한 눈빛으로 현수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저렇듯 아름다운 여자로부터 그런 시선을 받는 것은 남자로서 무척 우쭐해지고 또한 무척 기분이 좋아질 일이었지만, 그러나 현수는 그런 그녀의 눈빛이 다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었다.
‘으음···.’
어쨌든 현수는 그렇듯 이날 김판석 변호사의 저녁 식사를 아주 기분 좋게 마쳤고, 곧이어 밤 9시 30분쯤 되자, 그들의 배웅을 받으며 그 저택에서 나와, 다시금 청담동 KHS컴퍼니 본사로 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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