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수익률 1,000,000배>
아름다운 것들
##
그리고 그렇듯 현수의 신분에 조용한(?) 변화가 일어난 기념행사 시간은 드디어 마무리되었고, 그로부터 대략 10분간 뒤, 현수는 다시 연단에 올라가, 선물옵션 투자의 다양한 사례들을 본격적으로 강연하게 되었다.
이때, 콜백 레이쇼 스프레드, 콜 X-mas 트리 매도, 콜 콘도르 매도, 콜 버터플라이 매도, 스트랩 매수, 스트랭글 매수, 커버드 콜매도, 프로텍티드 풋매수, 컨버젼, 리버셜 등 다양한 투자기법들을 소개했고, 또한 각 투자 방법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현수는 실제 사례 분석들을 통해서 설명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특히, Stock24 해외옵션투자 본부 직원들은 스프레드 거래 쪽에 무척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이 스프레드 거래라는 것은 선물옵션거래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일반적으로 선물과 현물을 교차하듯 오가며 투자를 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선물이 고평가되어 있다면 그 선물은 바로 팔고, 반면 현물이 저평가되어 있다면 그 현물을 바로 사서, 쌍방의 이익과 손해 비교를 통해서 그 시세 차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이런 스프레드 전략은 주식, 채권, 선물, 환율, 옵션 등까지 확대할 수 있는데···.
특히 이때 두 가지 포지션을 통한 투자를 진행하므로 투자 리스크를 훨씬 더 낮추면서도 좀 더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물론 미래 호가를 읽을 수 있는 현수에게는 하등 필요가 없는 방법들이다.
그리고 실전에서 주로 많이 사용되는 프로그램 매매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 역시 일종의 리스크를 줄이며 안정적으로 투자를 꾀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차이점은 프로그램 매매는 수십 개 종목을 대량으로 거래할 수 있고, 또한 컴퓨터 베이스로 차익 혹은 비차익을 노리며 기계적으로 대량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인간의 감정 요소를 최소화하면서 좀 더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그런 기법이기도 했다.
현수는 그런 일반적인 기법들 외에도 자신의 사례들과 다른 헷지 펀드들의 사례들도 제시하면서 각종 현실적인 방법들을 이야기했고, 또한 과감한 투자 외에도 정확한 판단력을 좀 더 강조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이론적 설명들은 각종 책들 속에 아주 좋은 말들로 포장된 채 많이 기술되어 있는데, 특히 천문학적인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는 현수의 입에서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자, Stock24 직원들은 무척 집중해서 현수의 설명들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은 아주 빠르게 흘러, 중간 점심시간 외에도 2번 정도 휴식 타임까지 가져가며 열띤 강연은 이어졌고, 어느덧 오후 4시가 되자, 비로소 현수의 긴 강연은 완전히 끝이 나게 되었다.
##
“아, 김 대표님. 오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무척 인상적인 강연이었고, 또한 무척 해박하셔서··· 제가 오늘 긴 시간 동안 무척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참, 제가 언제 식사 한번 대접하겠습니다.”
그렇듯 현수의 강연이 끝나자마자, 단상으로 직접 올라와 예의상 말을 걸고 있는 이원진 부사장. 현수는 그런 그와 악수를 한 뒤, 곧이어 옆에 벗어뒀던 양복 상의을 다시 입었고, 그러고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좀 지루하셨죠? 아, 이게 강연을 하게 되면 너무 뻔한 이야기이기도 해서··· 하지만 뻔한 게 오히려 정답일 수도 있습니다.”
“네? 뻔한 게 정답이라?”
“그쵸. 선물옵션 투자는 결국 타이밍입니다. 그 타이밍을 언제 잡느냐, 그게 언제나 어렵지만, 결국 그 타이밍을 잘 잡게 되면 승수가 아주 높아지게 됩니다. 물론, 선물옵션 쪽은 너무 리스크가 크다 보니, 그 판단 시점에 따라 수익과 손해가 크게 엇갈리게 됩니다.”
“음. 그래서요?”
“결국, 현실적으로는 스프레드 같은 전략을 쓸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게 가장 현실적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
이때 현수의 중요 노하우가 나올까 봐 무척 집중하고 있는 모습인 이원진 부사장. 그런 그의 모습이 조금 우습기도 하지만, 현수는 모른 척하며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즉, 저는 푼돈을 만지는 것보다는 외가격 쪽 투자가 더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외가격 리스크 투자에 더 집중하고 있고, 그게 운 좋게 여러 차례 성공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매도포지션과 달리 매수포지션은 리스크가 생각보다 작습니다. 즉, 매도포지션으로 가면,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지만, 매수포지션은 프리미엄 정도 버리면 끝이니까요.”
“음.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대충 알겠습니다.”
“하하, 그럼 이 부사장님. 오늘 다음 일정 때문에 저는 바로 나가봐야 합니다. 그리고 저번 강진산업 건은 도와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아, 별말씀을요.”
그렇듯 그와의 간단한 대화 겸 작별 인사를 나눈 뒤, 현수는 그 외에도 김종진 전무, 이중현 전무, 이상경 전무 등과도 악수를 나눈 뒤, 곧바로 Stock24에서 나왔고, 그 길로 현수는 인근 백화점으로 향했다.
왜냐하면, 내일 김판석 변호사 집을 방문하기로 한 터라, 적당한 선물을 미리 준비해둘 생각이었다. 특히, 김판석 변호사 덕분에 거물급 전직 검사장 조정식 변호사를 영입할 수가 있어, 현수는 그에 합당한 선물을 가져갈 생각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전에 백화점에 미리 문의해서 특정 상품을 주문해둔 상황이었고, 지금은 그 상품을 직접 확인하고 또 구매 결제를 하기 위해서 그쪽으로 움직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
“손님. 여기 있습니다. 먼저 한번 보시고 난 뒤, 제가 좀 더 자세히 각 위치별 그리고 부품별로, 상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면서 여자 매니저는 현수가 주문했던 상품을 오픈해서 보여줬는데, 이때 현수는 첫눈에 이 물건들이 진짜 비쌀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즉, 물건들 자체가 그냥 아름답다고 해야 하나.
아니, 우아하다고 해야 하나.
너무나도 예술적인 작품 두 개. 즉 그런 예술품들을 눈앞에서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와아, 정말 대단합니다.”
“호호, 그렇죠? 그래서 세계 최고 명품 시계라 불리는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제품입니다.”
그러면서 매니저는 간단한 역사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는데···. 25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이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는 세계 유명 인사들과 세계적인 부자들이 애장하고 있는 그런 물건이라고 했다.
특히 1755년, 장 마르크 바쉐론이라는 사람이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시계를 제작한 이후, 프랑소아 콘스탄틴이라는 사업가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그때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이라는 브랜드가 처음으로 탄생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 시계는 과거 영국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 때 스위스의 공식적인 국가 선물이기도 했고, 현재 역시 스위스를 대표하고 있는 가장 최고의 명품 시계 브랜드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현재 그런 명품 시계 2개가 준비된 상태인데, 남녀 시계를 합쳐서 총 가격이 무려 2억 원이나 된다.
물론, 그것들보다 더 비싼 시계들도 있지만, 김판석 변호사가 극구 사양할까 싶어 현수는 그 정도 선에서 시계 선물을 결정한 것이다.
“그럼 주문 제작은···?”
“네. 가능합니다. 보통, 저희 쪽은 대다수 주문 형식인데, 여기 제품들은 최근에 나온 양산형제품이라서 좀 더 빨리 구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만약 이외의 다른 제품들을 만약 원하신다면, 현지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여기 카탈로그에 있는 제품들 기준, 최소 3개월, 혹은 최대 1년 정도 기다리시면 아주 훌륭한 명품 시계들을 받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네. 생각보다 너무 시계들이 마음에 드네요. 그럼 우선 이 카드로 결제해주시고, 지금 몇 개 더 주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현수는 매니저에게 자신의 블랙카드를 건넸고, 한편으로는 그 시계 카탈로그를 유심히 쳐다보며, 몇 개의 시계를 추가로 주문하게 되었다.
즉, 두 쌍의 커플 시계!
그러니까 이들 중 한 세트는 자신이 가질 거고, 또 다른 세트는 부모님에게 드릴 생각인 것이다.
그렇듯 추가로 시계 주문까지 마친 현수는 서둘러 백화점에서 나왔고, 이제 청담동 KHS컴퍼니 본사로 향하게 되었다. KP커뮤니케이션 박창석이 KHS컴퍼니 본사로 온다고 해서, 그를 만나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 긴급히 이야기를 나눌 생각인 것이다.
-65-
“···빨리 와요. 김 대표님. 저쪽! 저기가 아주 명당자리인데, 여기 옥상이 아주 좋은 곳인지 몰랐죠? 우와, 진짜! 날씨 한번 좋네!”
한편, 어느덧 조금씩 저물어가고 있는 가을 하늘의 풍경! Stock24 강연 때문에 순식간에 하루를 거의 다 날려 버린 현수는 조금 전 백화점을 거쳐 청담동 본사에 도착했고, 이때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친구 박창석을 만났는데···. 그런데 친구 박창석은 갑자기 현수의 손을 잡고서 현수를 이 옥상으로 데려왔던 것이다.
보통, 이 옥상은 담배 흡연자들이 주로 찾는 곳인데, 그러다 보니 현수는 본사 입주 때 몇 번 이곳을 둘러본 뒤, 그 이후로 처음이었다.
그러나 아주 화창한 가을 풍경 때문인지, 지금 옥상의 전망은 아주 놀라울 정도로 화사하고 또 아름다운 풍경을 갖고 있었다.
즉, 아주 넓게 열린 파란 하늘이 점점 더 붉게 물들어가 가는, 그 모습은 무척 감상적이기도 하고 또한 아주 예술적인 게 사실이다.
그래서 현수는 가볍게 탄성을 질렀는데···. 반면, 회사 대표와 회사 상무가 갑자기 이곳에 나타나자, 여기저기서 담배를 태우던 직원들은 깜짝 놀라며 얼른 한쪽으로 물러서고 있었다. 그러나 현수는 괜찮다는 손짓을 한 뒤, 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한쪽 구석진 곳으로 걸어갔고, 거기서 박창석과 함께 나란히 섰다. 그리고 이때, 박창석은 바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는데, 현수는 피식 웃으며 계속 저 너머 가을 하늘을 가만히 쳐다봤다.
“그러니까 김 대표님. 조만간 큰 판이 벌어진다는 그 말이죠?”
한편, 주변에 직원들이 있어 박창석은 예의상 높임말을 섞어서 말을 했고, 현수도 이때만큼은 예의를 좀 갖춰 대답했다.
“그렇죠. 박 상무님.”
그러고 보면, 박창석은 KP커뮤니케이션 공동대표이기도 하지만, KHS컴퍼니 재무인사본부 부본부장 겸 상무 이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박 상무님. KP커뮤니케이션 일로 많이 바쁘시겠지만··· 이쪽 인사 업무도 좀 들여다봐야 할 것 같네요. 그러니까 현재 운용 중인 야간데스크 팀을 지금 기준 최대 3배까지 확대하고, 해외 법인들 역시 직원 숫자를 최대 2배 정도 늘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는 현수는 또 말을 했다.
“또한, 회사를 좀 더 큰 곳으로 옮겨야겠습니다. 뭐, 여기가 경치도 좋고··· 흠, 위치도 좋지만, 좀 좁다는 생각이 이제 드니까요.”
“아! 대표님. 회사 사무실 이전 건은 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박창석은 하얀 담배 연기를 저 멀리 뿜어냈다. 그렇듯 박창석이 바로 동의를 하는 이유는, 잠실에 위치하고 있는 KP커뮤니케이션는 사무 공간이 무척 넓어 그 때문에 업무 효율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바람을 쐬면서 현수는 붉은 노을이 어우러진 멋진 가을 하늘 풍경을 잠시 즐겼고, 그 뒤 다시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뒤에도 20분가량 박창석과 회의를 더 한 뒤, 현수는 이후 배달 도시락으로 저녁을 먹었고, 한편으로는 그때부터 전자결제 서류들을 보면서 차근차근 결제승인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들을 하다 보니 시간은 아주 빠르게 지나갔고, 어느덧 저녁 8시가 되자, 현수는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기지개를 켜며 어깨 근육을 조금 풀다가, 이때 다시금 시각을 확인하게 되었다.
‘음, 8시 1분? 아직 시간이 좀 더 남아 있네.’
즉, SBC 밤 11시 뉴스, 오늘의 주식 방송 코너는 최근 대중의 관심이 무척 커진 터라, 특별히 생방송 촬영을 하기로 했는데, 그래서 방송국에 들어가기 전까지 아직 자신에게 시간이 좀 더 남아 있는 게 사실이었다.
‘뭐, 9시까지 대기실에 도착해 있으면 된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이때 현수는 갑자기 뭔가가 떠올랐고, 그래서 그는 최근 너무 바빠 잘 확인하지 못하던 N포털사이트 개인 이메일 계정을 모처럼 열어보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