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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인 투자가 김현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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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정말 대단하십니다. 김 대표님. 그리고 지금 실검 1위에도 오르셨던데, 그거 아십니까?”
“아. 네. 좀···.”
그렇듯 현수는 조금 멋쩍어하며 피식 웃게 되었다.
그런데 실제로 N포탈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랭킹은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고스란히 반영한 듯, 유니언테라피 하한가 사태가 터진 직후부터 현수의 이름을 실검 1위로 아주 높이 올리고 있는 중이었다.
즉, 실시간 검색어 1위, 김현수
2위 유니언테라피 하한가 사태
3위 대진테크
4위 공매도
5위 더 퍼스트 제너레이션 II
6위 KP커뮤니케이션
7위 대주주 하한가
8위 인방 지존
9위 KHS컴퍼니
10위 개미군단 인방
11위 Stock24 항의전화
······
그렇듯 실시간 검색어들이 현수와 관련된 것들로 도배가 되고 있었고, 또한 인터넷판 각종 기사들 역시 그런 분위기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KHS컴퍼니 김현수 대표, 유니언테라피 하한가 적중!!」
「믿을 수 없는 신기를 발휘한 KHS컴퍼니 김현수 대표」
「유니언테라피 주주들, 줄초상···」
「유니언테라피 설립자 박지호 대표, 보유 지분 장내 매각 시도한 듯···」
「유니언테라피 장중 하한가 도달···」
「Stock24 유료회원들, 강남귀족 김준성씨에 대한 항의 전화 빗발쳐···」
「유니언테라피 주주들, 주가 조작 혐의로 강남귀족 김준성씨 고발 의사 밝혀···」
「강남귀족 김준성씨, 긴급 사과 성명 발표···」
「KP커뮤니케이션, 인터넷 주식방송 시장 점유율 크게 늘어날 듯···」
「KP커뮤니케이션 무료회원 숫자, 200만 명 돌파!」
「KP커뮤니케이션, 유료회원 유치를 위한 할인 이벤트 발표···」
「Stock24 고민 깊어질 듯, 유료회원권 환불 항의 빗발치고 있어···」
「Stock24, 곧 회사 사과문 게시 시사···」
「유니언테라피 재무 상황 엉망! 검찰 내사 본격화?」
「놀라운 반전! 김현수 대표는 과연 공매도 진입까지 예측했나?」
「이번 사태의 승자는 결국 공매도, 기관투자자들! 막대한 시세 차익을 남겨···」
「새로운 주식 문화 창출의 선두 주자! KHS컴퍼니 김현수 대표!」
「SBC방송국, 대한민국의 오늘, 10월 마지막 강연자로 김현수 대표 낙점!」
「천재적인 투자가 김현수 대표! 국민적 관심 초집중!」
「더 퍼스트 제너레이션 II 인방 녹화편집본, 초단시간 유튜브 1천만 회 돌파!」
그렇듯 현수는 유니언테라피 하한가를 적중하면서 사회적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그런데 사실 유니언테라피 종목이 하한가로 추락하기 직전까지의 그 과정들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한편으로는 국내 주식판의 아주 무서운 면모들이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즉, 엉망진창이 된 회사라고 해도 상장기업이다 보니, 주가 뻥튀기를 할 수 있었고, 특히 세력이 붙어 있을 경우, 그 주가가 한없이 날아오를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결국, 그 과정에서 애꿎은 일반 주주들은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데···. 한편으로는 시세 조정 역할을 맡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힘이 생각보다 아주 대단하다는 점이었다.
일례로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일종의 특혜성이라 할 수 없는 시장조성자 지위를 갖기도 하는데, 이때는 주식거래세가 면제되는 특혜가 있어, 이들 기관들은 자기들끼리의 자전거래를 통해 시세 조정을 하면서, 때로는 아주 지독하게 개미털이를 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결국, 힘없는 개미들은 이런 시장조성 과정에서 배척을 당하고, 결국 손절 청산을 당하거나 혹은 존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뒤늦은 후회와 심적 고통을 당한 게, 바로 대한민국 주식판에 드리워진 개미지옥의 현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어쨌든 이번 사건들을 통해 대단한 언론적 관심과 국민적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된 현수는 좀 더 느긋해진 마음으로 SBC 밤 11시 뉴스, 오늘의 주식 코너 녹화 방송을 진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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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김현수 대표님! 대표님! 잠시만요.”
SBC 밤 11시 뉴스 오늘의 주식 코너 녹화를 마치고 이제 촬영장에서 나와 대기실로 돌아가던 현수는 이때 반색하며 고개를 돌리게 되었다.
다른 통로 쪽에서 걸어 나온 기상캐스터 박신혜, 그녀가 등 뒤에서 자신을 부르며 자신에게 아는 척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 저번에 이형준 차장의 소개로 처음 인사를 나눴고, 그때 그녀는 자신과 같은 대학 출신이라고 말했었는데, 한편으로는 서로 구면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현수는 박신혜 기상캐스터에 대한 묘한 궁금함이 있었던 게 사실이고, 그래서 지금 그의 표정은 바로 밝아지고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대표님. 녹화 촬영은 다 끝나셨어요?”
“네. 지금 막 마치고 나가는 길이었습니다.”
“네.”
“그럼 신혜씨는 지금 촬영하시러···?”
“네. 녹화 촬영.”
“하하. 그럼 내일 날씨가, 큰 변화가 없다는 말씀이군요?”
“그쵸. 녹화 촬영이란 게 특별한 기상 이변이 없을 때 하니까요.”
“아.”
“그래서 내일 날씨는 그냥 화창하고··· 또 바람도 아주 선선한, 아주 기분 좋은 가을 날씨가 될 거예요.”
“하하, 그렇군요. 그럼 제가 날씨 정보를 미리 알게 된 거네요?”
“아뇨.”
“네?”
“꼭 그렇진 않죠. 오늘 아침에도 날씨 예보를 했고, 밤 8시 뉴스에도 내일 날씨 예보가 나갔으니까요.”
“아, 그렇구나.”
그렇듯 우선 가벼운 이야기부터 끝냈는데, 곧이어 박신혜 기상캐스터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이때, 현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조심스레 쳐다봤다.
그러고 보면, 이제 겨우 두 번째 만난 것이지만, 그럼에도 볼 때마다 어떻게 저렇게 이쁠 수가 있을까. 아름다운 여배우 최인영과 비교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박신혜 기상캐스터의 미모는 아주 뛰어났다.
특히, 길고 진한 눈썹 아래로 유난히 반짝이고 있는 그 동공은 유난히 새카만 색채를 띠고 있지만, 또한 그 기운이 너무나도 맑아서, 마주 보고 있는 현수로서는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 더군다나 무척 작은 얼굴에 꼿꼿한 목선을 지닌, 또한 얼굴이 유난히 새하얀 그녀는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아주 인상적인 미녀였다.
“근데 김 대표님. 잠깐만 따로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그렇듯 그녀가 묻자, 이때 현수와 함께 움직이고 있던 스탭 한 명은 이내 ‘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즉, 이형준 차장이 다른 일로 좀 바빠 담당 스탭과 강태현이 현수와 함께 움직이고 있었는데···. 이때 그 스탭은 대기실로 먼저 가 있겠다고 이야기했고, 강태현 역시 현수의 눈짓을 받자 좀 더 떨어진 곳에서 경호 상태를 유지하게 되었다. 그렇듯 주변이 바로 정리되자, 비로소 그녀는 다시 입을 열게 되었다.
“김 대표님. 근데 우리 같은 대학 출신인 건, 아시죠?”
“네. 그때 신혜씨 말씀 듣고 좀 놀랐습니다. 다만, 제가 아무리 기억해도··· 그게 기억이 안 나는데···.”
한편, 깔끔한 양복 차림인 현수. 그는 아주 핸섬한 모습으로 부드럽게 대답을 이어나갔는데···. 이때, 그런 현수의 모습을 유심히 쳐다보던 박신혜는 입가에 미소를 살짝 보이며 대꾸했다.
“네. 아마 기억을 떠올려 봐도 모르실 거예요. 대학 때··· 서로 잠깐 딱 한 번, 인사를 나눈 게 끝이라서··· 너무 순식간이라, 기억도 못 하실 거예요.”
“네? 근데 저희가 인사를 나눴다고요?”
“네.”
“아아··· 도무지 저는 기억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호호. 기억 못 하셔도 충분히 이해돼요. 그리고 그때 저는, 치아교정기도 끼고 있어서 아마 좀···.”
“네?”
“풉, 볼품없었다고요.”
그 순간, 두 눈이 부드럽게 휘어지며 웃는 박신혜를 보면서, 현수 역시 바로 피식 웃고 말았다.
왜냐하면, 아무리 치아교정기를 꼈다고 해도, 저 정도 급 외모가 망가질 일은 절대 없을 테니까 말이다.
‘하하, 근데 왜 진짜 기억이 안 나지?’
즉, 다시 생각해봐도 아주 이상할 노릇이었다. 자신이 어떻게 저런 미녀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그 좁은 캠퍼스에서 저 정도 급 미녀라면 아무래도 큰 소문이 났을 텐데. 그래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현수가 다시금 미간을 오므리자, 이때 박신혜는 또 입을 열고 있었다.
“아마 기억하려고 해도 절대 기억이 안 날 거예요. 대체 왜 그러는지 아세요?”
“네? 그럼 뭔가 이유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신혜씨! 빨리 말씀해주세요.”
그렇듯 현수가 요구하자 박신혜는 이때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보였다. 현재, 아주 가늘고 우아한 허리가 그대로 드러난, 몸에 쫙 달라붙은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는 박신혜는 마치 여신 같은 모습인데···. 그런 그녀가 계속 자신한테 관심을 보이며 또 대화를 걸어오고 있는 터라, 현재 현수는 무척 눈이 즐겁기도 하고, 또한 귀가 무척 달콤하기도 한 상태였다. 그런데 곧 이어진 그녀의 말을 듣게 된 현수는 뜻밖에도 그 표정이 바로 굳어지고 있었다.
“음. 좋아요. 말씀드릴게요. 저··· 혜정이 친구예요.”
“···??”
“저 혜정이 친구.”
“···???”
“음. 혜정이가 좀 유별났잖아요.”
“···.”
“혹시 혜정이 소식 들었어요?”
“···.”
“대표님”
“···.”
“···.”
“···.”
“죄송합니다. 대표님.”
“아, 아닙니다.”
“괜히 제가···.”
“아뇨! 근데 정말 신혜씨가···?”
“네. 죄송합니다. 대표님.”
“아, 아닙니다. 근데 사실··· 혜정이 이야긴··· 저도 어느 정도 들었습니다···.”
“그럼 결혼한다는 것도?”
“네.”
“음. 죄송해요. 대표님. 제가 괜히 이 이야길 꺼내서.”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이야기를 꼭 해야 할 것 같아서. 물론 지금은 저랑 혜정이가 좀 서먹서먹해졌어요. 이것저것 사소한 일들이 좀 있다보니···.”
“네···.”
“하지만, 그런 의미에서, 저는 김 대표님이 더 대단하신 분이라고 봐요.”
“네?”
“공시 준비하셨다고 들었어요.”
“아, 그건 예전에.”
“그런 공시 준비하시던 분이···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하신 분이 되셨잖아요?”
“아, 아직 그 정도는 아닙니다.”
그렇듯 현수는 아주 겸손하게 말했지만, 이때 현수를 바라보고 있는 박신혜의 두 눈은 점점 더 강렬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때, 현수는 그녀를 마주 바라보는 게 조금 어색해진 게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전 여친과 관련된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심리적 거북함이 저절로 일어났던 것이다. 즉, 조금 전까지 강했던 그녀에 대한 호기심과 호감이 점점 옅어지더니, 어느덧 현수의 마음속에서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그런 현수의 모습과는 달리, 지금 박신혜는 그 이야기를 꺼낸 뒤 아주 홀가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두 사람 사이에 전혀 다른 감정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그런 줄도 모르고 박신혜는 계속 말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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