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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되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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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9일, 오후 1시 20분!
어느덧 정규장 후반부 시간대로 넘어가고 있는 바로 그 시각.
그런데 바로 그 무렵, 유니언테라피 호가창은 갑자기 널뛰기를 하듯 아주 격렬하게 호가가 상방, 하방을 번개같이 오가는 아주 큰 변동폭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즉, 호가 35,750원대를 중심으로 36,000원과 35,500원을 미친 듯이 오가던 호가가 어느 순간 파상적인 하방 압력을 견디지 못한 듯, 마치 거대한 물줄기를 품고 있는 폭포수처럼 무섭게 낙하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35,500원.
35,350원.
35,100원.
35,000원.
34,950원.
34,750원.
34,450원.
34,200원.
······
그리고 그 결과, 힘없이 모래성이 무너지듯, 유니언테라피 주가는 아주 무섭게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김 과장님! 해외투자사들 쪽에서도 이 종목! 공매도에 뛰어든 것 같습니다! 차라리 더는 조정 없이 그냥 있는 물량, 다 집어넣겠습니다!”
“오케이! 장 대리! 나도 봤어! 그냥 무조건 다 집어넣어!! 다들 이거 노리고 있는 것 같으니까, 무조건 위쪽을 더 잡아야 돼!”
그렇듯 KG신용투자 국내주식부문 김형석 과장은 있는 힘껏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왜냐하면, 공매도는 고점에서 매도를 먼저하고 나중에 저점에서 매수를 해서 주식 숫자만 맞춰서 상환하면 되는데, 이때 고점 매도 평균가와 저점 매수 평균가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그 시세 차익을 더 크게 누릴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서 지금 고점 매도를 하게 된다면, 더 큰 수익을 챙길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장 대리! 어떻게 됐어?”
“네! 김 과장님. 저는 물량 매도, 전부 다 했습니다!”
“그럼 평균 매도가는?”
“네. 36,265원. 최초 고점을 잡았던 게 좀 컸습니다.”
“흠. 36,265원이라? 나쁘지는 않은데.”
그리고 이때, 김형석 과장의 시야의 잡히고 있는 유니언테라피 호가창의 모습. 이 호가창은 지금 벌집이 되어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즉, KG신용투자 외에도 각 투자사들이 벌떼 같이 달려들면서 지금 유니언테라피의 주가는 어느덧 대폭락 끝에 32,650원(+6.35%)까지 추락한 상태였다.
특히, 수많은 공매도 세력들이 하나의 먹잇감을 노리며 달려들고 있었고, 그로 인해 주가 폭락의 폭은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였다.
또한, 일반 주주들 역시 갑작스러운 주가 폭락에 대경실색하며, 서둘러 자기 보유 매물들을 내놓으면서 주가 하락을 더욱더 부채질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조금 전 36,000원이었던 주가가 32,650원으로 떨어지는데 딱 3분이 걸렸고, 32,650원에서 전일 종가인 30,700원으로 떨어지는데 딱 1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물론 중간에 VI가 발동되지 않았더라면 그 호가 추락은 더욱더 빨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오후 1시 25분이 되는 시점의 유니언테라피의 주가는 전일 종가 30,700원보다 600원이나 더 떨어진 30,100(-2%)원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경악을 금치 못한 사람들은 인터넷 종토방으로 달려갔고, 반면 유료 인방 회원들은 김준성의 인방 실시간 댓글창을 통해서 혼란, 당혹, 분노, 좌절, 이상 증세 등의 각종 감정들을 우르르 쏟아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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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게 무슨 날벼락???」
「미쳤다!!! 미쳤어!!! 이거 진짜 미친 거 맞지??!! 내가 제대로 본 거 맞지???」
「나, 지금 심장이 너무 뛰어서···」
「무슨 호가가 갑자기 이따구로 엉망진창이 되냐?」
「호가 29,500원? 더 떨어지고 있잖아?」
「아악! 29,100원!!!」
「왜 이래!! 왜 이래!!! 멈춰!! 멈춰라고!!!」
「나 죽는다!!! 진짜 멈춰!!!」
「대체 이건 무슨 귀신이 곡할···」
「ㅅ발!! 나 뭐야? 강남귀족 믿고 잠깐 일 보고 왔더니···ㅠ」
「이거 진짜 실화???」
「뭐야? 27,550원???」
「나 아직도 못 팔았음ㅠ 어떻게 팔지? 매도해도 계속 위로 올라가 버려!!」
「멍청아, 그냥 매도가, 하한가 넣고 그냥 매도 버튼 눌러!」
「아씨, 미쳤다! 이게 대체 무슨 일!!!」
「지랄 염병!!!」
「이거 진짜 실화 맞어???」
「뭐야? 나 지금 –25퍼!!」
「나 –18퍼!! 18! 18! 18! 18!」
「난 –20퍼」
「나 -10퍼!!!」
「ㅅ발!! 순식간에 –3천만 원!!!」
「미쳤다!! 이건 무슨 개지랄??」
「강남귀족 ㅅ발아!!! 왜 갑자기 방송 중단???」
「ㅅ발!!! 갑자기 욕 나오네!! 방송 컷 된 것 맞지??」
「나도 욕만 나온다! 욕만 나와!」
「ㅅ발!!! 이거 대체 뭐 하는 짓이냐고??!!」
「이건 무슨 개폭포수도 아니고! 개폭락이냐!!!」
「호가창 봐라! 완전 쫄망한 듯」
「이게 대체 뭔 일이야ㅠ」
「아! 미쳐! 지금 26,000원대 무너지고 있슴ㅜ」
「갑자기 이거 왜 이러는지 아는 사람??」
「악!! 근데 대체 또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
「이거 뭐야?」
「뭐야?」
「뭐지?」
「헉!!!」
「진짜 미쳤다!!」
「ㅅ발!!! 지금 매물 나온 게 500만 주 맞아???」
「이건 또 무슨 황당 시츄에이션???」
「매도 물량 500만 주!! 튀어나옴!!」
「미쳤다!!」
「대체 이거 누구 짓이야??」
「대체 무슨 일인지 아는 사람??」
「아까 것은 분명 공매도 같은데··· 지금 500만 주는 잘 모르겠슴」
「공매도??!!」
「ㅅ발! 혹시 개미군단이 뭔 짓 한 거 아냐??」
「ㅅ발! 그럴 리가 없잖아! BJ는 자기 종목 못 건드려!!」
「그럼 누구야!?」
「존나! 지랄!!」
「근데 강남귀족님은 또 어떡하지?」
「아씨! 쪼또!! 미치겠다!! 강남귀족이고 나발이고 이거 대체 뭐야!! 대체 어떡할 거냐고!!」
「그럼 500만 주는 대체 누가??」
「으음, 확실히 대주주 물량인 듯」
「대주주???」
「대주주!!!」
「설마 유니언테라피 박지호 대표??!!」
「설마??」
「아이씨!! 이게 대체 뭐야?? 설마 상한가가 그냥 함정이었어??」
「함정?? 설거지??」
「ㅅ발!! 아무리 공매도라도 해도 500만 주가 갑자기 나올 리 없잖아!!」
「지금 –29.97%, 하한가 도달, 맞지?」
「ㅅ발!! 21,500원!! 하한가!!」
「근데 저 ㅅ발들은 누구야!! 지금 대주주 물량, 야금야금 먹어치우고 있는데?」
「그럼 공매도 세력들, 저거 받아서 처먹고 있나?」
「혹시 박지호 대표랑 찜쪄먹은 거 아냐?」
「ㅠ이건 완죤 부도각」
「부도??」
「ㅅ발!! 재무제표 봐!! 개 엉망진창이잖아!!」
「자본 유보율 개쩔어. 커피 살 돈도 없을 듯···」
「강남귀족 그 새끼!! 그 새끼!! 대체 어디 갔어!!」
「강남귀족 ㅅ바새끼!!」
「그러니까 개미군단이 제대로 분석한 게 맞네ㅠㅠ」
「ㅅ발!!」
「미치고 환장하겠네!!」
「피해, 다들 어떻게 돼요??」
「저 천만 원 날림ㅠ」
「–750」
「-8백」
「-50」
「-2억」
「-3억」
「-3천3백」
「-5천」
「-7백」
「-2억, 저 한강 가야 할 듯ㅠ」
「저도 한강 행ㅠㅠ 신용땜시 보증금 거의 다 날릴 듯ㅜ」
「ㅠ마누라한테 뒤졌다ㅠ」
「존나 짜증나!! 강남귀족 ㅅ쌔이!!」
「강남귀족 ㅅ바!! 빨리 안 나와!!」
「전화합시다!!」
「그 새끼 족쳐야 돼!!」
「회사로 전화합시다!!」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다 헤쳐 먹은 거잖아!!」
「이건 무조건 소송 감!!」
「내 팔자에 무슨 상한가 노리다가···」
「여기 유료회원 가입도 했는데;;; 환불 안 돼???」
「환불!!」
「환불!!」
「피해 보상!!」
「피해 보상!!」
「환불!!」
「환불!!」
「피해 보상!!」
「쓰레기 Stock24!! 대체 뭔 인방을 이따구로 하냐!!」
「역시 인방은 개미군단님이 최고인 듯!!」
「이런 쓰레기는 볼 것도 없어!!! 환불받고 KP커뮤니로 넘어가자!!!」
그렇듯 인방 실시간 댓글창이 쑥대밭이 되고 있는 그 시각, PD의 갑작스러운 컷 신호와 함께 방송이 중단되게 된 김준성은 지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모습으로 휴대폰을 붙들고 버럭버럭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김 이사님!! 이게 대체 왜 안 된다는 겁니까? 우리 작업, 한두 번 하는 겁니까!! 지금 이대로 끝나면 저 죽어요!! 다 같이 죽어요!! 김 이사님!! 제발!! 아이씨! 왜 계속 돈이 없다고 그래요? 아, 시발!! 김 이사님 그래도··· 아이씨, 왜 저한테 또 욕을 하고 그래요! 김 이사님!! 이게 왜 제 탓이냐고요!! 제 잘못 하나도 없어요!! 아까 마이너스 되는 순간, 박지호 그 새끼가 후달려서, 지 물량 토해낼 줄 제가 어떻게 알았냐고요!! 지금 그 새끼 통화는 안 되지만, 제가 어떡하든 통화합니다! 박지호 그 새끼 물량 빼면, 그럼 김 이사님이 나서서··· 아, 시발!! 공매도 새끼들 때문이지, 제가 뭘 잘못한 게 없잖아요!! 아이, 씨이! 왜 전화는 갑자기 끊고 지랄이야!! 지랄은!!”
그런데 김준성은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난 뒤 두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고, 한편으로는 도저히 다시 통화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성난 김청준 이사. 그는 통화 중에 온갖 욕설이란 욕설은 다 쏟아냈고, 특히 막판에 내장을 다 뽑아서 팔아먹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는데, 그 말 자체가 보통 섬뜩한 게 아니었다.
‘아, 시팔.’
결국, 김준성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사실, 이번 방송에 걸린 게 생각보다 많았다. 그러나 이번 일이 이런 식으로 끝날 줄은, 그는 불과 몇십 분 전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못 한 게 사실이었다.
‘아아, 이거 대체··· 이걸 대체 어떡하냐···.’
결국, 두 다리의 힘마저 풀려버린 김준성은 그대로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앉았고, 그러다가 이내 바닥에 힘없이 누워버렸다.
그런 그의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스탭들과 최현세 PD의 얼굴은 지금 새카맣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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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9일 목요일 저녁 7시.
한편, 현수는 SBC 방송 녹화본 촬영을 위해 SBC 방송국을 찾게 되었는데···. 이때 대기실로 몰려든 이형준 차장 외의 수십 명의 스탭들로부터 일제히 큰 박수갈채를 받게 되었다.
“하하하! 정말 축하드립니다. 김 대표님! 오늘 정말 큰 건을 무려 두 건이나 하셨더라고요! 오! 정말 축하드립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이 차장님.”
그러면서 무안한 듯, 씩 웃고 있는 현수.
그러고 보면 지금 각종 언론들은 한바탕 난리가 난 상태였다.
즉, 그들은 쉴 새 없이 현수와 관련된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었는데···. 특히, 이번 일이 워낙 극적인 반전이라, 거의 몇 시간짜리 할리우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주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먼저, 장 초반에 터진 대진테크 상한가 예측 적중!
그리고 장 후반에 터진 유니언테라피 하한가 예측 적중까지!
그렇듯 이 두 사안들을 정확히 적중한 KHS컴퍼니 김현수 대표에 대한 관심이 유니언테라피 하한가 비극과 겹치면서, 더욱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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