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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되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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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하하하! 이거 진짜 대박인데!”
현재 장 내, 유니언테라피의 순항이 계속되고 있는 오후 1시 2분.
지금 Stock24 최현세 PD는 정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사실, 그는 오늘 장 시작 전, 강남귀족 김준성의 느닷없는 발언을 듣고서 그때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즉, 강남귀족 김준성이 장 시작 전 인사말에서 갑자기 KHS컴퍼니 김현수 대표와의 인방 대결을 거론하면서, 결코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은 일들을 독단적으로 벌이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대경실색한 그는 곧바로 현장으로 뛰어나왔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나 그 일은 도저히 수습할 수가 없었다.
이미 생방송 중에 내뱉어진 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저기, 준성씨, 대체 왜 그래요? 이런 건 실무진 상의 없이 BJ 독단적으로 할 일이 절대 아닙니다! 알겠어요?”
그렇듯 중간 브레이크 타임 때, 최현세 PD는 다소 신경질을 부리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Stock24 최고의 간판 BJ인 강남귀족 김준성에게 더 심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김준성은 에이스 중의 에이스라서 그만큼 별도의 대접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만, 그때 최현세 PD는 이 말을 덧붙인 바 있다.
“···흐음. 그럼 이왕 이렇게 된 거, 차라리 애매하게 가는 것도 괜찮을 수 있으니까, 그럼 이렇게 합시다! 이왕이면 이기면 좋겠지만··· 준성씨가 지면 회사 피해가 심각해요. 그러니까 무조건 이기든지 아니면 비기든지. 알겠죠? 우리가 KP커뮤니케이션 쪽은 바로바로 모니터링해 줄 테니까, 그 정보 받으면서 방송합시다. 알겠죠?”
그러고는 최현세 PD는 스탭들에게 지시해서 김현수 대표의 방송을 아주 집중해서 모니터링하게 했고, 또한 자신은 아주 긴장하며 양쪽 인방을 지켜보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뒤, 최현세 PD는 아주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즉, 김현수 대표가 추천한 종목, 대진테크가 아주 수월하게 상한가 진입하는 그 놀라운 광경을 직접 보게 된 것이었다.
역시 김현수!
그런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김현수 대표는 정말 뛰어난 사람이었다. 저렇듯 투자 감각이 뛰어나니, 설립된 지 채 몇 개월도 안 된 KHS컴퍼니가 하루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할 일일 것이다.
그리고 어느덧 오전 10시 50분!
이때 양 진영이 종가 예측을 하며 발표를 했는데, 이때 뜻밖에도 김현수 대표는 현재 장중 흐름을 완전히 무시한 듯, 완전히 다른 예측을 하고 있었다.
“···음. 제가 예측하는 종가는 바로 21,500원, 즉 –29.97%, 하한가입니다···.”
즉, 그는 그렇게 하한가를 예측하고 있었고, 반면 김준성은 웃으며 힘차게 상한가를 예측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같은 종목임에도 완전히 다른 예측을 두 사람이 하게 된 상황인 것이다. 그 바람에 대다수 사람들은 경악했고, 그건 최현세 PD 역시 마찬가지다.
‘뭐? 하한가? 또 상한가? 그럼 대체 뭐가 맞아?’
그리고 그는 곧 몹시 불안해졌다.
설마 김현수 대표의 말대로 장중에 정말 하한가가 나온다면, 그렇다면 저 김준성은 이제 씻을 수 없는 명예 실추 외에도 돌이키기 힘든 이력 상의 큰 오점을 남기게 될지 모른다.
그런데 이 일은 절대 이 정도 선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다시 말해서 Stock24는 그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고, 또한 Stock24의 간판 BJ가 다른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아주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진짜 큰일 났네. 이걸 어떡하지?’
결국, 최현세 PD는 그때부터 도저히 다른 업무들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았고, 계속 유니언테라피 호가창을 쳐다봤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인방 송출을 멈춘 김현수 대표와 달리, 계속해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김준성의 모습 또한 쉴 새 없이 쳐다봐야 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아주 놀라운 일들이 눈앞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즉, 누가 봐도 명백한 유니언테라피 주가 상승세 때문이다!
‘뭐야? 지금 이거, 계속 오르고 있잖아?’
지금껏 정말 긴장하고 있던 최현세 PD는 그 때문에 조금씩 입가에 미소가 비치기 시작했는데···. 한편 한쪽 모니터를 통해 크게 보이고 있는 실시간 인방 댓글창 모습 역시 무척 폭발적인 환호와 대단한 흥분으로 완전히 들끓고 있는 모습이었다.
특히, 유료회원들은 이 실시간 댓글창에서 축하 세례를 쉴 새 없이 퍼붓고 있었고, 또한 한 스탭이 알려온 바에 의하면 Stock24 인방 무료회원가입 숫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김준성의 인방을 직접 보고 싶은 모양인지, 현재 유료회원 전환 숫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오! 그럼 결국 우리가 이기는 건가? 확실히 댓글창 분위기는 엄청나게 좋군.’
그렇듯 기분이 좋아진 최현세 PD는 그 댓글들도 아주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
「인방 대전 승리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강남귀족님!」
「축! 승리!」
「축하해요. 강남귀족님^^」
「축하합니다」
「진짜 멋져요」
「오늘 무조건 상한가 갈 듯」
「역시 인방 1위 강남귀족!」
「인방계의 독보적 존재^^*」
「역시 강남귀족님^^」
「ㅎㅎ 멋져요!!!」
「그러고 보면 개미군단 좇도 아니네ㅋ」
「나 개미군단 짜증 나서, 여기 넘어옴」
「봐! 개미군단 진 거잖아! ㅋㅋㅋㅋ」
「우와! 어느덧 +24퍼 넘어섬 ㅋㅋ」
「현재 주가 38,250원, 진짜 돈 벌기 쉽네 ㅋㅋㅋ」
「현재 상승 모드 계속···」
「오예~ 가즈아~ 상한가 가즈아~」
「이젠 두말할 것도 없네 ㅋㅋ 강남귀족, 인방 1위! 자존심 지킨 듯」
「근데 진짜 얼척이 없지 않냐? 미친 개미군단 새끼! 무슨 하한가래?」
「ㅋㅋ 오늘자 개미군단 쫄보 등극!!! 쫄보 새끼 꺼져!!! ㅋㅋㅋ」
「쫄보는 무슨? ㄱㅂ신 인증」
「그냥 반짝스타 ㅋㅋ」
「그럼 이제 우리 강남귀족님 시대 활짝 열린 건가」
「가즈아! 3연상 갑시다!!」
「ㅎㅎ 딱 보니 이건 3연상짜리 차트!」
「고로, 한국의 진짜 워런버릿은 결국 강남귀족님^^」
「마자마자. 아마 강남귀족님이 회사 차렸으면, 개미군단보다 훨씬 더 잘했을 거야···」
그렇듯 강남귀족에 대한 열렬한 칭찬세례가 댓글창에서 쭉 이어지다가, 곧이어 유료회원들은 다시금 주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우와, 드디어 38,500원 넘어섬!!!」
「이제 얼마 안 남은 듯」
「이런 좋은 종목을 두고서 뭔 하한가???」
「개미군단 ㅆㅅ!!! 나 37,000원, 4만 주 입성했음」
「근데 개미군단 팬클럽에 가입한 인간들은 대체 누구야???」
「졸라 웃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개미군단 개쫄보 ㅅ끼! 주식 공부 새로 해라!」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은 듯 ㅎㅎ」
「상한가 39,900원! 이제 진짜 코앞이다! ㅋㅋㅋ」
「ㅎㅎ 내 평생 처음 상한가 맛보는 중임」
「앞으로 강남귀족 무조건 쫓아간다ㅋ」
「존나 멋지신 강남귀족님^^」
「근데 그러고 보면, 오늘 대결 레전드 대결 아닌감? 강남귀족님의 승리로 더 빛이 나지만···」
그렇듯 강남귀족 김준성의 승리가 더욱 확실시되던 바로 그 무렵, 즉 오후 1시 10분을 기점으로 주가는 무려 39,050원(+27.2%)까지 무섭게 치솟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진짜 상한가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 유니언테라피의 하한가에 대한 의심은 모두의 뇌리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유니언테라피 호가창에서는 작은 변화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었다.
갑자기 20만 주의 매물이 튀어나와 39,050원을 치면서 주르르 호가를 밀어내더니, 곧바로 10만 주, 5만 주, 3만 주, 2만 주 등으로 계속 매물들이 장내에 풀려나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때문에 주가는 38,650원까지 주르르 밀려났으나, 그런 하향세는 금방 끝나고 다시 상승세가 붙으면서 주가가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38,650원.
38,700원.
38,750원.
38,800원.
38,850원.
그렇듯 다시 치솟다가 38,900원 지점에서 다시 심한 저항을 받았다. 갑자기 이번에도 30만 주 매물이 풀리며 쏟아졌던 것이다.
그런데 그게 바로 대형 폭락의 시작이었다!
즉, 38,900원대부터 각 호가마다 수십 만주의 대기 물량들이 층층이 위로 쌓이면서 완벽한 상방 저지선을 형성했고, 곧바로 물량 투하가 시작되고 있었다. 이때, 매도 세력들은 하방 매수 대기 잔량들이 마치 먹음직스러운 먹이가 되는 듯, 아래쪽을 노리며 무섭게 매도 물량들을 쏟아냈는데, 그 바람에 삽시간에 주가는 38,050원까지 하락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강남귀족을 철석같이 믿는 대다수 개미들은 몇 보 후퇴 따위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왜냐하면, 실제 호가창에서 곧바로 상승 추진력이 붙으면서 38,250원까지 주가가 다시 치솟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반등은 사실상 더 큰 추락을 위한 또 다른 예비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 하방 매수 대기 주문들이 우르르 몰려들며 하방 매수 저지선을 쌓자, 그 먹잇감을 다시 노리며 묵직한 매도 물량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주식거래량은 아주 무섭게 폭증했고, 동시에 호가는 미친 듯이 아래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이때 아주 새파란 색채의 하방 거래체결량 폭포수가 산더미같이 우수수 쏟아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13,500.
12,000.
50,000.
3,500.
250.
300.
50,300.
50,000.
25,000.
120,000.
50,000.
70,000.
23,000.
5,000.
5,000.
2,000.
100,000.
······
결과적으로, 38,250원에서 36,000원까지 떨어지는데 딱 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바로 직전까지 강남귀족 쪽 인방 실시간 댓글창은 아직도 찬티 일색이었다.
마치 전쟁의 포화가 바로 코앞인데, 전혀 실감하지도 못하는 바로 그런 모습이나 다를 바 없었다.
「ㅎㅎ 강남귀족님 졸라 멋지심 ㅎㅎ」
「연예인 후광빨도 있는 듯」
「강남귀족님 열라 부럽다 ㅎㅎ」
「난 왜 이렇게 여기 댓글들이 다 좋지? 기분 좋아 ㅋㅋ」
「근데 아까 개미군단 쪽, 좀 살벌했음」
「마자. 개미군단이 좀 심했지」
「이렇게 오르는데 그걸 사지 말라고?」
「ㅋㅋ 거기 무료회원 열나 유치하면 뭐하냐? 욕만 쳐 들어먹을 걸 ㅋㅋ」
「ㅋㅋㅋㅋ」
「근데 언제 장 끝나?」
「난 저녁에 한우 먹으러 가야징!!!」
「나두! 나두!」
「근데 그 좀! 그 상한가 좀 빨리 갑시다! 나 3시에 약속 있어요!」
「그래요! 이왕 갈 걸, 그냥 가자고요!」
「상한가~ 상한가~ 신나는 노래~」
「자자, 다들 고롬 다시 한번 더 축하합시다 ㅎㅎ」
「축하해요^^」
「존나 멋진 주주님들 축하드립니다」
「강남귀족님 감사합니다」
「근데 지금 추매해도 되나요?」
「어, 저도 지금 더 매수하고 싶은데?」
「ㅋㅋ 그럼 빨랑 매수하세요! 이런 제약바이오주는 한 번 가면 2상, 3상 기본 깝니다 ㅋㅋㅋ」
「존나 기분 좋네 ㅎㅎㅎ」
「근데 강남귀족님··· 이렇게 인기 좋으면 나중에 국회의원 되는 거 아닌감?」
그렇듯 화기애애한 실시간 댓글창 분위기.
그런데 그곳이 완전히 쑥대밭이 된 것은 그로부터 딱 1분 뒤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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