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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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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회원님들, 현재 시각! 정확히 10시 10분! 10분 휴식은 이제 끝났고, 이제부터 다시 실시간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렇듯 앞서 대진테크 상한가 안착을 견인해낸 현수는 10분간의 휴식을 취했고, 그 뒤 생방송이 다시 시작되자, 이번에는 유니언테라피 종목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현재 유니언테라피 주가는 상당히 오른 상태다.
현재 주가 32,750원(+6.68%).
즉, 전일종가 30,700원보다 2,050원이나 오른 상향 추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모습인데, 이런 호가와 호가창의 모습을 유심히 쳐다보던 현수는 바로 입을 열었다.
“···음. 우선 유니언테라피는 장 시초 하락 출발했으나, 어느덧 상승세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내 물량이 워낙 많아 상승 폭이 아주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 상승 기세는 아주 뚜렷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앞서 제가 말씀을 드렸듯이, 이미 집중 매수 구간인 플러스 마이너스 5% 범위에서 벗어난 상태입니다. 즉, 현재 주가 32,750원은 +6.68% 상황. 그래서 저는 이 타이밍에서는 절대 매수 추천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앞서 매수를 이미 하신 분들은 익절 매도를 할 찬스가 오겠지만, 아직 매수하지 못하신 분들은 좀 더 두고 보시게 좋다고 봅니다. 즉, 이 종목의 흐름은 딱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그렇듯 현수는 유니언테라피에서 대해서 아주 냉정하게 말했는데···. 그러나 이때 실시간 댓글창은 이내 뜻밖이라는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왜냐하면, 현재 이 프로모션 방송 접속자 50만 명 중, 대다수는 인터넷판 기사를 보고서 뒤늦게 부랴부랴 접속한 터라, 현수의 인방 첫 발언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불만 섞인 댓글들은 우수수 쏟아지고 있었다.
「뭔 소리래? 계속 오르고 있는데 왜 매수가 안 돼요???」
「뭐야? 매수 하지 말라고요?」
「저쪽 강남귀족 쪽은 계속 사라고 하는 뎁쇼?」
「마자요. 강남귀족 지금 사라고 난리 부스르」
「일하다가 돈 벌려고 들어왔는데··· 이거 대체 무슨 말? 사지 말라고요???」
「지금 사면 안 돼요?」
「나 지금 사고 싶은데???」
「개미군단님, 진짜 사면 안 돼요?」
「왜 못 사지?」
「사야 하는 거 아닌 감?」
「왜 말려?」
「아, 열 나. 진짜 사지 말라고?」
「이거 뭥미? 개미군단이 찍으면 무조건 상한가라메? 이거도 상한가 안 가나?」
「왜 이래? 프로 같지 않게?」
「사람도 많은데 그냥 사라고 해요. 그냥 그대로 상한가 가겠다」
「이거 매수 독려하면 그냥 상한가 아닌가?」
「개미군단님, 진짜 매수하면 안 돼요?」
「이상하다. 강남귀족, 계속 사라고 난린데? 」
「ㅠ지금도 오르고 있다ㅠㅠ」
「이거 뭔 일?」
「주가 급등 시작ㅠ」
「뭔 일이래?」
「강남귀족은 사라고 하는데, 개미군단은 사지 말라고 하고···」
「왜 이래, 이 사람」
「대체 어느 장난에 맞춰야 하남?」
「아씨, 짜증 나」
「나 몰라, 난 무조건 살래」
「무조건 상승 각」
「다들 알지? 강남귀족 무시 못 해. 이거 진짜 상한가 갈 수 있음!!」
「지금이라도 사야 하는 거 아닌가?」
「나 살래욧!!!」
「저도욧!!!」
「앗, 벌써 33,150원!」
「이거 무지하게 오르는데」
「이거 상 가는 거면, 지금 사면 개꿀 아닌가?」
「아씨, 뭐야?」
「개미군단님! 저 사고 싶어욧!!!」
「개미군단아, 나 그냥 산다!!!」
「니들도 빨리 사!!!」
「개미군단 빠빠이, 나 강남귀족한테 갈래 ㅋㅋㅋㅋ」
「강남귀족이 더 잘하는 듯 ㅋㅋㅋㅋ!」
「ㅂㅅ들 빨리 손절하고 강남귀족으로 넘어와」
「빨리 매수하고 상한가 먹자 ㅋㅋㅋ」
「이것도 상한가 가즈아~」
「강남귀족 파이팅!!!」
그렇듯 실시간 댓글창의 반응은 금세 매수 쪽으로 기울어지며 현수에게 아주 불리하게 바뀌고 있었다.
왜냐하면, 실제로 유니언테라피의 주가가 계속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수는 현재 계속해서 매수 보류 의견을 내고 있었고, 반면 조금 전 대진테크의 상한가를 맛본 사람들과 달리, 아직 그런 맛을 보지 못한 대다수 사람들은 뭐라도 맛보고 싶어 지금 혈안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만약 지금 현수가 ‘이거 매수하세요!’ 하는 순간, 이 종목은 바로 상한가로 날아갈 수 있는 모든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현수가 계속 매수 보류 의견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음. 근데 동시접속자 수가 무려 50만 명이라고? 휴, 혹시 몰라 창석이가 대비한 게 천만다행이네. 다만, 여기서 접속자 수가 더 늘어나게 되면, 방송 중단 사태가 터질 수도 있는데···.’
그렇듯 현수는 인방 서버 상태가 먼저 염려되었고, 한편으로는 댓글창 분위기 역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음. 그래도 그렇지. 내가 오늘 종가를 알고 있는 상황인데, 절대 매수 추천을 할 수는 없지.’
왜냐하면, 아까 장 시작 전, 현수가 마지막으로 읽은 유니언테라피의 종가! 그것은 결국 상한가 39,900원이 아니라, 하한가 21,500원으로 찍혔는데···. 그리고 그 후 그 결과는 더 이상 바뀌지 않았다.
즉, 39,900원과 21,500원을 쉴 새 없이 오가며 휙휙 바뀌던 종가는 현수가 딱 3초 동안 눈을 감고서 마음을 정리한 사이, 무언가 알 수 없는 시간의 룰에 따라 완전히 결정이 된 것 같았다.
특히, 현수는 그때 딱 3초간, 그런 종목은 절대 상한가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런 의지가 유니언테라피의 미래에 무언가 영향을 미친 게 분명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대진테크의 상한가 안착을 보면, 현수가 가진 발언권의 힘은 무척 대단한 게 사실이었다.
‘그럼 인방을 더 끌 게 아니라, 음, 그냥 여기서 끝내자.’
이미 대진테크 상한가로 자신의 가치 증명을 끝낸 상황이다.
그래서 갈수록 점점 더 이상해지고 있는 실시간 댓글창의 험한 모습을 더 지켜볼 필요도 없고, 또한 Stock24 촬영장에서 웃고 있을 강남귀족에게 괜한 웃음을 더 주고 싶을 생각도 싹 사라지는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현수는 곧바로 3분간의 휴식 시간을 공지한 뒤, 곧바로 강남귀족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즉, 인방 종결 타임을 오전 10시 50분으로 정한 것이다.
그리고 현수는 다시 방송이 시작되자, 곧바로 매수 중단을 다시금 권고했다.
“음. 회원님들, 인방 초반에 제가 말씀을 드렸지만! 나중에 접속하신 분들을 위해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종목은 전일종가 기준으로 해서 플러스 마이너스 5% 구간 이내에서 매수는 괜찮으나, 그걸 넘어서면 아주 위험하다고, 저는 장 초반에 분명히 말씀을 드렸습니다. 현재 주가는 33,850원, 즉 +10.26% 상황에서는 절대 진입해서는 안 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지금 매수 결정하신 분들이 나중에 큰 손해를 보시더라도 제 책임이 절대 아닙니다! 그래서 더욱더 강력하게 말씀드립니다! 지금 매수 후 손실을 보더라면, 그건 절대 제 책임이 아닙니다!”
그렇듯 현수는 반복적으로 이야기했다. 특히, 나중에 혹시 누군가가 뒤통수를 칠 수도 있는 일이라, 현수는 방송 중에 무려 10번이나 이 사실을 고지했는데···. 그 순간 댓글창은 다시금 난리가 나고 있었다.
「뭔 일이 있남?」
「흠냐, 그러든가 말든가, 난 무조건 개미군단님 믿음」
「나도 믿음. 개미군단님 저러시면 뭔 이유가 있을 듯」
「나도 절대 안 들어감」
「이거 개폭락하면 개졸도 터질 수 있음」
「마자마자. 원래 제약바이오주가 거품이 많지」
「근데 이렇게 오르는데 설마 바닥 칠까?」
「근데 좀 이상타, 강남귀족은 추매하라고 지금 난리 났던데」
「벌써 35,550원, 15.8퍼 오름!」
「미쳤다! 이렇게 오르는데 사지 말라고?」
「아씨, 존나 아까비! 아까 살 걸」
「그럼 대체 몇 퍼센트 먹냐?」
「존나 짜증나. 개미군단 땜시 못 샀잖아!!!」
「뭐야! 이상한 새끼들 천지네? 지 맘대로 하라니까! 개미군단님을 왜 끌고 들어가?」
「개미군단님 욕하는 새끼들 꺼져! 싫으면 꺼지든가!」
「아씨, 대진테크 꿀 빤 인간들 주둥이 좀 닥쳐!」
「왜 이러나? 분위기 개박살」
「개미군단님 전 개미군단 무조건 믿습니다!!」
「뭐래? 존나 얼척 없네」
「그러게. 개미군단이 뭔 왕이냐?」
「개미군단 완전 실망」
「나도 대진테크 못 빨았단 말이야ㅠ」
「난 지금 살래!」
「진짜 웃긴 인간들 많아」
「지 마음이지. 왜 여기서 생지랄? 사고 싶으면 사라고!」
「마자요. 개미군단님 상관없이 사든가!」
「난 안 삼! 죽어도 안 삼」
「존나, 여기 구려」
「여기 찬티만 우글우글」
「뭔 개미군단이 신 급이냐?」
「ㅋㅋㅋ 35,700원 입성 완료」
「ㅋㅋ 나도 입성, 35,850원」
「나도 입성, 35,950원 ㅋㅋ」
「아싸~ 개이득 ㅋㅋㅋㅋ 안 산 놈들 바보」
「곧 36,000원대 도착」
「빨리 사. ㅂ시들. 개미군단 믿지 말고 차트를 보라고!!」
「······」
「난 안 삼」
「나도 안 삼」
「오예, 현재 주가 36,250원!!! 계속 돈 버는 중 ㅋㅋㅋㅋㅋㅋ」
그렇듯 현수의 매수 자체 요청에 의외로 반발 기세가 커지면서 댓글창에는 악플러들이 펄펄 넘치고 있었다.
그래서 현수는 더는 기다리지 않고, 인방 회원들에게 서둘러 공지를 하게 되었다. 즉, 이번 강남귀족과의 인결 대결 방식에 대한 여러 설명들 외에도 이번 인방 대결의 종지부 찍을 종결 시간을 이때 공지하게 된 것이다.
즉, 자신이 정한 오전 10시 50분에 오늘 종가 예측을 하고서 오늘 방송을 모두 마무리한다고, 현수는 전격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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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로 그 시각, 강남귀족 김준성은 잠시 5분간 휴식 타임을 공지한 뒤, 현수한테서 받은 문자메시지를 이때 확인했고, 곧이어 담당 PD에게 다가가 KP커뮤니케이션 상황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때 그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입가에 야릇한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그 뒤, 한쪽 구석진 곳으로 걸어간 김준성은 그곳에서 누군가와 통화를 시작했다.
“···네. 네. 이사님.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확 끌어올리죠. 현재 +18퍼 상황. 네. 네. 네. 그런데 혹시··· 김현수 그 새끼가 뭘 알고 있는 게 아닐까요? 그 새끼가 계속 매수 자제 권고를 하고 있답니다. 으으음. 네. 네. 어쨌든 지금 상황에서는 조금이라도 밀리면 큰일입니다. 그러니까 10시 50분에 각자 종가 예측이 끝나면, 그때부터는 제가 말하는 대로 바로바로 호가창에 반영해주십시오. 네. 네. 저는 종가 예측 이후에도 계속 방송을 진행할 겁니다. 네. 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것만 잘 된다면, 오늘 상한가까지 확 끌어올리고, 앞으로 4연상까지 쭉쭉 밀고 나갈 수 있을 겁니다. 네. 네. 뭐, 김 이사님은 4연상 찍으면서 다 털고 나가시면 됩니다. 네. 네. 아마 그 이후부터는 박지호 대표 쪽 물량도 나올 테니까···. 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통화를 마친 김준성은 이때 눈빛을 약간 날카롭게 번득거렸다. 그러고는 씩 입꼬리를 끌어 올리는데···. 그러고 보면, 오늘 인방 대결은 무조건 자신의 승리가 될 것 같았다. 만약 김현수가 적극적으로 따라붙었다면 무승부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인데, 그러나 김현수는 멍청하게 알아서 승리를 내팽개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방송은 다시 재개되었고, 그 사이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오전 10시 50분이 되자, 이때 김준성은 힘차게 외치게 되었다.
“하하하, 그럼 아까 말씀드린 대로, 오늘 중간 발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즉, 오늘 김현수 대표와의 약속에 따라··· 이번 종목의 종가 예측 결과를 미리 발표하겠습니다.”
그러고는 잠시 뜸을 들이면서 회원들의 관심을 자신에게로 끌어들인 뒤, 김준성은 좀 더 박력있게 외쳤다.
“그럼 오늘 종가 발표는··· 아! 회원님들 긴장되시죠? 하하하, 그러나 걱정하실 거 하나도 없습니다. 네! 맞습니다! 여러분들의 기대! 여러분들의 바람! 여러분들의 꿈! 바로 오늘 유니언테라피의 주가는··· 차라리 같이 외치죠!! 자아!! 상!!! 한!!! 가!!! 네에에! 맞습니다! 상한가! 오늘 무조건! 오늘 무조건! 상한가 갑니다!! 제 예상은 바로 39,900원!! 바로 상한가입니다!”
그렇듯 김준성이 목이 터져라 외치는 바로 그 시각, 현수는 아주 다르게 자신의 예측치를 내놓고 있었다.
“···으음. 오늘 제가 생각하는 이 종목의 종가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현재 주식을 보유하신 분들은 지금 즉시 매도를 추천하는 바입니다. 음. 제가 예측하는 종가는 바로··· 21,500원, 즉 –29.97%, 하한가입니다. 즉, 저는 김준성씨가 가져온 이 종목이 장중에 반짝 상승할 수는 있으나, 그럼에도 결국 주가가 하한가로 떨어질 거라고 보고, 지금껏 매수 보류를 권했던 겁니다. 그래서 현재 주식 매수자분들께서는 지금 즉시 이 종목 매도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조금이라도 늦으시면 큰 피해를 입게 되실 수 있습니다. 그럼 오늘 이 시각까지 시청해주신 모든 회원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오늘 뜻깊은 KP커뮤니케이션 프로모션 방송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현수는 정중하게 머리를 숙였는데···. 그런데 그로부터 얼마 뒤, 실시간 댓글창의 엄청난 혼란들보다 더 엄청난 변화가 바로 유니언테라피 호가창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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