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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터진 대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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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좋은 정보를 공유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최 상무님! 그럼 시에나 줄리어스 부사장과의 미팅 건은 제가 책임지고 꼭 조율해드리겠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김 대표님. 그럼 이번 건에 대해서··· 혹시 투자를 시작하실 건가요?”
“네. 당연하죠.”
“아!”
그 순간, 최현진 상무의 동공에 마치 한 줄기 빛이 섬광처럼 일어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그걸 보게 된 현수는 그저 속으로 웃을 뿐, 겉으로는 전혀 그 감정이 드러내지 않게 계속 표정 관리를 이어 나갔다. 특히, 자신의 감정을 확실히 감추려고 현수는 곧바로 머리를 숙여 인사까지 했다.
“그럼 최 상무님.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이때, 흠칫 놀란 최현진 상무는 허겁지겁 머리를 숙였고, 그러고는 그녀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네. 다음에 또 뵙죠. 그리고 오늘, 바쁘실 텐데··· 저희 회사에 직접 찾아와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제가 오히려 찾아갔어야 했는데···.”
“하하, 아닙니다. 저희 회사는 좀 좁아서. 아주 넓고 아주 큰 SP그룹 본사를 언제고 한번 꼭 방문하고 싶었습니다. 여기 빌딩 가격이 최소 1조가 넘는다면서요?”
“아, 네. 좀 그래요.”
“하하, 어쨌든 회사 구경도 잘 했습니다.”
“네···. 그리고 참! 김 대표님! 이번 일 끝나면 식사 한번 같이하시죠? 어때요? 괜찮으시겠어요? 사실, 저희 쪽은 젊은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또 좋은 정보들도 교류하는 친목 모임 같은 게 있는데, 김 대표님 같은 분도 참여하시면 좋겠는데···.”
“아, 혹시 그게 재벌가 자제분들의? 하하, 아직 저는 그쪽은 잘 모르겠고. 어쨌든 식사는 괜찮습니다. 다만, 말씀하신 대로 투자 결과가 나온 뒤에.”
그리고 이때, 최현진 상무는 무슨 일인지 몰라도 피식 웃으며 다시 입가에 미소를 보였는데···.
“네. 그러죠. 김 대표님. 그럼 조심해서 살펴 가십시오.”
“네. 최 상무님.”
그렇듯 작별 인사를 나눈 뒤, 현수는 곧바로 회의실에서 나왔고, 이때 다른 회의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최승희 과장 등이 따라붙자, 같이 엘리베이터 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잠시 후, 지하 3층 주차장에 도착한 현수는 자신의 아우디 차량에 탑승한 뒤, 거대한 SP그룹 빌딩에서 나오게 되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잠시 뒤, 현수는 갑자기 목적지를 바꾸게 되었다.
“최 과장님. 잠깐 방향을 바꾸죠. 집보다는 회사로 좀 가야겠습니다.”
“네? 그럼 청담동 KHS 본사로요?”
“네.”
“알겠습니다. 대표님.”
그렇듯 바로 목적지가 바뀌자, 이때 현수는 곧바로 전화를 했다.
“네. 접니다. 강 상무님! 하하, 죄송합니다. 지금 퇴근하실 시각일 텐데, 제가 지금 곧 도착할 겁니다. 아무래도 긴급회의를 해야 할 사안이 있어서. 네. 네. 그럼 회의실에서 뵙죠. 그때, 조 팀장님도 함께··· 네. 네. 그럼 좀 있다 뵙겠습니다.”
그렇듯 현수는 투자본부 강세훈 상무와 선물옵션팀 팀장 조진웅 팀장을 호출했고, 곧바로 긴급 투자 회의를 갖기로 결정했다.
즉, 최현진 상무 때문에 오늘 저녁 일정이 바뀌게 된 것이다. 사실, 오늘은 조금 일찍 집으로 들어가,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면서 조금 쉴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그렇듯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음. 아무래도 어쩌면 이번 달 투자 목표를··· 훨씬 더 초과 달성할 수 있겠는데···.’
그러면서 현수의 입가에는 달콤한 미소가 스르르 피어오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사실, 아까 전, 그는 SP그룹 회의실에서 프랭클린&크로스 로직스의 내일 종가를 들여다본 뒤, 아주 깜짝 놀라며 자신이 잘못 본 것이 아닌가 하고 몇 번이고 확인했는데···.
그리고 그때의 놀람과 떨림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 현수는 계속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을 이어 나가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계속 피식피식 웃고 있는 모습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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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럼 대표님 말씀은··· 오늘 야간데스크를 풀 가동하라는 말씀입니까?”
“네.”
“그럼 종목은 프랭클린&크로스 로직스 종목, 옵션 방향은 풋옵션 매수, 콜옵션 매도, 이렇게 진행하면 되는 겁니까?”
“네.”
그렇듯 현수는 짧게 대답한 뒤, 곧바로 피식 웃었다.
KHS컴퍼니 회의실.
이곳에서 현수는 강세훈 상무와 조진웅 팀장을 번갈아 가며 쳐다본 뒤,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특히, 장 초반에 최대한 모든 계약 물량을 한 번에 쓸어 담도록 하죠. 아시다시피, 요즘 월스트릿 쪽에서 우리를 잔뜩 주시하고 있습니다. 물량 확보가 만약 늦어지게 된다면, 그쪽에서 곧바로 눈치채고서 추격 매수가 빗발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현수의 지시는 이번 투자 역시 전격적으로 또한 전력을 다해서 단번에 포지션들을 확보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런 지시를 두 사람은 다행히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즉, KHS컴퍼니의 옵션투자 성공률이 100%인 것을 미국옵션 투자자들은 대체로 다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KHS컴퍼니의 투자 행보가 즉시 모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반드시 감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이번 역시··· 제2, 제3의 세력들이 장 초반 집중 매집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번 투자는 우리뿐만이 아니라, 뉴욕법인 외에 기타 법인 전체가 일제히 투자에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그건 김상범 전무님에게도 바로 연락을 취해 알려주십시오.”
다시 말해서, 현수는 각 투자법인 전체를 움직일 생각인 것이다.
“네. 대표님! 그럼 회의 끝나면 바로 연락을 취하겠습니다. 음. 다만, 이번 투자의 타깃은··· 어떻게 결정하면 됩니까?”
“네. 우선, 차트부터 보시죠. 여기 보시면, 전일 종가는 280.97달러 수준입니다. 그래서 이쪽 행사가 230달러짜리, 240달러짜리, 250달러짜리, 마지막으로 260달러짜리 풋옵션들이 타깃입니다. 이 풋옵션들을 일제히 매수하도록 하죠. 특히, 현재 행사가 230달러짜리 풋옵션은 0.2달러, 행사가 240달러짜리 풋옵션은 0.82달러, 250달러짜리 풋옵션은 1.45달러, 260달러짜리 풋옵션은 2.85달러에 각각 호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네.”
“···그래서 이 풋옵션 거래량이 터지면, 곧바로 집중 매수를 하도록 하죠. 아마 제 생각에 이번 투자 건은 타 헷지 세력들이 붙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아마 장 초반에 주가를 확 끌어올릴 가능성도 아주 큽니다. 그때, 풋옵션 거래량이 터질 수가 있으니, 그때 재빨리 대량 매집을 해야 합니다! 또한, 이후 장중 청산을 시작하는 우리의 목표 호가는 225달러 선! 이 지점을 청산 타이밍으로 보고, 그때 신속히 장내 청산을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세력들이 붙은 터라 장중 호가가 많이 흔들릴 수 있으니, 반드시 225달러 기준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추가로 반대 위치인 콜옵션 매도를 통해 프리미엄도 적당히 챙기도록 하죠.”
“네. 대표님.”
그렇듯 현수는 아주 뜻밖에도 최현진 상무와는 완전히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었다. 즉, 최현진 상무가 이야기했던 콜옵션 쪽 투자가 아니라, 현수는 지금 풋옵션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그럼 대표님, 여기 콜옵션 매도 쪽은 요기에서부터 이쪽까지를 주라인으로 설정하고, 집중적으로 매도포지션을 잡으면 되겠습니까?”
그렇듯 강세훈 상무와 조진웅 팀장은 좀 더 세부적인 투자 계획도 잡게 되었는데···. 그리고 그로부터 30분 뒤, 신속히 그 일들을 마친 뒤, 두 사람은 재빨리 회의실에서 뛰어나가게 되었다.
즉, 이번 투자는 KHS컴퍼니만의 일이 아니라 각종 법인들이 함께 뛰어드는 일이라, 긴밀하게 투자 조율을 할 필요가 있어 그들은 무척 바빠지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회의를 마친 현수는 비로소 약간 홀가분해졌다.
‘휴우, 이걸로 오늘 일은 끝! 이 정도면 충분하다. 뭐, 뜻하지 않게 최현진 때문에 대박 하나 건진 거 같은데. 뭐, 최 상무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뭐 투자라는 게···. 하하, 이런 독식이야말로 정말 개꿀이지. 하하하.’
그러고 보면, SP그룹 회의실에서 현수가 미리 들여다본 프랭클린&크로스 로직스의 내일 종가는 전혀 뜻밖의 숫자로 찍혔는데···.
그래서 현수는 그때 그걸 보자마자 최현진 상무가 자신을 함정에 빠트리려고 엉터리 정보를 주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의심마저 갖게 되었다. 그래서 현수는 그때부터 계속 꼬치꼬치 따지듯 물어보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질문에 대답하는 그녀의 모습과 표정은 정말 우상향 상승 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찬 모습이었다. 즉, 일부러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현수는 곧 깨닫게 되었고, 이내 그의 표정은 확 밝아지게 되었다.
‘217.35달러. 그래 내일 종가는 217.35달러야.’
즉, 현수가 본 것은 그녀의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전일 종가 280.97달러 대비 크게 폭락한 217.35달러였던 것이다.
완전 개폭락한 주가.
그리고 그 순간, 현수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아졌는데, 한편으로는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충분히 미국 증시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즉, 이런 투자판에서 정보 교란이라는 게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더 큰 악재를 숨기기 위해서, 작은 호재를 슬쩍 내미는 전략.
거기다가 프랭클린&크로스 로직스 주가 하락에 또 다른 세력들이 개입되었을 가능성도 절대 배제할 수가 없다.
한편으로는 미국증시 쪽은 국내증시와 달리 공매도가 훨씬 더 자유로워, 타깃형 공매도가 우르르 쏟아지게 되면 주가 폭락 폭은 예상보다 훨씬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최현진 상무가 제아무리 데이터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또한 미리 일부 정보들을 선점했다고 해도, 결국 단기, 초단기 투자 종목에서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돌발적인 변수들이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러고 보면, 국내의 주식시장 역시 이런 유형의 일들이 수도 없이 많이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즉, 아주 작은 호재임에도 순식간에 주가 상한가를 찍기도 하고, 또한 아무 이유도 없이 며칠간 주가가 쉴 새 없이 아주 높은 우상향을 보이기도 한다. 반면, 동일급의 호재임에도 주가가 꿈쩍을 하지 않은 종목들도 많고, 오히려 그 호재가 터진 뒤, 되레 주가가 와르르 무너지는 돌발 현상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생기게 되면, 대다수 투자자들은 복장이 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아씨, 존나 안 오르네?
- 기사 떴는데 왜 계속 눌림목?
- 이런 개잡주! 내가 털고 나가고 만다!
- 순 사기꾼 새끼들, 왜 호재에 주가가 더 떨어져???
- 내 말이! 올랐으면 모를까 오르지도 않고 맨날 떨어지기만 해!
- 주포 ㄱ쓰레기 새끼
- ㅂㅅ들, 주포가 존나 싫다잖아.
- 마자, 주포한테 반항해 봤자, 이길 수 있냐? 순 주포 맘인데.
- ㅋㅋ 이거 앞으로 –20퍼까지 빠지고 오를 거다 ㅋㅋ
- ㅅ발, 존나 개짜증. 다 털고 갑자기 확 올리겠지?
- 그냥 하한가 한번 먹고 올라가자! ㅎㅎ
그러고 보면, 선물옵션시장에서만 제로섬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이런 주식판 역시 일종의 제로섬 게임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세력들은 개미들부터 털어먹고, 그 뒤 주가 상승 때, 개미들의 머리에 멋들어진 붉은 상투를 씌워주면서, 그때 돈들이 줄줄 새어 나오면, 게걸스럽게 돈을 주워 먹는 게 바로 그 세력들이 아닌가.
특히, 좁디좁은 한국증시에서도 그런 세력들이 잔뜩 기생하는데, 미국증시와 같이 거대한 시장, 특히 개별주식옵션 시장까지 크게 붙어 있는 그런 시장에서는 더욱더 그 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음. 어쨌든 SP그룹과 한성그룹은 주가가 오른다고 믿고 있을 텐데. 실제로는 정반대다? 하하, 조만간 곡소리 한번 나겠네. 어쨌든 오늘 밤, 나는 무조건 꿀 빨 타임이니까. 하하하, 하하하!’
그렇듯 아주 기분 좋게 투자 지시를 마친 현수는 곧이어 퇴근해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고, 이날 몸과 정신이 피곤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그리고 다음 날 새벽 5시, 눈을 뜨자마자 현수는 자신의 휴대폰에 50통이 넘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선물옵션팀 야간데스크에서 보내온 투자 이행 완료 및 축하 문자메시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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