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141화 (141/170)

<내 수익률 1,000,000배>

다시 터진 대박(1)

-60-

“···네. 네. 감사합니다. 김 변호사님. 그럼 토요일 저녁에 뵙겠습니다. 네. 네. 아, 저는 지금 막 공항에서 나왔습니다. 네. 미국에 일이 있다 보니···. 네. 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2022년 9월 28일 수요일.

이날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한 현수는 이때 최승희 과장이 운전하는 아우디 차량을 타고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서울방면으로 가던 중, 마침 김판석 변호사로부터 갑작스러운 전화 연락을 받게 되었다.

그건 다름이 아니라, 저번 주 진행되었던 법조계 고위 인사들에 대한 인사면접 당시, 그때 잠시 참석했던 김판석 변호사가 현수를 집으로 초대했었는데, 그걸 확인차 전화를 걸어왔던 것이다.

그러니까 다가오는 토요일 저녁, 현수는 김판석 변호사의 집을 방문하게 될 예정인 것이다. 즉, 그런 일로 그와의 통화를 마친 현수는 이때 문득 다른 현안들도 머릿속에 떠올렸고, 그래서 그는 곧바로 여기저기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네. 접니다. 장 팀장님. 네. 네. 네. 그럼 빅원 씨에스 건은 어떻게 됐습니까? 음. 생각보다 일 진척이 아주 빠르군요. 아주 좋습니다. 그럼 우선 그 조건은 다 받아들이는 거로 하고, 향후 빅원 씨에스의 신사업 투자금도 200억 원에서 25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도록 하죠. 네! 그렇다면 그 부분만 조정한다면, 이제 거의 다 된 거군요? 네. 네. 아주 좋습니다. 참! 그리고 엠솔루션 건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그러고는 현수는 잠시 동안 장동형 팀장의 목소리에 집중해서 귀를 기울였다가 곧이어 다시금 입을 열었다.

“···음. 생각보다 상황이 안 좋군요. 그렇다면 결국 조양투신과 제일캐피탈 측은 지분 매각을 의도적으로 거부했다는 거군요? 그러니까 자신들의 손실을 우리한테서 받아내겠다? 음, 절대 그 제안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겠군요! 주가 가치를 그렇게 상향 조정해서 매수할 수는 절대 없습니다! 네. 네. 네···.”

그러고는 현수는 또 말했다.

“···음. 그럼 그쪽은 완전히 배제하도록 하죠. 뭐, 엠솔루션이 신설법인이 아닌 이상, 지분 100%를 얻는 것은 불가능할 테고, 대신에 장내 매집 쪽에 좀 더 집중하도록 하죠. 그럼 현재 장내 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그런 질문을 던진 뒤, 현수는 다시 상대방의 통화음에 집중했다. 그리고 곧이어···.

“아! 생각보다 그쪽은 분위기가 아주 좋군요. 음. 그럼 최종적으로 24.2%. 얼추 우리 목표치에 비슷하게 지분을 확보했다는 말씀이군요? 네. 네. 그건 아주 좋습니다! 다만, 장내 매수 건은 계속 지속적으로 진행하되, 곧 열리게 될 주총에서 경영권 인수 뒤, 곧바로 제3자 배정방식으로 유상증자부터 실시하도록 하죠. 네. 대상은 우리 KHS홀딩스로 하면 되겠습니다. 네. 네. 그 일은 김주연 전무님과 좀 더 협의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참, 저는 잠시 다른 곳에 들렀다가, 바로 퇴근할 예정입니다. 네. 네. 그럼 자세한 사항은 내일 아침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죠.”

그러고는 현수는 곧바로 다른 곳에도 전화를 했다. 이번 통화의 상대는 바로 전략기획본부 김주연 전무였다.

“네. 김주연 전무님. 김현수입니다. 네. 네. 네. 그럼 조정식 변호사님과 연락을 해 보신 겁니까? 네. 네. 아주 잘 됐군요. 하하. 그럼 10월 1일 자 발령, 그렇게 내면 되겠군요. 참, 그리고 다른 분들은? 아, 다행입니다. 다행히 비상근 고문변호사직을 모두 수락하셨다고요? 하하, 아주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현수는 곧이어 또 다른 화제도 꺼냈다.

“···음. 그리고 이건 좀 당혹스러운 부분인데··· 미국 체류 중에 국내 기사들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네. 네. 바로 그겁니다. 어떻게 강진산업 최충식 회장의 장남 최길상 사장이 우리 회사를 상대로 주가 조작 혐의로 고소를 할 수 있습니까? 이게 애당초 말이 되는 일입니까? 네. 네. 그렇군요. 네. 좋습니다. 저들이 저렇게 공격적으로 나온 이상, 우리도 바로 공격을 가해야 되겠죠. 이참에 확실히 뿌리를 뽑아버려야 그들이 지닌 엠솔루션 지분회수도 아마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그러고는 현수는 좀 더 목소리를 높였다.

“···좋습니다. 김 전무님. 그럼 그 전략대로 진행하도록 하죠. 그럼 어쨌든 만성적자기업 삼한제지공업에 대한 공격적 인수합병 선언부터 하고, 서둘러 장내 주식 5% 확보하도록 하죠. 네. 네. 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회사 내부 자료를 받아보면, 분명 비리가 잔뜩 쌓여 있겠죠? 네. 네. 아주 좋으신 생각입니다. 그럼 그게 확인이 되면, 바로 형사 고발조치? 네. 네. 아주 좋습니다. 그럼 그 시기에 맞춰 우리 쪽 인수합병 선언도 단박에 날려버리고, 보유 지분은 장내 매각하고···. 네. 네. 좋습니다. 그럼 그걸로 끝이군요. 삼한제지공업은 결국 상폐까지 가겠군요. 네. 네.”

그리고 이때, 현수는 피식 웃었다. 강진산업이 삼한제지공업에 대한 지분 68%를 가지고 있는 상태라, 상폐가 되면 그 피해가 심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네. 네. 그럼 그렇게 진행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그 일은 국내인수합병팀, 국내주식팀과 TFT를 구성해서 진행해주십시오. 아마 그 일이 끝나고 나면, 정말 김 전무님의 예상대로, 강진산업이 보유한 엠솔루션 지분 6%가 우리 쪽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겠군요. 네. 네. 아주 좋은 해법입니다···.”

그렇듯 쉴 새 없이 통화를 이어가던 현수는 어느덧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드디어 휴대폰 화면을 끈 뒤, 잠시 눈을 감았다.

“대표님. 곧 도착할 겁니다.”

“아, 네. 최 과장님. 저는 잠시만, 딱 5분만 자겠습니다.”

그러고는 현수는 바로 쪽잠에 빠져들었는데···. 사실, 비행기 좌석 중 최고인 퍼스트 클래스를 타고 와 그렇게 피곤하지 않지만, 약간의 시차적 문제도 있고, 또한 막씨밀리아노 헤수스의 대화 뒤 그동안 생각들이 무척 많아진 터라, 몸과 머리가 다소 피곤해지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잠시 후, 목적지인 SP그룹 본사에 도착하자, 현수는 바로 눈을 떴다. 그리고 그는 곧이어 10층 중역 회의실에서 SP그룹 최태문 회장의 장녀이자 현재 상무 직책을 가진 젊은 최현진 상무와 갑작스러운 미팅을 갖게 되었다.

##

그리고 그로부터 30분 뒤.

“···네. 최 상무님. 아주 친절하신 설명은 아주 잘 들었습니다. 결국, 최 상무님 말씀은, 그러니까 미국 증시 종목 중의 하나인, 프랭클린&크로스 로직스 주가 종목에 향후 큰 변화가 있을 거라는 말씀입니까?”

“네. 맞아요. 그게 저희가 드릴 수 있는, 아주 괜찮은 딜 조건입니다. 특히, 저희 해외 계열사 쪽을 통해서 그쪽 내부 호재 정보도 확인한 게 있는데···.”

그렇게 말하며, 또 이어지고 있는 그녀의 설명들.

즉, SP그룹 해외금융투자본부에 속해 있는 최현진 상무는 자신이 똑똑하다는 것을 상대가 정말 느껴지게 할 정도로 아주 논리적인 설명을 계속 이어 나가고 있었다. 특히, 조금 전에는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박사학위 수재답게 다양한 수학적 데이터 처리 기법들까지 보여주면서, 종목 분석 결과들을 이야기했는데···. 그렇듯 주가 분석과 예측에 임하는 그녀의 시각과 전문성은 생각보다도 아주 대단한 게 사실이었다.

그러고 보면, 오늘 현수는 귀국하자마자 SP그룹 최현진 상무를 바로 찾아오게 되었는데, 이것은 바로 어제 갑자기 날아온 최현진 상무의 이메일 때문이었다.

즉, 최현진 상무는 자신들도 대림금융투자 서한진 전무와 일성은행 김신욱 상무처럼 Standard Julius와의 개별 미팅을 꼭 갖고 싶다면서 주선을 해달라는 요청 메일을 보내왔는데, 이때 그 대가로써, 미국 특정 주가 종목에 대한 아주 정확한 정보를 주겠다는, 그런 딜을 현수에게 제시했던 것이다.

물론, 현수는 썩소를 던지며 그냥 그 이메일을 지울 수도 있었지만, 그 이메일 속에는 한성그룹 이민수 전무의 이름이 동시에 언급되고 있어, 갑자기 그 딜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났던 게 사실이다.

‘음. 이민수 전무? 근데 최현진 상무와 대체 무슨 관계지?’

즉, 다시 말해서 대림금융투자의 서한진 전무와 일성은행 김신욱 상무가 비슷하게, SP그룹 최현진 상무와 한성그룹 이민수 전무 역시 정략적 공동체 같다는 느낌이 문득 들었던 것이다. 특히, 한성그룹 측은 한동안 자신을 은밀히 미행했던 곳이다 보니, 최현진 상무의 저의가 다소 의심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으음··· 그래서 프랭클린&크로스 로직스 주가는··· 결국 한동안 우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바로 그 말씀입니까?”

“그래요. 김 대표님, 김 대표님은 개별주식옵션 쪽이 메인이니까, 이 정도 정보라면 향후 엄청난 수익을 거둘 수 있지 않겠어요?

“음. 뭐, 이 예측이 맞다면요. 하지만, 최 상무님! 이거는 확실히 하고 가죠. 설마 제가 이 정보를 독식하는 건 아니겠죠? SP그룹 쪽이나 한성그룹 측에서는, 이미 이 종목에 대한 투자를 진행했을 거 아닙니까?”

그렇듯 상황상 현수는 그렇게 물었는데, 이때 최현진 상무는 피식 웃더니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입을 열고 있었다.

“호호, 김 대표님. 지금 상황에서 독식까지 바라시는 건 좀 과하다 생각하지 않나요? 주식뿐만이 아니라 개별주식옵션까지 생각한다면, 요즘 소문이 자자한 김 대표님의 수익률에 버금가는, 아주 대단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저희가 이런 정보를 김 대표님과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운 결정이었어요. 특히, 저희의 수학적 분석들은 세계적인 헷지 펀드, 메달리안 펀드 짐 시몬스 회장만큼이나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자신이 최고급 정보를 줬으니까, Standard Julius와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현수는 결코 바보가 아니었다. 대림금융투자 서한진 전무와 일성은행 김신욱 상무 등을 만난 뒤 특히 느낀 바가 있는데, 대한민국 재벌 2세, 3세들은 머리를 쓰는 게 보통 사람들과 좀 다르다는 점이다. 즉, 협상에서는 좀 더 기발한 것들을 협상 테이블에 가져오고, 또한 그 이상을 절대 주지 않고 딱 그 이하의 조건에서 자신의 자부심까지 드러내며 고압적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게 특징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눈앞의 최현진 상무는 딱히 그렇게 고압적이지는 않으나, 흡사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진 모습이었고, 또한, 교묘하게 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감추고 있는 것 같은, 이른바 여우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개별주식옵션 투자의 거대한 리스크를 잘 알고 있는 현수는 이때 그녀의 잔꾀를 좀 더 빨리 간파하게 되었는데···.

‘흠. 그러니까 이건 일석이조라고 해야겠군. 아마 이런 정보는 회사 내부의 아주 중요한 정보일 텐데, 이런 걸 협상 테이블에 가져왔다? 하하, 진짜 기발하단 말이야! 그럼에도 이건 결국 내 옵션 수익률을 의식했다는 말이야. 특히, 내가 진짜 이 종목 투자에 나서게 되면, 더 확신을 갖고서 밀어붙이겠다, 그런 의도 같고···. 아마 저 여자는 콜옵션 매수도 충분히 했을 거야. 하긴, KHS컴퍼니가 이 종목 투자를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 추가 매수가 잔뜩 붙으면서 옵션 호가가 천정부지로 뛸 수 있으니까.’

즉, 지금 상황에서 보면, SP그룹이 의도적으로 KHS컴퍼니와 관련된 소문을 주변에 흘릴 가능성을 절대 배제할 수가 없다.

결국, 최현진 상무는 최근 큰 화제가 되고 있는 KHS컴퍼니를 이용해 좀 더 안정된 투자를 진행할 수 있고, 덤으로 Standard Julius와의 개별 미팅 건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거기다가 진짜 투자에 성공한다면, 무척 계산적이고 또한 영악한 그녀는 자신의 그 천재적인 수학적 분석 능력까지 세상에 알릴 최고의 기회를 누릴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하하, 좋습니다. 그러나 그 전에 제가 조금 더, 이 데이터들을 들여다봐도 되겠습니까? 그리고 이 종목의 지난 주가차트 외에도 전날 종가 역시 좀 더 정확히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현수는 그렇게 말했고, 한편 현수를 빤히 쳐다보고 있던 최현진 상무는 이때 입가에 살짝 미소를 보였다가, 이내 그 미소를 서둘러 지우고 있었다. 즉, 자신의 의도대로 일들이 진행되는 것 같아, 비로소 그녀는 자신의 진짜 감정을 조금 드러냈던 것이다.

그리고 한편, 현수는 그때부터 주가 차트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자신만의 생각에 깊이 빠져들었는데···.

‘음. 그런데 정말··· 프랭클린&크로스 로직스 주가가 우상향할까?’

즉, 최현진의 잔꾀를 떠나서, 호기심이 점점 더 커지던 현수.

그는 이내 마음을 가다듬었고, 결국 자신의 능력을 지금 이 종목을 겨냥하며 써 보기로 결정했다. 다시 말해서, 현수는 지금 당장 내일 종가를 확인해 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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