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138화 (138/170)

<내 수익률 1,000,000배>

인방 지존(2)

-58-

“···흠. 그래서 그 사람이랑 진짜 인방 대결을 하게 됐다고? 무려 주식 인방 업계 1위 강남귀족 김준성하고?”

“하하하, 그래. 내가 생각해도 좀 유치하지만··· 뭐, 그래도 내 생각엔 우리한텐 어쩌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말을 이어 나가며 현수는 박창석을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2022년 9월 24일 토요일, 이른 아침 7시 30분.

한편, 며칠 전 잠시 내렸다가 그쳤던 가을비는 다시 아침 창밖에서 작은 소리를 내며 쏟아지고 있었다. 특히, 이 빗소리와 함께 지난 무더웠던 여름 기억들은 하나둘 저 가을 빗방울에 씻겨져 나가는, 마치 그런 기분마저 들 정도다.

그렇듯 분위기가 축 가라앉고 있는 바로 그 시각!

현수는 어제부터 자신이 주고받은 카톡 대화도 박창석에게 보여주었는데···. 그것은 바로 강남귀족 김준성과 주고받은 카톡 대화였다.

그리고 그 카톡 대화들을 다 읽은 박창석은 이내 입꼬리를 씩 올리고 있었다.

“야, 그러니까 인방 지존을 가리자는, 바로 그 말이잖아?”

“하하, 인방 지존? 창석아, 요즘도 그런 말을 쓴대?”

“아씨, 미안! 내가 좀 구닥다리라서. 그럼 인방 킹! 인방 왕좌! 됐냐?”

“그래도 좀.”

“몰라! 난 그딴 거 모르겠고, 어쨌든 인방 지존을 이참에 가리는 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다만, 이 사람이 널 완전히 벼르고 있어 좀 부담스럽지 않냐?”

“음. 좀 그렇지 뭐.”

“근데 그럼 우리 이익이 뭔데? 이 사람 복장 터지게 해서, 인방 대결을 유도한 것은 바로 너잖아.”

“음. 그 시비는 먼저 그 사람이 걸었으니까. 나는 그저 아주 예의 바르게, 그저 받아준 거에 불과하고.”

“하하, 어쨌든 이 대결에 대한 우리 이익이 대체 뭔데?”

“흠. 사실 너도 잘 알다시피··· Stock24의 메인 BJ는 어쨌든 강남귀족이잖아?”

“음. 그건 뭐 그렇지. 향후 KP커뮤니케이션의 마지막 경쟁자가 될 곳은 무조건 Stock24니까. 그만큼 그쪽이 아주 잘 하고 있고.”

“맞아. 특히, 강남귀족은 Stock24 인방 흥행의 주역이고, 그가 거느린 유료회원 숫자만 해도 벌써 1인기업 급이지. 장기 유료회원 숫자만 5만 명, 단기 회원까지 포함하면 대략 10만 명. 한 해 매출 150억 원. 그리고 그의 인방에서 나온 실제 투자수익률도 아주 좋다고 하더라고.”

“음. 그러니까 Stock24의 얼굴이고, 주식 BJ 업계의 최고 탑이지. 음, 그래서 갑자기 지금 걱정이 좀 되는데··· 너 그 사람이 붙어서, 진짜 이길 수 있겠냐?”

“하하, 걱정 마. 무조건 이길 테니까. 그리고 이번 일만 잘 되면, 우리 KP커뮤니케이션 인지도도 다시 확 높아질 거야. 거기다가 우리한테는 SBC2 케이블 방송 콘텐츠 기획 건도 있잖아.”

그렇듯 현수는 갈수록 진지하게 말했고, 이때 박창석은 자신의 둥근 안경테를 만지며 잠시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긴 모습이었다.

“휴··· 역시 사업은 쉽지 않아. 일거리가 하나둘 들어와서 좋긴 한데··· 흠. 케이블 방송 콘텐츠 건은 또 어떻게 기획해야, 그게 차별화가 될까? 흐음.”

그렇듯 박창석은 이중으로 고민에 빠진 모습이었다. 현수의 새로운 대결 인방 기획도 해야 하고,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SBC2 케이블 방송 콘텐츠 기획 건도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요즘 박창석은 이전보다 얼굴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었다. 원래 그의 얼굴색은 약간 붉은 혈색인데, 지금은 조금 창백해진 모습이었고, 또한 그의 턱선은 더 도드라지게 보이고 있었다. 인방 초기 상태인 KP커뮤니케이션의 일을 도맡아서 하다 보니, 이래저래 힘이 많이 부치는 모양이었다.

“흠. 근데 현수야. 그 대결을 Stock24 쪽에서 과연 허락해줄까? 요즘 그쪽에서 널 많이 견제한다면서? 그런 판국에, 야! 만약 내가 Stock24 사장이라면 절대 이런 일은 허락 안 해줄 것 같은데?”

“다행히 허락 여부와 상관없어.”

“왜?”

“아까 카톡 봤잖아. 인방 방송 시작 때 갑자기 돌발 멘트를 깔고서 시작하겠다고. 그러니까 전격적으로 인방 대결이 시작될 거고. 뭐, 그쪽 유료회원들이야 좀 당혹스럽겠지만, 아마 아주 빠르게 이 소문이 퍼질 거야.”

“그럼 우리 쪽은?”

“너도 다른 이야기는 달지 말고, 그냥 내가 프로모션 차원에서 다시 인방에 나간다고 그것만 홈페이지에 깔아둬. 그리고 이왕이면 KP커뮤니케이션 인방 오픈 기념 2차 프로모션 방송이라고 하면 될 거야. 특히, 막 회원에 가입한 무료회원들까지 다 볼 수 있게 하고, 또한 홍보를 위해서 우리 회사 BJ들도 그때 잠깐 소개하도록 하자. 물론, BJ 홍보 영상은 미리 제작한 뒤, 녹화본으로 내보내고.”

“오케이. 그럼 그건 됐고. 날짜는?”

“다음 주 목요일.”

“음. 알았어. 근데 너 진짜 이길 수 있지? 너 말대로 김준성이 보통 잘 하는 인간이 아니잖아?”

“그래, 그러니까 무조건 이겨야지!”

“오케이! 그리고 한 가지만 더! 너, 그날 좀 힘들지 않겠어? 미국 출장 다음 날인데?”

“아니. 상관없어.”

그렇듯 현수의 그 쿨한 마지막 말을 끝으로, 박창석은 자기 일이 바쁜 듯 얼른 일어났고, 곧이어 현수의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남겨진 현수는 조금 더 소파에 푹 파묻힌 채 앉아 있다가, 잠시 후 그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

그리고 그로부터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오전 9시가 가까워지자, 현수는 자신의 짐을 다시금 챙긴 뒤, 곧이어 회사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그는 최승희 과장 등과 함께 아우디 차량에 탑승했고, 쏟아지는 빗방울을 가로지르며,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때, 이번에도 어떻게 알았는지 공항으로 기자들이 나타나, 현수의 사진을 찍었는데···. 이후 현수는 시간에 맞춰 비행기 티켓팅을 끝냈고, 곧이어 뉴욕행 비행기에 탑승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이번 달 두 번째 해외 일정, 즉 미국 뉴욕 방문이 시작되게 된 것이다.

특히, 이 일정은 Standard Julius 클리프 줄리어스 회장의 초청 때문에 잡힌 것인데, 대략 3박 4일 일정의 아주 짧은 해외 출장이었다. 사실 비행시간만 아주 장시간이 소요되는 미국행 비행기를 탄 것 치고는 아주 짧은 일정인데, 그럼에도 BE파이낸스금융 인수 컨소시엄 관련 사안들을 함께 논의할 게 있어 현수로서는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일정이기도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넓은 퍼스트 클래스 석에 앉게 된 현수는 다행히 좌석이 원체 좋아, 그때부터 아주 여유롭고 또 쾌적하게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시간은 다시 흘러, 어느덧 긴 비행시간을 마친 현수는 드디어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때, 미국에 도착한 현수에게 아주 뜻밖의 일이 일어나게 되었다.

##

“저기, 실례합니다. 혹시 김현수 대표님입니까?”

한편, 비행기에서 내린 뒤, 이제 입국 수속을 밟으려고 현수는 최승희 과장 등과 함께 대기줄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는데···.

그런데 바로 그때, 아주 인상 좋게 생긴 백인 남자, 그는 현수의 앞쪽으로 바짝 다가오더니, 아주 또렷한 발음으로 그렇게 한국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와 함께 나타난 검은 정장 차림의 남자들이다. 그들은 현수 외에도 최승희 과장, 강태현 등을 경호하듯 넓게 둘러싸고 있었고···.

그래서 그 순간, 모두들 당황했으나, 이곳은 주변 경비가 삼엄한 공항이라 현수는 마음을 가다듬고서 곧바로 입을 열게 되었다.

“네. 맞습니다. 제가 김현수입니다만?”

“아, 그러시군요. 하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칼렙(Caleb)이라고 합니다.”

칼렙?

그리고 이때, 현수는 불현듯 칼렙이라는 이름의 의미를 바로 떠올렸는데, 이 이름은 바로 고대 유대인들의 예언자이자 지도자인 모세의 동반자 중의 한 사람의 이름이기도 했다.

“그런데 대체 저한테 무슨 일로?”

“아, 불편하지 않으시게 저희가 도움을 드리려고 이곳에 나왔습니다. 저희를 따라오시면, 바로 입국 수속 끝내고, 머무실 호텔까지 에스코트해 드리겠습니다.”

“네?”

이때, 무척 당황한 현수는 바로 되물었는데···.

“그게 대체 무슨 말입니까?”

그러자 그 백인 남자는 현수를 빤히 쳐다보다가, 이내 표정이 바뀌더니, 자신의 양복 안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서 현수에게 내밀었다.

“아, 죄송합니다. 이걸 보시면, 좀 더 잘 아시겠군요.”

그러고는 그가 건넨 것은 하얀색 작은 쪽지다.

이때, 현수는 아주 조심스레 그 쪽지를 받아 바로 펼쳐봤는데, 그곳에는 아주 간단한 메모가 적혀 있었다.

No surprise. This is my simple welcome.

Once again, I apologize to you. I hope you don't misunderstand me.

From Maximiliano Jesus

그리고 순간, 현수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즉, 베트남 하노이 호텔에서 그 소동을 일으켰던 바로 그 괴 노인, 막씨밀리아노 헤수스가 보낸 쪽지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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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잠시 후 현수는 백인 남자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공항 의전 입국 라인을 거치게 되었고, 그 덕분에 순식간에 입국장을 통과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후 공항에서 차량을 렌트한 뒤 맨해튼에 위치한 호텔까지 이동하는 동안, 저들의 과한 차량 에스코트까지 받게 되었다.

‘흠, 앞뒤로 총 4대 차량 에스코트라, 이건 좀 과한데···.’

그럼에도 어쨌든 앞으로 잠시 머물 호텔 앞에 도착했고, 이때 호텔 1층 로비에서 그 백인 남자는 현수에게 아주 공손하게 자신의 명함을 건네기도 했다.

“이건 제 명함입니다. 혹시 이곳에 체류하시는 동안, 약간의 곤란한 일이라도 있으시다면 언제든 저한테 연락해주십시오. 저희 팀 외에도 상황에 따라서는 정보 쪽에서도 김 대표님께 크고 작은 도움을 드릴 겁니다.”

그러고는 그는 인사를 한 뒤 조용히 사라졌는데···.

이때, 현수는 그가 준 명함을 보면서 약간 혼란스러워지는 게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황금빛 문양의 미국 국무부 마크가 진하게 찍힌 명함.

바로 그 명함 때문이었다.

‘으음. 미국 국무부? 뭐야? 이거, 좀 대박인데···.’

그리고 곧이어 현수는 최승희 과장에게도 그걸 한번 보여줬는데···. 그 명함을 보게 된 최승희 과장은 약간 놀란 듯 몇 번이고 그 명함을 다시 쳐다보곤 했다.

그러니까 막씨밀리아노 헤수스의 힘은 미국 관가에까지 뻗어 있다는 말이었고, 아무래도 괴 노인 막씨밀리아노 헤수스는 공항 에스코트를 핑계 삼아 자신의 그런 힘을 현수에게 좀 과시하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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