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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기상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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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십시오. 김 대표님! 이쪽입니다. 우선, 이쪽에서 잠시 대기하고 계십시오. 간식과 음료수도 있으니까 잠시 즐기면서 대기하시면, 저희가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1층 로비에서 SBC 방송국 이형준 차장을 만난 현수는 곧바로 방송 대기실로 이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도착한 대기실.
그곳은 상당히 넓었는데, 한쪽으로는 푹신한 소파들이 쭉 이어져 있고, 테이블, 옷걸이, 벽면 TV, 정수기, 옷장, 냉장고 등등 모든 게 골고루 다 갖춰져 있었다. 그리고 한쪽 벽면에는 큰 거울까지 설치되어 있어 이곳에서 바로 분장 작업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일단 대기하시면, 좀 있다가 사람들이 올 겁니다. 의상 착용, 메이크업까지 마친 뒤, 간단하게 방송 대본 확인, 이후에 촬영 일정 순으로 진행이 될 겁니다. 그리고 방송 시간은 정확하게 딱 5분으로 정해져 있어서 그걸 절대 넘을 수도 없고, 또한 5분보다 절대 작아서도 안 됩니다. 딱 5분입니다.”
“네. 5분! 기억할게요.”
“그럼 잠시 쉬시고 계십시오. 음료수도 드시고요. 그리고 혹시 부족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주십시오.”
그렇게 말한 뒤 그가 나가자, 현수는 강태현과 함께 대기실 소파에 앉았다.
“대표님. 여기 상당히 넓네요. 기자재들도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고.”
“아, 그러게요. 흠.”
사실, 현수는 이렇게 큰 대기실을 기대조차 하지 않았는데, 방송국 측에서 상당히 큰 대기실을 내어준 터라, 기분이 좀 묘해졌다.
즉, 이형준 차장이 1층 로비까지 직접 내려온 것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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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로부터 잠시 시간이 흐른 뒤, 방송국 측 사람들이 하나둘 대기실로 나타났다.
이때, 뉴스기획국 황현호 부장, 김일국 FD 외에도 각 기획 관련 실무자들, 그리고 일부 뉴스 아나운서들과도 인사를 나눴는데, 때로는 SBC 방송국 기자들과도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 이때마다 현수는 자신의 명함을 정중하게 건네고, 또 그들의 명함을 꼭꼭 받아 챙겼다.
그런데 그로부터 또 시간이 지나자, 이번에도 뉴스기획국 김정근 국장과 보도국 남현도 국장이 차례로 나타났고, 그들과 직접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아아! 반갑습니다. 요즘 아주 유명하신 김 대표님을 직접 뵙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하하하! 혹시 괜찮으시다면, 다음에 한번 함께 식사를 같이하시죠.”
“아, 저는 남현도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집니다! 따로 드릴 말씀이 있는데··· 혹시 언제 시간 한번 내어주십시오. 저녁 식사라도 같이하시면서 이것저것··· 하하, 괜찮겠습니까?”
그렇듯 그들은 식사를 같이 하자고 연달아 요청을 했고, 이때 현수가 바로바로 응해주자, 그들의 표정들은 아주 밝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인사들을 주고받는 통에, 현수는 갑자기 방송국 쪽 인맥이 부쩍 늘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어쨌든 국장급들과의 그런 인사를 마지막으로, 방송용 의상으로 갈아입은 뒤, 현수는 이제 간단히 메이크업을 받게 되었는데···. 그런데 바로 그때 뜻밖에도 SBC 방송국 서병진 부사장이 현수의 대기실을 직접 찾아왔다.
아주 인상이 좋게 생긴 50대 후반의 서병진 부사장. 그는 현수가 메이크업을 받는 것을 조용히 바라보며, 잠시 웃으며 기다려주었고, 이후 두 사람은 아주 힘있게 악수를 하며 명함을 주고받게 되었다.
“하하하, 저는 서병진입니다.”
“반갑습니다. 부사장님. 김현수입니다.”
“하하하, 이렇듯 젊으신 분이 정말 대단한 일을 하시더군요. 요즘 김 대표님 관련 기사들, 정말 잘 보고 있습니다. 참! 저희 SBC를 위해서, 김 대표님께서 아주 귀한 시간을 내어주셔서, 대표자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웃으며 말하던 서병진 부사장은 곧이어 다음에 자신과 식사를 같이 하자는 요청도 했는데, 이번에도 현수는 그 요청에 아주 흔쾌히 응했다.
그렇듯 SBC 방송국의 주요 보직자들을 연달아 만나게 된 현수는 어느덧 모든 준비를 마치게 되자, 잠시 후 회의실로 이동해서 거기서 간단한 방송 대본 회의를 진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 뭐 특별하게 논의될 만한 것은 거의 없었는데···.
왜냐하면, 현수가 직접 준비해온 대본과 방송국 측 대본을 대조한 뒤, 더하거나 빼는 작업을 진행하는 회의인데, 아무래도 현수가 가져온 대본은 방송국 측 대본보다 질적인 면에서 훨씬 더 좋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특히, 오늘 정규장 마감 직후, KHS컴퍼니 주식 전문 직원들과 KP커뮤니케이션 BJ들까지 달라붙어 방송 대본을 아주 깔끔하게 완성한 터라, 현수의 대본은 어떠한 군더더기조차 없기 때문이었다.
“흠, 뭐, 여기선 손볼 게 하나도 없을 것 같네요. 대본이 아주 잘 나왔습니다. 그럼 이 대본으로 가시되, 다만, 멘트하실 때 표정 연기, 시선 처리, 액센트, 발음, 이쪽에만 신경을 더 써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듯 회의가 생각보다 빨리 끝난 뒤, 어느덧 밤 8시 30분이 되자, 드디어 첫 촬영이 시작되게 되었다.
물론, 겨우 5분짜리 방송이지만, 그럼에도 필드에서는 준비할 것이 무척 많은 모습이었고, 또한 촬영 스탭들 역시 세트장을 중심으로 촬영 각도를 다시금 확인하느라 무척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현수는 세트장에 들어가, 카운트 다운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촬영에 임했고, 그리고 정확하게 5분이 딱 되는 순간, 자신의 방송을 마무리했다.
“컷! 잠시만요.”
이때, 첫 촬영을 마친 뉴스PD는 이어폰을 끼고서 그 촬영본을 유심히 검토했는데, 이때 프로그램 기획담당 이형준 차장은 그의 옆에서 유심히 그 모습을 지켜봤다.
“음. 어떻습니까? 장 PD님?”
“아, 조금만 더. 아, 이제 됐습니다.”
곧이어 이어폰을 벗은 뉴스PD는 씩 웃었다.
“이거 괜찮은데요.”
“네? 그럼?”
“네. 확실히 괜찮습니다. 와! 지금 깜짝 놀랐습니다. 아까 촬영할 때도 느꼈지만, 다시 보니까 더 확실해졌습니다.”
“네?”
“원샷에 이 정도 급이라면 진짜 대단한 실력인데요! 표정, 제스처, 목소리, 시청자들을 확 잡아끄는 맛도 있고. 근데 이 차장님! 대체 어디서 이런 분을 데려왔습니까? 이분, 완전히 방송 체질인데요?”
“아, 그 정도입니까? 하하하, VIP답게 정말 VIP 역할을 하는 모양입니다.”
“네? VIP라니?”
“아, 아까 인사하시지 않았습니까? 저분이 그 유명한 KHS컴퍼니 대표님입니다.”
“네? KHS?”
“어? 장 PD님 혹시 모르세요?”
“네? 아아, 근데 제가 워낙 바빠서, 뉴스를 찍지만, 우리 뉴스에 나온 거 외에는 잘 모릅니다.”
“아, 그러시군요. 그럼 혹시 이거 들어보셨어요? 해외선물옵션 투자로 몇 달 만에 몇조를 벌었다는 기사?”
그리고 그 순간, 미간을 바로 좁히던 뉴스PD는 곧이어 자신의 지갑에서 그 명함을 꺼내 다시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럼 혹시··· 이 분이?”
“네. 저희 기획안은 보셨을 텐데, 장 PD님이 바쁘셔서 기억을 못 하시나 봅니다. 요즘 완전 대세 중의 대세! 유명 인터넷 주식 스타, 김현수 대표님입니다.”
“아아! 맞다, 맞아! 이제 기억났어요! 그 인방 상한가?”
“네. 맞습니다.”
“우와, 이거 완전 죽이네요.”
그렇게 외치며 놀란 눈으로 뉴스PD는 대기 중인 현수를 쳐다본 뒤, 갑자기 힘있게 외쳤다.
“김 대표님! 방금 아주 좋았습니다! 근데 혹시 시간 괜찮으시다면, 딱 한 번만 더 가죠! 혹시 더 좋아질 수도 있는 거고, 괜찮겠습니까?”
그리고 이때 현수가 바로 오케이 사인을 하자, 곧바로 다시 한번 더 촬영이 진행되었다. 그렇게 딱 2번 만에 모든 촬영은 끝났고, 그 촬영본은 곧바로 편집팀을 넘어갔다.
“수고했습니다.”
“네. 수고 많았습니다.”
그렇게 뉴스PD와 간단히 악수를 한 뒤, 이제 현수는 그곳에서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이때, 이형준 차장은 현수와 함께 움직였는데, 이때 그는 향후 방송 일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오늘 밤 11시 뉴스에 나오게 될 겁니다. 물론 방송은 뉴스 후반부 쪽이라, 11시 5분부터 11시 10분까지, 딱 5분간입니다. 그 뒤, 기상보도가 바로 이어지게 되는데···. 기상보도 역시 큰 날씨 변화가 없으면, 미리 녹화한 뒤 내보내게 됩니다. 아무래도 생방송보다는 녹화가 훨씬 더 편하니까요. 참, 저기 오고 있네요. 녹화 촬영하러···.”
그러고는 이형준 차장은 복도 끝에서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한 사람을 눈짓으로 가리켰는데···.
그러면서 그는 또한 고함도 질렀다.
“신혜씨! 신혜씨! 잠깐만 이리 좀 와 봐요!”
그렇듯 빠르게 손짓한 뒤, 이형준 차장은 현수에게 곧이어 설명도 해 주었다.
“목금, 밤 11시 기상 캐스터! 저 친구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아주 기똥차게 잘해요.”
그리고 그때,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다가온 미모의 젊은 기상 캐스터는 갑자기 두 눈을 크게 뜨며 현수 쪽을 뚫어져라 쳐다봤고, 반면 이형준 차장은 살짝 웃으며 두 사람을 서로 소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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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인사하세요. 신혜씨, 이쪽은 밤 11시 뉴스, 주식 캐스터 김현수 대표님. 여긴 기상 캐스터 박신혜씨.”
“김현수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아, 네. 안녕하세요? 박신혜입니다.”
그렇듯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 직후 두 사람은 다시금 서로를 빤히 쳐다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미모의 기상 캐스터가 현수를 너무 빤히 쳐다봤기 때문이다. 즉, 현수를 향한 그녀의 새카만 눈동자가 유난히 또렷하게 반짝거렸고, 그 모습에 현수는 약간 어색해질 정도였다.
‘근데 왜 날 저렇게 쳐다보지? 음. 근데 참 이쁘긴 이쁘네.’
작은 얼굴에 선이 굵고 긴 눈썹, 그리고 눈이 유난히 크고 새하얀 얼굴을 가진 기상 캐스터의 모습.
특히, 꼿꼿한 목선까지 갖춘 상당히 미인인데, 가을 기운이 물씬 넘치는 얇은 가을 외투를 입고 있어 뭔가 분위기도 있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특히, 약간 갈색 기운의 긴 머리카락이 외투 위로 흩날리고 있어, 얼굴이 약간 더 빛이 나는 것 같고, 좀 더 신비롭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근데 우리··· 언제 한번 뵌 적이 있나요?”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현수는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내뱉고 말았는데, 그러나 이내 그는 흠칫 놀라며 표정이 굳어지고 말았다. 왜냐하면, 자기 스스로 느끼기에도 작업성 멘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그러나 바로 그때! 정말 뜻밖에도 상대의 입에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흘러나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