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127화 (127/170)

<내 수익률 1,000,000배>

현수의 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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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지금 쌓이고 있는 매도물량이 채 얼마 되지도 않습니다. 차라리 우리 쪽 매수물량 일부를 다시 토해내서, 주가를 다시 낮추는 게 어떨까요?”

즉, 하한가 탈출과 동시에 투자자들의 공포심이 일부 해소된 상태라 매도물량은 증발되고, 반면 매수는 오히려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서 이것은 호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의미!

‘음. 현재 주가 2,125원, 전일 종가 대비 –17.64%. 하지만, 아직 오를 게 더 남아 있어. -15%대 혹은 –10%대 지점까지 가면, 아마 매도물량이 다시 장중에 확 풀리게 될 거야. 그래, 그때! 그때까지 한번 기다려 보자.’

왜냐하면, 조금 전 하한가를 직접 봤던 투자자들은 아무리 공포심이 해소되었다고 해도, 그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즉, 조금이라도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도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탈출을 택하려는 이들이 상당히 많아지게 될 것이다. 실제로, 그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최대주주 강진산업에 대한 악감정들은 이미 파다하게 퍼져 있지 않은가.

그렇듯 현수는 그 생각을 마친 뒤, 곧바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네. 주가를 낮추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우리 쪽에서 주가 하락을 직접 주도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 회사를 바라보고 있는 시선들이 요즘 많아진 만큼··· 어떠한 부분에서도 주가 조작이라는 의심을 줄 수 있는 행위를 절대 수행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만 대표님!”

“의견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좀 더 기다려 보죠. 아마 조금만 더 기다리다 보면··· 어쩌면 터닝 포인트 구간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현재 호가 상태가 상승 상태라, 강진산업 측도 뭔가 다시 모종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잠시 기다려 보도록 하죠.”

그렇게 현수는 선을 그었는데···.

그런데 그로부터 얼마 뒤, 엠솔루션 호가창은 갈수록 기이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즉, 하한가 탈출 직후, 호가는 바로 U턴을 만들며 상승한 뒤 2,125원을 지나 2,175원까지 올랐으나, 거기까지가 한계였던 것이다.

점점 더 매수·매도는 줄어들면서 호가창은 거의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모습이었고, 이런 상태가 앞으로 지속된다면 앞으로 종가 2,175원으로 오늘 장이 마감될 기세였다.

그러나 그런 눈치싸움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갑자기 하방 2,165원 호가 위치에 6만 주라는 대형 매수 대기 주문이 걸리자, 순식간에 하방 저항선이 생기면서 상향 분위기가 다시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 눈치싸움은 끝나고 말았다.

툭툭 치며 2,175원대 매도물량을 다시 건드리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우르르 매수세가 몰려들면서 순식간에 좌측 매매 체결창이 붉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것이다.

253.

1,053.

2,302.

325.

1,000.

2,000.

32.

32.

1.

1.

105.

203.

1,000.

3,000.

그렇듯 쉴 새 없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붉은 색채의 매매체결 내역들.

그리고 한편으로는 매도물량 역시 비약적으로 다시 늘어나며, 호가는 단숨에 2,200원대를 돌파하게 되었다.

그리고 곧이어 마침내 호가 2,250원(-12.79%)을 돌파하던 바로 그 순간, 난데없이 하방 매도세가 아주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양 진영 간의 치고받는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 시간은 아주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어느덧 2시 57분 32초!

이 무렵, 현수는 2,255원부터 시작해서 2,325원까지 이르는 총 15구간에서 대략 전체 50만 주가 대거 층층이 쌓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이 구간에서 매도를 하려는 소액주주들이 자신들의 물량을 넣은 것도 있겠지만, 더 이상의 추가 상승을 막겠다는 또 다른 누군가의 강력한 의지가 이 박스권에 강하게 배여 있다는 것은 현수는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현수의 두 눈에는 강력한 빛이 도드라졌다. 즉, 기다리고 기다렸던 매수 타이밍이 다시 온 것이었다.

아마도 하한가 상태는 이미 실패했지만, 추가 상승을 무조건 막을 수밖에 없는 강진산업 측이 고육지책으로 이런 박스권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게 확실했다.

“하하, 이제 더 기다릴 거 없겠죠? 네. 정 팀장. 이제 완전히 마무리하죠.”

그렇게 현수는 오더를 던졌고, 그 바로 즉시, 국내주식팀은 일제히 매집에 들어갔다. 2,255원부터 시작해서 2,325원까지 이르는 총 15구간을 한 번에 집어삼킨 뒤, 더 위쪽까지 치고 올라갔는데···.

이때, 현수는 더 위쪽 물량들까지 포함해서 도합 62만 주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음. 현재 주가 2,530원, 전 종가랑 비슷하고···. 하하하! 완전 성공이다!’

그렇듯 이런 일들이 장중에 가능했던 것은, 결국 엠솔루션의 지분이 대주주 쪽으로 쏠려있지 않고 장내에 흩어져 있다 보니, KHS컴퍼니의 매집 행위가 아주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로 인해 현수는 이번 장내 매집 전쟁을 아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결국 286만 주를 저가에 확보하게 되었고, 이제 엡솔루션 인수를 위한 아주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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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김 상무님. 지금부터 각 팀별 지분 매수 협상을 바로 시작하십시오. 특히, 이번 해프닝을 기관투자자들이 똑똑히 봤을 테고, 어쨌든 강진산업에 대한 기관투자자 쪽 인식이 더 나빠졌을 겁니다. 물론, 그들 기관 중에는 이번 물량 투하를 도운 쪽이 있을 테니··· 적당히 눈치껏 대응하시면 될 겁니다. 아마 그쪽은 피해가 아주 막심할 겁니다. 네. 네. 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어느덧 3시 30분.

장 마감 직후, 현수는 공격적인 지분 인수를 지시했다.

현재 지분 8.3%를 장내에서 확보한 터라, 향후 기관투자자 지분까지 확보한다면, 단숨에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가 있다.

물론, 현재 상황은 아주 근소한 차이로 제2 주주의 위치에 올라서게 되었지만, 조만간 이 상황은 역전될 수도 있는 일!

“그럼 대표님. 시간외거래 때 물량을 추가로 확보해도 될까요?”

그러나 현수는 곧바로 추가 확보를 보류시켰다.

“아닙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오늘 일은 종료하도록 하죠. 아시다시피, 시간외거래에서 호가가 상승하게 되면, 내일 기대치가 상당히 커지게 됩니다. 대신에 향후 2주일간, 현재 종가기준으로 플러스 마이너스 10% 범위 내에서 하방 물량 혹은 상방 물량을 계속 확보하도록 하죠.”

“네. 대표님.”

그렇게 마무리가 된 뒤, 현수는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단 몇 시간에 불과했지만, 너무 몰두한 터라, 양어깨가 약간 뻐근해질 정도.

그러나 다행히 아주 성공적으로 장내 매수를 마쳤고, 한편으로는 주가를 가지고 장난질을 치는 세력들한테 제대로 한 방을 날렸다는 사실에 현수는 그 뿌듯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제 자신은 일개 개미가 아니라, 주가를 견인할 수 있는 큰 세력이 된 것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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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 시각. 강진산업 최충식 회장과 그의 아내 배혜경 고문은 사무실을 난장판을 만들고 있었다.

커피잔, 물컵, 볼펜, 재떨이, 노트북, 모니터, 서류철 등등 이것저것 사방으로 날아가 부딪힌 뒤, 바닥에는 각종 파편들이 뿌려지듯 흩어진 모습이었다.

“대체 어떤 새끼야!!”

한편,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최충식 회장. 그의 흰 머리카락들이 마치 뾰족뾰족 솟구칠 정도로 그는 무척 화가 난 상태였고, 연달아 고함을 버럭버럭 지르고 있었다. 한편 그의 아내 배혜경 고문 역시 날카로운 안경테 너머로 무섭게 두 눈을 반짝이다가, 연달아 삿대질을 하며 사납게 외치고 있었다.

“이 미친 새끼!! 조 전무 너!! 이제 너 옷 벗고 싶지!! 대체 이따위로 일을 해? 이 더러운 개새끼! 따박따박 월급 받아 처먹고서 이따위 일을 해? 시발놈! 너 안 되겠다. 한 대 좀 맞아야겠다. 빨리 와!! 빨리!!”

그 순간, 놀란 조창형 전무는 고개를 들고는 얼른 배혜경 고문의 앞으로 다가갔는데···. 바로 그 순간, 찰싹! 하는 거친 소리가 나며 조창형 전무의 얼굴이 그대로 돌아가고 말았다. 배혜경 고문이 아주 매운 손속으로 풀스윙을 하며 조 전무의 뺨을 때린 것이다.

그러나 이 폭행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마치 미친 여자처럼 달려들며, 배혜경 고문은 쉴 새 없이 조 전무의 머리와 목을 때리기 시작한 것이다. 뻘건 손바닥 자국이 그의 얼굴 쪽과 목 여기저기에 나타났지만, 조 전무는 전혀 대항할 생각 없이 ‘죄송합니다. 사모님. 죄송합니다. 사모님’ 이 말만을 계속 외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 분노가 아직도 다 풀리지 않은 듯, 그녀는 조 전무의 머리카락을 잡아 쥐고 마구 흔들며, 결국 그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뽑아내고 말았다.

“끄악! 죄송합니다. 사모님. 으으으.”

“어머니. 이제 좀 진정하세요.”

그리고 그때서야 비로소 입을 열고 있는 또 다른 남자. 그는 바로 최충식 회장의 장남 최길상 사장이었다.

개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얼굴에 배가 불룩 튀어나온 모습인 중년의 남자. 그런 그가 눈살을 살짝 찌푸리자, 비로소 배혜경 고문은 손을 탈탈 털며 자신의 자리에 도로 앉는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50대 중반의 나이인 조창형 전무를 노려보며 으르렁거리고 또한 씩씩거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버지. 흠. 자중하시죠. 흠. 조금 전에 애들이 확인한 결과, 개새끼 KHS컴퍼니가 주도한 일입니다.”

“뭐! 누구? 누구라고?”

“KHS컴퍼니입니다.”

“KHS컴퍼니? 시발! 그게 대체 어떤 새끼야? 갑자기 날 여기로 부르게 하고, 갑자기 그런 뚱딴지같은 일을 만든 새끼가 KHS컴퍼니라고!!”

그리고 이때, 잠자코 있던 둘째 최길준 사장도 입을 열었다.

“음. 그리고 조금 전··· 조양투신과 제일캐피탈에서 연락이 왔는데, KHS컴퍼니 측에서 엠솔루션 지분을 원한다면서, 그쪽 지분에 대해서 거래 협상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아마 그쪽에서 다른 곳에도 갔을 겁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강진산업 최충식 회장의 이마에는 파란 핏줄이 도드라졌고, 동시에 그는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수려한 난 화분을 두 손에 들고서 온 힘을 다해 던져버렸다. 결국, 그 난 화분은 벽면에 부딪히며 와장창 깨져버리는 모습이다.

“그 새끼 잡아 와! KHS컴퍼니 사장 새끼 잡아 와!! 내가 모가지를 따 버릴 테니까!!”

그렇듯 최충식 회장은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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