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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익률 1,000,000배-114화 (114/170)

<내 수익률 1,000,000배>

구글 검색어

-45-

“야, 김현수, 너 오늘 저녁 시간 좀 되냐? 그래, 얼굴 좀 보자! 꼭 좀 보자고! 일중이도 오기로 했고, 병권이도 시간 내서 오기로 했어. 인마! 그러니까 그런 소리 말고 무조건 꼭 보자! 그래, 알았어. 대신에 우리가, 네가 있는 강남으로 갈게.”

그렇게 통화를 마친 경수는 긴 숨을 몰아쉰 뒤, 여전히 떨리는 손가락으로 휴대폰 구글 검색창에 이것저것 키워드들을 집어넣고 있었다.

김현수, 시에나 줄리어스.

김현수, KHS컴퍼니.

김현수, 데보라 힐슨.

김현수, 카일리 맥카시.

김현수, Stock24.

김현수, 인방.

김현수, 개미군단.

김현수, 인수합병.

김현수, 실시간 검색어.

김현수, KP커뮤니케이션.

김현수, BE파이낸스금융.

김현수, Standard Julius.

그렇듯 쉴 새 없이 검색을 하고, 또 각종 검색 내역들을 읽어보다가, 결국 경수는 복도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만다.

‘맙소사.’

그러고는 이마를 꽉 쥐며 잠시 눈을 감고 있는 그. 그 순간, 카톡 알림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 상태 그대로, 그저 잠시 넋 잃은 상태를, 가만히 눈을 감고 있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그의 미간 사이는 한 번씩 심하게 접혔다가 풀리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사실, 조금 전, 그는 학원 수업과 상관없이 잠시 딴짓을 했다.

왜냐하면, 연거푸 시험 낙방이라는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요즘 들어서 학원 강의가 도통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른바 의욕 상실 상태인 그.

그래서 그냥 다 때려치우고 그냥 지방으로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더 굴뚝같아지는 게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갑자기 단짝 친구 김현수가 떠오른 것이다.

그러고 보면,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자신의 옆에 앉아 같이 공부를 했던 단짝 친구 김현수.

그런데 그런 녀석이 난데없이 공시 준비를 그만뒀고, 노량진 공시 학원을 박차고 나가 버렸다.

그리고 다시 나타난 녀석은 주식 투자로 돈을 좀 벌었다고 했고, 또 조그맣게 사업도 시작한다고 했다.

이때, 경수는 현수의 작은 성공을 바라보면서, 다행스럽다는 생각 외에도 그게 과연 얼마나 잘될까 하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게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뭐니 뭐니 해도 대한민국에서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신의 직장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은가. 거의 정년까지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장, 거기다가 죽을 때까지 풍족한 공무원 연금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으니, 이거야말로 진짜 최고 중의 최고가 아닌가.

그래서 경수는 정말 죽어라 공시에만 집중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황금빛 미래보다는 도저히 바뀌지 않은 현실이었다.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텅이에 자신은 빠져 있었고, 그것은 날이 갈수록 무거운 족쇄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런 암울함 속에서 문득 그는 현수를 떠올렸고, 이때 괜한 호기심이 생겨나, 휴대폰 웹 구글 검색어에 ‘김현수’라는 단어를 집어넣고서 혹시나 하는 기분에 검색을 해 봤는데···. 그러다가 조금 전 비명 사건까지 일어난 것이었다.

그러나 물론 처음에는 그런 비명을 저지를 만한 상황은 절대 아니었다.

‘에게? 이게 뭐야?’

그런 생각을 했을 정도로, 김현수라는 검색어는 별다른 게 없었기 때문이다.

즉, 구글 화면 제일 상단에 떠 있는 것은 야구선수 김현수라는 존재뿐! 그로부터 한 페이지 전체에 해당하는 아래쪽까지 쭉 내려다봤음에도, 친구 김현수와 관련된 내역은 단 한 건도 없었다.

‘하긴 뭐, 이제 막 회사를 시작했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한 뒤, 곧 포털사이트 쪽으로 넘어가려던 중, 이때 경수는 갑자기 멈칫하며 손을 멈췄다. 왜냐하면, 현수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 자체도 조금 궁금해진 것이다.

‘음. 그 회사 이름이 뭐였더라?’

그러나 그 고민은 몇 초 지나지 않아 바로 해결이 되었다. 왜냐하면, 현수가 만든 회사 이름이 의외로 아주 간단하기 때문. 즉, 현수의 영어 이름 첫 글자들을 딴 것이라, 기억하기가 아주 쉬웠던 것이다.

‘그래, KHS컴퍼니!’

그래서 곧바로 ‘KHS컴퍼니’라는 키워드를 넣고서, 즉시 클릭을 했는데···.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그가 기겁할 일들이 바로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즉, 난데없이 주르르 도배가 되어 있는 각종 기사들.

「(특종) KHS컴퍼니 김현수 대표, 인방 스타 전격 인터뷰···」

「국제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 Standard Julius, KHS컴퍼니, Stock24 등 국제컨소시엄 스타트···」

「KHS컴퍼니, 미국 콜옵션 종목 투자, 40배 초대박 터져···」

「국내 투자기업 KHS컴퍼니, 미국옵션 투자로 수천억 원대 수익을 얻어···」

「시에나 줄리어스, 데보라 힐슨, 카일리 맥카시 등 세계적 여성 억만장자들과 자리를 함께 한 KHS컴퍼니 김현수 대표, BE파이낸스금융 인수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내···」

「KHS컴퍼니 김현수 대표의 인터넷 닉네임은 개미군단···」

「개미군단 실검 3위! 화제의 신인 인방 스타 등장!」

「화제 폭발, 단 몇 시간 만에 3억 원 후원을 기록한 BJ 개미군단」

「여배우 최인영과 개미군단의 관계는? 의혹 증폭···」

「실검 1위 최인영, 실검 3위 개미군단, 관심 폭증···」

「인터넷 주식 스타 개미군단, 신설법인 KHS컴퍼니와 KP커뮤니케이션 대표인 것으로 알려져···」

그렇듯 아주 놀라운 기사들이 주르르 이어지고 있었는데···. 눈이 완전히 동그래진 경수는 이때 시에나 줄리어스, 데보라 힐슨, 카일리 맥카시 등이 언급된 그 기사를 가장 먼저 클릭해서 봤다.

그런데 그곳 기사에 딸린 컬러 사진! 놀랍게도 그 사진 속에서, 단정한 모습으로 웃고 있는 남자는 아무리 봐도 자신의 단짝 친구 김현수가 아닌가.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 다음으로 클릭해 본 기사가 바로 「KHS컴퍼니, 미국 콜옵션 종목 투자, 40배 초대박 터져···」와 「국내 투자기업 KHS컴퍼니, 미국옵션 투자로 수천억 원대 수익을 얻어···」였던 것이다.

그리고 순간, 그는 완전히 터져 버리고 말았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그대로 비명을 지르고 말았던 것.

그리고 그렇게 비명을 지른 뒤 그는 학원 복도에 쭈그려 앉아 정신없이 기사들을 일일이 다 확인해 봤고, 그런 뒤에 공부 때문에 일부러 삭제했던 카톡도 다시 휴대폰에 깔게 되었다. 그리고 서둘러 대학 친구들이 모여 있는 카톡 단톡방에 들어갔다가, 그는 그곳에서 현수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자신은 되도 안 되는 공시 공부에 푹 빠져 있는 사이, 현수를 중심으로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나만 빼고서, 다 알고 있었단 말이네’.

그 순간, 갑자기 몰려드는 섭섭함, 그리고 온갖 종류의 서러움과 암담함. 이런 것들은 어느새 폭풍이 되어 경수를 무섭게 집어삼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

그리고 한편, 어느새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 어느덧 저녁 6시 정각이 되었는데···.

이때 현수는 딱 시간에 맞춰 재무팀 팀장, 홍보·기획팀(기존 기획팀) 팀장과의 미팅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물론 이 미팅과정에서 현수는 회사의 각종 지출 내역들을 꼼꼼하게 확인했고, 또한 KP커뮤니케이션과의 공간 분리 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 긴밀하게 논의를 했다.

“음. 그럼 회의는 이렇게 마치고, 대신에 내일부터는 새 오피스를 찾는 일에 좀 더 신경을 써 주십시오. 뭐 아시다시피, 회사가 아주 빠르게 발전하면서 어느덧 직원들 숫자가 60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더 회사가 팽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간 문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회의를 마친 뒤, 현수는 곧이어 자신의 오피스를 간단히 정리했고, 그러고는 곧바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거기서 현수는 자신의 야간경호담당인 강태현과 함께 곧바로 인근 백화점으로 향했다.

물론 이 시각은 퇴근 시간이라 도로가 아주 붐볐는데, 그럼에도 강태현의 운전실력은 아주 탁월했고, 그 덕분에 대략 20분 만에 현수는 백화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듯 신속하게 백화점 명품코너를 찾은 현수는 이때 총 3종류의 선물을 사게 되었다. 즉, 명품 남성용 지갑, 명품 크로스백, 명품 서류가방 등이다.

그러고는 현수는 곧이어 경수가 찍어 둔 약속 장소인 강남역 인근의 대패삼겹살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차량 두 대가 같이 움직인 터라, 현수는 강태현과 함께 아우디 차량에서 바로 내렸고, 이때 보디가드 한 명이 SUV 차량에 뛰어나와 현수의 아우디 차량을 몰고서 유료주차장으로 바로 이동한 터라, 도로 정체 없이 그 모양새는 아주 깔끔했다.

그리고 그렇게 대패삼겹살 집에 도착한 현수는 바로 현재 시각을 확인해 봤는데, 현재 시각은 어느덧 7시 15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물론 약속 시각인 저녁 7시 30분보다 무려 15분이나 더 일찍 오게 된 것이다.

‘참, 경수가 예약을 안 했다고 했지?’

그래서 현수는 강태현이 나서기 전에 먼저, 입구 쪽 점원에게 인원을 이야기한 뒤 4명이 어울릴 수 있는 적당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물론 이곳은 이미 사람들로 거의 꽉 차 있는 상태라, 현수는 간신히 입구 근처의 작은 자리 하나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한, 경호원 강태현은 아주 구석진 2인용 테이블 쪽으로 갔는데, 그는 그때부터 어쩔 수 없이 혼밥 상태를 유지하게 되었다.

“그럼, 일행 오시면 주문할 거죠?”

“네. 좀 있다가 하겠습니다.”

그렇게 확인을 한 점원은 생수통과 컵들을 놓고서 물러났는데, 이때 현수는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펴봤다. 그러고 보면, 주변으로 아주 구수한 대패삼겹살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고, 이미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불판 위 대패삼겹살을 보자, 현수는 저절로 군침이 샘솟는 것 같았다.

‘와, 진짜 맛있겠다.’

마늘 기름장에 조금 담갔다가, 양념 된장에 푹 찍은 뒤 마늘 하나를 넣은 상추 한 쌈. 그리고 소주 한 잔!

카아! 현수는 저절로 입안에 침이 잔뜩 고이는 느낌이었다.

사실, 그러고 보면, 가난했던 공시생 시절, 부자들은 대체 무슨 맛있는 음식들을 날마다 먹고 살까 이런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는데···. 막상 수천억 원대의 부자가 되어보니 딱히 뭐 크게 달라지는 게 없는 것 같았다. 물론, 이제는 수십만 원짜리 혹은 수백만 원짜리 진기한 요리도 먹을 수 있게 됐지만, 그럼에도 삼겹살 역시 때로는 아주 입맛을 당기는 게 사실이었다.

그렇듯 현수가 잠시 입맛을 다시는 사이, 마침내 경수가 먼저 나타났다.

이때, 그를 발견한 현수는 바로 한 손을 들었고, 그러자 갑자기 눈이 확 커지던 경수는 한걸음에 달려와, 현수의 앞에 앉았다.

“어? 경수야, 너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왜 그래?”

이때 경수의 표정이 아주 이상한 것을 바로 발견한 현수는 의아해하며 그 이유를 즉시 물어봤는데···. 그러나 경수는 힐끔 현수를 한번 쳐다볼 뿐, 곧바로 긴 한숨을 내쉬며 그저 힘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렇듯 그의 아주 의외의 모습을 보고서 당황한 현수.

곧바로 현수는 그 이유를 다시 물어보려고 했는데, 바로 이때 증권맨 강일중과 제일캐피탈의 장병권이 차례로 가게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야, 여기! 여기!”

그렇듯 두 사람이 한 번에 등장하자 반가운 마음에 현수는 또다시 손짓을 했고, 이때 그들은 바로 알아보고서 테이블 쪽으로 다가왔다. 이때 자리에서 살짝 일어난 현수는 그들과 간단히 악수를 했고, 또 가볍게 안부도 먼저 물어보게 되었다.

“야! 다들, 잘 지내고 있지?”

“하하, 나야 뭐, 이렇게 보다시피.”

“흠, 나도 뭐 그렇긴 한데··· 근데 좀 죽을 맛! 요즘 코스피 지수, 다우지수, 나스닥지수, S&P500 지수 등등, 다들 난데없이 쑥쑥 빠지고 있잖아? 현수 넌 알지? 자, 자, 우리 빨리 앉자.”

그렇게 김현수, 김경수, 강일중, 장병권, 이들 대학 친구들은 모처럼 저녁 식사 자리를 다 함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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