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113화 (113/170)

<내 수익률 1,000,000배>

김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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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 Standard Julius, KHS컴퍼니, Stock24 등 국제컨소시엄 스타트···」

「베트남 최대 금융사 BE파이낸스금융 인수전쟁 본격화···」

「국제컨소시엄 김현수 대표와 시에나 줄리어스 부사장,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

「베트남 BE파이낸스금융 인수에 국내 투자사들 연합 전선 구축···」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베트남 BE파이낸스금융! 인수전 본격화···」

「시에나 줄리어스, 데보라 힐슨, 카일리 맥카시 등 세계적 여성 억만장자들과 자리를 함께 한 KHS컴퍼니 김현수 대표, BE파이낸스금융 인수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내···」

즉, 이런 기사들이었다.

특히 어느 케이블 TV 뉴스 방송에서는 15초 정도 컷 정도로 김현수 대표와 시에나 줄리어스 부사장의 인터뷰 모습을 송출하기도 했는데···. 그 바람에 KHS컴퍼니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서 기업 광고 효과까지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기사들과 뉴스 보도들이 나간 뒤, 곧바로 다양한 반응들도 나타났다. 특히 가장 심한 것은 바로 KHS컴퍼니로 걸려오고 있는 각종 전화들. 이른바 각양각색의 자선단체들, NGO 구호단체 등, KHS컴퍼니로부터 기부를 원하는 단체들의 전화들이 빗발친 것이다. 그리고 이 외에도 기업 광고성 언론 보도를 해 주겠다며 게재료를 달라고 하는 각종 주간지 혹은 경제 잡지들의 요구들도 쏟아지고 있었다.

- ···네. 네. 우선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저희 회사에서는 한 번 검토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물론 현시점에서는 가타부타 확답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건 양해해 주십시오.

- ···네. 네. 무슨 말씀이신지는 잘 알겠으나··· 저희 회사에서는 그 기자 분의 정치성과 재정적 후원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관심도 없습니다. 네. 네. 그렇게 보시면 됩니다.

- ···음. 그건 죄송하지만, 저희는 일체 관심이 없습니다. 저희 KHS컴퍼니는 그런 언론 보도에 대해서 일체 사양합니다.

- ···네. 네. 그럼 우선 저희 내부에서 논의를 해보겠습니다. 왜냐하면, 회사 명의의 기부에 대해서 아직 논의가 안 된 상태라, 아직 확답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네. 네.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렇듯 회사 홍보·기획팀으로 전화가 빗발쳤는데, 한편 현수의 개인 휴대폰에도 쉴 새 없이 전화들이 빗발치고 있었다.

고향 친구들, 그리고 대학 동기들, 또한 친척들, 부모님들까지. 지금껏 공시생 백수로 알고 있던 김현수가 떡 하니 투자 회사 대표가 되어있었고, 또한 세계적인 인수합병 컨소시엄의 참여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그들은 하나같이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놀랐던 것이다. 특히, 케이블 TV 뉴스 방송 효과가 상당히 컸는데, 또한 이번에 게시된 신문기사에는 현수와 시에나 줄리어스의 사진이 정확하게 실린 터라, 그 영향력이 더욱더 커졌던 것이다.

그리고 어쨌든 그런 기자회견 덕분에 뜻하지 않게 고생(?)을 하던 현수는 다음날 수요일을 맞이하여, 아침 일찍 베트남 현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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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네. 네. 그럼 앞으로 BE파이낸스금융 인수전은 크게 3파전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네. 네. 부사장님. 그렇다면, 그 영국계 컨소시엄은 현시점에서는 무시해도 된다는 말씀입니까?”

즉, 베트남 현지에 나가 있는 Stock24 이원진 부사장은 베트남 현지에서 고위 공무원과 접촉을 했는데, 이때 그는 응오 꼰툼성 베트남 재무부 차관을 직접 만났다고 했다. 그리고 그 베트남 차관의 말에 의하면, 현재 물밑 접촉이 된 대형 인수 컨소시엄은 영국계 사모펀드 관련 컨소시엄, 네덜란드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고 있는 네덜란드·핀란드 국제컨소시엄,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국계 HSCC 은행이라고 했다. 따라서 현수 쪽의 컨소시엄까지 합친다면, 총 4개의 대형 팀이 이번 BE파이낸스금융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었다.

그러나 이원진 부사장은 크게 3파전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서, 한 군데 컨소시엄은 큰 경쟁력이 없다는 의미!

“···아, 그렇다면 영국계 컨소시엄은 페이크(fake)라는 말씀입니까? 네. 네. 아, 그렇군요. 즉, 이 부사장님과 잭 데이비스 부사장님의 합작품이라고 봐도 되겠군요? 네. 네. 네. 그런 상황이라면, 하하! 아주 멋진 그림이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네! 아주 괜찮은 전략입니다. 음. 다만 HSCC 은행 쪽은 조만간 좋은 해결책이 생길 거라고 믿습니다. 네. 네. 부사장님. 그럼 다음에 또 통화하도록 하지요.”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난 현수는 표정이 미묘해졌다. 우선, 이원진 부사장이 머리를 써 가며, 영국계 컨소시엄을 들러리 겸 러닝 메이트로 데려온 것은 BE파이낸스금융 인수전에서 아주 좋은 묘수를 둔 것이나 다름없다.

‘흠, 확실히 대단한 사람들이야. 영국계 대형 사모펀드를 들러리로 내세울 수 있다니. 어쨌든 결과적으로 가장 낮은 인수가가 차례로 언급이 된다면, 결국 인수가도 하향 분위기로 최종 조정이 될 테고···.’

그렇듯 영국계 컨소시엄까지 나서서 그 밑바닥을 확실하게 다져 놓는다면, 그 어떤 팀도 함부로 높은 인수가를 제시할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 때문에 향후 인수전 분위기는 결코 나쁘지 않은데···. 그런데 문제는 실상 다른 곳에 있었다.

즉, 조금 전, 통화 중에 이원진 부사장은 한가지 사항을 아주 우려하고 있었는데, 그건 바로 중국계 HSCC 은행의 인수전 참여였다!

왜냐하면, 중국계 HSCC 은행은 베트남 정계에서 아주 막강한 로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그래서 현 상황에서 아주 강력한 라이벌이라 말할 수 있는 상태다. 그러다 보니 현재 당면한 문제는 그들이 교묘하게 손을 쓰는 순간, 현수의 컨소시엄은 의외로 일찍 탈락하는 불벼락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즉, 숏리스트(Short List)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인수전 초반에 탈락하는 최악의 수! 바로 그런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HSCC 은행 쪽에서 미리 경쟁력이 큰 팀을 떨어뜨려, 좀 더 쉽게 인수를 완료하려고 그런 로비 전략을 펼칠 수도 있다는 예측인 것이다.

‘설마 우리가 숏리스트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무너지진 않겠지? 휴, 근데 이건 주식, 선물옵션 쪽과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구나.’

그렇듯 처음 접하게 된 인수합병의 실사례.

그래서 현수는 인수합병팀 김상범 상무를 불러 그 의견을 들어보니, 실제로 이런 숏리스트(예비인수후보)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큰 창피를 당하고서 탈락한 국내외 대형 PEF 운용사 사례들이 이미 여럿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추가 합격이라는 변수가 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사안에서는 HSCC 은행이 막강한 조율을 하면서, 자신들과 관련된 중소형 중국펀드들을 들러리로 내세운다면, 순식간에 숏리스트 자체에 단단한 빗장이 채워질 수도 있다는 그런 의견도 이때 듣게 되었다.

“음. 어쨌든 대표님, 그런 부분들도 있겠지만, 여하튼 좀 더 두고 봐야 할 문제라, 아직 뭐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듯 인수합병과 관련된 현안에 대해서 먼저 고민한 뒤, 그 다음으로 현수는 KHS컴퍼니의 대응전략에 대해서도 김상범 상무와 좀 더 논의를 이어 나갔다.

그리고 그 사이 다시 시간은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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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점심때가 훌쩍 지난 3시 무렵,

이때, 현수는 강세훈 선물옵션팀 팀장을 호출한 뒤, 오늘 밤중에 진행해야 할 미국 개별주식옵션 투자에 대해서도 지시를 내리게 되었다.

“···즉, 그래서 제 생각은, 아이쉐어 마켓(iShare Market), 베타 일렉트로닉스(Beta Electronics), 넥스트 무비(Next Movie), 이 세 종목 중에서··· 우선적으로 베타 일렉트로닉스(Beta Electronics) 종목에 대한 콜옵션 투자를 오늘 밤중에 진행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8월 26일 만기물 기준으로 옵션 투자를 진행해야 하니, 결국 바로 치고 들어간 뒤, 아주 빠르게, 즉 적당한 퇴로가 나오면 바로 빠져 나와야 합니다.”

그러니까 이번 옵션 투자는 만기일이 코앞이라 좀 더 전격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현수가 그런 갑작스러운 지시를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최근 베타 일렉트로닉스(Beta Electronics) 종목은 주가 하락이 끝난 뒤 상승 반전을 시도하고 있었지만, 그간 상승 폭이 아주 미약했던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현수는 계속 그 반전 타이밍을 잡고 있었는데···. 그러나 그는 며칠간 운 나쁘게도 좋은 호가를 읽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조금 전 아주 괜찮은 주가 변동을 읽게 된 뒤, 그제야 그는 투자 지시를 내릴 수 있게 된 것이었다.

“···현재 이 옵션의 등가격이 381.88달러입니다. 그리고 행사가 400달러짜리 콜옵션 가격은 1.93달러, 행사가 405달러짜리 콜옵션 가격은 1.34달러, 그리고 행사가 415달러짜리 콜옵션 가격은 0.7달러. 또한, 그 위쪽부터는 콜옵션 가격이 더 낮아져, 0.7달러, 0.53달러, 0.41달러 순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말씀드리면, 제가 예상한 주가는 최대 20%가량 상승, 즉 행사가 400달러에서부터 415달러대의 콜옵션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전략을 고려해주십시오. 특히, 전 거래일 기준으로 봤을 때, 행사가 400달러 때 콜옵션 거래량은 현재 폭발적입니다.”

그렇듯 현수는 계속 세부적인 업무 지시를 이어 나갔는데, 이때 강세훈 팀장은 이번 투자로 누릴 수익에 대한 머릿속 셈이 순식간에 끝난 듯, 그는 곧바로 두 눈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종목까지는, 제가 옵션투자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릴 테니, 다음 종목부터는 직접 차트를 보시면서 그 이유를 한번 찾아보십시오.”

그러면서 현수는 간단한 투자 이유 설명도 했다. 즉, 이런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는 이유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합당성을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리기 위한 것이다.

“네. 대표님. 감사합니다.”

“자! 그럼 이쪽부터 보십시오. 강 팀장. 이 종목 역시··· 이 호가 차트를 보시면, 어느 정도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아시다시피, 호가 차트는 과거의 모든 행위들이 반영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쪽, 이쪽, 이쪽 포인트, 이들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면, 이때 집중 매수 구간들이 더욱더 잘 보이게 될 겁니다.”

“아!”

“아시다시피, 국내 주식판처럼 해외 주식판, 선물옵션 쪽도 호가 상승·하락을 주도하는 세력들이 있습니다. 물론, 해외 쪽은 더 큰 펀드들이 활약하는 곳이라, 아마 이런 분위기들이 바로 감지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즉, 장 초반, 앞서 언급한 콜옵션 물량이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크니까, 눈치 볼 것 없이 바로 대량 매수를 시도해야 합니다. 아마 잘 된다면, 오늘 밤중에 큰 수익이 터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듯 설명을 마친 뒤, 현수는 바로 강세훈 팀장을 내보내고, 이번에는 국내주식팀 정민경 팀장을 호출해서, 국내주식팀 투자 현황을 확인했으며, 또한 KP커뮤니케이션의 인방 종목 결정에 국내주식팀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도록 지시했다.

그렇듯 현수는 이런저런 회사 일들 때문에 아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런데 한편 바로 그 시각!

노량진 학원가, 학원 강의를 듣던 중 잠시 딴짓을 했던 공시생 김경수. 그런데 그런 그가 갑자기 난데없이 큰 비명을 질렀고,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뒤, 황급히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꽉 막고 있었다.

이때 좌우의 공시생들은 바로 눈을 흘기며 경수를 노려봤는데, 그럼에도 그의 놀람은 사라지지 않은 듯, 그는 얼른 뒷문을 통해 강의실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한쪽 복도에 쭈그려 앉은 김경수.

그는 그때부터 정신없이 각종 기사들을 읽고 있는데, 그 와중에 그의 두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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