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109화 (109/170)

<내 수익률 1,000,000배>

글로벌 투자자들

-42-

“아, 이쪽은 KHS컴퍼니 김현수 대표님입니다.”

Stock24 이원진 부사장은 회의실에 모인 미국인들에게 영어로 현수를 소개했다. 한편, 이곳에는 Standard Julius의 젊은 여성 임원 시에나 줄리어스 외에도 국제 대형 사모펀드인 롱텀펀드 부사장 잭 데이비스, 그리고 그들의 수행원들이 모여 있었다.

다시 말해서, 앞으로 진행될 베트남 BE파이낸스금융 회사 인수 프로젝트를 위해서 각 회사별 주요 인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스티브! 바로 이 사람이 바로 그 킴이군요?”

이때, 젊은 여성 임원 시에나 줄리어스는 현수가 소개되자마자, 바로 두 눈을 반짝이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올해 33살인 시에나 줄리어스. 그녀는 미국 명문가 줄리어스 가문 출신이자, 하버드대를 나온 뛰어난 여성 경영자로서 6살이 된 딸이 있는 이혼녀이기도 했다.

그런데 현수의 눈앞에서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긴 금발 머리에 늘씬한 체격을 가진 전형적인 상류층 백인 미녀의 모습이었다.

특히, 그녀는 Standard Julius의 현 회장인 클리프 줄리어스의 둘째 딸이자, 벌써 이미 수천억 원대 재산을 가진 대단한 부자였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그녀의 옷차림이나 몸에 착용한 액세서리들은 무척 화려해 보인다.

“네. 소개받은 김현수입니다. 반갑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곧바로 짧은 탄성까지 지르고 있었다.

“오! 당신이 바로 월스트릿 머저리들의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바로 그 한국인이군요!”

“네? 아아, 근데 제가 주목을 받다니, 대체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그렇듯 현수가 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그녀는 왜 모른 척하냐며 약간 힐난의 눈빛을 보냈다.

“KHS컴퍼니, 당신 회사가 맞죠?”

“네. 맞습니다만?”

“얼마 전, 시스템 인디펜더스 투자에서부터 시작해서, 커런트뮤직 풋옵션 투자, 그리고 저번 주에는 아메리칸채널 콜옵션 투자까지, 그 위험한 투자에서 빛나는 승자가 된 회사, KHS컴퍼니가 아닌가요?”

“아, 그렇습니다만, 근데 대체 그걸 어떻게 아시고?”

“호호호, 당신은 월스트릿 머저리들을 정말 머저리로 보지는 않겠죠? 그들은 이미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에 바짝 긴장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들은 이 새로운 별이 그저 잠깐 빛나는 반짝 별로 끝나길 속으로 바라고 있죠. 그러면서도 당신의 그 생소한 KHS컴퍼니라는 회사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아지고 있어요.”

“음. 그런데 제가··· 그렇게 시선을 끌 만한 것들을 한 겁니까? 더 뛰어난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는 헷지 펀드들도 많고, 더 뛰어난 펀드 매니저들도 많을 텐데···. 저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위험한 파생상품투자에서··· 제가 언제까지 이 행운을 가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듯 현수는 아주 겸손하게 대답했는데, 이런 그의 모습에 시에나 줄리어스는 약간 달라진 눈으로 현수를 바라봤다. 왜냐하면, 뛰어난 한국인 투자자 이원진 부사장 역시 그 능력에 비해서 아주 겸손한 사람이다. 그리고 이 동양인 젊은 남자 역시 그 말투가 비슷했기 때문인 것이다.

“호호, 킴! 당신도 스티브처럼 아주 무서운 남자로군요? 물론 ‘R’ 발음만 조금 고치면 더 좋겠는데?”

그렇듯 시에나 줄리어스는 슬쩍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웃으면서 위트있게 말을 했다.

즉, 네이티브 스피커나 다름없는 이원진 부사장과 달리, 현수의 영어 액센트가 조금 이상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상호 의사소통을 하는 데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 R?”

“아뇨. R.”

“R. R. R.”

그렇게 몇 번이고 발음한 뒤, 현수는 피식 웃었다. 마침내 시에나 줄리어스가 무척 만족스러워하며 다시금 현수에게 악수를 청했기 때문이다.

“하하, 저는 당신 덕분에 영어 발음을 이렇게 고쳤는데, 그러고 보면 당신은 지금 한국에 오셨으니까 간단히 한국어 인사 정도는 배우는 게 어떨까요?”

“네?”

“그냥 인사말··· 안녕하세요? 이것만 한번 따라 해 보세요.”

“네? 그게 무슨 뜻이죠?”

“Hello와 같은 뜻입니다.”

“아! 재밌을 것 같네. 잠시만요. 안, 뇽······ 하··· 떼요??”

“아뇨, 안녕하세요.”

“아! 아! 안뇽··· 앗, 다시 해 볼게요. 안뇽···하아···쎄요?”

“와, 이제 좀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렇듯 잠깐 잡담을 주고받으면서 현수는 밝게 시에나 줄리어스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리고 그 바람에 시에나 줄리어스의 표정도 아주 밝아지고 있었다.

한편, 이때, 바로 옆에서 잠자코 있던 롱텀펀드의 부사장 잭 데이비스는 무척 사교성이 좋은 한국인 남자 김현수가 시에나 줄리어스와 어느새 가벼운 포옹까지 하면서 분위기를 아주 좋게 만들자, 더 늦기 전에 자신도 입을 열었다.

사실, 그러고 보면 40대 초반의 나이에 아주 깔끔한 이미지인 그는 지금껏 뛰어난 투자 실적을 기록하며 어느새 롱텀펀드 부사장 직책까지 오른 아주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즉, 그는 미국 금융계의 젊은 투자계층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아주 뛰어난 인재인 것이다.

“아, 미스터 킴, 저 역시 당신과 당신의 KHS컴퍼니에 대해서 관심이 아주 높습니다. 최근 시스템 인디펜더스 풋옵션 투자, 커런트뮤직 풋옵션 투자, 그리고 아메리칸채널 콜옵션 투자로 당신의 회사는 잇달아 막대한 투자 이익을 달성했는데, 이건 무척 놀라운 일입니다.”

그렇듯 잭 데이비스 역시 현수의 KHS컴퍼니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즉, 현수에 대해 별로 큰 관심이 없는 국내 금융계와는 달리, 월스트릿 사람들은 현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져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 어메이징한 젊은 투자가가 이번 컨소시엄에 참여한다고 해서, 저는 무척 흥미롭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직접 뵙게 된 이상, 제 호기심을 잠깐 충족해 주신다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대체 당신은 어떻게 아메리칸채널 콜옵션 승리를 예측했습니까? 뭐, 시스템 인디펜더스나 커런트뮤직은 위험한 상승 구간이라 반발 작용으로 풋옵션 쪽에 투자할 수 있다고 해도, 아메리채널은 완전히 달랐지 않습니까?”

파란 눈의 잭 데이비스, 그는 아주 정중하면서도 아주 정확한 영어 발음을 구사하면서, 그렇듯 현수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사실 현수가 저번 주에 천문학적인 대박을 터트렸던 아메리칸채널 쪽 옵션투자 역시 사실상 그 주가 변동 이유에 대해서 미리 알았던 것보다는 다만 미래 주가를 읽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즉, 현수는 지난 몇 주간 시스템 인디펜더스 풋옵션 투자에 이어서 커런트뮤직 풋옵션 투자에 성공했고, 또한 저번 주 금요일에 끝난 KP커뮤니케이션 오픈특집, 더 퍼스트 제너레이션 프로모션 주식방송을 앞두고서는, 초대형 대박, 즉 아메리칸채널 콜옵션 투자도 잇달아 성공했던 것이다.

특히, 아메리칸채널 콜옵션 쪽 투자는 선물옵션팀을 중심으로 8백만 달러를 투자했고, 이 투자금액의 40배에 달하는 3억 2천만 달러라는 초대박을 터트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투자가 저번 주에 종결된 뒤, 현수는 바로 그 사안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정리를 해봤는데, 우선 아메리칸채널의 주가 폭락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분식회계 혐의가 지적되면서 곧바로 주가가 무섭게 폭락했던 것이다. 특히, 이 주가 폭락은 무려 –21%대의 대폭락으로 이어졌고, 지난 2020년 이후 다시 나타난 최저치인 383달러로 기록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아메리칸채널의 주가는 다시 급반등에 성공했다.

「American Channel Inc decides to acquire a small dinosaur in Silicon Valley」

「American Channel acquires Fine-networks in $320M deal」

즉, 아메리칸채널이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전자 상거래 관련 벤처기업인 Fine-networks를 인수하기로 전격적으로 발표했고, 그 결과 곧바로 주가가 치솟아 올랐던 것이다. 그리고 그 바람에 현수의 콜옵션은 대형 대박이 터진 것이다.

“음. 그건··· 그 주가가 이미 바닥을 치고 있어 곧 반등세가 있을 거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이것 역시 제 운이 아주 좋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자 잭 데이비스는 피식 웃었다.

“뭐, 주가가 내려가면 오를 것을 생각하고, 주가가 오르면 떨어질 것을 생각한다? 이건 아주 고전적인 아주 간단한 이론이죠. 하지만 여기서 논란의 여지는 있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이 아메리칸채널의 내부 정보를 입수하지 않았나 그런 의심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현수는 바로 넌센스라는 표현으로 두 손으로 살짝 벌렸다.

“전 아직 미국에 가본 적도 없습니다.”

“네??”

그 순간, 잭 데이비스의 표정은 눈에 띄게 바뀌고 있었다. 왜냐하면, 이런 식의 대박이 계속 터지게 되면 일각에서는 미심쩍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고, 결국 내부자 정보 거래 혐의에 대한 FBI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미국 방문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는 현수의 저 대답, 저게 정말 진실이라면, 그로서도 정말 머릿속이 혼란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그의 눈에는 고작 20대 초반으로밖에 보이지 않은 한국인 남자의 모습이 무척 기이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서 그는 동시에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음. 설마, 저 사람의 뒤에 아주 강력한 후견인이 있는 걸까? 음. 그게 아니라면··· 저 친구는 설마 워런버핏 급의 genius? 하긴, 워런버핏은 겨우 15살 때, 오마하 북부 농지 4만9천 평을 샀단 말이야.’

물론, 한국 KHS컴퍼니의 투자 수익은 아직 고작 수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그 폭발적인 투자수익률만 놓고 본다면, 아마 월스트릿 투자가들은 누구나 다 세계적인 헷지 펀드 메달리안 펀드를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월스트릿 동쪽, 올드 필드라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억만장자, 백만장자들이 재직하고 있는 회사,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설립자, 짐 시몬스, 전설적인 수학자이자 암호 해독가). 다시 말해서, 이런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임직원 300여 명의 자금으로 구성된 게 바로 메달리안 펀드인데, 이 세계적인 헷지 펀드는 지난 30여 년간 대략 60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이었다.

‘음. 그런데 저 스티브(이원진 부사장)는 어떻게 이런 사람과 인연을 맺고, 금융계 메인 무대(즉, 인수합병 시장)에 그를 데뷔시킬 생각을 했을까? 역시 스티브도 대단한 사람이야. 각별히 주의할 만한···.’

그러고 보면, 금융권이 한국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무척 발달한 미국, 특히 치열한 월스트릿 한복판에서 싸웠던 잭 데이비스는 이런 추세 변화에 더 민감했고, 그래서 그는 단지 몇 건의 투자 승리 이력만으로도 좀 더 빠르게 한국인 청년 김현수의 진가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어쨌든 잠시 후, 개인적인 인사 겸 간단한 대화들이 끝났고, 이제 드디어 본격적인 인수팀 회의가 시작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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