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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익률 1,000,000배-87화 (87/170)

<내 수익률 1,000,000배>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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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저분들 중에 아시는 분 계세요?”

최승희 과장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현수에게 묻고 있었다. 사실, 그녀는 현수의 진짜 신분에 대해서 의구심을 품고 있는 중이었는데, 이때 현수는 갑자기 웃으며 대답했다.

“마침, 저기 계시네요.”

다행스럽게도 이원진 부사장은 일찍 파티장에 도착해 있었고, 그는 지금 아주 아름다운 여자와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현재 현수의 눈에 비치고 있는 이곳 파티장은 정말 화려하다. 특히 엘리베이터 입구에서부터 길게 안쪽으로 이어져 있는 긴 금빛 카펫 때문인지 마치 바닥이 금으로 만들어진 듯한 착각이 일어날 정도로 화려하다.

또한, 유럽 귀족사회를 모방한 듯한 각종 명품 소파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고, 곳곳마다 오순도순 앉아서 혹은 서서, 한담을 나누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특히 눈을 끈다.

일례로 세련된 의상을 입은 젊은 남녀들의 모습은 무척 발랄하다. 그리고 중후한 중년 신사들과 단아한 부인들의 모습들은 아주 기품이 넘치는 모습들이다. 누가 봐도 확실히 다른 모습들인데, 겉으로 보기에도 모두가 무척 여유가 있는 모습들이며, 또한 표정들이 아주 밝아 보이고 있었다. 마치 세속의 걱정과 근심과는 완전히 별개인 모습들이다.

“안녕하세요. 부사장님.”

현수가 다가가 먼저 인사를 하자, 다른 부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이원진 부사장은 바로 눈빛을 반짝이며 손을 내밀었다.

“아, 일찍 오셨군요.”

즉시 가볍게 악수를 한 뒤, 이원진 부사장은 바로 그들에게 현수를 소개했다.

“여기 인사부터 하시지요. 이분은 촉망받는 젊은 사업가입니다.”

그는 현수가 창업을 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그렇게 간단히 소개를 했고, 곧이어 현수는 자신의 명함을 건네며 맞은 편 중년 남자와 악수를 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김현수라고 합니다.”

“아! 예. 하하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김인철이라고 합니다. 여기 제 명함도 받으시지요.”

그렇게 명함을 받고는 현수는 바로 확인해 보자, 그 명함에는 한일은행 사장 김인철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지 않은가.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깜짝 놀라게 되는 현수.

‘한일은행?’

현수는 바로 눈이 약간 커졌는데, 다름이 아니라 한일은행은 국내 은행 랭킹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 은행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그곳의 사장을 자신이 코앞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또 놀라운 사실은, 이 김인철 사장이 생각보다 젊다는 것이다. 이제 겨우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모습이다.

“아, 그럼 김현수 대표님은, KHS컴퍼니? 아, KHS컴퍼니 대표님이시군요. 하하, 근데 실례지만, 대체 어떤 일을 하십니까?”

한편, 다소 젊은 모습과는 달리 그의 넓은 이마에는 미세한 주름들이 빼곡한 모습인데, 그 김인철 사장은 그렇게 현수에게 묻다가, 바로 그때 이원진 부사장의 웃음 가득한 목소리 때문에 바로 그 질문을 거둬들이고 말았다.

“하하하, 김 사장님. 여기 제 와이프도 있고, 사모님도 계시는데, 같이 인사를 나눠야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여기 아름다운 숙녀분도 오셨는데.”

“아!”

그 말에 바로 눈이 커지는 김인철 사장.

“하하, 이거 죄송합니다. 사실, 제가 능력있는 젊은 사람만 보면 너무 호기심이 많습니다. 10년 전, 아주 새파란 친구가 바이오 사업을 시작한다며 저한테 도와달라고 했는데, 그때 괜히 면박을 줬다가 그 이후로는 정말 언행에 조심을 하고 있습니다. 그 친구, 지금 미국에서 100번째 안에 드는 갑부가 됐습니다. 하하하.”

아무래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생전 처음 보는 현수에게도 김인철 사장은 아주 예의바르게 대해주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들은 서로 인사를 나눴고, 이때 현수는 최승희 과장을 회사 직원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워낙 최승희 과장의 몸매와 외모가 뛰어나다 보니, 김인철 사장 등은 약간 묘한 눈빛으로 현수와 최승희 과장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곤 했다. 그리고 이때, 현수는 이원진 부사장이 왜 커플로 이곳에 오라고 했는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이런 나잇대의 사람들은 대다수 커플로 움직이고 있다 보니, 이런 기회를 통해서 좀 더 실속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럼 우리 저쪽으로 가서, 마저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지요.”

그러고는 잠시 후, 그들은 한쪽 명품 소파 쪽으로 가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는데, 그때부터 그들은 새로운 얼굴인 현수와 최승희에 대한 호기심을 다시 드러냈다. 이때, 현수는 자신의 사업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했는데, 그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현수는 아주 뜻밖의 이야기를 이원진 부사장의 입을 통해 듣게 되었다.

“그럼 김 사장님, 이번 K2투자파트너스에 인수금융을 제공하기로 한 결정은 변함이 없으십니까? 사실, 저희 옵틱PSR 사모펀드가 K2투자파트너스와 합작을 하고 있지만, 케이블 방송사 KPG의 규모가 너무 큽니다. 한일은행의 인수금융 혜택이 없다면, 저희는 죽어도 못 들어가게 됩니다. 도와주신다면 절대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그러자 김인철 사장은 바로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하, 이 부사장! 그런 말을 여기서 하니까 내가 더 부끄러워지잖아. 그냥 자네 큰아버지한테 부탁하면 금방 될 일을, 이렇게 어렵게 돌아서 가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진짜 모르겠어. 그것참 웃기지 않나? 하하하. 암튼, 내가 다시 말하지만, 이 부사장 능력은 정말 알아줘야 한다니까. 참, 그러고 보니까, 이 부사장님도 그렇고 여기 김 대표님도 그렇고, 또 나랑 띠동갑인 우리 와이프도 그렇고, 하하하, 윤 관장님 역시! 암튼 나는 복이 많아. 내 나이 55살에 아주 젊게 늙었고, 그리고 이리 젊고 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아주 기분 좋게 웃고 있는 김인철 사장.

이때, 현수는 두 가지 대목에서 놀랐다. 김인철 사장이 생각보다 나이가 많다는 사실과 함께 이원진 부사장의 힘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러니까 Stock24는 놀랍게도 국내 케이블 방송사 한 곳을 인수하려고 국내 대형 은행권과 협력체를 구성하려고 준비 중인 것이다. 단순히, 주식 투자, 선물·옵션 거래를 하는 자신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그 규모가 큰 모습인 것이다.

그리고 이때, 현수는 더 깊은 생각을 이어가지 못하고 바로 고개를 살짝 돌렸다. 왜냐하면, 지금 이원진 부사장의 와이프, 즉 블란셋 미술관 관장 윤미현이 자신을 한 번씩 새초롬하게 쳐다보기 때문이다. 아주 차분하면서 활력적인 젊은 사업가 이원진 부사장과는 달리, 눈앞의 윤미현 관장은 다소 긴 눈매와 얇은 턱 라인 때문인지 어딘지 모르게 이성적으로 도발적인 인상이 있는 게 사실이었다.

‘흠, 근데 왜 날 자꾸 쳐다보지?’

사실, 그러고 보면, 이들 두 사람은 아주 잘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또 잘 어울리지 않은 듯한 약간 이질적인 모습이다. 그게 바로 이원진 부사장 부부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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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곳에서 20분가량 즐겁게 담소를 나눈 현수는 이제 최승희 과장과 함께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냐하면, 이원진 부사장이 현수에게 다른 사람들도 소개시켜 주겠다고 해서 같이 움직이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현수는 금융권 주요 경영진들, 국내외 금융투자사 주요 간부들, 그리고 문화계 쪽 저명인사들도 만나게 되는데, 알고 보니 아주 유명한 영화감독도 있었고, TV에서나 간혹 봤던 중견 여배우들도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아까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1층 복도에서 잠깐 봤던 그 유명 여자 스타들과도 아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눌 기회까지 생겼다.

정말 놀랍게도 이원진 부사장은 그 집안 출신이 무척 궁금해질 정도로 그 인맥이 놀라울 정도로 대단했다.

그리고 그때, 현수는 특히 여자 스타들 사이에 섞여 있는 한 여배우를 알아보고서 깜짝 놀랐는데, 그녀는 바로 여배우 최인영이었다.

바로 그녀는 얼마 전, 케이블 TV 인터뷰에서 웹상에서 꽤 유명한 아마추어 주식 전문가 ‘개미군단’을 언급하는 바람에 N포털 사이트 인기검색어에 ‘개미군단’이라는 단어를 잠깐 유행시켰던 바로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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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대표님. 많이 피곤하시죠? 어제 잠도 못 주무셨다고 들었습니다.”

마침 이원진 부사장이 모 금융권 전무와 긴밀하게 이야기할 게 있어서 자리를 떠나자, 비로소 두 사람만 남게 되었고, 이때 최승희 과장은 그런 말을 현수에게 꺼냈다. 그러자 현수는 바로 대꾸했다.

“아뇨, 괜찮습니다. 일할 때, 밤새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요. 전 견딜만합니다.”

그렇듯 현수는 밝은 표정으로 대답했고, 그러자 최승희는 바로 화제를 바꾸었다.

“근데, 여긴··· 생각보다 사람들 분위기가 더 좋은 것 같네요. 제가 예전에 갔던 곳들은, 대체로 시끌벅적했는데···.”

다시 말해서 자신이 가봤던 상류층 파티보다 이곳이 훨씬 더 조용한 분위기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곳 파티장의 싱글 남녀들 역시 크게 떠들지 않았고 조용히 다른 사람들과 친분을 나누고 있는 모습인데···. 그래서 조용하면서도 품격이 있어 보이는, 바로 그런 분위기였다. 더군다나 여자들 역시 명품 가방을 자랑하거나 명품 시계를 자랑하거나 이런 모습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 진짜 부자들은 조용히 티를 낸다고 하다더니, 바로 그런 모습들이었다.

“그럼 대표님. 우리 이제 저쪽으로 갈까요?”

“네?”

이때 현수는 바로 의아해하며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갑자기 저쪽으로 가자는 그녀의 제안. 그러나 최승희는 대답 대신에 피식 웃으며, 다만 눈짓으로 한쪽을 가리킨다. 그리고 그 순간, 현수의 표정은 바로 묘하게 바뀌고 있었다.

사실, 그러고 보면, 지금 현수는 최승희와 대화를 하면서도 한 번씩 곁눈질을 하며 한쪽 구석진 곳을 힐끔힐끔 쳐다보던 중이었다.

즉, 현수의 관심을 끌고 있는 사람은 바로 어느 아리따운 여배우였는데···. 왜냐하면 이곳에서 ‘개미군단’이라는 닉네임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을 제외하고 딱 두 명이 있는데, 바로 이원진 부사장과 바로 저 여배우 최인영이기 때문이다.

“아, 그럼 잠깐 가보도록 하죠.”

결국, 그는 최승희 과장과 함께 여배우 최인영이 앉아 있는 소파 쪽으로 천천히 다가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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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기, 안녕하십니까?”

이때, 현수는 다시금 인사를 했고, 그러자 큼직한 눈을 뜨며 놀란 듯 현수를 빤히 쳐다보는 여자. 그러고는 ‘아’ 소리를 내며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까 인사했던···.”

“네. 맞습니다. 김현수라고 합니다.”

“네. 그런데 왜···.”

즉, 혼자 앉아 휴대폰만 보고 있는 자신에게 왜 말을 거냐는 물음이었다. 그녀는 무척 의아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현수는 용기를 내어 직설적으로 어떻게 개미군단을 아냐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바로 그때 정말 운이 안 좋은지 딱 한 호흡의 차이로 그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인영아, 대표님이···.”

거의 몇 호흡의 차이로 바로 뒤에서 나타난 또 다른 여배우. 그런데 그 여배우 역시 아주 대단한 스타 배우다.

즉, 요즘 영화계에서 핫한 여배우, 조세아, 바로 그녀였는데···. 이때, 그녀는 아주 새카만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최인영의 앞에 서 있는 현수를 쳐다봤고, 최인영 역시 대화 중이다 보니, 아주 의아한 눈으로 현수를 쳐다보게 되었다.

그 바람에 정말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된 현수. 그는 조금 당황하게 되었고, 그래서 대충 생각나는 대로 다급히 말을 뱉고 말았다.

“죄송합니다. 그냥 사인 좀 받으려고···.”

결국, 최인영은 피식 웃더니, 테이블 한쪽에 놓인 고급 만년필을 들고서, 작은 메모지에 자신의 사인을 간단히 했다.

“자, 이제 됐죠?”

정말 어이없게도 최인영의 사인을 받게 된 현수. 그리고 이때, 그녀는 최승희 과장 쪽을 힐끔 쳐다보더니 곧 시선을 옮긴다.

“그럼 저희는 가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대화를 끝으로, 최인영과 조세아는 나란히 팔짱을 끼고서 입구 쪽으로 걸어갔는데, 이때 같이 가던 조세아가 무슨 일인지 몰라도 갑자기 뒤돌아보며 현수의 얼굴을 아주 유심히 쳐다보는 모습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그녀들은 현수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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