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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익률 1,000,000배-86화 (86/170)

<내 수익률 1,000,000배>

VIP 파티

-33-

“···그러니까 네가 하는 것은 일종의 투기거래라는 거지?”

“뭐, 단순 상방 혹은 하방을 예측해서 거래하는 거니까, 일종의 투기성 거래라고 할 수 있지. 내 일은 가치투자랑은 거리가 머니까.”

“근데, 어떻게 그런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냐? 그래도 네 덕분에 우리 회사 수익률이 벌써부터 엄청나게 높아졌잖아.”

“뭐, 이제 시작인데 뭘.”

“야, 이럴 게 아니라, KP커뮤니케이션도 좀 키우자. 현재 인방 준비가 대충 된 상태인데, 이거 제대로 시작하기 전에 테스트 방송이라도 한번 송출해 보는 게 어떨까? 촬영 감독님들도 모시고, 시험 삼아 촬영 각도도 한번 잡아보고···. 나랑 친한 최 감독님이 작은 스튜디오를 운영 중인데, 거기서 시작하면, 제한적이어도 인방 송출은 가능해.”

그러고 보면 아침 출근 시각 때, 현수의 어마어마한 투자 수익을 본 뒤 그때 무척 흥분했던 박창석.

현재 임원 겸 직원이 고작 그들 두 사람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공식 임원 회의 중에 그는 갑자기 회사 일들을 좀 서두르기 시작했다.

즉, 현수가 주도하고 있는 KHS컴퍼니가 너무 앞서 나가자, 자신의 주업이라고 할 수 있는 KP커뮤니케이션 일도 이제 서두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니까 테스트 방송을 먼저 하자고?”

“그래. 먼저 시작부터 해 보고, 부족한 게 있다면 바로바로 보완하면 되니까. 물론, 아직 인방 BJ 쪽은 섭외도 못 했으니까, 우선 너라도 좀 하면 안 되냐?”

큼직한 얼굴에 동그란 안경테를 쓰고 있는 박창석. 다행히 깔끔한 와이셔츠를 입고 있어, 그나마 지적 이미지가 풍기는 모습이다. 그리고 지금 그의 눈빛은 아주 진지한 모습이었다.

“대체 내가 뭘?”

“야, 김 대표! 너 그런 거 좋아한다며?”

“인방?”

“그래! 네가 이 사업도 제안했잖아?”

“아, 그건···.”

“봐라! 봐!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있겠냐? 이렇게 귀여운 안경을 썼다 해도, 내 인상이 어디 가냐? 내 얼굴 봐라. 누가 좋아하겠냐?”

“야, 그래도.”

“저기, 김 대표님! 제발 좀, 제 의견 좀 들어 주세요! 곧 직원들 들어오면 금방 우리 회사도 체계가 잡힐 겁니다. 그래서 이르면 다음 달 말일부터 유료방송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전에 뭔가 프로모션 같은 것 해야 하지 않겠어요? 남들은 비싼 광고 방송도 한다던데.”

“······.”

“그러니까 잘 생각해 보세요.”

“흠. 근데 내가 괜찮을까요?”

그렇듯 잠시 후 현수의 말투가 살짝 바뀌자, 창석의 말투도 바로 아주 친근하게 바뀌고 있었다.

“괜찮아. 괜찮아. 넌 얼굴도 잘 생겼고, 그리고 회사대표가 나가서 회사를 직접 알리는 것도 나쁘지 않아. 인방 촬영과 기본 구도는 다 내가 잡을 테니까 우리 한번 해 보자. 이왕, 네 머리에서 이런 인방 아이디어가 나왔으니까, 뭐라도 해 봐야지.”

“음. 그렇다면 할 수 없지만··· 다만, 내가 경험도 없고···.”

“뭐 경험? 김 대표, 너 아는 데도 있다며? 그 뭐라고 했지? 아, Stock24!”

“Stock24?? 최현세 PD??”

“그래.”

그래서 잠시 고민을 하던 현수.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입을 열었다.

“근데 그쪽은 이제 경쟁사가 될 텐데, 날 도와줄까?”

“하지만 거긴 인방 대기업이라며? 우리가 쨉이나 되겠냐?”

결국, 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면, WTI 초대박 사건은 이제 시간이 좀 지났고, 자신은 이제 나름 여유를 되찾은 게 사실이다. 물론 냄새를 맡은 기자들이 기웃거릴 수 있겠지만, 이미 회사는 만들어진 상태이고, 경호팀도 가동 중이다. 더군다나 김주연 변호사가 만약 회사에 합류한다면, 운신의 폭은 한층 더 넓어질 수가 있다.

“그리고 참, 다음 주에 서류접수 끝나면 바로 면접 볼 수 있지?”

“그야 당연하지. 1차 20명 모집에 200명 정도 지원했는데, 우리 연봉 조건이 좋으니까 좀 괜찮은 사람들이 많이 지원했어. 경력직 지원자들도 더러 있고.”

“흠, 어쨌든 사람부터 빨리 뽑고, 회사 운영 체계부터 빨리 갖추자. 재무, 경리, 회계 등등, 이런 것들도 많이 머리 아프잖아.”

그렇듯 다른 안건으로 잠시 화제를 돌려 논의하다가, 곧이어 현수는 잠깐 양해를 구한 뒤, 생각나는 김에 최현세 PD에게 연락을 취했다.

##

“···아, 그러니까 회사 창업을 하시게 되었다는 말씀이군요? 아뿔싸! 이거 정말 너무 아쉽습니다. 저는 모처럼 아주 훌륭한 인방 BJ 재목을 발굴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이라도 혹시 그 계획을 바꿀 수 없습니까? 저희 회사에선 더 좋은 조건을 드릴 수 있습니다. 이익 배분을 2 대 8이 아니라, 3 대 7까지 올려드릴 수도 있습니다.”

사실, 요즘 연락이 뜸해 조만간 연락을 해 보려고 했던 최현세 PD. 그런데 그렇듯 통 연락이 없던 현수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왔는데, 그 내용이 무척 뜻밖이라 최현세 PD는 무척 당황해하면서도 또한 무척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때 현수는 다시 한번 현재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도움을 청했고, 그러자 최 PD는 그런 일을 돕는 건 무척 힘들 것 같다며 계속 튕기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몰라도 말투를 조금 바꾸며 입을 열었다.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네? 아, 말씀하십시오.”

“그러니까 저희 Stock24 인방에 무료로 5회 출연을 해 주신다면, 그때 저희가 노하우 일부를 전수해드릴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요즘 인방 업체들이 난립한 상태라, 신생 업체는 출혈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최현세 PD는 현수의 새로운 인방 업체가 시장에서 생존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무리 현수가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현수 같은 소규모 회사는 대형 회사의 대형 광고 등 그런 물량 공세와 경쟁하려면 결국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즉, 이원진 부사장과 달리, 최현세 PD는 현수의 능력을 완전히 믿지 않는 편이다. 특히, 그는 현수의 현재 재산 상태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상황. 그래서 5회 무료 방송을 미끼로 현수와의 인연의 끈을 그렇게 만들어두려는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현수의 입장에서 보면, 이건 아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즉,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인방 BJ로서의 생방 노하우다. 반면, 촬영 쪽 일은 박창석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상황이라, 현수는 이때 곧바로 다른 제안을 하게 되었다.

“최 PD님, 이건 어떻습니까? 우선 Stock24에서 1회 방송만 먼저 해 보고, 그런 다음에 다시 논의하는 건 어떨까요?”

“네에??”

“그러니까 제 생각은 전문가 방송이 아니라, 아마추어 전문가 특집 방송으로 짜고, 그렇게 해서 Stock24 차원의 콘텐츠를 좀 더 색다르게 확충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네? 무슨 말씀이신지?”

“일종의 아마추어 BJ 육성 프로그램 같은 겁니다. 즉, 향후 프로급 인방 BJ로 성장할 수 있는 아마추어들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유료 무료 고객들에게 선보이는 겁니다. 차근차근 고객 어필도 가능할 거고, Stock24의 저변을 넓힐 수도 있을 겁니다.”

“음.”

“그래서 제가 그 스타트를 끊어드리겠습니다.”

그렇듯 현수는 갑자기 기지를 발휘했는데, 그런데 최현세 PD는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제안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파일럿 형태의 인방을 통해 새로운 BJ를 발굴하는 것은 현재 Stock24에서 이미 해 오던 일이다. 그런데 그것을 아마추어 BJ 쪽까지 확대한다? 그렇다면 요즘 수익률이 개판인 왕박사 같은 사람들을 밀어내고, 새로운 얼굴들로 물갈이하는 것이 한층 더 쉬워질 것이다.

그리고 또한 아직은 확신할 수 없는 김현수의 인방 BJ로서의 포텐셜, 그걸 이 기회에 직접 확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뒤에 다시 그와 이야기를 나눠도 되겠다고 최현세 PD는 생각하게 되었다.

“음. 그럼 알겠습니다. 제가 저희 본부장님과 상의한 뒤, 가능하다면 그쪽 일정을 한번 잡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1회 파일럿 방송으로 끝날 수도 있어, 우선은 아주 가볍게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건 괜찮겠죠?”

“네. 좋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 일이 잘 추진이 된다면, 이 건은 당장 촬영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괜찮습니까?”

“네. 좋습니다.”

“그럼 제가 다시 연락을 드리도록 하죠.”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난 뒤, 현수는 비로소 씩 웃었다. 대형 인방에 소속된 최현세 PD는 설마 현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마 지금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거대 인방 사이트 Stock24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현수는 자신의 인방 회사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할 기회가 생긴 것이니까.

‘즉, 노하우도 따고, 홍보도 따고, 일석이조.’

그렇듯 영리하게 전화를 마친 뒤, 현수는 창석에게 그 상황을 이야기하자, 이내 창석의 얼굴은 무척 밝아지고 있었다.

##

그리고 어느덧 오후 1시쯤, 원래 주중에 회사를 방문하기로 했던 김주연 변호사는 토요일 오후가 되어서야 마침내 회사를 방문하게 되었다.

한편, 회사 입구에서 보디가드들로부터 신분 확인을 받고서 실내로 들어온 김주연 변호사. 그는 현수의 안내를 받으며 곳곳을 둘러봤고, 곧이어 현수, 창석과 함께 2시간 남짓 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다행히 대화 내내 그의 표정은 나쁘지 않아, 잠시 후 현수는 그를 기분 좋게 회사 밖으로 배웅할 수 있었고, 그렇게 그를 보낸 뒤, 그때부터 현수는 더 바빠지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오늘 저녁에 큰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이원진 부사장이 보낸 초대장에 적힌 파티 시각은 저녁 7시. 즉, 현수는 오늘 저녁, 생전 처음으로 상류층 인사들이 모이는 파티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현 시각을 확인해 보니, 어느덧 오후 3시 12분 12초. 그때부터 현수는 비록 잠 한숨 자지 못한 상태지만, 잠을 잘 겨를도 없이 바로 준비를 시작했다.

회사 직원 샤워실에서 다시 샤워를 했고, 그런 뒤에 최승희 과장과 함께 곧바로 백화점으로 향했다.

즉, 상류층 파티에 맞는 복장을 백화점에서 고르기 위해서다.

##

‘아, 진짜 어색하네.’

그리고 어느덧 저녁 6시 45분.

목을 살짝 죄는 듯한 귀여운 나비넥타이를 매고, 하얀 와이셔츠, 산뜻한 명품 정장과 구두를 신은 현수는 파티가 열리는 특급호텔에 도착하게 되었다. 사실, 그에게 복장 자체가 어색한 게 아니라, 느낌 자체가 어색한 것이다.

그래도 현수는 의젓한 자세를 유지하며, 또한 호텔 로비에 설치된 파티 관련 표지판들을 보면서 천천히 걸어나갔다.

이때, 최승희 과장은 현수를 수행했는데, 지금 그녀는 화장을 짙게 했고, 또 아주 얇은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어 마치 여신 같은 모습이다. 아마도 모델 같은 몸매와 큰 키 때문인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입술에 진한 붉은 립스틱을 바르고 또한 눈가에 진한 아이라인이 그려져 있어, 그 외모가 두드러져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런 최승희 과장과 보조를 맞추며 걷던 현수는 어느덧 VIP 엘리베이터 앞에 서게 되었는데, 이때 정장 차림의 남자들이 조용한 말투로 파티에 왔냐고 물어봤다.

“혹시 초대장을 제가 볼 수 있겠습니까?”

그렇듯 아주 공손하게 말을 하는 남자.

그래서 현수는 이원진 부사장으로부터 받은 초대장을 건넸고, 이때 그는 초대장 하단의 바코드를 찍어 확인하고는, 이내 옆으로 물러났다.

“그럼 이쪽으로 오시죠. 죄송하지만 이쪽에서 잠시만 기다리시면 됩니다.”

그리고 대략 30초 정도 지나자, 바로 1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이때,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아리따운 여직원이 밖으로 나와 자신을 바라보며 깊이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했는데, 그 바람에 현수는 잠시 멈칫하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그때, 우측 통로 쪽에서 때마침 ‘또각또각’하는 구두 굽 소리들이 요란하게 들려왔는데, 그래서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던 현수는 이때 연예인급 외모의 여자들이 줄지어 나타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현수의 두 눈은 갑자기 커지고 말았는데, 눈앞의 그녀들은 그냥 연예인급이 아니라 진짜 스타급 여자 연예인들이었던 것이다.

“안녕하세요. 먼저 초대장부터 주시겠습니까?”

사실, 누가 봐도 딱 누구인지 알만한 유명 스타들. 그런 데도 남자는 초대장 제시를 요구했고, 그 틈에 현수와 최승희는 엘리베이터에서 탑승하게 되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서 위로 올라가는 동안, 현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최승희 과장에게 물었다.

“최 과장님. 근데 혹시 이런 데 와 보셨습니까?”

사실, 이런 곳에 처음 오면 불편하니까, 커플로 오면 좀 낫다는 이원진 부사장의 조언 때문에 최승희 과장을 데리고 온 것인데, 의외로 최승희 과장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담해 보여서 그렇게 물어본 것이다.

“네. 몇 번 경험이 있습니다. 경호 목적 때문이었습니다.”

아, 그랬구나.

그래서 그녀는 이런 이쁜 파티용 복장도 갖고 있었나 보다. 즉, 자신이 계약한 경호업체 빅원 씨에스는 상당한 수준의 경호업체였던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는데, 아주 화려한 호텔 펜트하우스의 모습이 이제 현수의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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