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수익률 1,000,000배>
찰스푸드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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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현재 수익률이 가장 큰 포지션은 역시 외가격OTM 쪽! 옵션 거래량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 이쪽 라인, 여기까지가 한번 진입해 볼 만한 구간인데···.’
현재 실시간 뜨고 있는 옵션 시세 창에서 현수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콜옵션이 쪽이다.
현재 주가는 풋옵션 대세 상황이라, 자연스럽게 역발상에 해당되는 콜옵션 쪽에 더 시선이 쏠리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가 특히 눈독을 들이고 있는 포지션은 행사가격 45달러짜리 콜옵션 계약인데···. 특히 2022년 7월 15일이 만기일인 이 콜옵션 계약은 1계약당 5달러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상태다.
다시 말해서 이쪽 개별주식 콜옵션 1계약은 실물 주식 500주에 해당되므로, 실물 주식 1주당 옵션 가치는 0.01달러(= 옵션 5달러 나누기 주식 500주)에 해당된다는 이야기다.
즉, 주식 1주당 옵션 가치는 불과 1센트다.
그런데 현재 찰스푸드스의 주가는 아주 많이 낮은 32.5달러 수준. 왜냐하면, 경영난의 문제로 찰스푸드스의 주가는 현재 개폭락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 찰스푸드스의 주가가 혹시라도 오르게 된다면, 행사가 45달러짜리 콜옵션은 앞으로 대단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즉, 기초자산(주가)과 행사가격의 차익에 해당되는 만큼의 수익이 우선 잡히게 되는데, 예를 들어 주가가 50달러까지 오른다면, 그 차익분인 5달러에 대해서 수익이 잡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 주식을 사고팔 때와 달리, 옵션은 단순 5달러 수준의 이익이 아니다.
이 옵션(행사가 45달러)은 1주당 고작 1센트 가격밖에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만기일 전, 내재가치와 외재가치를 고려하더라도, 최대 500배가량의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만큼 옵션은 레버리지 효과가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7월 15일이 만기니까, 아직 포지션은 여유도 있고, 그러니 좀 더 따져보고 지켜봐야겠어.’
물론, 현재 옵션 호가창에 행사가 45달러짜리 콜옵션만 있는 게 아니다. 즉, 등가격을 중심으로해서 최저 행사가 15달러 선부터 시작해서 최고 행사가 50달러 선까지 다양한 콜옵션, 풋옵션 포지션들이 시장에 나와 있는 상태다.
다만, 행사가 45달러짜리 콜옵션은 1계약당 5달러 수준이라 그나마 계약 가능 건수가 나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시장에 나와있는 것들을 몽땅 쓸어 담아도 최대 5,000계약밖에 되지 않을 정도다. 즉,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말이다.
‘결국, 500배 대박이 터져도 12,500,000달러, 즉 1천250만 달러 수준···.’
즉, 원화로 140억 원이 훌쩍 넘는 돈이지만, 이미 WTI 초대박을 터트린 터라 현수에겐 큰 감흥이 생기지는 않는다.
‘그래도 개별 옵션 종목으로 이 정도면 괜찮지. 저번 같은 WTI 초대박이 날마다 터지지도 않을 테고···.’
다만, 아쉬운 점은 현수는 다양한 옵션 종목들을 여러 각도에서 각기 다른 방법으로 손대고 싶은 게 사실이다.
즉, 다양한 헷지 전략을 사용한 옵션 투자들, 이른바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방식은 개별주식의 상승 혹은 하락 등의 변동성을 예측해서 직접 옵션에 투자하는 투기성 거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차익거래 형태의 컨버전(콜옵션 매도, 현물 및 풋옵션 매수)과 리버셜(풋옵션 매도, 현물 및 콜옵션 매수) 방식도 있고, 커버드 콜(covered call)과 방어적 풋(protective put) 같은 헷지 거래 방식도 있다. 그 외에도 스프레드 전략, 컴비네이션 전략 등 다양한 전략들을 장내에 실제 구축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다양한 헷지 전략으로 더 큰 수익을 보고 싶지만, 문제는 현재 각 종목 분석을 혼자의 힘으로 해야 하고, 또 모든 거래를 자기 혼자서 해야 한다는 점이다.
‘확실히 종목 분석 없이 랜덤 방식을 차용하기에는 너무 변수가 많아.’
즉, 아무런 종목 분석 없이 막무가내로 옵션 호가를 들여다볼 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자신은 아주 귀중한 시간을 한도 끝도 없이 낭비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적어도 될 만한 놈, 변동성이 큰 종목들은 적당히 골라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 뒤에 미래 호가를 들여다본다면, 이런 전략은 무척 경제적이고 또 효율적일 것이다.
‘뭐, 딱히 정확하진 않더라도, 변동성과 관련된 숫자 데이터 분석도 있으면 좋겠는데···. 어쨌든 창석이 말대로 직원부터 빨리 뽑아야겠다.’
아무래도 좀 더 시일이 걸리는 직원 공채 방식도 괜찮지만, 필요할 때마다 직원을 수시채용하는 방식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만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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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덧 다음 날, 2022년 7월 8일 금요일 점심 무렵.
이때, 현수는 자신의 휴대폰 앱을 통해 주식 호가창을 들여다보던 중, 눈앞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며, 약간 멍해진 눈으로 앞을 바라봤다.
박창석, 그 녀석 때문이었다.
사실, 현수는 어제부터 옵션 전략들을 설정하고, 또 베가독스 호가창도 끊임없이 살펴보느라 무척 바빴다.
그러던 중 점심 시간이 되어 할 수 없이 친구 창석과 함께 단둘이서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지금 창석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자신과 달리 정말 제대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야, 좀 천천히 먹어.”
결국, 현수는 그 말을 내뱉고 말았다.
창석은 원래 식성이 무척 좋은 녀석인데, 더군다나 그 건장한 덩치 때문인지 몰라도, 실제 먹는 양이 엄청날 지경이다.
지난 방송국 FD 생활 때도 끼니만큼은 꼭꼭 챙겨 먹었다는 녀석. 그런데 지금 큼직한 피자 2판을 놓고서 나눠 먹고 있는 중인데···. 창석은 순식간에 1판을 다 먹고, 나머지 판, 피자 조각들도 거의 다 먹어치워 버린 것이다. 현수가 휴대폰 앱으로 호가창을 보고 있는 사이에 말이다.
“냠, 냠, 냠. 야, 너도 좀 빨랑빨랑 먹어. 고상한 척하며 깨작깨작 먹지 말고? 쯧쯧. 그러다가 너 나중에 위장 망가진다. 이런 일도, 다 밥 먹고, 잘 살자고 하는 일 아니냐? 야! 저기 스파게티는 손 하나 안 댔다.”
그나마 약간의 배려심이 남아 있는지, 호일 도시락으로 배달된 오븐 스파게티 쪽은 손도 대지 않은 상태다.
결국, 현수는 피자 한 조각을 다 먹은 뒤, 포크를 들고서 이제 오븐 스파게티를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일도 잠시, 현수는 다시금 호가창의 변화에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쓰읍, 이건 피클 국물도 맛있네. 쩝쩝. 야, 야, 현수야, 너 스파게티 다 안 먹을 거냐? 그거 내가 딱 절반만 먹으면 안 될까?”
“응?”
“그거, 스파게티!”
“어? 어, 그래, 그러던지.”
보통, 열정적인 투자자들은 주식거래 시간에 점심을 거르거나 아주 간단히 먹는 경우가 많은데, 현수 역시 마찬가지다.
포크를 손에 쥔 채 그냥 호가창만을 쳐다보고 있는 현수.
“냠, 냠, 냠, 냠, 좀 먹고 해라. 좀.”
“아니, 이게, 뭔가 심상치 않아서···.”
“왜? 주가가 갑자기 떨어져?”
“아니, 지금은 아니지만··· 조만간 그럴 것 같아서.”
그리고 그 순간, 박창석은 흠칫 놀라며 바로 옆으로 다가와, 현수의 휴대폰 앱을 쳐다봤다. 사실, 박창석 자신도 KHS컴퍼니 경영진에 해당되는 이사 직책을 갖고 있어, 투자 현황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물론 현수의 투자 스타일이 장기투자, 가치투자 스타일이 아니고, 단타 투자, 초단타 투자 스타일인 것을 알고 있어, 박창석은 현재 상황이 무척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때, 현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곧바로 자신의 데스크로 뛰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완전히 몰입한 상태인 현수. 즉, 밥 먹는 일도 완전히 잊어버린 듯, 투자에 몰두하고 있는 그.
그런 그의 모습에 창석은 조용히 일어났고, 이제 절반 정도 남은 스파게티를 한옆에 잘 포장해서 둔 뒤,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했다.
그렇듯 그 일을 마친 뒤, 창석은 현수의 사무실에서 조용히 나왔다. 현수의 일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때부터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어느덧 30분 뒤, 2시 11분 35초가 될 무렵, 현수는 저 아래쪽 하방 매수 주문량까지 가늠하며 호가창에 일제히 매도 주문을 던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쏟아지는 알람들.
띠링!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띠링!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띠링!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그렇듯 현수의 융단폭격 같은 하방 매도 행위 때문에, 거래 체결창에는 무시무시한 파란 색깔의 숫자들이 번개같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런 차가운 파란 폭풍들이 지나간 뒤, 현수는 서둘러 베가독스 주가를 확인했고, 또한 자신의 거래 내역도 확인해 봤다.
그러고 보면 이틀 전, 평균매수가 6,086원에 베가독스 652,306주를 장내 매수했던 현수는 지금 이 주식을 평균 7,650원에 매도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 결과, 바로 직전 7,800원까지 솟구쳤던 주가는 현수의 대량 매도 때문에 호가가 뚝 떨어졌고, 현재 7,500원대에서 헤매고 있는 모습이다.
‘음. 그래도 더 늦기 전에 매도는 끝냈으니까···.’
그리고 곧바로 차익을 확인해 보자, 대략 10억 원가량의 수익이 생겼다. 사실, 이틀에 걸친 투자치고는 그다지 좋지 않은 수익. 그럼에도 법인주식계좌의 현금은 100억 원에서 110억 원으로 바뀐 상태다.
‘항상 좋을 때만 있는 건 아니니까, 그럼 이건 됐고.’
그러고는 현수는 어제부터 집중해온 미국 옵션 쪽에 이제 온 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시간은 다시 빠르게 흘러갔는데···. 어느덧 저녁 시간대를 지나 순식간에 자정이 되었지만, 완전히 몰입한 현수는 퇴근하지 않았고, 계속 자신의 사무실을 지키며 그 긴 밤을 홀로 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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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2년 7월 9일 토요일 아침.
어느덧 아침 8시 무렵, 이때 현수는 두 눈이 붉게 충혈된 채로 막 출근한 박창석을 자신의 사무실에서 맞이했다.
사실, 현수의 사무실 불이 켜져 있어 바로 노크를 하고 들어온 창석은 이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제와 똑같은 옷의 현수, 그러나 아주 지쳐 보이는 얼굴. 그리고 그 순간, 창석은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야, 김 대표! 너 설마, 날 샌 거냐?”
그러나 이때 현수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모니터를 가리켰고, 그러면서 창석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거, 저거 좀 봐.”
이때, 의아해하며 창석은 다가와, 현수가 가리키는 모니터를 쳐다봤다. 그러나 미국 옵션거래 창은 처음 보는 터라, 창석은 이 차트가 대체 뭘 가리키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순간, 현수는 현재 호가창이 아니라, 다른 창을 띄웠는데, 즉 모니터에 현 계좌 내역을 띄어주자, 그제야 창석의 두 눈은 찢어질 듯 커지고 있었다.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천만? 어?’
그리고 그 순간, 바로 두 눈에 힘이 팍 들어가고 있는 창석. 이때, 창석은 두 눈을 반짝이며 다시 숫자를 세어봤다. 우선, 숫자 단위는 화폐 달러다.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천만, 헉!’
세상에 이런 미치고 팔짝 뛸 일이 다 있단 말인가.
그리고 바로 그때, 현수는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꽉 쥐고 있다가, 갑자기 두 팔을 하늘 높이 뻗었다.
또한, 환하게 웃으며 현수는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4천만 달러!!! 4천만 달러라고!!! 하하하,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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