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82화 (82/170)

<내 수익률 1,000,000배>

기관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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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블랙카드.

이 신용카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1999년도에 출시한 최고급 카드로써 로마군 100인 대장 센츄리온의 이름과 이미지를 사용한 일명 센츄리온 블랙카드다.

흔히 센츄리온은 로마군 100인 대장을 가리키는데, 실제로는 100인이 아니라 80여 명의 로마군을 지휘하는 지휘관으로서 귀족이 아닌 평민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군사적 위치라고 할 수 있다.

즉, 센츄리온은 전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센츄리온의 이미지를 따온 블랙카드는 티타늄 소재의 카드로써 외관부터가 그 품격과 명예가 철철 넘치는 최고급 신용카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가입 조건이 아주 까다로운 이 해외 카드는 세계적으로 그 소지자가 극소수에 해당되는데, 반면 국내 부유층 대다수는 이 해외 카드보다는 국내에서 더 원활하게 쓸 수 있는 또 다른 국내용 블랙카드 쪽으로 시선을 돌린 상태다.

그래서 A신용카드사 등은 이런 원조 블랙카드를 흉내 낸 여러 종류의 블랙카드들을 발급하고 있는 상태이고, 현수 역시 조만간 국내판 블랙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이 카드 자체도 발급받기가 상당히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한편, 다음 날 아침 8시 30분. 현수는 평소 기상 시각보다 훨씬 늦게 일어났다.

아주 부스스해진 모습.

그의 두 눈은 다소 충혈된 모습이었고, 특히 전날의 술기운이 아직 다 가시지 않은 듯 계속 미간을 찌푸리곤 했다.

그러나 곧바로 찬물 샤워를 하고 나자, 정신을 조금 차리게 된 현수. 곧이어 컵라면 국물로 해장을 했고, 또 깔끔하게 차려입은 뒤 잠시 멍하게 앉아 대기하고 있었는데···. 어느덧 아침 9시가 되자 문 쪽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아, 왔나 보다.’

얼른 구두를 신은 뒤 밖으로 나간 현수. 역시나 문밖에는 단정한 정장 차림인 최승희 과장이 밝은 표정을 하고서 서 있었다.

“사장님, 괜찮으세요? 지금 나가는 길에 해장국집에 잠시 들릴까요? 어제 과음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아, 전 괜찮습니다. 바로 가시죠. 시간이 너무 많이 됐네요.”

곧바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간 뒤, 아우디 차량에 탑승했고, 곧이어 현수는 청담동 KHS컴퍼니 본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한편, 이 본사 사옥 지하 1층은 총 10대 주차가 가능한 곳인데, 이 중의 한 구역은 현수만 쓸 수 있도록 따로 주차 표시가 되어 있는 상태다.

그곳에 차량을 댄 뒤, 현수는 하차했고,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서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4층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먼저 박창석의 사무실에 들러, 그와 잠깐 이야기를 나눈 뒤, 현수는 이제 자신의 오피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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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창석이 이 자식 센스가 있네. 진짜 멋지게 꾸며놨네.’

사실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오피스텔 집보다 이곳이 더 넓은 공간이다. 단아한 책장, 이태리 명품 소파, 스툴, 의자, 회의용 테이블, 대형 화분들, 벽시계, 그리고 대형 모니터들이 다섯 개나 설치된 넓은 데스크까지, 이 모든 것들이 현수의 눈에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런 사무실 공간을 한번 빙 둘러본 현수는 곧이어 자신의 데스크 앞, 푹신한 의자에 몸을 파묻듯 앉다가, 서둘러 컴퓨터부터 켰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용 테이블 앞에 앉았다. 대기하고 있던 최승희 과장이 맞은 편에 착석하자, 이때 현수는 몇 가지 이야기를 꺼냈다.

“참, 오늘 강두일 부사장님께서 여기 몇 시에 오신다고 하셨죠?”

“네. 오후 4시에 미팅이 잡혀 있습니다.”

“그때 MOU 체결 외에도 계약 조건 변경도 하는 거 맞죠?”

“네, 맞습니다. 어제 메일 드린 대로 계약서에 하자가 없다면 그대로 진행될 겁니다.”

“네. 좋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최 과장님은 403호 비서실에서 근무하시면서, 수시로 절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사장님. 필요하신 거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해주십시오.”

그리고 잠시 후, 최승희 과장은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현재 KHS컴퍼니는 김현수, 박창석, 2인 기업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모든 게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그 때문에 현수는 비서팀 직원들을 충원하기 전까지, 회사 대 회사 개념에서 경호업체 빅원 씨에스와 MOU를 맺을 생각이고, 또한 자신의 계약 조건도 변경하여, 저들 보디가드들을 당분간 KHS컴퍼니 내에 상주시킬 생각이었다.

즉, 현재까지 저들의 경호를 받으면서 나름 만족한 부분들도 있고, 또 저들을 옆에 두고 있으니 마음이 든든해지는 점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 그 일은 그렇게 하기로 하고, 이제 내 일을 시작해 볼까?’

사실, KHS컴퍼니 사무실로 들어온 첫날이라, 아직 이 공간 자체가 어색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이 사옥은 전체적으로 느낌이 좋은 게 사실이었고, 더군다나 이곳은 자신의 회사라 더 애착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아무리 숙취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워도, 이젠 회사를 키우는 일이 그 어떤 일보다 더 시급하다고 생각한 현수.

그래서 그는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참, 아까 창석이한테서 받은 법인공인인증서를 이용해 보자.’

그리고 잠시 후, 현수는 주식거래를 위해 증권사 홈페이지에 접속했는데, 현재 KHS컴퍼니 명의의 증권계좌에는 100억 원의 현금이 들어가 있었다.

즉, 회사 자본금이 회사 운용 직접 투자 자금 형태로 전환되어, 이 계좌에는 100억 원이 유치된 상태다.

그러고 보면, 투자사가 일반적으로 자본 규모를 키우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방법인데, 직접 투자 방식, 펀드 운용 방식, 유상증자 방식 등이다. 그 외에도 투자금 유치 방법으로 메자닌(Mezzanine)이란 것이 있긴 한데, 이것은 이태리 건축용어로써 층과 층 사이에 존재하는 중간 공간을 의미한다.

즉, 메자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인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을 일컫는 것이다.

‘우선, 직접 투자로 회사 자본금부터 더 늘리고, 경비 조달도 해야 돼. 근데 그러고 보니까 나도 이제 기관 투자자가 된 거네.’

이미 단순 개미가 아니라, 운용자금만 놓고 보면 슈퍼개미의 위치에 있던 현수. 그런데 다시 그 위치가 변모하여, 이제는 기관 투자자로서 활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럼 첫 기관 투자 종목으로 뭘 잡을까?’

그리고 잠시 후, 현수는 법인주식계좌를 통해, 드디어 기관투자 형식이라는 그 스타트를 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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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거다. 우선 종목은 베가독스(Vegadox), 이게 그나마 낫겠다.’

그래도 KHS컴퍼니는 국내 투자회사이다 보니, 첫 거래를 해외선물·옵션이나 해외주식을 만지는 것보다는 국내 주식부터 만지는 게 낫다고 생각한 현수는 그 첫 상대를 베가독스로 잡게 된 것이다.

한편, 현수가 노리고 있는 이 종목은 인터넷 게임업체 종목이다. 특히, 이 회사는 온라인 및 모바일 쪽 게임 개발 및 각종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인데, 일종의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사업군에 속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이 회사는 블레이드 블랙사가, 배틀 베가본드, 배틀 독스 시리즈 등을 속속 출시하며,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아주 빠르게 높혀가고 있는 혁신적인 게임 기업이기도 하다.

‘음, 현재 주가가 6,250원.’

어느덧 시총 규모가 1조 원에 육박한 상태지만, 그럼에도 주가가 저평가되었다는 인상이 강한 종목이다. 그만큼 회사 발전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흠, 내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시총 규모가 괜찮고, 또 이 찌라시들을 보면 뭔가 터질 것 같단 말이야.’

즉, 현수가 조금 전에 확인한 찌라시들마다 이런 내용들이 기재되어 있었다.

「베가독스, 인수합병 논의 시작?」

「베가독스, 공격적인 인수합병 대상이 될 것인가?」

「베가독스, 자체 매각 결정은 허위 사실로···」

「베가독스 장승기 회장, 비밀 회동 잦아···」

그렇듯 이 찌라시 내용들만 놓고 본다면, 뭔가 흐름이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 그 때문에 유동성이 있는 자본들이 베가독스로 집중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즉, 호재가 될 수도 있는 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에 나타난 베가독스의 주가 흐름!

현재 시각 9시 49분 37초. 이 시각, 베가독스의 호가창은 무척 조용한 모습이다. 주가 상승보다는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었고, 특히 매수호가를 치고 내려오는 매물들이 한 번씩 나타나면 금방 호가가 한 번씩 주저앉기 일쑤다.

그 결과, 좀 전의 주가 6,250원은 어느새 6,220원으로 소폭 떨어진 상태다. 그래서 이 호가창만 놓고 본다면, 그 찌라시들의 내용은 그냥 허위사실 같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변동성을 한번 확인해 보자. 바로 시작해 볼까?’

그래서 현수는 집중해서 호가창을 들여다봤다. 이번에는 10분 뒤의 호가가 아니라 대략 1시간 뒤의 호가를 확인하기로 했다.

이렇듯 보합세 혹은 소폭 하향 추세인 호가창에서는 10분 뒤 단위의 조밀한 예측은 필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잠시 후, 현수는 이내 묘한 표정을 지었다.

‘6,240원?’

이건 완전한 보합국면이 아닌가.

‘흠, 아직 때가 아닌가?’

그리고 그때부터 현수는 다른 방법들도 동원하여, 상황 파악에 들어갔다. 먼저, 각종 인터넷 기사들을 다시 꼼꼼하게 확인해 봤고, 각종 게임주 종토방들 외에도 베가독스 종토방에도 들어가 현재 분위기를 확인해 봤다.

「혹시 왜 이렇게 날마다 보합세인지 아는 사람?」

「이 빙신주! 그냥 포기하세요, 그게 속 편해요」

「진짜 안 오르네」

「젠장, 거래량은 많은데···」

「그게 다, 하방으로 쏘는 개미들 땜시 계속 망」

「분봉 추세 흐름도 별로···」

「애는 대체 언제 가는 거야?」

「둘 중 하나다! 곧 무너질 거다ㅋㅋ」

「으이구, 이 개잡주!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돼?」

「여긴 날마다 소폭 하락?」

「120일선 깔고 앉았고, 20일선, 60일선 코앞인데···」

「ㅂㅅ들 오늘 개폭락 예정 ㅋㅋㅋㅋㅋ」

「다른 게임주들 다 오르는데, 이건 맨날 헛짓거리」

「그려~ 예상대로 쫄망각~」

「주주님들 필독! 살 때가 아니라 팔 땝니다!」

「미쳤냐? 믿고 가는 베가독스」

「더 떨어지기 전에 파는 게 좋아요. 지금 매도 신호 뜹니다」

그렇듯 종토방의 글들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현재 의견들은 대체로 실망감이 가득한 모습들이다. 그러나 주가가 크게 무너지는 일은 없어, 종토방에 극혐성 발언들은 나오지 않고 있었다.

‘흠, 좀 더 기다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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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사이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 어느덧 오후 1시 49분 37초가 되었고, 베가독스의 호가창을 살피느라 박창석이 시켜준 짜장면으로 대충 점심을 때운 현수는 여전히 그 호가창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시간 됐다. 바로 다음 호가부터 보자.’

그리고 곧바로 다음 1시간 뒤의 호가를 들여다보던 현수. 그리고 그 호가를 읽게 된 그의 표정은 잠깐 미묘하게 변했다.

살짝 고개까지 갸우뚱거리다가, 현수는 자신도 모르게 독백하며 입을 열었다.

“음. 6,420원? 오르긴 올랐는데··· 음, 오늘은 이 정도가 최선인가?”

그래도 주가에 변동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자, 현수는 더는 늦출 새 없이 매수에 나서게 되었다.

다행히 이 종목은 거래량이 많은 편이라, 현수는 전략적으로 하방 매수 주문부터 먼저 아래쪽에 쫙 깔았다.

‘떨어지는 거 받아먹는 것도 의외로 맛있으니까.’

그리고 곧바로 매도호가를 치고 들어가며 바로 5만 주를 확보했다. 그런 뒤, 그 5만 주를 다시 차례로 하방으로 밀어치며 매도 공세를 터트리자, 잠시 후 허약한 매수 대기 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즉, 현수가 밀어낸 매도 물량 때문에 현재 거래 체결창은 우수수 파란 숫자(체결 거래량)들이 흘러내리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20.

30.

120

235.

3,515.

2,531.

132.

10.

10.

10.

10,000.

10.

10.

10.

10,000.

10.

10.

바로 이런 식이었다.

그렇듯 갑자기 생겨난 변화 때문에 곧바로 불안함을 느낀 개미들은 이때 하나둘 매도에 나서면서, 결국 현수가 설정해 놓은 더 아래쪽 하방 매수 대기 주문까지 툭툭 치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 흐름은 그 뒤 1분, 2분이 지나면서 점차 도미노처럼 이어져, 쉴 새 없이 하방 매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띠링!

「매수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띠링!

「매수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띠링!

「매수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쉴 새 없이 들려오는 매수체결 알람.

그로 인해 현수는 다량의 매도 매물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 그 결과 호가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호가가 6,100원까지 떨어지자, 이 호가가 너무 낮다고 생각한 듯 주주들이 더 이상 매도에 나서지 않으면서 거래가 정체되고 있었다.

‘바로 지금이다!’

그리고 바로 이때, 현수는 드디어 다음 전략으로 공격적으로 매도 호가 쪽을 치고 들어갔다.

그렇듯 현수가 집중적으로 매집을 시작하자, 다른 개미들까지 곧바로 합세하면서 6,100원까지 떨어졌던 호가는 순식간에 6,280원까지 치솟고 있었다.

띠링!

「매수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띠링!

「매수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그렇게 현수는 평균매수단가 6,086원에 652,306주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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