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80화 (80/170)

<내 수익률 1,000,000배>

상류사회(2)

-30-

2022년 7월 4일 월요일.

주말 내내 쉴 새 없이 내렸던 장맛비가 조금 가시고 하늘이 밝게 개였을 때, 이날, 현수는 드디어 자신의 회사, 즉 새로 설립한 법인에 대해서 법인계좌로의 자본금 이체까지 모두 마쳤다.

이때, 현수는 법인계좌에 총 500억 원을 입금하며 관련 일들을 마무리했는데, 현재 그의 신설 회사의 이름은 그의 이니셜을 따서 ‘KHS컴퍼니’로 정해진 상태다. 물론 이 신설 법인에 대한 지분 관계는 자신이 지분 99%를 갖고, 자신의 사업 파트너이자 실무 업무를 대다수 전담할 친구 박창석에게 지분 1%를 주는 것으로 정리를 했다.

사실, 자신의 신설 법인은 투자 회사라, 통상적으로 보면 1인 100% 지분율을 갖는 것보다는 2인 이상 지분을 나눠 가지는 게 투자 신설 법인 쪽 행정처리가 좀 더 간편하다고 해서 그렇게 정리한 것도 있다.

어쨌든 현 자본금에 대한 단순 지분 관계지만, 앞으로 현수가 투자금을 더 늘린다면, 결국 친구 박창석의 지분율은 점점 더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현수는 회사를 하나 더 만들게 되었다.

즉, KHS컴퍼니가 자본금 100억 원을 출자한 것으로 해서, 법인 하나를 더 설립했는데, 그게 바로 ‘KP커뮤니케이션’이다.

이 회사는 자신의 이니셜과 박창석의 이니셜을 따서 KP라는 이름에 커뮤니케이션을 붙인 것인데, 이른바 인터넷 주식방송사다.

우선, 방송 송출과 수신이 가능한 인터넷 방송 솔루션 및 관련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 ‘티원서포트’라는 회사와 협력하기로 했고, 그외 카메라 세팅 및 각종 장치·설비 등과 관련된 일들은 박창석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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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창석아! KHS컴퍼니는 몰라도, KP커뮤니케이션은 네 지분율이 무려 20%나 되니까, 앞으로 진짜 잘 해 보자.”

즉, 현수는 KP커뮤니케이션 지분율을 그렇게 조정한 것이다. 자신은 80%를 갖되, 20%를 박창석에게 주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이 KP커뮤니케이션은 진짜 공동 창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 인터넷 방송사에서 박창석의 역할은 아주 중요한 게 사실. 한편으로는 박창석 역시 큰돈은 아니지만, 자신의 아파트에 담보대출을 걸고, 총 7억 원을 은행권에서 대출받아 그 돈 모두를 법인계좌에 납부한 상태다. 결국, 자본금이 공동으로 들어간 거라, 그래서 진짜 공동 책임인 것이다.

“야, 김 대표! 걱정 마라. 내 돈도 들어간 이상, 난 무조건 성공할 테니까! 진짜 이를 갈고 일할 테니까, 같이 잘 해 보자. 다만, 서둘러 직원부터 뽑고, 빨리 궤도에 오르는 게, 가장 급선무라고 본다.”

한편, 그간 큼직한 뿔테 안경에 수더분한 머리 스타일이었던 박창석은 지난 방송국 FD 때의 모습을 완전히 버리고, 어느새 아주 단정해진 모습이다. 즉, 인상 좋게 둥근 테 안경으로 바꾸고, 머리 스타일도 아주 말끔하게 정리가 된 상태다. 물론, 현재 시기가 한여름이라 흰 와이셔츠에 정장 바지 차림이지만, 그럼에도 아주 깔끔한 모습. 다만, 그는 원래 얼굴색이 약간 붉은 혈색인데, 외형이 깔끔해지자, 그 혈색이 더 도드라져 보였고, 그래서 흡사 젊고 의욕 넘치는 불도저같은 모습 같기도 했다.

“봐라. 이 사무실, 진짜 좋다. 네 사무실도 진짜 훌륭하지만, 내 사무실도 완전 마음에 들어. 진짜 최고의 장소란 말이야. 어떻게 넌 이렇게 좋은 델 물색했냐? 김 대표, 너 진짜 대단하다. 이것저것 전부 다!”

이제 KHS컴퍼니 이사이자 KP커뮤니케이션 공동 대표가 된 박창석은 엄지손가락까지 추켜들며 아주 만족해 했는데, 무엇보다 이곳은 역세권이라 위치도 좋고, 주변 환경도 좋고, 또한 건물 자체가 일하기에 아주 최적의 장소임이 틀림없었다.

한편, 아침 주식시장이 한창 시작되는 바쁜 시간대였지만, 현수는 이렇듯 월요일 아침 이곳을 찾았고, 특히 어느새 잘 정돈된 박창석의 사무실, 맨들맨들한 새 소파에 앉아 잠시 향후 일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즉, 자신의 투자행위도 아주 중요하지만, 사업 시작도 무척 중요하기 때문에, 현수는 잠시 시간을 이쪽으로 돌린 것이다.

“그럼 이곳 인테리어 공사는 언제 끝나지?”

“곧! 수요일이면 완전히 끝나.”

실제로 사옥 내부는 대다수 외형이 얼추 갖춰진 상태다. 즉, 이곳 인테리어 공사 공정률은 거의 90%를 넘어서고 있는 상태다.

사실, 이곳 4층 단독 사옥은 애초에 워낙 깨끗한 곳이라 특별히 손 볼 것도 없었다. 하지만, 일부 내부 인테리어를 추가하는 일과 데스크, 비품, 기기 설치, 기타 관련 설비 공사 등을 진행하느라 좀 시간이 걸렸는데, 그것도 며칠 뒤면 다 마무리될 거라고 했다.

그 때문에 현재 현수의 사무실과 박창석의 사무실은 언제든 쓸 수 있을 정도로 내부 설비가 거의 다 마무리된 상태다.

“그럼 인터넷은?”

“그건 지금도 쓸 수 있어. 현재 건물 전체가 풀 와이파이존인데, 당분간 보안 때문에 우리는 랜선으로 작업하면 돼.”

“음. 그럼 이 페인트 냄새만 가시면 나도 입주해도 되겠네?”

“야! 그야 당연하지. 내가 특별히 우리 대표님 방에 공기 정화 숯들을 왕창 갖다 놨다니까! 그러니까 네 방은 금방 괜찮아질 거다. 아침저녁으로 내가 환기도 많이 하고 있고.”

“그런데 넌 괜찮냐?”

“아? 이 냄새? 뭐, 당연하지. 뭐, 이런 페인트 냄새쯤이야.”

이미 사무실에 입주한 박창석은 페인트 냄새쯤은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즉, 너무 의욕이 넘쳐서 그런 냄새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어쨌든 그런 그와 앞으로 일들에 대해서 좀 더 상세히 논의했는데···. 그렇듯 1시간 남짓 이어진 회의를 어느새 마치자, 곧이어 박창석은 자신의 책상 쪽에 놓여있던 큼직한 상자에서 뭔가를 꺼내 현수에게 가져왔다.

선물 포장까지 한 작은 상자인데, 어리둥절해하며 그것을 받아 풀어보던 현수는 이내 입가에 환한 미소가 저절로 피어오르고 말았다.

지금 박창석이 건넨 것은 자신의 명함이다. 대략 5천 장 정도 된다고 하는 명함. 그리고 그 명함에는 회사 로고와 함께 자신의 이름 등이 쓰여 있었다.

CEO 김현수

KHS컴퍼니

M +82 10 5XXX XXXX

E [email protected]

세상에나, 평생 처음으로 현수는 자신의 첫 명함을 받게 된 것이다. 그것도 자기 명의의 명함이 무려 2개나 된다.

CEO 김현수

KP커뮤니케이션

M +82 10 5XXX XXXX

E [email protected]

“하하하, 고맙다.”

“우리 사업, 이제 시작하는 거니까 앞으로 많이 뿌려야지. 그거 다 내가 사비로 산 거야. 제일 비싼 종이로 했다. 하하하, 대표님,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하하하.”

그렇게 두 사람은 밝은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봤고, 이날 회의는 그렇듯 훈훈하게 마무리되었다.

##

“그럼 사장님. 오피스텔로 바로 가시는 겁니까?”

“네. 그렇게 하시죠.”

잠시 후, 현수는 자신의 아우디 차량 뒷좌석에 앉았고, 곧이어 최승희 과장이 모는 차량을 타고서 자신의 오피스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도착 즉시, 현수는 컴퓨터를 켜고는 바로 투자 일을 시작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다시 국내 주식 투자 일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저번 주에는 Stock24의 일을 해 주느라 무척 바빴는데, 그 와중에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았고, 특히 WTI 초대박 사건에 대한 떨림과 흥분이 가라앉아, 다시 투자 일들에 대해 큰 의욕이 생기는 게 사실이었다.

거기다가, 그간 자금 지출이 많았던 사실도 무시할 수가 없다. 회사 2개를 설립했으며, 2개의 주택을 구매하기로 했고, 또 이런저런 비용 지출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 이제 다시 집중해서 돈을 모을 생각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현재 현수의 국내 주식계좌 잔고는 지난 WTI 초대박 사건 이후 소소하게 진행된 간단 주식 투자로 일부 이익을 얻은 것들도 있어, 현재 대략 170억 2,600만 원 정도가 되는 상태다.

그리고 해외선물·옵션계좌 쪽은 현금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집 2채 구매 비용, 사무실 보증금, 사무실 인테리어비, 회사 자본금(500억 원), 자신의 경호 계약 비용 등을 차감하고 나니, 대략 1,395억 2,600만 원 정도가 남은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큰 자본금이 남아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큰돈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되는 게 사실이다.

##

후루룩. 후루룩.

이날 점심으로 컵라면을 먹으면서 현수는 계속 호가창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현재 시각, 오후 1시 15분 36초.

현재, 현수는 국내 주식 한 종목을 유심히 확인하며, 진입을 고려하고 있었다. 이제는 자본 규모가 커져 중소형 주식은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고, 그래서 중대형 혹은 대형 종목 쪽을 노리고 있는데, 이쪽은 대박이 터지는 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유심히 호가창만을 쳐다보며 고민을 하던 중, 현수는 이때 휴대폰 문자 수신음을 듣게 되었다.

그 바람에 잠시 호가창에서 눈을 떼고 자신의 휴대폰 화면을 유심히 쳐다봤는데, 그 문자메시지는 입금 관련 문자였다.

[Web발신]

우리 07/04 13:16

1001*03

입금 1,036,000,000원

Stock24

‘아, 이건?’

즉, 자신의 인센티브 10억 3,600만 원, 이것이 Stock24로부터 자신의 은행 계좌에 입금이 된 것이었다.

‘10억이라. 그래도 돈 들어오니까 기분은 좋네. 딱 5일 일하고 10억 원에 덤으로 인맥까지, 흠. 나쁘지는 않아.’

그렇듯 그 문자메시지를 받은 현수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 돈은 그냥 자신의 은행 계좌에 묻어두기로 결정했다. 투자 종잣돈은 이미 충분한 상태라, 이것은 은행 계좌에 두고, 앞으로 생활비 명목으로 쓸 생각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결정이 끝나는 순간, 때마침 Stock24 이원진 부사장으로부터 카톡 메시지도 날아들었다.

← 갑자기 죄송합니다. 이원진입니다.

← 근데 죄송한데, 제가 이런 식으로 종종 연락을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카톡으로 수시로 안부를 주고받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뜻밖이라, 현수는 잠시 당황했으나 이내 재빨리 답톡을 했다.

→ 네. 괜찮습니다.

← 하하, 양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참, 그 인센티브는 방금 입금되었을 겁니다.

→ 네. 방금 확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리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희 회사는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은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 네?

← 아, 다름이 아니라, 이번 주 토요일 저녁, 그때 저녁 시간 좀 할애할 수 있겠습니까?

→ 네?

← 다른 게 아니라, 우선 소소하지만, 우선 현수씨께 소개해 드릴 분들도 좀 있습니다. 아마 거기 와 보시면 정말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예를 들어, 국내외 아주 힘 있는 분들도 여럿 오시기로 되어 있는데, 일종의 주말 파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뭐, 다르게 보면, 상류층 사교 모임 같은 거라고 볼 수 있죠.

이때, 현수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제안을 받게 되자, 바로 당황하고 말았다.

‘뭐? 상류층?’

사실, 자신은 이미 2천억 원대 부자지만, 아직은 상류층이라고 하는 자본주의적 경제 계층이 생소하기 때문이다.

→ 근데 제가 갈 수 있는 곳인가요?

← 네. 가능합니다. 제가 초대장을 보낼 테니까 그걸 지니고 오시면, 바로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부담감 가지실 필요 없습니다. 젊은 경영자들 외에도 투자 전문가들도 참석하는 파티입니다. 다만, 거긴 바깥 날씨와 달리 무척 시원할 테니까, 복장에만 좀 신경을 쓰시면 됩니다.

→ 하지만 제가 꼭 참석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 하하, 당연히 있지 않습니까? 앞으로 사업 하실 거 아닙니까?

→ 네?

← 사업 하실 거면, 두루두루 인맥부터 많이 쌓아두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금 도와드리겠습니다. 물론 이것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 윈윈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 아.

← 그리고 어쨌든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하시려면 이런 인맥들이 나중에 어디든 꼭 쓰일 데가 있을 겁니다. 사실, 우리가 속한 경제계는 돈만이 전부가 아니라 인맥도 필요하고, 정치력도 함께 어우러져야 합니다.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십시오.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그렇듯 톡 대화는 끝이 났는데, 현수는 이 일을 놓고서 잠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왜냐하면, 전혀 생각지도 못하게 상류층 사교 파티에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이제 자신의 위치는 달라진 게 사실이 아닌가? 그렇다면 자신 역시 그에 맞는 무언가를 찾는 것도 당연한 수순 같았다.

그렇듯 그런 생각이 문득 뇌리에 떠오르자, 현수는 곧바로 인터넷으로 상류층 사교 파티와 관련된 것들을 검색해 봤는데, 이때 이전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 조금은 현실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음. 19세기 유럽 상류사회? 대한민국 상류층 사교 모임? 상위 1%의 사교 모임? 비밀 사교 파티? 상류층 럭셔리 미팅 파티? 음.’

각종 기사들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데, 이중에는 아주 부정적인 것들도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부러움이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사들도 꽤 있었다.

‘음. 상위 1%? 대한민국 상류층?’

다시금 곰곰이 생각하다가, 결국 현수는 우선 경험부터 해 보자는 생각이 앞섰고, 그래서 바로 파티에 참석하겠다는 답톡을 보냈다.

그러고는 다시 생각해 보니, 자신이 Stock24와 얽힌 뒤, 자신의 신변에 이것저것 긍정적인 변화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었다.

조만간 화제의 젊은 검사 출신, 김주연 변호사와 만날 기회까지 얻은 것을 보면, 단지 세상이 두려워 움츠려있는 사람은 절대 성장할 수 없다는 말이 꼭 세상 이치에 맞는 말 같았다.

‘흠. 점점 더 바빠지겠어. 그러나 그 전에 내 투자부터···.’

이제 현수는 다시 자신의 주식 종목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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