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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익률 1,000,000배-78화 (78/170)

<내 수익률 1,000,000배>

Good things come to those who wait?

-29-

2022년 6월 30일 목요일 아침.

이날 역시 현수는 Stock24 본사에 아침 일찍 출근했고, 또한 장 오픈 시각에 맞춰 정리매매일을 진행해 나갔다.

그런데 특히 이날은 별다른 변동성이 없는 하루, 바로 그런 날이었다. 즉, 퓨전아이텍의 주식 거래는, 어제 오후 6시에 나온 종가 385원보다 조금 낮은 376원에서 거래가 시작되었고, 오전 11시 30분을 경과하는 시점부터 소폭 상향하긴 했으나 더는 큰 반전이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오후 6시 마지막 거래 시점에서 다시 원점으로 회귀한 듯 382원으로 하루 장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날, 현수는 자신에게 남아있던 30만 주 물량을 모두 장내 매도하게 되었다.

즉, 「김현수: 30만 주 매도, 매도가 384원」

그 결과, 현수는 대략 1억 1,500만 원을 더 추가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의 총 매도금액은 41억 9,100만 원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그리고 애런 한은 현수가 장중에 모든 물량을 다 털어내는 것을 보자, 갑자기 의욕이 상실된 듯 자신의 남은 물량 50만 주마저 때맞추어 몽땅 털어내 버렸다.

「애런 한: 10만 주 매도, 매도가 384원」

「애런 한: 20만 주 매도, 매도가 376원」

「애런 한: 20만 주 매도, 매도가 382원」

즉, 애런 한은 이 3번의 매도를 통해 1억 8,900만 원을 추가했고, 개인 통산 합산 8억 1,500만 원을 기록하게 되었다. 이것은 개인당 최소 목표치인 6억 6천만 원을 적어도 초과 달성한 값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있었다.

바로 스티븐 최!

그는 매도 스타일이 완전히 달랐다.

오늘 같은 좋은 장에서도 그는 겨우 20만 주만 매도했고, 여전히 120만 주를 품고 있는 모습이다.

「스티븐 최: 20만 주 매도, 매도가 384원」

이렇듯 스티븐 최의 현재 합산 매도금액은 이번 7,650만 원을 더하자 총 3억 8,100만 원으로 기록되며, 셋 중에서 가장 낮은 값을 갖게 되었다. 아직 120만 주나 남은 터라, 매도 속도도 가장 느린 모습이다.

##

“음. 스티븐! 벌써 4거래일이 끝났어요. 대체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저 팀장도 일이 끝났고, 저도 일이 끝났는데···.”

잠시 후, 계약직 직원들이 집계를 마친 뒤, 그 표를 화이트보드에 붙이자 개인 기록들이 그대로 공개가 되었는데···. 이때 그 기록표를 바로 확인한 애런은 옆자리 스티븐에게 그렇게 말을 걸고 있었다.

이때, 표정이 별로 좋지 않은 모습인 스티븐. 특히, 그는 무언가를 계속 생각하는 표정이다가, 이내 억지스럽게 웃으며 입을 열고 있었다.

“걱정할 거 없어요.”

“네?”

“Good things come to those who wait.”

“네?”

“애런, 나는 이 차트의 진짜 피크가 아직 안 나왔다고 봅니다.”

“아.”

“나는 무척 위험한 선물·옵션 쪽에서 일을 했던 사람입니다. 더 심한 경우도 많았지만, 항상 살아남았어요. 이 차트는 절대 이대로 끝날 수 없어요. 분명히 overwhelming real peak가 곧 뜰 겁니다.”

마치 확신을 가지고서 말을 하고 있는 스티븐. 그 말에 애런은 잠시 흔들렸지만, 그럼에도 곧 불안해지는 게 사실이다. 왜냐하면, 이 시점은 정리매매 거래일의 중간지점도 이미 지나 버린 시점이다. 보통 이 시점이면 누구든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현재까지 나온 언론 보도들을 본다면, 퓨전아이텍 주식을 장외로 가져가는 것도 괜찮을 수도 있지만, 그게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스티븐과 애런은 잘 알고 있다. 무조건 이 주식을 이번 정리매매 중에 다 털어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근데 설마, 음. 혹시라도 그 호재 기사 추측대로라면, 퓨전아이텍 종목이 장외 호재 가능성이 있을까요?”

한편, 스티븐 최의 뜻밖의 고집을 발견하고서 조금 가슴이 답답해진 애런은 그런 식으로 화제를 전환했는데, 그 순간 스티븐은 다시금 피식 웃으며 입을 열고 있다.

“하하, 애런, 당신은 이제야 포인트를 잡았군요! 딱 보면 이제 상황이 이해되지 않나요? 즉, 혹시 모를 불안함에 매도를 택하려는 사람들이 곧 나올 타이밍. 그러나 이때 나가면 무조건 주가는 무너져요! 비록 막판에 대형 매도 물량들이 쏟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서 제 생각엔 바로 그걸 잡아주는 뭔가가 곧 다시 나올 타이밍이라는 겁니다. 바로 그 증거는 조만간 터질, 대형 슈팅이 될 겁니다.”

‘뭐? 대형 슈팅?’

놀란 듯, 애런의 두 눈은 동그래졌다. 자신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분석값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분석에 아주 큰 비약이 섞여 있는 것도 아니다. 충분히 의심하고 예측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그리고 바로 그때, 자신의 데스크를 정리하고 있던 현수가 슬그머니 스티븐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또한, 동시에 스티븐 역시 바로 고개를 돌리며 현수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 그 순간 나타난 스티븐의 아주 묘한 표정! 그건 최근에 보지 못한 스티븐의 아주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이때 오른쪽 입꼬리까지 쓱 올라가는 스티븐.

즉, 조금 전 개인 집계표를 본 뒤 잠시 굳어졌던 그의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현재는 아주 여유만만한 모습인 것이다. 아직 자신한테는 120만 주가 남아있는데, 너희들은 주가 차트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벌써 다 매도하지 않았냐는 그런 어리석음을 꾸짖는 듯한, 아주 자만심에 가득한 눈빛이었다.

“미스터 킴, 이제 당신은 다 처분했으니까 이제부턴 전문가인 제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 그걸 잘 지켜보기 바랍니다. 완전히 다른 게임을 보게 될 겁니다. 뭐, 어떻게 하는지 잘 보면, 따로 배우는 바도 있을 겁니다. 하하.”

그렇게 스티븐은 말하며 자리에서 힘차게 일어섰다.

“Good things come to those who wait! 이런 차트의 진짜 게임은 항상 후반전에 있습니다. 참, 오늘 저는 더 분석할 게 많이 남아 있어서, 모처럼 야근을 해야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던 그는 애런에게 손짓하더니, 먼저 저녁을 먹으려고 사무실 밖으로 걸어나가고 있었다.

한편, 애런은 현수의 눈치를 한 번 보더니, 곧이어 스티븐의 뒤를 재빨리 뒤따르고 있었다.

##

“그럼 사장님, 바로 테헤란로 쪽으로 가겠습니다.”

“네. 부탁드립니다.”

잠시 후, 자신의 아우디 뒷좌석에 앉은 현수. 그는 오늘 회사에서 저녁을 먹지 않고 바로 회사에서 나온 상태다.

왜냐하면, 저녁 6시 30분으로 예정된 집 계약때문이다.

그렇듯 최승희 과장이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서 이제 공인중개사 사무실로 향하던 현수는 이때 여러 가지 생각들을 머릿속으로 계속 이어 나갔다.

‘근데 스티븐 최, 참 똑똑하긴 똑똑하단 말이야. 기다리는 맛을 다 알고. 아까 했던 그 이야기도 나름 일리가 있고, 전략도 나쁘지 않아. 흠. 다만, 이게 참, 현실은 언제나 오묘하단 말이야. 주식이란 건 특히.’

그렇게 현수가 생각하며 결국 씩 웃고 만다. 사실, 아까 자신의 마지막 매도거래 직전, 현수는 마지막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즉, 혹시나 해서, 좀 멀리 건너뛰어, 내일 오후 6시 마지막 단일가를 한 번에 들여다봤던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직후, 현수는 즉각 매도를 택했다. 그 정도로 현수는 아주 크게 놀라고 말았던 것이다.

내일 오후 6시에 나올 단일가! 그건 아주 끔찍했다.

아마 현재 대다수 주주들은 내일 역시 최소 300원대가 유지될 거라고 예측하고 있을 테지만, 현수가 본 것은 전혀 다른 결과였던 것이다.

그러니까 현재 장에서 정리매매 호가를 주도하고 있는 정매꾼들이 한 수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정리매매 첫날, 이튿날에 초저가로 대량 매물을 흡수하는 데 성공한 것 같았고, 또한 지난 수요일 주가 상승 때, 어쩌면 통정거래 형식으로 주가를 부풀렸을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서, 큰 금전 손실 없이 말이다.

그리고 그동안의 주가 순항 중에 넣고 빼고를 반복하는 통정거래 외에도, 자신들의 매물들을 차근차근 일반 주주들에게 떠넘긴 게 분명했다. 일종의 조용한 설거지가 차근차근 진행되었던 것.

실제로, 양일간에 걸친 주가 순항으로 정리매매 첫날과 이튿날과 달리, 퓨전아이텍 종토방의 분위기도 아주 밝아졌는데, 이게 바로 일반 주주들의 심정과 같을 것이다. 바로 그런 식으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또한 종토방 여론 조작도 하고 있는 그들의 꼼수, 이건 보통 수법이 아닌 것이다.

‘역시 종토방 분위기는 확실히 밝아.’

이때, 현수는 자신의 휴대폰으로 그 종토방 분위기를 다시금 확인했는데, 이내 씁쓸한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다.

즉, 게시물 하나하나가 바로 정매꾼들이 붙인 그 알바들이 올린 글이나 다름없었다.

「우짜노 첫날 털어낸 애기들 불쌍해서ㅋㅋ」

「냉정하게 보면, 이제 500원대도 가능합니다」

「역시 우리의 퓨전아이텍ㅋㅋ」

「이제 정리매매 후반부인데 괜찮을까요?」

「저는 금요일 오후장에 600원까지 봅니다」

「평단 4500, 이제 매도해도 되나요?」

「장외주식은 어떰?」

「다음 주 가격 예측, 톡방 개설」

「바닥에서 천국까지ㅎㅎ」

「어제오늘 최대 20배 이상 터진 개미 나왔습니다. 더 달려야 할 듯ㅎㅎ」

「큰 흐름 봐라! 이건 상승각이다!」

「맘 편히 꽉 쥐세요! 곧 급등합니다!」

「정말 장외에서 급등 사례도 있나요?」

「혹시 재상장 가능할까요?」

「기업 회생 절차 밟고 나면 주가 급등하겠죠?」

「(필독) 장기로 가면 장외주식도 급등 가능, 장외주식 특급 분석 필독 요망」

「주린이 여러분, 장외거래도 가능합니다. 길게 보세요」

즉, 알바 글들 때문인지 몰라도 장외 종목으로 주식으로 가져갈 생각까지 하는 주주들이 나타나고 있었고, 실제 그런 상황들이 계속 권유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고 보면, 실제 모 기업 대표의 경우, 정리매매 기간 중에 폭락한 주식을 대거 매집한 뒤, 해당 기업을 인수하고, 또한 그 뒤 장외거래를 통해 큰 대박을 터트린 경우가 신문에 보도된 적도 있다.

그런데, 사실 그런 경우는 정말 극소수에 해당되는 황금빛 성공 케이스일 뿐, 대다수 소액 주주들은 그런 대박을 내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왜냐하면, 퇴출 기업의 전망을 보고 주식을 매수하더라도, 그 수익을 회수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

- 이건 팔 수 있긴 하는 거야?

- 이러다간 종잇조각 되는 거 아냐?

그렇듯 장외든 장내든 장기투자는 결코 쉽지 않는 법인데, 아주 신중해야 할 투자방법인 것은 사실이다.

특히, 주변에서 보면 장기 주식투자로 10배 이익을 취했다, 20배 이익을 취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지만, 이른바 돈을 땅에 묻고서 아주 오래 기다리는 일은 지독하게 힘든 일임이 틀림없다.

특히, 몇만 원, 몇십만 원이 아까운 보통의 샐러리맨들에겐 더욱더 그럴 수밖에 없는데···.

그런 상황에다가 장외거래는 그 거래 특성상 거래가 활발하지가 않다. 그래서 대다수 소액주주들은 이런 장외주식을 가질 경우, 갈수록 후회하고 또 절망하는 게 보통의 일반적인 모습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조금의 낙관적인 분위기마저 와장창 깨는 일이, 하필 바로 내일, 정리매매 5거래일 날에 일어날 예정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 호가를 주도하고 있는 정매꾼들을 제외하고는 세상에 현수만이 알고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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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들러 집 계약을 모두 마친 현수는 경호원들과 함께 간단히 저녁을 먹었고, 그 뒤 다시 자신의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뒤 현수는 먼저 친구 박창석과 통화를 하며, 자신의 회사 설립과 관련한 일들을 신중하게 논의했고, 앞으로 좀 더 속도를 내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박창석은 실제 많은 준비를 해 오고 있었고, 특히 그는 7월 1일자 내일부터는 방송국 출근이 아니라, 현수가 계약한 단독 사옥 오피스로 출근해서 인테리어 공사 현장까지 점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법무사를 끼고서 법인 설립에 필요한 대다수 일 처리를 좀 더 빨리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그렇듯 그런 일들을 친구 박창석에게 일임한 현수는 어느덧 밤 10시가 되자, 어제부터 진행 중이었던 9월물 유로 통화 선물 투자를 계속 이어 나갔다.

물론, 현재는 쿨타임 제약이 걸린 상황이라, 어제 매수했던 계약들을 매도하는 데만 집중했고, 마침내 매도거래를 마무리하자, 현수는 이때 10억 원 남짓한 돈을 벌며 이번 거래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됐다! 이 정도면 됐어! 근데 이렇게 쭉쭉 하다보면, 나도 언젠가는 세계 3대 투자자 안에 들어가지 않을까? 그래, 적어도 회장님, 그래, 적어도 그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어.’

특히, Stock24의 투자본부 분위기를 이미 경험했고, 또한 스티븐 최의 지독한 자존심도 본 터라, 현수는 저 치열한 투자 정글 속에서 당당히 세계적 강자로 등극하고 싶은 열망이 이제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만큼 그는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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