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75화 (75/170)

<내 수익률 1,000,000배>

몰려드는 기자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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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 잇츠 타임! 투 셀(to sell)!”

순간, 호가창의 광란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무척 흥분을 하고 있는 스티븐. 그리고 그는 자신이 의식하지 못한 사이, 큰 고함까지 지르고 있었다.

“Wow!! Jesus!! 드디어 나왔다!!”

그리고 어느덧 오후 2시 단일가 결정을 앞둔 시각. 현재 호가는 무섭게 치솟아 올랐고 무려 478원을 가리키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20원대, 30원대 호가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던 퓨전아이텍 종목. 그러나 그때를 도무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지금의 호가는 천정부지로 붕 뛰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이 가격은 아직 확정된 값은 아니다.

앞으로 3분 뒤에 결정될 단일가.

어쩌면 이 단일가는 정리매매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가가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즉, 아까 12시에 나왔던 단일가 275원보다도 훨씬 더 높은 호가. 더군다나 어제 오후 6시 종가 32원과 비교한다면 무려 15배가량 초급등한 가격이다. 이것은 일반 주식장에서는 전혀 나올 수 없는 엄청난 초폭등세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시세가 나오기 전, 정확히 60초를 남겨놓고서 호가창은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479원, 503원, 476원, 445원, 463원, 그렇듯 도저히 눈으로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호가창은 미친 듯이 요동치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이때 스티븐은 자신의 매매 프로그램에 의존하며 80만 주를 매도가 390원에 던졌다. 반면 애런 한은 50만 주를 매도가 420원에 던졌다. 바로 단일가가 나오기 바로 직전에 해당되는 시각이다.

그런데 잠시 후, 오후 2시를 막 지나가는 순간, 드디어 단일가가 결정되었는데···.

그런데 정말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379원!

갑자기 두 눈에 힘이 막 들어가는 스티븐과 애런.

불과 몇십 초 전, 503원까지 치솟았던 호가가 갑자기 난데없이 대폭락을 했고, 또한 광속도로 떨어져 379원에 찰나 수렴해 버린 것이다.

매수 주문 물량을 조절하던 세력이 순식간에 그 매수 물량을 거둬들이면서, 갑자기 호가 대폭락 사태를 유발한 모양새다. 그리고 어찌 되었든 결국 단가는 뚝 떨어져 379원에 수렴하고 말았다.

그 바람에 순식간에 체결되어버린 379원에서의 매매거래!

그런데 놀랍게도 이때의 매매 체결량은 아주 압도적이다.

무려 1,230만 주!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좋은 기회를 놓쳐 버린 스티븐과 애런. 두 사람은 무척 아쉬운 듯 주먹으로 책상을 쾅쾅 내려치며 소리내어 탄식했다.

그러나 지금 현수의 표정은 무척 미묘한 상태다.

때마침 현수의 데스크 쪽으로 계약직 직원이 다가가 뭔가를 적었고, 그 뒤 노란색 포스트잇을 화이트보드에 붙였다.

곧 나타난 현수의 거래 내역.

「김현수: 130만 주 매도, 매도가 379원」

그 순간, 현수의 거래내역을 알고서 바로 표정이 일그러지고 있는 스티븐 최. 그러나 지금 현수의 표정도 약간 애매한 모습이다.

머리를 긁적이며 호가창을 유난히 빤히 쳐다보고 있는 현수. 왜냐하면, 조금 전 현수 역시 요란하게 진동했던 호가를 도무지 따라잡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현수가 미리 들여다봤던 호가는 406원.

그러나 불과 영 점 몇 초 사이에서 호가가 너무 빨리 움직이고 있었고, 그 결과 현수는 놀란 나머지 단돈 1원에 130만 주를 던졌던 것이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

즉, 자칫 잘못되어, 매도가격이 진짜 1원으로 수렴될 수도 있는 상황. 그럼에도 어떡하든 379원 포지션을 잡으려고 현수는 악착같이 매도 주문을 던진 것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웠던 점은 이번 거래는 대형 물량들이 대량 거래가 되면서, 현수의 130만 주는 비교적 소량 물량이라 별문제 없이 379원을 주고 매도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록 시도는 무모했지만, 그럼에도 천만다행인 상황이었다.

‘근데 좀 이상하네. 어떻게 379원까지 갑자기 쭉 내려가, 그런 대량 물량끼리 서로 매수·매도가 딱 맞았을까? 설마 통정거래가 이뤄졌나?’

그러니까 아까 잠시 나타났던 503원 최고 호가도 순전히 새빨간 거짓말, 즉 호객용 미끼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어찌 되었든 장중에 379원 단일가와 거래체결량이 찍히고 나자, 그게 하나의 기준선이라도 된 듯, 호가창은 완전히 변모한 듯 확실한 변화가 도드라지고 있었다.

즉, 매수 호가 아래쪽으로는 탄탄하게 매수 주문 물량들이 붙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또한, 380원대 위로는 매도 대기 물량들이 조금씩 빠지면서 마치 윗장빼기 전략 같은 것이 펼쳐지고 있다. 그 결과, 매도 대기 물량이 적어지면서, 언제든 위로 치솟을 준비까지 갖춰진 태세다.

‘이건 꼭 슈팅 전 모습인데···.’

그런 상승 분위기가 더욱더 현실화가 되면서,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치고 들어가는, 점진적 호가 상승은 곧이어 나타나고 있었다.

‘오, 이 상승세는 생각보다 셀 것 같은데?’

특히, 조금 전의 급변장과는 달리, 지금은 아주 차근차근 오르고 있는 모습인데, 그럼에도 아주 박력이 있는 모습이었다.

382원.

383원.

384원.

385원

386원.

387원.

그렇듯 한층 한층 대량 매수와 대량 매도 주문들이 다시 얽히면서, 계속 밟아 올라가고 있는 모습인데, 안정감도 있고, 상승 여세도 강력했다.

‘근데 이렇게 오르고 나면 곧 400원 선을 넘겠어.’

이때, 현수는 두 눈을 반짝거렸고, 특히 자신이 들여봤던 다음 호가 412원을 떠올리며, 잠시 뭔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음. 근데 이건 아무리 봐도, 너무 딴 판이란 말이야.’

사람의 성격이 바뀌게 되면 그 사람이 아주 이상하게 보이게 되는데···. 지금의 호가창은 정말 지난 며칠 간의 호가창과는 완전히 딴 판인 모습이 아닌가.

그래서 계속 이상함을 느끼던 중, 현수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곧바로 종토방부터 들어가 봤다.

보통 이곳은 온갖 유언비어들이 난무하고 있고, 또한 악재 소문들이 가장 빨리 돌아다니는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각종 공개 정보들도 가장 빨리 등장하는 곳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비공개 호재소식 쪽은 태생적으로 둔감한 곳이 정작 이곳이었다. 그럼에도 현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 어느새 그곳에는 게시되어 있었다.

「퓨전아이텍 주주님들 필독! 동성테크놀러지, 퓨전아이텍 인수 결정 임박」

「(급보) 상폐 퓨전아이텍 다시 부활 징후」

「(특급 재료) 곧 중요 호재 공시 발표 임박」

「동성테크놀러지, 퓨전아이텍 공장 설비 시설 높이 평가한 듯」

「채권자 동성테크, 소송 취하 예정」

그리고 그 기사 링크들을 접한 주주들은 바로 한바탕 난리가 나고 있었다.

「진짜 공시 뜨나?」

「썩을! 다 팔았는데···」

「주주 여러분, 다시 재매수해야 할 듯」

「현재 호가보다 3배 이상 폭등 가능」

「갑작스러운 폭등 이유, 다 이유 있음」

「진짜 오르는 건가요? 전 아직 갖고 있는데」

「설마 본전 챙길 수 있슴?」

「대박! 왜 이런 기사들은 이젠 나와???」

「존나 짜증, 어제 다 팔았는데」

「존나 뜬금포!」

「쓰레기 개잡주! 믿지 마라! 개쓰레기 기사들!」

「누가 호구냐? 또 속냐? ㅂ신」

「홧병에 뒤지겠다」

「더 빨아 달라고? ㅅ바, 미쳤냐?」

「더 오릅니다! 지금 잡아요!」

「어제 판 호구들 있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1 넣고 10 벌면 더 이익 아닌 감?」

「존말할 때 그냥 10원 가자」

「감사합니다ㅎㅎ 어제 천 넣고 방금 1억 빼서 갑니다」

「존나 땡 잡음ㅋㅋ」

「호구는 영원한 호구~」

「땡처리 전문, 저 달립니다. 매수부터ㅋㅋㅋ」

「오늘 벤츠 뽑자ㅋㅋ」

그렇듯 기대감과 불신감이 뒤섞인 상황이지만, 현수는 주식판 유언비어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애매한 기사들이 차례로 게재된 것을 잠시 후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근데 이것들은 제목만 요란하고, 알맹이들은 쏙 빠졌네.’

현수는 그렇듯 냉정하게 평가를 했는데, 실제로 이런 기사들은 법적 고소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인지 정말 애매하게 내용들을 적고 있었다. 즉, 제목만 요란할 뿐, 본문에는 어느 거 하나 확실한 내용이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럼에도 이미 이 기사들은 장내에 큰 영향력을 떨치고 있었다.

405원.

406원.

407원.

403원.

406원.

408원.

그렇듯 그 사이 몇 번의 등락은 있었지만, 계속 호가는 차근차근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매수 대기 물량들이 빠르게 따라붙으면서 호가창은 갈수록 더 활발해지고 있다.

그리고 잠시 후, 어느덧 2시 30분이 되자, 현수는 이번에는 느긋하게 매도 주문을 넣을 수 있었다.

매도가 410원에 200만 주.

그리고 곧 결정된 단일가는 412원.

이때, 총 860만 주가 거래되었는데, 현수가 던진 매도 물량은 누군가에게 즉각 흡수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붙게 된 포스트잇들.

「김현수: 200만 주 매도, 매도가 412원」

「스티븐 최: 10만 주 매도, 매도가 412원」

「애런 한: 40만 주 매도, 매도가 412원」

이때, 가장 많은 매도량을 보인 것은 현수다.

그리고 스티븐은 가장 적은 양의 주식을 매도한 상태. 아무래도 그는 당분간 장내 분위기가 상승 분위기라고 예측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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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오늘은 특별히 중간 집계를 하도록 하죠!”

그리고 어느덧 오후 6시.

오늘 장이 드디어 완전히 끝이 나자, 현수는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오늘 장은 그나마 호황이라, TFT 내에서도 이제 계산할 거리가 생긴 것이다.

특히, 오늘 오후 6시 종가는 385원.

오후 3시에 최고가 420원을 찍은 직후, 호가가 조금 떨어지긴 했으나, 그럼에도 오늘 호가는 아주 놀라울 정도로 호전된 모습이 아닌가.

즉, 가짜 기사들이 가진 파장이 놀라울 정도로 컸던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애런 한의 매도 내역부터 계산이 되었다.

「애런 한: 75만 주 매도, 매도가 230원」

「애런 한: 10만 주 매도, 매도가 222원」

「애런 한: 10만 주 매도, 매도가 275원」

「애런 한: 40만 주 매도, 매도가 412원」

「애런 한: 30만 주 매도, 매도가 420원」

「애런 한: 10만 주 매도, 매도가 390원」

「애런 한: 20만 주 매도, 매도가 385원」

아직 50만 주가 남은 상태인 그는 현재 현금잔고가 대략 6억 2,600만 원 선으로 찍히게 되었다.

개인당 최소 목표치가 6억 6천만 원(3명 기준 합산, 대략 20억 원)인 것으로 볼 때, 좋지도 않고 나쁘지 않은 수치다.

그리고 다음으로 스티븐 최.

「스티븐 최: 45만 주 매도, 매도가 230원」

「스티븐 최: 5만 주 매도, 매도가 222원」

「스티븐 최: 25만 주 매도, 매도가 275원」

「스티븐 최: 10만 주 매도, 매도가 412원」

「스티븐 최: 10만 주 매도, 매도가 420원」

「스티븐 최: 10만 주 매도, 매도가 390원」

아직 절반 이상의 140만 주가 남아 있는 상태인 그는 현금잔고가 대략 3억 450만 원이 된 상태다. 즉, 그는 현수를 의식한 듯, 더 큰 호가를 노리며 매도를 늦추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현수.

「김현수: 70만 주 매도, 매도가 268원」

「김현수 : 50만 주 매도, 매도가 275원」

「김현수: 130만 주 매도, 매도가 379원」

「김현수: 200만 주 매도, 매도가 412원」

「김현수: 300만 주 매도, 매도가 420원」

「김현수: 50만 주 매도, 매도가 390원」

「김현수: 50만 주 매도, 매도가 392원」

「김현수: 50만 주 매도, 매도가 390원」

「김현수: 50만 주 매도, 매도가 385원」

특히, 현수는 자신이 갖고 있던 980만 주 대부분을 오늘 장에서 털어버렸는데, 그 결과, 이제 딱 30만 주만 남게 되었다.

그래서 현수의 총 현금잔고는 기존 보유 금액인 4억 1천만 원을 더해서, 결과적으로 총 40억 7,600만 원이 찍히게 되었다.

총 40억 7,600만 원!

정말 압도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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