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67화 (67/170)

<내 수익률 1,000,000배>

E-mini S&P500 주간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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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차량은 저 SUV보다 외형이 날씬한 게 마음에 듭니다. 사실, 저 차 디자인도 좀 마음에 들지만, 그래도 이 차가 가장 마음에 드네요. 컨버터블은 아직은 좀···. 그냥 이 차로 계약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잘 선택하셨습니다. 고급사양에 무난하기로는 이 차만한 게 없죠. 그리고 참, 비용 납부를 위해 따로 캐피탈 쪽 대출은 필요 없겠죠?”

이때, 현수와 현수의 보디가드 쪽을 힐끔 쳐다보던 외제차 딜러는 씩 웃고는 바로 차량 계약서를 건넸다.

그 계약서를 한눈에 읽은 현수가 바로 사인을 하자, 마침내 1시간 남짓한 진행된 상담은 끝이 났고, 신차 계약을 마칠 수 있었다.

사실, 재규어 F-타입 SVR 컨버터블과 재규어 XF세단(2세대) 등을 놓고서 저울질을 하다가, 막판에 현수는 좀 더 무난한 디자인을 가진 실버 메탈 색상의 아우디 A7(2세대) 세단을 선택하게 되었다.

다행히 플모빨이 잘 들어가서 8,800만 원에 신차를 구매하게 된 현수. 이 차량은 배기량 2,995cc, 제로백이 5.7초밖에 되지 않아, 그의 작은 애마 BMW 118d보다 훨씬 더 사양이 좋은 편이다.

그렇듯 차량 구매를 마친 현수는 그곳을 나와, 곧바로 공인중개사 사무실로 다시 향했다. 이때 BMW 118d를 운전 중인 최승희는 내내 말이 없었는데, 현수는 그런 그녀를 힐끔 쳐다보다가 이내 모른 척하며 자신의 휴대폰만 계속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서 최승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혹시 한 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

“네? 아, 말씀하세요.”

갑작스러운 그녀의 질문에 곧바로 휴대폰에서 시선을 뗀 현수는 그녀를 쳐다봤고, 이때 최승희는 계속 앞만 보면서 입을 열었다.

“이건 사적인 질문이 아니라, 경호에 꼭 필요한 질문이라, 정확하게 말씀해주시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혹시 사장님에게 직접적으로 위해를 주려는 사람이 있는지, 아니면 그런 비슷한 형태의 위협이 있는지 그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최소한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훨씬 더 대응하기가 쉬울 겁니다.”

“아, 그건···.”

그런데 그 순간, 현수는 바로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자신에 대한 경호를 철저히 하겠다는 그녀의 의도는 잘 알겠는데, 자신이 무려 2천억 원대에 달하는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터놓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 우선 그냥 조심하려고 그러는 것뿐입니다.”

“네?”

“만사 불여튼튼··· 뭐, 그런 셈이죠.”

“그럼 혹시 최근에 한국에 오신 겁니까?”

“네? 무슨 말씀이신지?”

“혹시 해외에서···.”

“아뇨. 전 계속 한국에 있었습니다.”

“그럼 혹시 서자 같은··· 아, 아닙니다.”

현수가 모호한 답변을 계속하자, 뭔가 이야기를 더 꺼내려다가 황급히 입을 닫는 최승희. 그런 뒤 그녀는 더 이상 질문할 생각이 없는 듯, 입을 꾹 닫고서 운전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 바람에 두 사람의 대화는 거기서 끊겼다.

그리고 잠시 후, 현수는 강남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한 고층 빌딩 5층 소재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자신을 한참 기다리고 있던 그 직원으로부터 꽤 괜찮은 매물 3건을 추천받았다.

첫 번째는 청담동에 위치하고 있는 호화빌라인데, 최저가 50억 원에서 시작되고 있는 최고급 빌라로, 유명 연예인들이 이곳에 살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는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위치한 최고급 주택, 한강뷰가 아주 일품이라고 한다.

그리고 세 번째 추천 역시 한남동 소재지, 최신형 100평형 펜트하우스인데 아주 귀한 매물이라고 했다.

그 외, 100억 원대 매물들은 시장에 잘 나오지 않아 대기하듯 기다리거나. 혹은 운대가 잘 맞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좋은 저택을 살 수가 있다고 했다.

우선, 집 구경이 가능한 한남동 100평형 펜트하우스부터 들러 구경을 하기로 했는데, 다른 두 군데 집들은 지금 당장 구경이 힘들다고 했다. 그래서 비록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과 겹쳤지만, 아주 속도감 넘치게 운전을 한 최승희 덕분에 좀 더 일찍 한남동에 도착한 현수는 거기서 아주 넓고 쾌적한 100평형 펜트하우스를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런 뒤, 바로 방향을 틀어 자신의 오피스텔에 도착했는데, 어느덧 시계를 보니 밤 8시가 거의 다 되어 있었다.

##

“그럼 오늘 제 임무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첫날에 많이 부족했을 텐데 좋게 봐 주신다면, 더욱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최승희, 경호 1팀의 팀장 격인 그녀는 밤 8시 정각, 현수의 오피스텔 앞에서 아주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그러고 보면 오늘은 현수를 경호한 첫날이다. 그래서 아직 서로가 서먹서먹하게 사실이고, 현수 역시 어색한 게 사실이다.

“근데, 저녁 식사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지금이라도 음식점에 가실 거면, 제가 같이 가 드리겠습니다. 아니면, 초밥이나 이런 저녁거리를 제가 사 올까요?”

이때, 최승희는 그렇듯 친절하게 물어봤지만, 현수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뇨, 괜찮습니다. 시켜 먹으면 되니까요. 이제 좀 피곤하네요. 참, 승희씨도 식사를 못 하신 것 같은데···.”

“전 괜찮습니다. 집에 가서 식사하면 되니까요.”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희 교대 시간은 매일 아침 9시, 오후 5시, 새벽 1시입니다. 저는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경호를 하고, 혹시 추가로 제가 필요하다면, 시간을 좀 오버하더라도 도와드리겠습니다. 현재 경호 2팀으로 교체될 예정인데, 이 팀은 오늘 새벽 1시까지 주변 경호를 할 예정입니다. 다만, 경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지하주차장, 그리고 인근 도로에서 차량 정차하면서 대기 예정입니다. 문제가 생긴다면 언제든 이 무선 버튼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수고 많았습니다. 내일 일정은 제가 나중에 카톡으로 보내드릴게요.”

그렇게 말하며 현수가 가볍게 인사를 하자, 최승희도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조용히 물러났다.

현재 현수의 주변은 24시간 철통 경호 상태가 되었다. 다만, 여기가 오피스텔이다 보니, 경호적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근데 진짜 이렇게 해도 괜찮겠지?’

어떻게 생각하면, 구태여 야간 경호는 필요없을 것 같았다. 그 때문에 자신이 정말 쓸데없는 일을 벌인 게 아닌가 하고, 고민하다가도 이내 현수는 고개를 젓는다.

자신한텐 이제 넘치고 넘칠 정도의 돈이 있다.

그런데 자신의 안전과 관련된 일이라면, 이런 돈을 쓰는 데 절대 아까워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 조심해서 나쁠 거 없어.’

그리고 그렇게라도 해서 조용히 시간이 지나고 또 모든 게 안정화가 된다면, 그 뒤에는 고향 부모님한테도 신경을 좀 써야 할 것 같았다.

그렇듯 현수는 깊이 생각하다가, 곧이어 배달 주문 앱을 통해서 간짜장 하나에 만두 한 접시를 주문했다.

이게 바로 2천억 원대 부자 현수의 저녁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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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덧 다음 날 새벽.

새벽 일찍 일어난 현수는 평소대로 곧장 헬스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때, 경호 3팀에서 현수를 호위했고, 잠시 후 운동을 마친 현수는 다시 오피스텔로 돌아와, 자신의 아침 일과를 시작했다.

그는 저번 주에 구매한 에어프라이어로 식빵을 구웠고, 달콤한 버터를 바른 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아침 식사를 대신했다.

그러고는 곧이어 그는 책상 앞에 앉아, 모처럼 해외선물·옵션 창을 켜고서 아주 유심히 쳐다봤다.

저번 주 풋옵션 대박 이후, 오래간만에 다시 선물·옵션거래 창을 띄우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때, 그가 쓰고 있는 컴퓨터는 오래된 노트북이 아니라 데스크탑이었다. 저번 주에 세팅이 완료된 이 데스크탑은 본체에 총 3대의 모니터를 연결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집이 좁다 보니, 작은 모니터들을 간신히 책상 위에 세팅했는데, 좌우에 모니터 하나씩 두고, 또 그 위쪽 책장에 모니터 하나를 간신히 매달아 놓은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능숙하게 각 모니터에 세 종류의 거래창을 띄웠는데, 그런 뒤에 오늘 관심을 가질 주 종목을 고르기 위해서, 대략 20분 동안 장 시초 가격 변화들을 아주 꼼꼼히 확인했다.

그리고 잠시 후, 현수는 E-mini S&P500 주간 옵션 종목을 선정하게 되었다.

특히, S&P500은 미국 대형주 500여 곳이 포함된 대표적인 주가지수로써 미국의 자본 흐름을 탐색할 수 있는 주요 지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종목의 옵션은 미국의 경제 상황을 가장 빨리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데, 현재 이 옵션은 S&P500 선물 지수 계약단위를 1/5 축소한 상태이다.

그래서 소액 투자자들에게 아주 적합한 종목이기도 하지만, 현수는 이쪽 거래량이 아주 많고 또 변동성이 높아 이 종목을 선택하게 되었다.

현재 틱 단위는 0.05 포인트, 틱 가치가 2.5달러.

그리고 호가 단위가 0.25포인트라, 호가 당 12.50달러라고 볼 수 있다.

결국, 1포인트당 50달러 가치가 생기게 된다.

‘흠. 현재 하락장이다 보니, 저절로 풋옵션이 대세가 됐네.’

그러나 과연 S&P500 선물 지수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갑자기 돌변해서 상승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 풋옵션은 대세!

특히, 현수가 주목하고 있는 P3300의 현재가는 35.25포인트다.

즉, 이 옵션을 사려고 한다면, 현재가 기준으로 보면, 35.25포인트 곱하기 50달러(1포인트당 50달러이므로), 즉 1,762.5달러를 내면, 풋옵션 1계약을 살 수가 있다.

‘우선 타이밍을 재자.’

그래서 현수는 잠시 후, 30분 뒤에 해당하는 S&P500 선물 지수를 들여다봤다. 그러나 뭔가 석연치 않은지,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그로부터 30분 뒤, 쿨타임이 어느덧 끝나자, 이번에도 다시 30분 뒤의 S&P500 선물 지수를 들여다봤지만, 또 마찬가지다.

‘종목 선정을 잘못했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시 30분 뒤의 S&P500 선물 지수를 들여다보고는 곧 그의 입가에는 싸한 미소가 맺혔다.

그리고 그 순간, 현수는 즉시 계약 매수에 나섰다. 즉, 풋옵션 P3300을 현재가 35.50에서 총 2,000계약을 구매하게 된 것이다.

띠링!

「매수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띠링!

「매수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띠링!

「매수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그렇게 들려오는 알람 소리.

즉, 현수는 총액 3,550,000달러, 대략 40억 원 남짓한 돈을 풋옵션 구매에 집어넣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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