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수익률 1,000,000배>
개미, 날아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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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실화야? 진짜 실화?’
지금 현수의 두 눈은 찢어질 듯 커진 상태다.
대략 36억 원 투자금에 대해서 무려 60배라는 천문학적인 수익이 터진 것이다.
간단히 셈을 해도 아찔한 숫자들.
36억 원 곱하기 60?
맙소사!
물론 여기에 거래수수료와 환차손 비용이 좀 빠지게 되는데, 워낙 거액이다 보니 환차손 비용도 절대 무시할 수가 없었다.
어찌 되었든 현재 그의 계좌에 기록된 금액은 정말 까마득할 정도로 높았고, 또한 현기증이 날 정도로 너무나도 거대했다.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하지?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천만, 억, 십억, 백억, 천억, 억!! 2,101억 1,352만 6,236원?’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면서 현수는 순간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껏 몇억 원, 몇십억 원 수준이었던 해외선물·옵션 계좌 잔고. 그게 순식간에 2,101억 원 선으로 급증해 버린 것이다.
2,101억 원!
이게 대체 직접 눈으로 보고도 현실감이 있는 돈인가.
그저 천문학적인 숫자 같다.
그러고 보면 과거 150만 원 생활비, 학원비로 주식투자에 겁 없이 뛰었다가 하한가 폭탄을 맞고서 절망했던 현수. 그런데 지금 믿을 수 없는 현실이 눈앞에서 펼쳐진 것이다.
‘다시 확인해야겠어. 2천 101억··· 1천 3백 5십 2만···.’
물론, 이 금액에서 별도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물론 여기에 250만 원 기본공제가 있지만, 현수에게 250만 원 공제는 전혀 의미가 없다.
‘뭐, 여기에 나중에 세금을 제외한다고 해도···.’
즉, 2,101억 1,352만 6,236원에서 양도소득세를 제외한다고 해도, 이미 그 숫자는 천문학적인 숫자나 다름없다.
도저히 믿을 수 없게도 이 돈은 자신의 해외선물·옵션계좌 잔고에 찍힌 바로 자신의 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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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14일 화요일 오후 3시 30분 정각.
초시계가 드디어 3시 30분 0초를 가리키는 순간, 비로소 현수는 자신의 양 눈을 힘껏 감을 수가 있었다.
어느새 많이 충혈된 상태인 두 눈.
그러고 보면 오늘 현수는 아직도 잠을 자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날 밤을 꼬박 새운 상태에서 혹시 몰라 대성통상 주식의 장중 변화까지 꼼꼼히 확인하다 보니, 그때까지 잠을 잘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바람에 그의 두 눈은 실핏줄이 설 정도로 벌겋게 충혈되었고, 아까 너무 급하게 점심을 먹었던 게 체한 듯 화장실도 쉴 새 없이 들락거리고 있는 상태다. 즉, 몸 상태가 말이 아닌 것이다.
더군다나 지난밤 너무 신경을 써서 WTI 선물가격 변화를 모니터링한 터라 머리는 띵한 상태였고, 그래서 지금 자신이 대체 뭘 하고 있는지, 또한 자신이 대체 뭘 보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멍한 순간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다행히 이렇듯 버텨낸 것이다.
“휴!”
잠시 후, 현수는 길게 숨을 내쉬며 다시 눈을 떴다. 그래도 장 마감까지 놓치지 않고서 대성통상 주가를 보게 된 것이다.
현재 대성통상 주가는 26,800원.
장 시초에 +17%대의 갭 상승으로 시작한 대성통상은 그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고, 몇 번의 하락세가 있긴 했으나, 무난하게 극복한 뒤, 마침내 오후 1시 32분 48초 무렵에 상한가에 진입했다.
그리고 그 뒤, 장 마감 때까지 대성통상은 이 상한가 위치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고, 단단히 빗장을 잘 채워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현수는 끝까지 지켜본 것이다.
그래서 현수는 오늘도 이 대성통상 종목을 매도할 수가 없었고, 그냥 이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게 되었다.
총 131,160주. 평균매수단가는 12,120원인데, 현재 종가가 26,800원이라, 최소 2배 이상의 이익이 생긴 셈이다.
‘역시 예상대로 한두 번 해 먹을 종목은 아니었어. 어쨌든 내일까지 지켜보고, 내일 장중에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해야겠어.’
그렇게 정리를 한 뒤, 현수는 드디어 노트북 시스템 종료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노트북 모니터가 새카맣게 변하는 것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현수는 비로소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젠 정말 쉬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잠시 후, 자신의 침대에 누운 현수. 그러나 그는 바로 잠을 청하지 못하고 한동안 멍하니 하얀 천장만을 쳐다봤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쉴 새 없이 나오고 있는 자신의 오피스텔. 낮에도 잠자기에 딱 좋은 환경임이 틀림없지만, 그러나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아지는 바람에 그는 선뜻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다름이 아니라, 풋옵션 초대박의 환희! 그게 아직도 다 가시지 않은 것이다. 여전히 심장은 두근두근거리고 있었고, 설레는 마음은 이룰 말할 수가 없다.
그러나 다행히 몸과 정신은 거의 녹초가 된 상태라, 잠시 후 현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주 꿀 같은 잠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때, 현수는 생전 처음으로 아주 신나게 코를 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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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15일 수요일 새벽 5시.
딩뎅둥둥둥~ 둥둥댕댕댕~ 딩뎅둥둥둥~ 댕댕둥둥둥~
새벽 아침을 울리고 있는 갑작스러운 휴대폰 알람 소리. 그리고 그 소리를 듣자마자 현수는 곧바로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재빨리 몸을 틀어, 시간을 확인해 보니, 평소 기상 시각인 새벽 5시다.
‘벌써?’
그러나 곧이어 기지개를 쫙 켜자 몸이 그렇게 가뿐할 수가 없다. 자신은 무려 13시간 넘게 정신없이 잠만 잤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고 나니, 몸이 무척 개운한 느낌이다.
머리도 무척 밝아졌다.
다만, 배가 무척 고파, 바로 냉장고를 뒤지다가, 곧이어 현수의 양 입꼬리는 선명하게 쭉 위로 올라갔다.
잠자고 있던 동안 잠시 잊고 있던 자신의 초대박 투자 건. 그게 다시금 기억이 난 것이다.
2천억 원대의 부자!
그게 바로 자신의 모습이었다.
이젠 자신은 푼돈이나 만지는 프리랜서 투자자가 아니라, 대형 투자자로 그 위치도 격상된 것이다.
즉,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었다는 말처럼, 현수도 하루아침에 대형 투자자 겸 큰 부자가 된 것이다.
‘근데, 나한테 그리 큰돈이 있는데, 설마 누가 나한테 해코지하지 않겠지? 아니야. 아무래도 이제부턴 진짜 조심해야겠어.’
갑자기 덜컥 겁도 난다.
로또 1등 당첨자가 갑자기 불안해지는 것처럼.
아니 현수는 그 이상의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로또 1등 당첨자는 고작 몇십억 원짜리 당첨금을 수령하지만, 자신은 국내 주식계좌잔고까지 합친다면, 전체 재산이 대략 2,230억 원에 달하게 된다.
이런 갑작스러운 재산 증식 때문에 국가기관인 국세청도 자신을 크게 주목할 것이고, 별의별 파리 떼들이 자신의 주변에 꼬일 수도 있다.
즉, 만사 불여튼튼.
바로 이 말이 현수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절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음. 아무래도 당분간 투자를 좀 중단하는 게 낫겠다. 내 주변 일에 좀 더 신경을 쓰고···. 뭐, 투자는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으니까.’
사실, 이번에 쟁취한 이런 대박 기회는 절대 흔치가 않다. 선물·옵션 투자가 늘 이런 대박을 안기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상황이 아주 좋았고, 또 기회가 아주 좋았다. 즉, 이런 기회는 어쩌면 일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그런 천금같은 기회일 수 있다. 그런 대단한 기회를 자신이 정말 때맞추어 쟁취한 것이다.
‘그리고 공부도 더해야겠어. 이젠 투자 종목 지정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즉, 자신의 투자금이 너무 커져서 웬만한 종목에는 진입하기조차 힘들어졌다. 일례로, 뛰어난 투자자는 1억 원을 가지고 수십억 원을 벌 수 있지만, 천억 원 투자금으로 수조 원을 벌기는 무척 힘들어진다.
투자 액수가 커질수록 종목 선택이 아주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또 투자 수익도 절대 수십 배가 나올 수가 없다.
‘음. 그건 그렇고, 집도 다시 옮겨야겠는데···.’
이렇듯 단시일 내에 큰 대박을 맞을 줄 몰랐기에 작은 오피스텔을 택했는데, 현재 현수의 솔직한 마음은 특별히 보안이 좋지 않은 이 집에서 계속 지내는 게 좀 불안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집 장만부터 새로 해야 할 것 같고, 또 자신을 보호할 보디가드들도 대거 고용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인방 BJ는?’
사실, 현수는 아직 Stock24와 정식 계약을 맺은 것도 아니다.
‘흠. 내 자산 정도라면 구태여 그걸 할 필요도 없는데.’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해진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유명세를 얻고 싶은 마음이 분명히 있었는데, 2천억 원대의 자산가가 되자 마음이 또 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래도 그 조건을 막상 포기하려고 하니 그 자체가 좀 아까운 게 사실이다.
이미 인터넷 중계를 통해 사람들을 대거 끌어모았는데, 그냥 그걸 버리는 것도 무척 아쉬운 일이다.
거기다가 뭔가 큰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듯한 Stock24 이원진 부사장, 그와의 인맥을 이대로 떨쳐버리기에도 무척 아쉽다.
‘하긴, 나한테 말단 증권맨 강일중, 제일캐피탈 장병권, 이 녀석들 외에는 금융 쪽 인맥빨이 하나도 없는데···. 흠, 대체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 현수는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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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감사합니다. 사장님. 저희한테 믿고 맡겨주셨으니, 앞으로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설 경호업체 빅원 씨에스의 강두일 부사장.
그는 지금 머리를 거의 90도로 숙이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 막 아주 좋은 계약이 성사되었기 때문이다.
3교대, 총 15명.
즉, 1교대 8시간 동안 5명이 직접 필드로 나가, 단 한 명을 상대로 근접경호를 맡는 그런 최상급 경호 계약을 맺은 것이다.
보통 이런 경호는 3, 5, 7, 이렇게 홀수 경호가 원칙인데···. 이번 계약은 단순 2교대가 아니라 아주 능률적인 3교대 형태로 돌게 된다. 비록 가격은 좀 비싸지만, 경호 퀄리티가 훨씬 더 높아지고, 또한 경호업체 입장에서도 더 큰 수익이 날 수밖에 없다. 이런 계약을 눈앞의 젊은 남자가 해 준 것이다.
“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사정상 제 주거지가 좀 그렇지만, 그래도 조만간 넓은 곳으로 옮길 예정입니다. 그때 경호 인력도 좀 더 늘릴 생각입니다.”
남자는 그렇게 말했지만, 돈을 받는 입장인 강두일 부사장으로서는 상대의 주거지 문제 같은 것은 하등 문제될 게 없다. 오히려 경호 인력을 늘리겠다는 그의 말에 표정이 더 밝아지고 있었다.
“하하하, 전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 직원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일들을 아주 척척 잘 해냅니다. 신분도 다 확실합니다. 사실, 저희 회사가 연봉 수준이 타 회사보다 높아서, 이쪽 분야 엘리트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이번에 넣는 애들 중에는 청와대 경호원 출신들도 있으니까, 아주 완벽한 경호가 될 겁니다. 하하, 사장님, 확실히 모시겠습니다!”
그렇게 다시 한번 자신의 회사 자랑을 한 강두일 부사장은 잠시 후 그를 문 앞까지 공손하게 배웅했다.
그리고 이때, 이미 호출을 받은 듯 다부진 경호원들이 나타나 그 남자의 옆으로 바짝 따라붙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게 복도 끝으로 사라져 가는 그의 뒷모습을 유심히 쳐다보던 강두일 부사장은 이내 묘한 미소를 보이며 조용히 중얼거리고 있다.
“흠. 어디서 본 듯한 연예인급은 아니고, 설마 재벌 3세? 하하하, 뭐 상관없지. 아무튼, 잘 됐어. 이번 달 실적을 꽉꽉 채울 수 있겠는데···.”
칼같이 각이 잡힌 2대 8 가르마 머리를 하고 있는, 어깨도 다소 넓은 강두일 부사장.
그는 그저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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