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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원대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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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둔 시기. 그래서 학교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던 김명현(닉네임: 울산멍현)은 갑자기 무슨 일이 틀어진 듯 괴상한 표정을 하고서 도서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기 이마를 사정없이 긁다가, 그것도 모자란 듯 두 손으로 양 머리를 힘껏 쥐어뜯고 있다.
‘아씨이, 이게 뭐야? 겁나 짜증나게 시리.’
이때, 자신의 맞은편 여대생이 힐끔 자신을 쳐다보자, 그제야 그는 자신의 상황을 깨닫고는 얼른 휴대폰을 쥐고서 2열람실 밖으로 나갔다. 그러고는 복도 쪽 휴게실로 들어가, 구석진 자리 하나를 차지하고 앉았다.
현재 그의 두 눈은 정신없이 휴대폰 주식거래앱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다.
‘왜 이렇게 올랐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
분명히 갭 하락된 상태에서 호가가 출발했다. 그리고 하락장을 면치 못하는 정말 암담한 모습들이 장 중에 속출했다.
특히, 아침 10시까지 쭉 모니터링하다가 도저히 상승 국면이 보이지 않자, 결국 포기했던 종목.
무엇보다 자신의 장 시초 탈출 행위가 확실히 옳았다고 믿었는데, 믿을 수 없게도 현재 대신정밀화학 종목은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게 왜 이래? 대체 왜 이러냐고?’
김명현은 진짜 눈앞이 캄캄했다.
부들부들.
이젠 손까지 저절로 떨릴 수밖에 없는 상태.
그렇다면 자신이 놓친 수익은?
차라리 그냥 들고 있을 걸···.
현재 대신정밀화학은 전날 종가 대비 +22.84%라는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오늘은 국내 주가지수 선물만기일이라, 그 영향력을 논하지 않을 수 없는데···. 실제로 일부 종목은 더 큰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대다수 종목은 다른 곳으로 돈이 빠지면서 파란 불이 들어오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변동성이 높은 장에서, 대신정밀화학은 요란한 빨간불을 밝히며 수위권 상승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그 바람에 달라진 위치와 위상! 실제로 수많은 투자자들이 이 종목으로 몰려들면서 거래량은 정말 폭증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하방 매도량은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아 설령 소폭 하락된다고 해도 금방 다시 복구되며 상승 기세를 쭉쭉 이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아씨!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나?’
자신이 장 초반 큰 실수를 했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이 상승 종목을 잡아야 할지 그는 혼란스러운 것이다.
즉, 상한가 도달이라는 가정 하에 약간의 국물이라도 얻어 마실 겸 지금 당장 매수를 해야할 것인지, 아니면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싫으니 그냥 눈팅만 할지를 서둘러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하필 회화 수업 때문에···.’
조금 전, 중국어 중급 회화 수업을 마치고 도서관으로 돌아왔던 그. 그런 실습 강의를 들어야 해서 그 사이 주가를 확인하지 못한 게 아주 컸던 것이다. 물론 자신은 대신정밀화학 종목이 이미 끝났다는 생각에 구태여 주가를 확인해 볼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거 어떡하나?’
다리까지 달달 떨며 이제는 불안증세를 보이다가, 그는 서둘러 누군가에게 카톡을 날렸다. 타 교양 수업을 듣고 있는 친구 최장호(닉네임: 갓장어)에게 바로 카톡을 보낸 것이다.
→ 야, 대신정밀화학 봤냐? 지금 22퍼 날아간다
→ 존나 지린다. 나 오늘 완전 망했어ㅠ
→ 이럴 줄 알았으면 갖고 갈걸. 현재 분위기로는 상이다. 상
→ 지금이라도 들어갈까?
→ 열라 머리 아프네
그렇게 카톡을 날린 뒤, 다시 호가창을 확인해 보니, 어느새 대신정밀화학 종목은 2만 원대 고지를 넘어서며 20,150원(+24.38%)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결국, 그는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이대로 날아가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는 것은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안정빵으로 소량 매수를 택했다. 20,150원 매수가에 1,000주 매수 주문을 날린 것이다.
띠링!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곧바로 매수체결이 완료되었고, 그때부터 그는 손에 땀을 쥐며 호가창을 쳐다봤다. 현재 느낌상, 이대로 상한가 고지까지 훨훨 날아오를 것 같았다. 그러나 주식거래를 오래 해 본 그는 절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갑자기 주가가 뚝 떨어져 버리면 그때 갑자기 손절각이 터질 수도 있다. 특히 이런 고상승율 종목을 추격 매수했을 때는 언제나 손절각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런 종목이 무너지게 되면 단숨에 10%대의 큰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이제는 하이 리스크 상황. 오히려 먹을 수 있는 수익이 더 적어질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때, 그의 눈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20,100원.
20,050원.
20,000원.
‘뭐야? 갑자기 왜 이래? 갑자기 왜 무너져?’
주식 업계의 일반적인 룰.
자신이 사면 주가가 떨어진다는 룰.
그게 바로 지금 나타나고 있었다.
20,150원에 매수했는데 불과 3분 사이에 20,000원까지 뚝 떨어졌고, 곧이어 그 아래 19,000원대까지 하락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적어도 20,000원 선은 지켜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그저 어리석은 희망일 뿐이었다.
결국, 19,750원까지 쭉 내려오자, 김명현은 입술이 바짝 말라오며 이제는 서서히 손절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발 좀 올라라. 제발 좀!’
그러나 호가창은 절대 이런 바람들을 들어주지 않는다.
놀랍게도 도무지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계속 19,750원대에서 소폭 등락만을 반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바람에 홀딩을 포기하고서 매도를 던지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그로 인해 결국 19,600원까지 떨어졌고, 정말 미칠 것 같아 김명현은 온 머리를 마구마구 긁어댔다.
사실, 주식이라는 게 절대 쉽지 않다. 설상가상이라고 하더니. 아침에 저지른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점점 더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 머릿속은 더 엉망이 되었고, 이성적 감각은 점점 더 안드로메다행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손절각, 19,500원, 여기까지만 보자.’
결국, 주식을 사자마자 주가가 떨어지는 그 악랄한 운명을 그는 화를 삼키듯 조용히 탓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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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생각보다 차트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는데? 뭔가 큰 것을 생각하나? 그게 아니면 정신없이 몰려든 단타개미들 때문일까?’
어느덧 오후 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
현수는 호가창을 들여다보며 잠시 장내 분위기를 확인해 봤다.
현재 대신정밀화학의 주가 차트는 좀 이상해지고 있었다.
아까 전까지 하락세까지 보였다가 다시 상승 모드인데, 첫 슈팅 때와는 달리 아주 더디게 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그래도 이건 상을 칠 거니까.’
그래서 여유로울 수밖에 없는 현수.
그는 호가창에서 곧 시선을 거둔 뒤, 이제 젓가락질을 시작했다.
지금 그의 눈앞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는 라면이 있다. 늦었지만 그는 이제야 점심을 먹게 된 것이다.
후루룩.
꼬들꼬들 면발의 라면을 한입에 흡입하고는 곧이어 다시 그는 호가창을 쳐다봤다. 상한가 종목인 것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절대 부릴 수 없는 여유인 것이다.
‘근데 진양화학이 그새 많이 추락했네.’
역시 설거지 타임이었다.
뭣도 모르고 덤벼드는 사람들 때문에 거래량은 폭증했고, 그 사이 설거지가 어느 정도 진행된 듯 어느새 +3%대까지 떨어진 모습이다. 그러나 내일 새벽에 나올 ITC 판결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는지, 악착같이 +3%대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흠. 주식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이야.’
사람들의 심리란 게 상당히 무섭다. 그 감정적 심리 때문에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고, 또 급락하기도 한다.
특히, 아무리 기대효과가 큰 테마주 업종이라고 해도 사실상 기업에 바로 큰 수익이 나지 않음에도, 사람들은 우르르 몰려들게 되고, 또 그 바람에 테마주 주가가 갑자기 급등하기도 한다.
“하, 잘 먹었다.”
라면 국물까지 남김없이 마신 현수. 그는 빈 냄비를 주방 개수대에 가져가 씻고는 입안 칫솔질까지 마친 뒤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어느덧 2시 19분 38초.
현재 대신정밀화학의 주가는 다시 2만 원 선을 회복하고 있었다. 아까 전, 19,300원(+19.14%)까지 뚝 떨어졌던 주가가 다시 불붙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상승세가 다시 터지더니, 곧 20,500원(+26.54%) 선까지 무섭게 치솟고 있었다.
만약 19,300원대에서 매도한 사람들이 있다면 땅을 치고 후회할 만한 일들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시간은 흘러, 오후 2시 45분을 경과하는 시점에서 20,950원(+29.32%)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막판 지독한 줄다리기 끝에 마침내 21,000원 선을 밟게 되었다. 그리고 오후 2시 50분이 되기 전, 마침내 대신정밀화학은 대망의 21,050원(+29.94%) 고지에 한 발을 내딛게 되었다.
특히, 상한가 21,050원에 잔뜩 모여 있는 260만 주의 대량 물량. 아찔한 물량임에도 그것은 폭발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불과 3분 만에 소진되었고, 동시에 우르르 몰려드는 수많은 매수 주문들 때문에 이제 상한가 깊숙한 곳으로 완전히 안착한 모습이었다.
그러니까 이게 바로 진짜 상한가다!
완전한 상한가 축포가 터진 것이다!
펑! 펑! 펑!
동시에 대신정밀화학 주식을 사지 못한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뒤늦게 물밀 듯이 밀려들었고, 그 결과 매수 대기량만 무려 400만 주를 돌파하고 있었다.
‘휴, 역시 상한가다. 드디어 끝났네.’
진짜 드라마틱한 상하 곡선을 그렸던 대신정밀화학 종목.
그럼에도 이 종목은 당당히 오늘 상한가 종목에 진입한 것이다.
이건 모두가 축하할 만한 일이 아닌가.
실제로 대신정밀화학 종토방은 완전히 축제 분위기였다.
「상! 상! 상!」
「진짜 상 터졌다!」
「축하합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모두 축하드립니다!」
「오늘 큰 거 한 건 했네요!」
「앞으로 3연상 봅니다!!!」
「내일 승소 확정!」
「기술 호재 건 아주 크지 않나요?!」
「이렇게 오를 거 진작에 오르지」
「잘 먹었습니다」
「벤츠 한 대 뽑을 듯 ㅋㅋ」
「오늘 저녁은 한우 꽃등심^^」
「흑흑 감사합니다 주포 성님!」
「진양화학 쫄망ㅋㅋ」
「아까 털린 개미들 걔네 어떡하냐?」
「지금 부들부들 떠는 사람 특징 = 쫄보」
「존버가 확실히 정답ㅎㅎ」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잘 먹고 갑니다」
그리고 어느덧 오후 3시 31분.
현수는 상한가가 무난하게 지속되는 것을 확인한 뒤, 자신의 주식계좌 잔고를 드디어 확인해 봤다.
아까, 상한가 도달 직후, 미수거래분 250,000주를 21,050원에 매도한 상태라, 이제는 현금 여유분까지 생겼다.
즉, 이때 수익이 생겨나, 현재 가용 가능한 현금 자산이 무려 15억 9천만 원이나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오늘 미수거래를 통해서 그는 이런 큰 수익을 맛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현수는 이제 자산 합계 총 100억 원대 부자 대열에 당당히 들어서게 되었다.
‘내가 100억 원대 자산가라···.’
그리고 한편 아직 보유 중인 대신정밀화학 주식 숫자도 확인해 봤는데···.
총 매수량 296,000주(평균매수단가 14,610원)가 정확하게 잔고에 기록되어 있다.
이런 계좌잔고를 흐뭇하게 확인한 뒤, 현수는 드디어 다음 행보를 이어 나갔다.
‘그럼 내일 주가는?’
잠시 후, 그의 두 눈은 다시 반짝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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