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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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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38분 17초!
바로 이 시각은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갑자기 믿을 수 없는 초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한 시각이다.
마치 거대 헤지펀드급 작전 세력들이 가담한 듯, 거래량 폭증과 함께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갑자기 날아가 버렸다.
흡사 천연가스 선물 차트는 긴 절벽을 만들며 솟구치고 있는 모습인데···.
2.302.
2.308.
2.312.
2.330.
2.345.
2.360.
2.415.
2.433.
2.455.
2.523.
이렇듯 아주 빠른 속도로 솟구치는 선물가격.
사실, 도합 0.020 포인트만 변해도 선물시장이 들썩들썩하게 되는데 무려 0.2 단위의 초 급등세가 나타난 것이다.
그 순간, 해외선물 블로그 게시판은 바로 난리가 나 버렸다.
이런 선물가격의 큰 변화는 누군가에는 큰 대박을, 누군가에는 큰 손해를 안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뭐야? 이거!!!!!!」
「갑자기 가스 떡상빔!!!」
「선물가 갑자기 왜 저래?」
「뭔 일 터졌어?」
「미친 폭등각」
「시벌ㅠ 가스선물 폭풍 기세!!!」
더군다나 갑작스러운 사태 발생이라, 도저히 폭등 이유를 아직 알 수가 없었고, 그래서 투자자들의 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가스 하방 맞제? 대체 왜 저런담???」
「뭔 일? 갑자기 폭등세!」
「아 존나 미친」
「조또 지리네」
「성님! 대체 뭔 일이죠???」
「미친놈들!! 대체 누가 올리는 거야!!!」
「지금 매도포 작살 분위기???」
「왜 올라??? 왜 오르냐고!!!」
「2.533??? 가스 상도덕 존나 없는 좀 보소」
「아씨, 매도로 갈아탔는데···」
그리고 꼭 비웃는 이들도 나타났다.
「ㅎㅎ 꼴 봐라, 징징거리던 매도포들 죽창나는 중」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ㅎㅎ」
「가스 진짜 대갈통 뚫린 거 봐」
「ㅋㅋ 귀하의 가스에 애도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자 바로 매도포지션 쪽도 바로 분노를 토해냈다.
「매수포 새끼들!!! ㅅ벌 뒤져라 ㅅ끼들!!!」
「존나 열받네. 조또 쳐 먹어라!!」
그렇듯 천연가스 선물가격 급등으로 해외선물 블로그 게시판이 발칵 뒤집어져 버렸는데···. 대다수의 예측이 틀려, 큰 손실을 떠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중·단기간적으로 보면 현재 천연가스 선물 종목은 그 선물가격의 하락세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고, 물론 소폭 상승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는 있어도, 궁극적으로 보면 이 종목은 하락장인 게 일반적인 추세였다.
그러다 보니 대다수는 천연가스 선물가격 하락을 예측하고서 안정된 베팅을 했던 상황인데···. 그런데 갑자기 돌발 변수가 터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런 선물시장에서는 투자 정답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언제든 돌발 변수가 나타날 수 있고, 또 그 때문에 손절과 익절이 서로 엇갈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가 있는 것이다.
바로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금 이 시각, 매수포지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큰 선물 대박이 터진 것이다.
실제로 2.302에서 발생한 상승세는 불과 30분 만에 2.533까지 쭉쭉 올라가 버렸고, 전날 종가 2.280 대비 +11.1%의 급등 각이 현재 나온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상승 여세는 아직도 큰 힘이 남아 있었다.
이때, 현수는 입가에 함박웃음을 띠고서 이런 선물거래창을 쳐다봤는데, 현재 현수는 아주 좋은 위치를 잡고 있는 상태다. 뒤늦게 뛰어드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유리할 수밖에 없는 위치.
「좀만아, 내가 아까 매수 치라고 했제 ㅂㅅ들」
「대체 무슨 일로 가스 수요 급증???」
「가스 미쳐 날뛰네. 냄새 나게시리」
「ㅉㅉ 오늘 한강 갈 인간들 많겠네」
「시ㅍ, 그냥 매수 버튼 싹 다 없애!!! 싹 다!!!」
「매수든 매도든 칼 손절! 존나 역함」
「이건 뭔 개지랄? 매수 손절하니까 개급등각????」
「혹시 탈출 기회 줍니까?」
「존나 우울」
그렇듯 서로 엇갈린 상황 때문에 해외선물 블로그 게시판에는 유난히 천연가스 선물을 성토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행복한 수익권을 들어간 현수는 그저 웃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도저히 거래창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미 오늘 종가도 알고 있지만, 포인트 하나하나가 오를 때마다 도저히 실미소를 감출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즐겁게 봤던 영화 한 장면을 다시 보게 될 때 생기는, 그 감미로운 즐거움이나 다를 바 없다.
특히, 어제는 허탕을 쳤지만, 오늘은 과감한 모험 끝에 이런 수확을 얻게 되어 더더욱 개꿀맛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사이 시간은 흘러, 어느덧 오후 5시쯤 되었을 때 인터넷 해외판 기사들이 속속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천연가스 선물가격 폭등!!」
「긴급! 천연가스 급등 장세」
「7월물 천연가스 11.1% 초급등!」
「천연가스 폭등으로 인한 WTI 유가 영향 분석···」
「천연가스 선물시장 들썩! 대체 무슨 일?」
「변동성이 커진 천연가스 선물시장···」
그리고 잠시 후, 모두가 의아해했던 이번 천연가스 선물급등 사태의 원인이 곧 기사화되어 발표되었다.
「천연가스 공급 라인 대형 악재 발생! 캐나다 천연가스 허브 폭발 사고! 앞으로 선물가격 출렁일 듯」
「선물가격하락에 베팅, 천연가스 인버스 ETN 대형 악재 발생」
「천연가스 재고량 감소로 고공행진 지속 전망···」
다름이 아니라, 천연가스 수송을 책임지고 있는 파이프라인 시스템에 균열이 발견되어 긴급 보수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일부 폭발 사고가 발생하며 일시 폐쇄가 결정됐다는 캐나다발 악재 소식이었다.
그러고 보면, 전세계 천연가스 수출입 물량의 대다수는 캐나다, 멕시코, 러시아 등에 집중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들 나라의 천연가스 수송은 대체로 파이프 수송에 의존하고 있는데, 물론 LNG 선박을 이용한 운송도 가능하지만, 대체로 파이프라인 수송 물량이 압도적인 편이다.
그런데 이런 수송 라인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이다. 특히, 천연가스는 보관이 아주 어려운 에너지 연료. 그래서 재고량을 많이 두고 쓸 수가 없다.
그 결과, 천연가스 확보량에 문제가 생길 거라는 공포심은 바로 시장에 반영되었고, 곧바로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폭발해 버린 것이다. 이른바, 기후 인자 외의 다른 인자가 천연가스 선물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음. 앞으로 계속 고공행진이 가능하다고? 그렇다면 오늘 종가 2.723(+19.43%)보다 더 오를 수도 있다는 말인데···.’
그 순간, 현수는 좀 더 정보 확인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현수는 각종 해외뉴스 및 선물분석 사이트로 들어가 인터넷 분석 기사들을 일일이 찾아보고 확인했다.
즉, 이런 식의 정보 획득은 공부 목적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최적의 익절 청산 포인트를 찾는 데 도움이 될 수가 있다. 왜냐하면, 천연가스 선물가격 폭등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면, 좀 더 넓은 시각이 필요한 것이다.
더군다나 자신은 앞으로 계속 천연가스 쪽에만 시간을 투자할 수 없다. 내일부터는 ITC 판정 호재가 있는 대신정밀화학 쪽도 들여다봐야 하고, 또한 더 큰 대박이 가능한 옵션 투자 쪽도 병행해야 한다.
즉, 미래 수치를 들여다보는 눈은 하나밖에 없지만, 이런 식의 정보 검색 노력도 어쨌든 자신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하, 그러고 보면 오늘 예정 종가만 가지고 계산해도, 벌써 수익이 180만 달러가 넘어. 대체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수익이 나올까?’
즉, 0.433포인트(= 2.723-2.290 포인트) X 420계약 X 10,000달러 =1,818,600달러.
여기에 거래수수료 일부와 해외파생상품 수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도 내야 하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대략 180만 달러! 즉, 원화로 20억 원이 넘는 돈을 그는 한 방에 벌게 된 것이다.
-20-
2022년 6월 8일 수요일 새벽.
현수는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났다.
헬스장을 다녀온 뒤, 곧바로 천연가스 선물 차트부터 확인한 현수는 곧 입가에 미소가 짙어지고 있다.
현재 큰 수익이 나는 투자 종목을 갖고 있으면 이렇듯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아주 탐스러운 물건이 자신의 품 안에 들어와 있으니까 말이다.
현재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2.747 포인트
선물 장 개시와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이 상승세에 접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적어도 파이프라인 복구까지 사나흘은 걸린다고 했으니까 적어도 오늘까진 확실한 상승세가 유지될 거야.’
왜냐하면, 미국은 캐나다로부터 상당량의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특히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송되는 PNG(Pipeline Natural Gas)의 비율은 무려 97%에 달할 정도. 반면, 선박을 통해 수입하는 액화천연가스(LNG: Liquefied Natural Gas)의 비중은 고작 3%에 불과하다. 그래서 현재 그 여파가 아주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현수는 노트북 화면 한쪽 구석에 선물거래창을 띄어 놓고서 오늘 내내 호가 변동을 모니터링할 생각이다.
그리고 곧이어 현수는 주식거래창도 화면에 띄웠다. 특히, 오늘 그의 관심 종목은 저번 주 금요일 장중 큰 수익을 냈던 대신정밀화학 종목이다.
‘11억 3천만 원! 저번 주 금요일, 정말 주식으로는 역대급 수익을 내긴 했지.’
아무리 봐도 흐뭇한 종목. 정말 효자 종목이다. 그리고 오늘은 또 어떤 수익을 자신에게 안겨줄까.
우선 현수는 어제 종가부터 다시 확인해 봤는데, 이 종목의 어제 종가는 13,950원이었다. 지난주 금요일 종가 14,350원보다 소폭 감소한 주가다.
‘어쨌든 소폭 하락했단 말이야.’
그리고 곧이어 어제 주가 차트 그래프를 펼쳐 보니, 그 차트 모양새가 아주 예술적인 곡선을 자랑하는 모습이다.
장 개시와 더불어 아주 가파른 경사를 여러 차례 만들었다가 오후 2시를 기점으로 다시 상승 곡선을 만들어낸 주가 차트의 모습.
그리고 이 그래프를 보는 순간 현수는 바로 미지의 주가 세력을 떠올리게 되었다. 흡사 저번 주 금요일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세력들이 어제 작정을 하고서 설거지를 제대로 한 것 같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그래프에서 전날 종가 대비 –15%대까지 떨어지는 주가 절벽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는 터라, 아마 공포에 질렸을 개미들은 장 중에 그대로 털려 나갔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와, 어제 진짜 살벌했었네. 보통 사람들은 이런 장에서 그냥 후달려서 다 털리고 말 거야.’
사실, 보통의 경우, 일반 세력들이 개미털이를 할 때는 아주 집요하고 아주 징그러울 정도다. 이를테면, 그들은 아주 지속적으로 주가 하락을 유도하는데, 그 과정에서 개미들은 오늘도 파란 불(주가 하락), 다음 날도 파란 불, 그리고 또 다음 날도 파란 불, 이런 식으로 쭉쭉 이어지다 보면, 그만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 되는 것이다.
특히,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지속된 주가 하락 뒤 주가 반등이 발생하려고 할 때, 때마침 나타난 큼직한 매물 한 덩이다. 즉 수만 주, 수십만 주 매도 물량을 떡하니 바로 위쪽 매도 호가창에 나타나면, 개미들의 피로감은 극도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유난히 튀는 이 큼직한 (똥) 덩어리는 그대로 주가를 꽉 눌러버릴 수가 있고, 개미들의 마지막 인내심마저도 갈기갈기 찢어버릴 수가 있다.
그리고 실제, 이 무렵 떨어져 나가는 개미들이 속출하게 된다.
- 아씨, 틀렸다. 존나 막혀서 도저히 오르지도 못하잖아. 대체 누가 저 지랄이야?
- 으악! 미쳐! 열 받아 죽겠네! 대체 누가 저기다가 저 지랄이야! 지랄!
- 존나 개짜증. 저 물량 언제 다 빨아먹고 올라가냐고?
- 봐라, 봐. 떨어진다. 떨어져. 주식은 쥐뿔도 모르는 병신 놈들, 저렇게 쌓아 놓으면 어떡하라고?
- 결국, 또 떨어졌다. 안 되겠다. 더러워서 손절한다.
그러나 이유 없는 호가 블록 따위는 없다.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세력들의 흔한 개미털이가 이유가 될 수도 있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주식 대량 매매, 즉 블록딜(Block Deal)를 위해 약정 주가까지 떨어뜨릴 때도 저런 수법들이 쓰이게 된다.
그렇다면 개미가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혹시 있을까?
안타깝게도 마땅한 방법이란 게 따로 없다.
즉, 개미는 자본력이 부족하다 보니, 그 탄탄한 블록을 깨고 위로 올라갈 수가 없는 것이다. 혹여 한 번 깨더라도 다시 한번 또 다른 블록이 생기게 될 테고, 결국 돈 많은 자들의 주가 조정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어쨌든 대신정밀화학 주가 차트를 보면, 그런 개미털이가 충분히 진행된 것 같았는데, 이때 현수는 좀 의아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저번 주 금요일은 갑작스러운 호재가 터지면서 장 내에 빠른 급등장이 형성되었다. 특히, 그 호재는 아직 진행형이었고, 그래서 그 호재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어제 장 역시 ITC 승소 판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장이 형성되는 게 마땅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15%대의 주가 절벽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어제 일들이 좀 많았었나 보네. 어쨌든 어제 종가는 13,950원이니까···.’
즉, 상승장 분위기에서 주가가 충분히 오르지 못한 것은 분명히 이유가 다 있다는 것인데···.
그래서 현수는 호기심을 느끼며 좀 더 분석을 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