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42화 (42/170)

<내 수익률 1,000,000배>

소문 듣고 성지 순례 왔습니다

-16-

‘휴, 이거 진땀 승부인데?’

어느덧 오전 10시 45분 36초.

신영물산 호가창.

현재 이 호가창은 매도세와 매수세가 한참 힘겨루기를 하며 아주 진땀을 빼고 있는 중이었다.

어느덧 10,400원까지 오른 주가.

그러나 다시 형성된 무시무시한 박스권 때문에 현재 꼼짝달싹을 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상, 1차 박스권을 돌파했음에도, 다시 두텁게 형성되어 버린 2차 박스권.

바로 그것 때문에 주가가 더 오르지도 못하고 정체된 것이다.

이러다간 곤두박질칠 것 같은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누군가는 더 이상의 주가 상승을 용납하지 않은 듯, 10,400원 호가대에서 매도 물량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45,126주.

43,235주.

23,543주.

16,353주.

5,325주.

······

이런 식으로 아주 빠르게 매도 물량이 추격되어 사라지고 있지만, 곧바로 다시 누군가가 추가 7만 주의 물량을 따라붙이며 매수 의지를 꺾어놓은 식이다.

(+70,000주) 75,325주.

결국, 10,400원대 호가 탈출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버렸다.

「아씨, 대체 누가 자꾸 털어 넣는 거야!!!」

「ㅋㅋㅋ 절대 못 뚫어 ㅋㅋㅋ」

「뭔 일이여? 10,400원대 좀 뚫자!!」

「장난질 그만혀!」

「왠지 페이크 같은데?」

「존나 짓누르네. 오진다 오져」

「이제 슈팅 가나요? 방향은··· 아래로? ㅋㅋㅋ」

「내가 말했지? 더는 무리···」

「똥 싼다 똥 싸」

지금 종토방에는 원성이 난무하고 있었다.

그렇듯 모두가 우상향을 원하는데, 누군가의 방해에 10,400원 계단을 도저히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누군가의 노력(?) 때문에 매수 우위가 매도 우위로 갑자기 역전되면서 주가가 한 단계 아래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런데 거기서 멈추지 않고 10,350원 호가에서도 매도 물량이 팡! 쏟아졌고, 순식간에 10,250원대까지 주저앉아 버렸다.

그런데 바로 그때 현수의 다음 댓글이 달렸다.

ㄴ 전혀 걱정할 거 없습니다. 조만간 박스권 뚫고 슈팅 찬스 한번 기대해 보죠 (개미군단 2022-06-02 10:51)

그리고 그 댓글의 영향력 때문일까.

10,250원 이하로 더 떨어지지 않고 주가가 꿈틀꿈틀하더니, 갑자기 누군가가 10,250원에서부터 10,400원까지 걸쳐있던 매도 물량 총 325,235주를 단숨에 집어 삼켜버렸다.

호가는 휘리릭 올라갔고, 또 다른 매수세에 힘입어 단숨에 10,600원 박스권까지 통과해 버린 것이다.

지금껏 10,400원대에서 강력한 저지선을 만들고 있던 누군가가 막판 30억 원대 큰 손의 등장으로 그대로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다시 불붙은 엄청난 매수 기세!

10,600원.

10,650원.

10,700원.

10,750원.

10,850원.

10,950원.

차근차근 땅을 밟고 올라서더니 마침내 대망의 11,000원을 접촉하는 순간, 그때 갑작스러운 슈팅이 발생해 버렸다.

바로 11,450원까지 그대로 쭉 올라가 버린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현재 호가 상으로 11,500원은 오늘의 마침표라고 할 수 있는 상한가가 아닌가.

「진짜 상 치는 거 아냐?」

「와! 상이다! 상 가즈아!」

「신난다 신난다 상 치는 노래 ㅋㅋㅋ」

「주주님들 축하드립니다」

「속보! 야들아! 빨리 상따 해! 상따!」

「대체 호재가 뭐냐?」

「(경기일보) 신영물산, 반도체 소재용 그래핀 대량 계약 임박」

「아, 존나 아까 털렸네. 아깝다」

「곧 문 닫을 듯」

「곧 마감 예상해 봅니다ㅎㅎ」

「주포 성님 장어 드셨나 보다 ㅋㅋ」

그러나 아직 완전한 상한가는 아닌 상태.

11,500원까지 아주 빽빽하게 매도 물량들이 몰려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어느덧 상한가 지점에 거의 도달하게 되자, 현수는 드디어 자신의 투자 상태를 결정할 때가 되었다고 보았다.

사실, 그는 오늘 이 정도까지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참 이상할 정도로 뭔가 좋은 일들이 딱딱 붙는 느낌이다.

이건 참 오묘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자신은 미래를 읽었고 그걸 쫓아간 것에 불과한데···.

그런데 자신의 댓글 이후, 그때마다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것을 그는 확실히 목격했다.

어쨌든 오전 10시 59분 12초.

현수는 마음의 결정을 마친 뒤, 좀 더 먼 시간대의 미래 호가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LK바이오닉스처럼 아주 명확한 대형 호재가 있지 않은 한, 대다수 종목은 그날 상한가를 찍고 나면 그 다음 날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아주 크다.

그러나 이런 판단 역시 절대 확신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주식판은 항상 종잡을 수 없는 변수들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전혀 뜻밖에서도 2연상까지 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 거고, 그리고 다음 날 비록 상한가를 치지 않더라도 대략 10% 정도만 올라도 짭짤한 부가 수익을 챙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수익을 원하는 사람들, 즉 지금은 상따를 원하는 사람들이 현 호가창에 아주 넘치고 있는 상태다.

아주 적은 10주에서부터 100주, 1,000주 등등, 다양한 매수세가 11,450원대에 쌓여 있는 매도 물량 150만 주를 야금야금 잡아먹고 있는 중이었다.

그 바람에 매매 체결창에는 붉은 숫자 비가 우수수 쏟아지고 있는 모습.

10주 체결.

432주 체결.

500주 체결.

2,600주 체결.

13,300주 체결.

2,500주 체결.

695주 체결.

6,000주 체결.

······

그리고 그렇듯 어느덧 매도 물량 150만 주가 100만 주까지 줄어드는 순간, 현수는 더는 기다리지 않고, 다음 날 시초가를 확인해 봤다.

그런데 잠시 후, 현수의 표정은 아주 미묘해졌다.

‘참! 이런 게 참! 주식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이야.’

피식 웃던 현수는 과감하게 매도 버튼을 눌렀다. 지금 상황에서 상한가 11,500원, 혹은 아직 매수·매도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11,450원을 노리기에는 무리수가 있다고 판단되어, 현수는 좀 더 아주 안전하게 바로 아래쪽 호가 11,400원에 매도 주문을 던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기다릴 필요도 없이, 아주 즐거운 알람 소리가 들려왔다.

띠링!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현수는 지금 아주 손쉽게 109,000주를 털어낸 것이다.

즉, 평균매수단가는 9,170원, 매도단가는 11,400원.

그 결과, 대략 2억 4천만 원 정도의 수익을 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적당히 심리전환 차원에서 한 투자였음에도 자신의 오피스텔 전세금, BMW 118d 차량 비용을 한 번에 뽑아 버린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현수는 댓글을 달았다.

ㄴ 음. 장기투자 원하신 분들 외에, 이쯤 하면 수익 실현 다 하셨을 겁니다. 저는 오늘 중계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모든 분들 성투하세요 (개미군단 2022-06-02 11:11)

그렇게 현수의 댓글이 오르자마자, 곧바로 난리가 나 버렸다. 이미 현수가 109,000주를 갑자기 매도하면서 호가창이 움찔했는데, 그런 댓글까지 나타나자, 순식간에 무시무시한 매도세가 쏟아지게 된 것이다.

물론, 아직 상따를 노리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11,350원대에서 격렬한 매수·매도 전투가 한바탕 일어났다.

그러나 곧 11,200원대로 주저앉았고, 다시 11,000원대까지 주저앉은 데 딱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로부터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세로 접어들었는데, 다행히 10,450원 선에서 다시 반등하며 소폭 상승하기 시작했다.

마치 조금 전 호가는 저 먼 꼭대기 천상을 본 뒤, 더는 볼 게 없다는 듯 지상으로 수직 하락한 모습이다.

ㄴ ㅋㅋ 잘 먹고 갑니다^^ (큰꼬모니 2022-06-02 11:15)

ㄴ 늦게 들어갔지만 맛있게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울산멍현 2022-06-02 11:15)

ㄴ 개미군단님 사랑합니다 (다파라머거 2022-06-02 11:15)

ㄴ 혹시 블로그 하세요? (촌놈백수 2022-06-02 11:16)

ㄴ 이건 유료 채널 주식방송보다 훨 낫네요 (집농땡이 2022-06-02 11:16)

ㄴ 동호회 같은 거 모집 안 하나요? (위조따발 2022-06-02 11:16)

ㄴ 감사합니다! 개미군단님! (급전땡강 2022-06-02 11:16)

ㄴ 대체 여기 뭔 일이래? 댓글이 왜 이렇게 많아? (푸른지폐 2022-06-02 11:16)

ㄴ 와!!! 조회수 대빵!!! 댓글수 대빵!!! (우렁신랑 2022-06-02 11:16)

ㄴ 소문 듣고 성지 순례 왔습니다 (애들은가라 2022-06-02 11:16)

ㄴ 여기 다 몰린 듯 (김삼봉씨 2022-06-02 11:16)

ㄴ 개미군단님 혹시 유명하신 분인가요? (하루좋아 2022-06-02 11:16)

ㄴ 혹시 세력? (일곱완장이 2022-06-02 11:16)

ㄴ ㅋㅋ 감사합니다 ㅠ ㅠ (몰빵천사 2022-06-02 11:16)

ㄴ ㄹㅇ 악플 달다간 개따 당할 분위기 (니가가라 2022-06-02 11:16)

ㄴ 나 돈 벌고 시퍼··· (삐딱소녀 2022-06-02 11:16)

ㄴ 여기 어떻게 가입할 수 있죠? (초리뽕 2022-06-02 11:16)

ㄴ 저도 가입하고 싶어요!!! (진구사랑 2022-06-02 11:16)

ㄴ 저도요 제발제발 (상따조아 2022-06-02 11:16)

ㄴ 진짜 성지? (냐옹이 2022-06-02 11:16)

ㄴ 풉! 애는 지가 연예인인 줄 알아? 벙신 (강남미녀 2022-06-02 11:16)

ㄴ ^^사랑합니다♡ (와런바피 2022-06-02 11:16)

ㄴ 개미군단님 감사해요♡ (연수엄마 2022-06-02 11:17)

그렇듯 신영물산의 댓글 중계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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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확실히 주식이 재밌어.”

기지개를 힘껏 켜며 현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무 변동성이 빨라, 정신없이 사고파는 일에만 집중하는 선물거래.

그러나 주식거래에서는 매도물량을 쭉쭉 흡수하면서 호가가 빠르게 치솟을 때마다 심장이 펄떡펄떡 뛰는 희열과 쾌감이 생기는 게 사실.

이른바 아드레날린 폭풍을 온몸을 겪는 기분이다.

‘하하, 근데 오늘은 너무 일찍 끝났네.’

이제 겨우 오전 11시 20분이 지나가는 시점.

현수는 씩 웃다가 커피 머그잔을 들고서 거실 창문 쪽으로 다가갔다.

느긋한 자세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현수.

이곳 경치는 그렇게 뛰어나진 않지만, 복잡한 도심 거리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는 있다.

‘음. 나도 언젠가 이곳에서 최고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사실, 현수는 자신감이 철철 넘치고 있다. 사실, 솔직히 그는 상상도 못 했다. 설마 자신에게 이런 날이 오게 되리라곤.

‘그래. 우선은 잘 한 것 같아. 내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 빨리 진로를 바꾼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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