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35화 (35/170)

<내 수익률 1,000,000배>

새로운 시작(3)

즉, 막대한 해외 자금 유입,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 등, 각종 호재 건들이 즐비했고, 그로 인해 주가 상승의 기세는 수요일을 지나 (5월 5일 어린이날 제외) 어느덧 5월 6일 금요일까지 쭉쭉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LK바이오닉스 주가는 그간 너무 저평가된 상태였고, 그런 와중에 국내외 투자금들이 무지막지하게 몰려들자, 주가 상향은 결국 예고된 현상일 수밖에 없다.

「대체 뭔 일이래?」

「그냥 임상 2상 결과로 끝난 게 아닌감?」

「이거 뭐야? 오늘도 상?」

「재료가 아직도 남아 있어?」

「미쳤다」

「왜 이렇게 달려?」

「누가 팔라고 했어?」

「ㅋㅋ역대급」

「지린다」

「좉같다」

「싹싹 빈다! 좀 토해내!」

「거봐! 날라가잖아」

「이건 최소 20만 원대다」

「썩을」

「곧 투자경고」

지금껏 크게 움츠려있었던 주가. 이 주가는 단번에 활짝 피어올랐고, 그 결과 무려 4연상을 찍으며, 단숨에 50,100원까지 치솟게 된 것이다.

한편, 지난 수요일에 이르러 다시 능력을 회복한 현수. 그러나 LK바이오닉스의 호황 덕분에 따로 그 능력을 쓸 필요가 없어졌는데, 그래서 그는 한동안 다른 연습들을 진행하기로 했다.

즉, 선물·옵션 거래의 빠른 유동성에 맞추어, 30초 단위 예측, 1분 단위 예측, 2분 단위 예측 등을 해 본 것인데···.

다만 30초 단위 예측은 쉴 새 없이 집중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고,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선물옵션 거래창의 움직임이 빨라, 매수·매도 결정을 그에 맞춰 반응하기가 다소 곤란할 정도였다.

결국, 현수는 자신의 현실에 맞추어 선물·옵션거래만큼은 1분 혹은 2분 단위 예측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시간은 흘러, 즐거운 주말을 보낸 뒤, 어느덧 5월 9일 월요일을 맞이한 그는 이날 만큼은 잔잔한 미수거래로 타 주식 매매를 하며 하루를 보냈다. 왜냐하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LK바이오닉스가 하루 간 매매가 정지되었기 때문이다.

‘뭐, 아쉽지만 이건 어쩔 수 없지. 근데 이 투자가 아직 끝난 게 아니라서 그런지, 다른 종목 쪽은 집중도 잘 안 되네.’

그 와중에 저녁이 되었고, 그는 곧바로 LK바이오닉스의 내일 장 시초가를 들여다봤다. 그리고 곧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한가득 차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그러고 보면, LK바이오닉스 투자는 정말 대어 중에서 진짜 큰 대어를 낚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5월 6일 금요일 기준, LK바이오닉스의 종가는 50,100원. 반면, 현수가 매수한 주식의 평균 매수 단가는 겨우 12,650원. 즉, 그의 주식 가치는 이미 5억 6천만 원대로 변해 버렸다.

어마어마한 수익이 아닌가.

그리고 그런 상승세는 이미 현수가 확인한 대로, 그 다음 날에도 쭉 이어졌는데···.

5월 10일 화요일 아침, 그리고 5월 11일 수요일 아침, 이날도 시초가부터 쩜상, 상한가를 찍은 것이다.

이제 10만 원대를 코앞으로 앞둔 무려 84,600원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그 다음 날도 마찬가지다.

5월 12일 목요일 아침 역시 장 시초가부터 바로 상한가를 기록해 버린 것.

「돌대가리들, 어제 턴 놈 호구들」

「왜 아직도 올라?」

「가즈아! 또 상 가즈아!」

「어차피 올라감」

「이젠 끝물일 텐데?」

「진짜 진국 LK바이오닉스ㅎㅎㅎ」

「존버의 대승리」

「솔직히 이젠 끝물」

「개미들 빡 터지게 싸워봐라. 오를 놈은 무조건 올라」

「행님덜, 지금 입성해도 되나요?」

「신약 대장 등극」

「털린 등신들ㅋㅋ」

「어제 털라고 한 개병신들 다 어디 숨었냐?」

「우울할 필요 없어요. 과거에 매달리지 마세요」

「이 종목 미쳤다?」

「ㄴㄴ 눈물 나」

「개잡주 재료소멸 각」

「제 소견으로는 내일도 상」

「무조건 존버 맞죠?」

특히, 전날, 혹시 몰라 장내 매도를 했던 주주들. 그들은 이 상황 앞에서 미치도록 안타까워했는데···.

그럼에도 현수의 승승장구는 계속되고 있었다.

즉, 수요일 아침까지 계속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현수. 그러나 현수는 이 주식을 끝까지 가지고 갈 생각이 전혀 없다.

왜냐하면, 주가는 영원히 오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오후 1시 5분 32초를 기점으로 상한가 빗장이 조금씩 풀리더니, 마침내 주가가 하락세로 급반전했는데···.

그런 기미가 나타나자마자, 바로 시장이 반응했다.

주가가 갑자기 무섭게 무너지기 시작한 것. 왜냐하면, 엄청난 매도 물량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생각지도 못한 반전도 일어났다.

「터졌다! 마지막 매수 기회!」

「이건 무조건 매수가 정답」

「최소 20만 원대까지 본다」

「무조건 사. 내일 또 올라」

「나도 추매 완료」

「LK바이오닉스 무조건 올라 ㅋㅋㅋ」

「99,900원 입성」

「99,700원 입성」

「98,500원 입성」

「상 가즈아!!!」

그렇듯 그간 이 주식을 구경조차 못 했던 수많은 개미들. 그들이 그 물량을 쭉쭉 받아 삼키면서, 주가 하락의 폭이 다소 줄어든 것이다.

결국, 이날 종가는 전날 종가 대비 대략 16% 오른 98,100원으로 결정되었는데, 물론 현수는 장 초반에 이미 매도를 완료한 상태다.

즉, 최고점이었던 109,500원에 그는 자신의 보유 주식 11,220주를 몽땅 다 매도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현수의 계좌 잔고는 드디어 12억 2,453만 원이 찍히고 있었다.

##

“야, 김경수, 너 공부는 잘 되고 있냐?”

어느덧 오후 6시 정각.

오늘 장후 시간외 단일가 거래까지 드디어 마무리되자, 현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공시 친구 김경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학원 수업이 모두 끝난 녀석. 그는 바로 전화를 받았고, 이때 현수는 아주 유쾌하게 용건을 이야기했다.

“이따가 얼굴이나 좀 보자. 내가 저녁밥 살 테니까, 컵밥 먹지 말고. 야, 돈 걱정도 마! 삼겹살에 돼지목살까지 살 테니까 빨랑 와. 그쪽으로 가는 길이니까, 학원 근처 돼지숯불구이 집에서 보자.”

그렇게 막무가내로 약속을 잡은 뒤, 현수는 아주 가벼운 발걸음으로 학원가로 향했다. 왜냐하면, 오늘 현수는 너무 기분이 좋다.

단돈 150만 원을 가지고서 아등바등 시작한 주식 투자.

그런데 오늘 그는 무려 12억 2,453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지난 월요일 미수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돈까지 합친다면, 계좌 잔고에 찍힌 숫자는 무려 12억 3천만 원.

물론, 이 중에 1,500만 원은 제일캐피탈에서 대출받은 돈이다.

‘뭐, 대출금이야 나중에 갚으면 되니까.’

그러고 보면 금리 연 22%(매달 1.8% 이율)보다도 자신의 수익률이 더 크다. 적어도 몇 달간은 이 대출 상태를 유지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이왕 빌린 1,500만 원은 순식간에 4천만 원, 5천만 원 이상으로 뻥 튀겨질 수도 있다.

‘음. 근데 돼지고기도 괜찮겠지?’

이렇듯 큰 수익을 얻은 날인데, 값싼 돼지고기 따위가 아니라 한우 꽃등심 정도는 먹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현수는 결국 피식 웃고 만다. 아마도 친구 경수가 기겁을 할 것이다. 제대로 먹지도 못할 터. 차라리 돼지숯불구이 집에서 원 없이 먹게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

“대체 너 무슨 일이냐? 나한테 이런 비싼 고기를 다 사주고? 냠. 냠. 냠.”

잠시 후, 노릇노릇하게 익은 삼겹살을 보고는 정신없이 입으로 나르기 바쁜 경수.

“이거 얼마 만에 기름칠이냐? 컵밥에 김치찌개에 그것도 점점 질려가던 판에···. 암튼 고맙다. 혹시 어머님이 용돈 많이 챙겨줬어?”

잘 구운 삼겹살 한 점을 입에 넣던 현수는 힐끔 그를 쳐다보며 대꾸했다.

“흠. 용돈은 무슨? 수익 좀 봤어.”

“참, 근데 너 주식 할만하냐? 10만 원? 20만 원? 인마, 그런 쪼잔한 수익 내봤자, 금방 개털돼. 정신 바짝 차려. 그리고 진짜 안될 것 같으면 빨랑 넘어와. 지금이라도 안 늦었어. 몇 주간 빠짝 죠셔서 공부하면 혹시 또 모르잖아?”

“하하. 너나 열심히 공부해. 야! 고기 탄다! 빨리 먹어!”

공시 공부에 바짝 몸이 달아오른 경수를 배려해서 소주 대신에 콜라를 마시고 있지만, 그럼에도 현수는 친한 친구와 조촐한 파티(?)를 한다는 느낌이 들어 무척 기분이 좋다. 비록 경수가 가자미 눈을 하고서 자신을 불안한 듯 쳐다보더라도 말이다.

“아! 맛있다. 냠냠.”

“많이 먹어. 괜히 아끼지 말고, 팍팍 시키면 되니까.”

평소에 늘 돈이 아쉬웠던 현수. 그러나 이때만큼은 친구에게 거의 무한대로 삼겹살을 사줄 수 있을 것 같다. 이 정도 음식에 자신이 돈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자신은 이미 상당히 부자가 된 상태다.

12억 원이 넘는 돈.

그러고 보면,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각종 수당들을 꽉꽉 잡아봤자, 연봉 2,400만 원을 넘기기가 힘들다.

물론 공무원들은 나중에 은퇴 후 연금이라는 게 있고, 또 연차가 높아질수록 연봉이 오른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적어도 공무원 생활하는 동안 모을 수 있는 돈을 현수는 단 한 방에 다 모은 것이나 다름없다.

‘무려 12억이야. 무려 12억 원.’

즉, 개인 투자자로서 이 정도만 해도 이미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현수는 이 정도에 절대 만족할 수가 없다.

가능할 때 최대한 많이 삼켜라!

즉, 현수는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싶다.

##

그리고 다음 날 이른 새벽.

새벽의 서늘한 기운에도 훈풍이 실려 있는 5월의 공기.

현수는 이런 새벽 6시에 일어나, 이런 공기를 맛보게 되었다.

사실, 12억 원의 수익을 거둔 뒤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진 그. 그래서 그는 생전 처음으로 아침 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어제 밤늦게 고시원 근처 헬스장에 회원등록도 마쳤는데, 평소 쓰지 않던 신용카드로 한 달 치 회비와 PT 비용까지 낸 상태다. 물론, 한 달 뒤, 이사를 갈 수도 있어, 우선 한 달 회비만 낸 상태다.

그는 먼저 동네를 가볍게 뛰었다.

그리고 그 뒤 헬스장으로 가서 운동을 시작했는데, 헬스장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대략 두 시간 남짓 흥건하게 땀을 흘렸고, 그곳에서 샤워를 마친 뒤 다시 고시원으로 돌아왔다.

물론 그 와중에 24시간 콩나물 국밥집에 들러 간단히 아침을 먹고서 고시원 방으로 돌아왔는데, 시계는 어느덧 아침 8시 32분을 가리키고 있다.

이때 너무 시간이 경과된 것에 깜짝 놀라 부랴부랴 노트북을 부팅시키고 휴대폰 주식앱을 열던 현수.

그런데 그는 갑자기 멈칫하며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고 만다.

‘참 나, 습관이 참 무섭네.’

사실 오늘 그는 그간 많이 준비를 해 온 해외 선물·옵션 거래를 처음으로 가상 진행해 볼 생각이다.

그러나 모든 마인드와 시간 감각이 증권거래에 집중되어 있었던 터라, 선물거래 개장 시각을 잘못 생각했던 것이다.

‘참, 이럴 때가 아니지. D-day는 다음 주 수요일로 정했으니까, 그때까지 최대한 많이 느낌을 알아둬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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