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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익률 1,000,000배-34화 (34/170)

<내 수익률 1,000,000배>

새로운 시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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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월요일 아침.

“하, 벌써 아침이네.”

현수는 기지개를 힘껏 켜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지난 주말 저녁에 고향 친구들, 대학 동기들을 차례로 만나 무척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는데, 그때의 좋았던 기분들이 전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늘은 무척 중요한 날이다.

LK바이오닉스의 주가!

그게 어떻게 될지, 벌써부터 흥분감이 점차 고조되기 때문이다.

먼저 공용 샤워장에 들러 샤워를 한 현수는 반팔 체크무늬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책상 앞에 앉았다. 고시원 총무처럼 대충 체육복 차림을 하고서, 씻는 둥 마는 둥 꾀죄죄한 모습으로 일을 할 수도 있지만, 현수는 절대 그러는 법이 없다.

‘흠. 오늘부터는 캡슐커피를 마시면서 일할 수 있게 됐어.’

현수는 지금 무척 즐겁다. 미리 사 놓은 생수를 물통에 넣었고, 잠시 후 캡슐커피 머신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을 자신의 머그잔에 받아냈다. 지금 사용하는 캡슐커피 머신은 주말에 직접 구매한 저렴한 기계다.

이런 게 바로 평범한 생활 속에서 발견되는 작은 행복감일까.

이런 고시원 골방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직접 만들어 마실 수 있다는 것. 현수는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어제 사 놓은 빵 조각 몇 개 외에도 아메리카노를 함께 즐긴 현수는 곧이어 인터넷 주식창과 휴대폰 주식창을 동시에 띄웠다.

어느덧 아침 8시 20분.

아직 장 개장까지는 이른 시각이다. 하지만 앞으로 10분 뒤 장전 시간 외 거래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 장전 시간 외 거래는 단 10분밖에 주어지지 않아 큰 의미는 없지만, 그럼에도 이때 오늘의 장중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도 있다.

‘하, 괜히 떨리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현재 현수의 계좌 잔고.

「종목: LK바이오닉스, 보유량: 11,220주, 평균단가: 12,650원」

그렇듯 그의 모든 수익은 LK바이오닉스에 몰빵이 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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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사이 시간은 흘러, 어느덧 8시 30분 정각.

드디어 장전 시간 외 거래가 시작되고 있었다.

두근두근.

조마조마.

모든 초미의 관심은 이곳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LK바이오닉스 종토방 역시 아침 일찍부터 난리가 난 상태다.

「오늘 쩜상?」

「설마?」

「뭔가 심상치 않아」

「곧 터지겠다」

「임상 2상 성공했나 봐」

「형이 알려준다. 오늘 시초가는···」

「나는 호구인가」

「아주 좋아」

「기대만빵」

「털린 주주님들 그만 꺼지세요」

「오늘 달릴 겁니다ㅎㅎ」

「개봉박두ㅋㅋㅋ」

「시원하게 갑시다!!!」

「고만, 고만, 상한가 가즈아~」

「볼 필요도 없어! 상! 상! 상!」

「설레발치다 망한다. 오늘 막판 거대 음봉 봅니다」

「(긴급) LK바이오닉스 비밀 정보 공개, 비공개 대화방 모집」

「후장 쫄리냐? 오늘 쩜하!」

「최소 쩜상 6연상 각!!」

「상한가 가즈아~」

[상상 그 이상ㅋㅋㅋㅋ」

이때, 현수의 두 눈은 갑자기 커졌는데, 바로 그 순간 그가 기대했던 일들이 바로 눈앞에서 그대로 펼쳐지고 있었다.

‘우와!’

장전 시간 외 거래 시작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매수 주문량이 터지고 있었다.

이건 폭발이다.

거래 개시와 동시에 매수 주문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쌓이고 있는 모습인데, 가장 먼저 주문을 넣어 혹시 모를 매수 기회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 시각만을 기다린 듯 미친 듯이 몰려든 것이다.

‘미쳤다. 이게 대체 몇 개지? 4백? 480만 개?’

즉, 장전 시간외 거래 개시 직후, 매수 주문 물량이 순식간에 480만 주를 돌파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매도하려고 내놓은 주식은 완전히 제로 상태.

지금 거래가 시작된 상태지만, 단 1주의 매매조차 체결되지 않은 모습이다.

‘와! 이건 빼도 박지도 못하겠는데?’

현수는 크게 심호흡을 하며 좀 더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10분 뒤, 8시 40분!

동시호가가 시작되자마자, 다시금 두 눈을 의심할 만한 일이 눈앞에서 크게 펼쳐지고 있었다.

마치, 구태여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갈 필요도 없다는 듯, 호가는 그대로 상한가를 짓누르고 있다.

동시호가, 22,850원!

지난 금요일 종가 17,550원 대비 약 +30% 증가한 가격.

매수 대기 물량도 무려 560만 주나 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몰라. 정규장 개시까지 좀 더 기다려 봐야 돼.’

이때, 현수는 흥분된 마음을 억지로 다잡았는데, 그 이유인즉, 장전 동시호가 때 장난질을 하는 세력들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일부러 동시호가를 올려서 주주들에게 흥분감을 안긴 뒤, 실제 장 개시 때는 갭 삽승 특수를 누리며 자신들의 물량만 쏙 넘기고 발을 쏙 빼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고 나면, 그날의 종가는 대체로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데,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

계속 시간을 보지만, 시간은 정말 더디게 된다.

8시 50분 17초.

특히, 동시호가 창에 특별한 변화가 없다 보니, 계속 시간만 보게 되는 식인 것이다.

그렇듯 현수가 답답해하는 사이, 시간은 다행히 계속 흘러갔고, 어느덧 8시 5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현수는 좀 더 긴장하기 시작되었다. 사실, 머릿속 이성과 다르게 몸과 마음은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진짜 쩜상 상황을 눈으로 봐야 할 것 같고, 그 상황이 비로소 현실이 되어야 몸과 마음도 괜찮아질 것 같았다.

‘근데 갑자기 시간이 빨리 가기 시작하네.’

즉, 8시 58분 2초를 지나는 순간, 초시계가 느낌상 더 빨리 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느덧 8시 59분 50초.

드디어 대망의 10초를 앞두고서, 현수는 모든 신경이 호가창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54초, 55초, 56초, 57초···.

그리고 마침내 9시 정각을 가리키는 바로 그 순간!

현수는 바로 그때, ‘와!’ 하며 속으로 큰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세상에나!

동시호가 시간이 지났음에도 호가창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현재 호가 22,850원!

오늘의 상한가가 바로 매수호가 상단에 걸쳐져 있는 모습이다.

매도호가 쪽으로 넘어서지도 못하고, 완전히 짓눌려 있는 모습.

다만, 매수를 원하는 사람들의 덧없는 욕망만이 난무하는 상태인데, 현재 매수 대기량은 쉴 새 없이 늘어나고 있었다.

‘580만 주? 600만 주? 640만 주? 720만 주? 우와!’

그렇게 매수 주문량이 잔뜩 몰리고 있지만, 매매 체결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물론, VI가 발동된 상태라, 2분간 실거래가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완벽한 쩜상 상황의 모습이었다.

사실, 쩜상은 큰 수익이 확보되었다는 점도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크게 흥분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건 마치 팽팽한 9회말 투아웃 볼카운트 3-2 타석에서, 갑자기 타자가 만루홈런을 치고서 경기를 완전히 끝내는 것과 다름없다.

그렇듯 극적인 LK바이오닉스의 쩜상 행진은 이날 월요일 아침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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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저기, 오늘도 책들을 좀 빌려갈 생각인데, 여기 반납하면 바로 처리가 되죠? 저번에 연체됐던 공시 관련 책들인데···.”

“아? 네. 저한테 주시면 돼요.”

그리고 다음 날, 화요일 아침 9시.

아직 주가 예측을 할 수 없는, 즉 쿨타임이 적용되고 있는 현수는 도서관 개관 시간인 아침 9시에 맞춰 도서관에 들렀다.

이때 그는 그간 연체됐던 공시 관련 책들을 먼저 반납했는데, 여자 사서는 아주 흔쾌히 그 반납 처리를 해 주었다.

그 일이 끝나자마자 현수는 바로 그녀에게 무언가를 다시 건넸는데, 조금 전 편의점에서 구매한, 차가운 에스프레소 라떼였다.

“아, 이건··· 제가 저번 일이 고마워서 샀는데, 이거 드시겠어요?”

힐끔 쳐다보던 그녀.

“음. 네. 고맙습니다. 잘 마실게요.”

그리고 그걸로 끝이다.

그녀는 현수의 눈을 한번 쳐다본 뒤 곧바로 머리를 숙이고 다시 자신의 일에만 몰두해 버리는 것이다.

그 바람에 잠깐 무안해지던 현수.

결국, 뒤돌아 경제 서적 코너로 향했고, 잠시 후 책 몇 권을 들고서 열람실 한쪽 좌석을 차지하고 앉았다.

그러나 책을 읽기 전, 현수는 먼저 휴대폰을 꺼내 오늘의 LK바이오닉스 주가를 확인했다.

‘풉!’

그리고 이때, 자신도 모르게 입안 공기를 터트릴 뻔한 현수. 역시 이번에도 주가가 쩜상이기 때문이다.

다만, 달라진 점도 있다.

현재 9시 15분이 지나고 있는 지금 이 시각, 거래체결량이 10만 주를 넘어서고 있는 모습이다.

아마도 2연상은 그렇다고 쳐도, 3연상까지는 기대하지 못하고 있는 개미들. 그런 사람들이 일제히 주식을 던지고 있는 모양새다.

「아직도 갖고 있냐? 빨리 던져」

「오늘 장 막판 급락할 수도 있어」

「기껏 임상 2상이 뭐라고, 3연상 택도 없어」

「주식 20년차 입장에서 냉정히 말씀드립니다. 지금 털고 나가시는 게···」

「내일부터 무조건 거대 음봉 예정」

「뭔가 호재는 있어도 오래 가긴 힘들어」

「너무 올랐어」

「차라리 매도하고 다시 매수 기회를 노리는 게···」

「난 매도 완료, 저점 매수 대기ㅎㅎ」

「원래 뉴스 뜨면 파는 거야. 곧 공시 터지면 바로 하락세」

그렇듯 종토방은 매도를 권하는 글들이 쉴 새 없이 올라오고 있었는데, 반면 호가창은 아주 여유가 넘치는 모습들이다. 왜냐하면, 매수 대기량만 해도, 아직 7백만 주나 남아 있기 때문이다.

‘흠. 누가 뭐래도 이건 절대 안 풀려. 오늘 주가 29,700원. 이건 내일 반드시 38,600원이 될 테니까.’

다시 말해서, 3연상. 즉, 내일 아침이 되면, 현수의 주식 11,220주는 4억 3천만 원대 가치로 급부상하게 될 것이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현수의 자산은 점점 더 커져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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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편, 이날 저녁

마침내, LK바이오닉스 임상 2상 시험 결과는 각 언론사를 통해서 대서특필되기 시작했다.

물론, LK바이오닉스 주주들은 충분히 예상했던 결과들이다.

「LK바이오닉스 임상 2상 결과 발표!」

「LK바이오닉스 장우현 대표 긴급 인터뷰!」

「췌장암 신약 임상 2상 결과 발표 소식, LK바이오닉스 상한가 도달!」

「임상 2상 결과, 유의적 효능을 보인 LK바이오닉스의 췌장암 신약!」

「특징주 LK바이오닉스, 증시 기대감 고조!」

「LK바이오닉스, 췌장암 환자들에게 청신호!」

「무척 어려운 췌장암 신약 개발, 과연 성공할 것인가?」

특히 LK바이오닉스는 직접 공시 발표도 했고, 이런 신약 개발 소식에 언론 매체들은 이제 한껏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 이날 화요일 저녁부터 시작해서 쏟아지기 시작하는 각종 언론 기사들.

「LK바이오닉스 오늘도 상한가 도달하며 기대감 폭발!」

「LK바이오닉스 다시 상한가 도달! 신약 관련주 기대감 확대!」

「LK바이오닉스 단기·중기 이평선 정배열로 상승세···」

「LK바이오닉스 임상 2상 통과 가능성에 상한가 연속 질주!」

「LK바이오닉스, 해외 임상 시험 본격화」

「LK바이오닉스, 릴리와 새로운 파트너십 체결」

「LK바이오닉스에 밀려든 해외 투자」

「LK바이오닉스, 말기 췌장암 치료에 새 지평을 열어···」

그렇듯 LK바이오닉스의 주가 호황은 절대 단기적인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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