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32화 (32/170)

<내 수익률 1,000,000배>

리스크없이는 꿀을 빨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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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단가 12,650원, 체결량 11,220주

그렇듯 현수는 차트상 저점 대에서 단숨에 11,220주 물량을 확보하게 되었다.

현재 종토방 분위기는 아주 흉흉한 상태.

왜냐하면, LK바이오닉스의 전망이 결코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가 예측 글을 올리는 사람들도 그런 상황을 적나라하게 반영하여 아주 비관적인 글들을 올리고 있었다.

「임상 실패 영향, 드디어 시작되는가」

「더 늦기 전에 손절, 그게 정답!」

「아놔, 개잡주, 난 이미 손절」

「퉤! 퉤! 개잡주 내가 다신 사나 봐라」

「대차 좀 봐! 이건 미친 종목! 무조건 하한 각!」

「(긴급) 쩜하?」

「임상 실패, 선반영 시작되는 듯」

「잘 읽어 봐. 주식 15년차로서 냉정히 평가하면···」

「곧 만 원대 깨질 듯」

「전 5천 원까지 봅니다ㅎㅎ 아래에서 입 벌리고 매수 대기 중」

「더 무지막지하게 패대기를 칠 듯」

「현금 확보 당장 하세요!! 욕심부리다간 망합니다!!」

「무슨 매도 행렬이 끝이 없냐?」

「주식 20년차 말씀드립니다. 손절 걱정 말고 무조건 나가세요···」

이런 종토방 게시글들을 보면 누구나 지독한 공포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글들을 읽은 개미들은 눈물을 질끔 머금고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그 여파는 호가창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었다.

매도 물량은 여전히 몰리고 있었고, 그 바람에 금방이라도 10,000원대까지 폭삭 주저앉을 것 같은 모습.

그런데 여기서 주식이란 것은 참 신기하다.

누군가가 아래에서 팔을 크게 벌리고 거대한 매집 구간대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12,550원에서 12,650원 사이의 저점대.

이 구간 대에서 흘러나오는 매도 물량은 순식간에 흡수되어 사라지고 있는 모습인데···.

그 때문에 이 저점대에서 매매 체결량은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소폭 상승, 소폭 하락.

이런 호가의 움직임 속에서 아주 교묘하게 작업질을 하고 있는 누군가.

마침내 저점대 체결량이 수십만 주에 달하게 되자, 그때서야 개미들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거 왜 이러지? 주가가 왜 안 떨어지지?’

‘누가 계속 집어삼키··· 대체 누구야?’

‘뭐야? 기관 쪽인데? 이게 대체 무슨 짓이지?’

‘아씨, 뭐야? 왜 그러는 거야?’

그 바람에 매도창에 나오는 물량이 한순간 뜸해졌고, 대략 5분간 매수·매도 거래가 끊어졌다.

그런데 막 5분이 지나가는 순간, 버티지 못하고 다시 장내에 나온 매도 물량 7,320주를 누군가가 빠르게 흡수하더니, 곧바로 위쪽 매도 라인 쪽까지 치고서 무섭게 올라가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시작된 급반전!

그런데 그 상승세에는 제약이 있었다.

바로 시간의 문제.

현재 시각 오후 3시 19분 35초.

조만간 동시호가가 시작되는 시각이다.

그러나 그런 무서운 상승세에는 딱 25초이면 충분했다.

주주들이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을 때, 이미 눈앞에서는 아주 놀라운 일이 일어난 상태다.

저점 12,650원에서 13,550원까지!

거기까지 오르기까지 딱 25초면 충분했던 것이다.

“와, 이거 실화야?”

현수도 그렇게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불과, 장 초반 때만 해도 아주 많이 흔들렸던 현수.

그런데 오늘 장 막판에 LK바이오닉스 주가는 갑자기 제 본 모습을 찾아가 버린 것이다. 이런 식의 급반등이라면, 주말을 지나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진짜 레이스에서는 정말 기가 막힌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게 바로··· 쩜상 징후?’

지금 현수는 아주 놀란 눈으로 이 호가창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사실, 이 급등세는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왜냐하면, 현재 동시호가 창의 모습은 무척 드라마틱하기 때문이다.

물론 리얼한 단일가는 3시 30분이 되어야 결정되겠지만.

현재 호가는 계속 솟구치더니 순식간에 14,000원 선을 넘어서 버렸고, 거기서 멈출 생각이 전혀 없는 듯 순식간에 15,000원 선까지 밀려가 버린 것이다.

이건 진짜 미친 반등이 아닐 수 없다.

「뭐야? 쩜하 각이라며???」

「아씨, 나 팔았는데···」

「대체 왜 저래???」

「존나 열 받아!!! 동시호가 미친 듯이 올라가는 거···」

「개털됐다!」

[ㅅ바 누구야? 누가 떨어진다고 했냐고? 털고 나가라며???」

「구라 작작 쳐라! 이 쌍놈의 ㅅㄲ들」

「종토방 ㄱ새끼들 때문에 ㄱ망했다」

「그러니까 존버하라니까! ㅂㅅ들!」

「아씨, 그런 글들을 왜 읽어가지고」

「주식 20년차? 쓰레기···」

「내 이럴 줄 알았다. 존나 ㅂㅅ만 만들어 놓고, 다 튀었네」

「ㅅ새들 때문에 ㅅ창났다」

종토방에는 아주 험악한 글들이 쉴 새 없이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불과 얼마 전까지 아주 비관적인 글들을 올리던 사람들은 어느새 쏙 들어가 버린 상태다. 그저 자신의 예측이 맞으면 ‘야! 그거 봐라!’ 이렇게 소리를 칠 사람들이었고, 예측이 틀리면 전혀 책임질 생각은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글들에 홀려서 주식을 매도했던 개미들. 뒤늦게 크게 후회하며, 분노의 화살을 마구 쏘아대지만, 이미 때 지난 일에 불과했다.

「씁새들 땜시, 망했다!」

「동시호가 16,350원!」

「ㅅ발! 안 팔았으면 이익 보는 건데···」

「개손절, 죽고 싶다」

「사야 돼 말아야 돼? 또 떨어뜨리는 거 아냐?」

「미치겠네」

그런데 곧이어 대다수 개미들은 또 다른 새로운 상황 앞에서 다시 혼란스러워져 버렸다. 현재 호가는 매수를 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울 정도로 올라가 버린 상태인데···.

그럼에도 이 호가를 따라잡으려고 주문가를 계속 올리고 있지만, 그럴수록 호가는 더 높아져 버려, 영원히 잡히지 않은 술래잡기를 하는 기분인 것이다.

「16,800원! 미쳤다!」

「개털되고 병신된 기분」

「저것보다 더 올라가는 거 아냐?」

실제로 16,350원에서 16,800원으로 오른 것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이 호가는 몇 분 사이에 더 오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호가가 완전히 조정되고 있는 모습. 그러다 보니, 아무리 뒤따라 잡으려고 해도, 호가는 계속 도저히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달아나 버리는 것이다.

‘후! 이젠 더 확실해졌어. 월요일부터 진짜 쩜상 가능성이 높아. 설마, 이번 임상 결과 발표가 오늘 저녁에 터지나?’

사실, 기업의 실적 혹은 결과 발표라는 게 꼭 그 예정일에 발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좀 더 일찍 발표할 수도 있고, 아니면 뭔가 유사한 호재 기사나 호재 소문부터 먼저 튀어나올 수가 있다.

지금 조정되고 있는 호가 16,800원. 이 호가는 다음 주가를 예견할 수 있는 명백한 바로미터나 다름없다.

그리고 잠시 후, 드디어 3시 30분 정각이 되자, 호가창에는 오늘 종가가 단일가로 찍혀져 나왔는데···.

특히, 마지막 10초를 남겨놓고서 급상승한 덕분인지, 결국 16,800원이 아닌 17,550원이 오늘의 종가가 되었다.

이때, 체결량은 26만 주.

‘음. 제법 체결량이 많은 편인데?’

이때, 현수는 저 체결량이 혹시 통정거래의 결과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보통 세력들이 주가를 끌어올릴 때, 동시호가 때만큼 저비용 대비 큰 효율을 가지는 때가 없다. 그래서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세력들은 장후 시간외 거래 때 시간외 상한가(+10%)를 공략하기도 한다.

즉, 당일 주가를 급등시킨 뒤, 다음 날 갭 상승을 통해 훨훨 날아가는 전략을 쓰기도 하는 것이다.

‘뭐, 어쨌든, 나는 이미 탑승했으니까.’

현수는 그렇듯 안도해 했지만, 종토방으로 몰려든 다른 주주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동시호가 때 매수한 사람 있어?」

「뭐야! 26만 주나 체결됐다고. 누구 산 사람 없어?」

「아씨, 왜 자꾸 달아나!」

「난 매수 실패」

「아씨, 존나 짜증 나」

「갑자기 확 치솟는 거 봤지? 몇 초 남겨두고서···」

「아씨! 난 100원 차이로 못 샀어」

「현재 장후 거래 완전히 막혔어. 매도 실종」

「시간외 단일가 거래 어떻게 될까?」

「보나 마나···」

「결국, 시외 상?」

「짜증 지대로다」

그러나 세력은 마지막 매수 기회조차 이들 개미들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오후 4시.

시간외 단일가 거래가 시작됐지만, 더 볼 것도 없이 호가는 바로 시간외 상한가 19,300원으로 날아가 버린 것이다.

매도 물량은 실종.

그러나 매수 대기 주문은 무려 380만 주.

결국, 그걸로 오늘 게임은 완전히 끝나 버렸다.

“역시 시외 상!”

그걸 두 눈으로 확인한 현수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현재 자신은 쿨타임이 적용되어, 앞으로 며칠간 미래 주가를 들여다볼 수 없게 됐지만, 그럼에도 현수는 무척 기분이 좋다.

앞으로 LK바이오닉스가 몇 연상을 하게 될지 몰라도, 자신에게는 이제 행복한 고민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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