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31화 (31/170)

<내 수익률 1,000,000배>

위기냐? 기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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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 종목은 그래도 내가 아주 공들여서 조사까지 한 종목인데···.’

크게 먹고 싶어 나름 공을 들인 종목. 그런데 이런 종목을 바로 털어내는 것은 무척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곧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LK바이오닉스. 마치 전조 현상과도 같이 주가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 아닌가.

이런 모습은 현수로서도 무척 부담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즉, 돈을 잃을 수 있다는 공포심이 무럭무럭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 이것만 보면 진짜 흔들리네.’

사실, 이런 공들인 투자가 무너지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더 답답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다른 종목들로 충분히 수익을 얻은 터라, 전체 투자에서는 아직 수익률이 상당히 큰 플러스이긴 하지만.

점점 더 떨어지고 있는 주가.

어느덧 15,000원 선이 무너지고 있었고, 현재 14,9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매수세가 점점 더 약해지고 있는 모습. 특히, 호가창에 나타난 매수 주문 물량은 그리 많지 않았고 점점 더 침체된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게, 이 분위기로 계속 흘러내리면 결국 14,000선까지 무너질 수도 있어. 혹여라도 갑자기 매도 물량이라도 터지면 대폭락할 수도 있는 거고···.’

다시 말해서, 지금 당장 매도 주문을 넣지 않는다면, 조만간 현수는 손절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젠장. 그새 또 떨어졌네. 떨어지는 걸 뻔히 알면서도 직접 보니까 후달리는데, 보통 사람들은 얼마나 초조할까? 벌써 6%나 하락했어.’

사실, 이런 심리적 변화가 생겼다는 것은 보통의 경우 이미 손절 포인트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즉, 심리적 공포심 앞에서 투자자가 이미 투자 포기 상태에 이른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종토방에 남겨진 온갖 허위 하락 예상 글들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된 개미들은 결국 주식을 매도하게 되는 경우가 필드에서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데 불과 얼마 뒤, 개미들은 대체로 깜짝 놀라고 만다.

겁에 질려 자신이 털었던 주식. 그 주식이 금방 상승세를 타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게 되니까.

“와! 미치겠네! 떨어질 것 같아서 팔았어! 근데 왜 내가 파니까 꼭 올라?”

바로 이런 식인 것이다.

휴!

이때, 현수는 길게 숨을 내쉬며 양 손바닥을 맞대며 비비적거렸다. 아무래도 더 늦기 전에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것만 같다.

지금껏 LK바이오닉스가 무조건 오른다는 심리적 우세가 강하다 보니, 주가 하락세를 미리 봤음에도, 주식 매도를 하지 않고 버티고 있었는데. 이때 자신의 실수도 동시에 깨달은 것이다.

사실, 매번 매도를 할 때마다 증권거래세를 내야 하는 문제가 있었고, 또한 더 낮은 포인트를 잡으려다가 혹여라도 10분 뒤 다시 주가가 뛰면 결국 그 행위 자체가 본전일 수도 있어, 잠시 뒷짐을 지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잠깐 자신이 머뭇거린 사이 15,000원대 주가는 바로 14,800원 선으로 떨어졌고, 결국 현수는 부랴부랴 이 상황 해결부터 해야 했다.

‘음. 어쨌든 10분 뒤 주가는 14,600원이니까.’

곧이어!

띠링!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그렇게 갑자기 매도가 끝나자마자 현수는 어쨌든 이익을 봤다.

평균매수단가 13,287원에 3,763주를 매수했던 LK바이오닉스. 지금 14,800원에 매도를 마치자, 단번에 550만 원가량의 이익을 본 것이다. 그러나 현수는 이 정도 이익을 보려고 LK바이오닉스 주식에 공을 들인 것은 아니다.

최소 2배에서 3배, 많게는 10배까지를 노렸던 현수.

아쉬움이 크니까 또 미련이 크게 남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수는 그때부터 LK바이오닉스 주가에 예의 주시했고, 계속 이 종목에만 집중에 집중을 거듭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꽤 시간이 흘러갔고 어느덧 오후 2시 33분 48초가 되었을 때, 결국 현수는 이번에도 긴 탄식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와! 진짜 이거 너무하네.’

그 사이, 연거푸 세 차례나 발생한 무시무시한 급락 매동.

그 결과, 주가는 무려 12,550원까지 꼬라박았다.

어제 종가 15,750원 대비 -20%대의 폭포수 하락.

뭐, 공포심이든 뭐든 간에 미리 매도한 것은 아주 잘한 짓인데···. 문제는 이대로 LK바이오닉스 종목 투자를 접느냐 하는 결정의 문제가 더 커져 버렸다.

특히, 앞으로 며칠 뒤로 다가온 임상 2상 시험 결과 발표. 그런 중요한 일을 앞두고 발생한 주가 폭락은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크다.

‘그래도 너무 아까운데···.’

즉, -20%대의 주가 폭락을 눈앞에서 보면서도 전면철수를 택하지 못하고 계속 망설이고 있는 현수.

결국, 그 미련을 차마 버리지 못하더니, 그는 숙고 끝에 마지막 도박을 감행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정말 임상 실패가 반영되면서 이렇게 주가가 하락한 것인지, 아니면 이게 무지막지한 개미 털기의 일환인지, 또는 단순히 개미들의 공포심 때문에 발생한 일종의 해프닝때문인지, 그걸 정말 알고 싶은 것이다.

다행히 현수에게는 그 이유를 미리 알아낼 방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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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잠시 눈을 감고 집중했다. 주가 예측을 위해 온정신을 집중하는 작업.

지금 현수가 해 보려고 하는 것은 무려 5일 뒤, 즉, 5월 4일 주가를 들여다보려는 것이다.

즉, 5월 3일에 임상 결과 발표가 있지만, 그게 장 중이 아니라 장이 끝난 뒤에 발표될 수도 있다.

그래서 현수는 5월 3일이 아니라, 5월 4일을 주목한 것이다.

‘흠! 근데 이렇게 긴 예측은 한 번도 안 해 본 건데···. 이게 잘 될지 모르겠네.’

만약 친구 서명석 등을 통해서 기술 가치에 대해서 확인을 해 보지 않았더라도 진작에 미련을 버렸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 주가 예측으로 긴 쿨타임이 생기기 때문이다. 무려 며칠간 주식 장을 포기해야 한다.

그럼에도 현수는 자신의 확신을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야말로 지금 현수는 진짜 미래다운 미래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리고 잠시 뒤 현수는 두 눈을 부릅뜨며 현재 호가에 집중했다. 특히 어느 특정 시점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품은 뒤, 이렇게 집중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 찰나지간 무언가 느낌이 확 달라진다.

흡사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또는 잔잔한 바다 같은 블랙홀 속으로 완전히 몰입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그리고 몇 초 뒤, 뭔가 표정에 변화가 나타난 현수.

그리고 잠시 후, 현수는 12,550원 저점에서 약간 반등한 12,650원대의 호가, 이 호가를 집중적으로 노리며 미친 듯이 매수물량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띠링!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띠링!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띠링!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띠링!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지금 현수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1억 4,200만 원을 몽땅 LK바이오닉스에 집어넣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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