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27화 (27/170)

<내 수익률 1,000,000배>

개미, 눈을 뜨다(1)

-11-

2022년 4월 27일 수요일.

오후 3시 30분.

드디어 오늘 정규장이 마감되었다.

초반 아주 강력했던 주가 상승 드라이브.

이후, 4시간 남짓 지지부진했던 보합세.

그리고 막판 10분을 남겨두고서 날카로운 꼭짓점을 그리며 하늘 높을 줄 모르게 치솟았다가 뚝 떨어졌던 주가 곡선.

그러다 보니 오늘 종가는 꽤 드라마틱한 편이다.

종가 5,040원!

전날 종가 대비 +685원이나 오른 가격.

+15.73%의 상승률이다.

비록 상한가에 도달하지 못해 좀 아쉽긴 하지만, 현수와 함께 댓글 교류를 했던 사람들의 반응은 무척 고무적인 모습들이다.

「제목: 개미군단의 인터넷 주식방송」

ㄴ 개미군단님! 정말 감사합니다! 매도가 5,180원, 정말 잘 먹고 갑니다 (압구정며늘 2022-04-27 14:27)

ㄴ 이거 혹시 주식방송··· 광고 버전인가요? 회원가입 어떻게 하죠? (급전땡강 2022-04-27 14:28)

ㄴ 아놔! 심장 떨려··· 오늘 17퍼 먹었다~ (똥침빵 2022-04-27 14:29)

ㄴ 개미군단님, 혹시 무당 출신? 신내림 받았나요? (처녀무당 2022-04-27 14:30)

ㄴ 재료 완전 소멸;;; 상한가 못 갔으니 내일은 무조건 하락세 (상할가 2022-04-27 14:31)

ㄴ 개미군단님 진짜 진짜 사랑합니다♡ (울산멍현 2022-04-27 14:31)

ㄴ 살 떨리는 듯··· 아까 5,100원대 소형 박스권 뚫고 불끈 솟더라 (남자는힘 2022-04-27 14:31)

ㄴ 똥망!!! 청개구리 하다가 다 털렸다 ㅅ바 (조졌다좌 2022-04-27 14:32)

ㄴ 정말 멋집니다♡ 내일 방송하나요♡ (만두언냐 2022-04-27 14:32)

ㄴ 이런 거 너무 좋습니다!!! (개나소나 2022-04-27 14:32)

ㄴ 개미군단님! 감사해요ㅎㅎ (연수엄마 2022-04-27 14:32)

ㄴ 이거 완전 약장사 타입, 유료 가입 미끼? (던킨형 2022-04-27 14:32)

ㄴ 또 속냐? 빙구 핫바지들아 (강남미녀 2022-04-27 14:33)

그렇듯 장을 마감하며, 현수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해지고 있다.

저런 인사말들을 보다 보면,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을 넘어서서 은근히 뿌듯함마저 생기게 된다.

‘확실히 분위기 좋아. 나도 기분 좋고. 내 성격에도 맞고.’

사실, 답답한 공간에 갇혀 있는 게 무척 싫은 현수. 그러나 현실 속 자신의 모습은 바로 고시원 쪽방 공간에 갇힌 모습이 아닌가.

차라리 오늘같이 댓글러들과 함께 시간을 달리는 것은 무척 재미가 있다.

그래서 당당히 내걸었던 「개미군단의 인터넷 주식방송」.

그러고 보면 사실, 이 제목 속에는 현수의 속내가 살짝 들어가 있다. 물론, 아직은 비공개 상태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잠시 후, 현수는 편의점에 들러 이번에도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왜냐하면, 3시간 뒤 바로 저녁을 먹을 예정인데, 그래서 지금은 그냥 간단히 편의점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20분 뒤, 습관처럼 스타벅스에 들른 현수. 그는 자신의 고정석 같은 창가에 앉아서, 오늘 일의 마감 겸, 오늘 수익을 다시 확인해 봤다.

「디노스칩 매수: 19,700주, 매수단가: 4,293원」

「디노스칩 매도: 19,700주, 매도단가: 5,280원」

증권사 거래 수수료와 세금을 제외하더라도 +1,938만 원의 수익이다.

그래서 기존 현금 3,960만 원에 오늘 수익 1,938만 원을 더한다면, 그의 현금 여유 자금은 어느새 5,898만 원이 되었다.

여기에 LK바이오닉스 주식 3,763주(평균단가: 13,287원)를 포함한다면, 이제 현수의 운용 자산은 드디어 1억 원을 넘어서게 되었다.

진정 빛이 날 정도로 엄청난 성장세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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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처녀무당, 강남미녀, 급전땡강, 던킨형, 만두언냐··· 재밌어. 종토방 댓글들은 역시 다시 봐도 재밌어.’

저녁 6시 30분.

현수는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잠시 누군가를 기다리며, 휴대폰을 계속 만지작거리고 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상태. 그러나 퇴근길 사람들의 발걸음은 무척 빨라지고 있는 모습들이다.

“야! 김현수!”

그리고 잠시 후, 누군가가 자신을 힘차게 부르고 있다. 현수는 바로 뒤돌아봤다. 웃으며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한 건장한 친구.

박창석, 고등학교 동창 친구 녀석이다.

사실 현수는 공시를 완전히 포기했지만, 대신에 프리랜서 직업이라는 게 생겼다.

물론 자신의 투자 일이 아주 잘 되고 있고, 또한 수익률도 아주 좋은 편이라, 현수의 표정은 절로 밝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 밝음과 자신감. 그래서 현수의 얼굴은 약간 빛이 나고 있다.

“야, 진짜 오랜만이다. 근데 너, 얼굴 진짜 좋다. 잘 지냈냐?”

“하하. 넌 어떻게 지냈냐? 살 좀 찐 거 같다?”

“아씨이, 그 이야긴 좀 있다가 하고. 야, 가자! 벌써 배고프다!”

잠시 후, 두 사람은 강남역 골목길에 위치한 삼겹살 구이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음식 주문을 마친 뒤, 곧바로 두 사람의 대화는 시작되었다.

“창석아. 그럼 너 지금도 방송국에 있냐?”

“야, 내 얼굴 봐라. 내가 어디 가겠냐? 방송국 FD 경력이 그게 좀 거지 같거든. 봐라. 내 얼굴 퉁퉁 붓은 거! 날마다 야근에 야식 먹다가 이렇게 됐다.”

“일이 힘들어?”

“일만 힘들게? 오늘 좀 일찍 퇴근한다고 강 PD 그 새끼! 얼마나 투덜대고 눈총을 주던지, 아이씨, 더러워서 때려쳐야 하는데···. 야, 술 좀 따라! 근데 너, 왜 나 보자고 했냐?”

그러면서 박창석은 현수를 쳐다보고 있다.

큼직한 뿔테 안경에 수더분한 머리 스타일의 박창석.

군 면제, 신의 아들이라, 박창석은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딴 게 아니라··· 너 혹시 법인 설립 하는 거 해 봤지? FD 되기 전에 잠깐 보청기 사업했다고 했잖아? 혹시 그 노하우 아직도 갖고 있냐?”

“야, 그건 뭐 하려고? 알잖아. 나 그 사업 다 말아먹은 거.”

그 순간, 의아해하며 눈을 치켜뜨는 박창석.

“내가 투자 쪽으로 조금 생각하는 게 있는데···. 요즘 이것저것 생각도 좀 많아지고, 이것저것 아이디어도 몇 개 떠올랐거든. 다행히 나한테 자본금이 좀 있어.”

영리한 현수는 그렇게 대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먼저 해외 투자랑 국내 투자도 할 건데, 거기다가 유료 투자 방송 채널 오픈 등등. 컨텐츠 특화된 투자 회사로 일을 좀 벌여 보려고. 이거 좋은 사업 테마가 될 것 같다니까. 그걸로 벤처캐피탈(VC)로부터 직접 투자도 받고, 내가 직접 투자해서 또 돈도 벌고, 컨텐츠 형태로 돈 벌고, 나중에 회사가 상장되면 그걸로 또 돈 벌고···. 혼자서 버는 것보다 더 크게 벌려면, 이러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눈이 동그래진 박창석에게 현수는 그렇듯 계속 설명을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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