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수익률 1,000,000배-21화 (21/170)

<내 수익률 1,000,000배>

운이 좋은 날(2)

-9-

디노스칩.

이 종목의 현재가는 3,415원(전날 종가 대비 +65원 상승).

코스닥에 등록된 이 회사는 전자소재부품 전문 업체이다.

전자기기부품 제조와 관련된 전자 사업 부문과 휴대폰 렌즈 모듈을 생산하는 광학 사업 부문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 회사의 한 해 매출은 407억 원 정도.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은 아슬아슬하게 흑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배당수익률은 대략 0.16%대.

그런데 이 회사의 PER는 96배, PBR는 4.6배, BPS는 1,540원일 정도로 다소 거품이 있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특이한 점은 이 종목이 카멜레온 같은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흠이랄 수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즉, 디노스칩은 돈이 잔뜩 들어가는 비상장 자회사를 따로 거느리고 있었다.

무인공장 시스템 및 AI 네트워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벤처기업 인텔러스. 인텔러스가 바로 그 자회사였다.

‘이른바 야누스 같은 놈인데···.’

즉, 전자소재부품 종목으로 활동할 수 있고, 또한 AI 인공지능 쪽 테마주로도 격상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음. 그러니까 주가 케어하기가 딱 좋은 종목이라는 말인데.’

그리고 이런 사실을 단 5분 만에 빠른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된 현수.

물론 투자 일에 대한 강한 의욕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리고 서둘러 초시계를 통해서 현재 시각을 확인하는 현수.

지금 막 오전 11시 15분 13초를 지나가고 있었다.

이때 주가는 기존 3,415원에서 더 올라, 3,440원을 가리키고 있었다.

즉, 5분 전, 파란 색깔이었던 3,330원.

이것과 비교한다면, 이미 몇 분 사이에 벌써 110원이나 오른 셈이다.

‘슬슬 시동이 걸리기 시작한 걸까? 암튼, 좀만 더 기다려보자.’

사실, 아까 5분 전, 현수는 이 종목의 10분 후 단가를 확인한 뒤, 깜짝 놀라며 곧바로 매수 주문을 던졌다.

그런 빠른 행동 덕분에 현수는 평균단가 3,357원에 총 25,080주를 매수하게 되었다.

즉, 성진양행 단타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 1,470만 원 외에도, LK바이오닉스 주식 증거금을 바탕으로 미수 거래를 진행했고, 그 결과 총 25,080주를 매수한 것이다.

물론 이런 적극적인 현수의 매수 공세로 주가가 소폭 상승하긴 했으나,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최대치의 주식 물량을 단시간 내에 꼭 확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휴!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네. 이럴 때가 진짜 기분이 좋더라.’

특히, 오늘은 뭔가 재수 신이 자신에게 딱 달라붙은 날인 것 같다.

조금 전 성진양행 건으로 그는 1,47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 일주일간, 초단타 미수 거래를 통해서 얻은 수익은 고작 1,000만 원대에 불과한데, 조금 전에는 불과 2시간 만에 1,470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음. 그러다 보니까 저번 주에는 매수·매도주문만 무진장 넣었네. 그 바람에 증권거래세(거래대금의 0.3%)는 어마어마하게 냈고.’

즉, 10분 뒤 단가를 알 수 있어 절대 실수할 이유는 없지만, 보통의 단타는 소액 물량을 넣고 한 번 쭉 뽑아 먹고 그대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익이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이때도 좋은 종목을 만나게 되면 한번 크게 먹을 수도 있다.

그러나 초단타는 그 특성상 이미 날아가고 있는 종목이 주요 공격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그런 종목은 양면의 칼날같이 무시무시한 급락세를 또한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비정상적인 종목에서 이익을 크게 내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뭐, 이 일도 계속하다 보면, 노하우 같은 것들이 막막 생기게 되겠지.’

다시 말해서, 초단타 일을 하고 있지만, 주식 경력이 짧은 현수로서는 아직 미숙한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더 큰 발전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도 이렇듯 디노스칩 같은 운 좋은 종목을 발굴할 때면 그야말로 큰 횡재를 만난 격이다.

디노스칩의 10분 뒤 주가, 그건 정말 매력적이었으니까.

그리고 어느덧 오전 11시 17분 27초.

이제 주가는 아까보다 좀 더 올라, 3,480원(전날 종가 대비 +130원)을 가리키고 있었다.

물론 현 시각에서 벼락같은 슈팅은 아직 시작되지 않는 상태다.

그럼에도 상승 분위기는 조금씩 고조되는 모습.

이때, 현수는 약간의 시간을 때울 겸, 자신의 주식 잔고를 잠시 확인해 봤다.

「디노스칩, 보유량: 25,080주, 평균단가: 3,357원」

「LK바이오닉스, 보유량: 3,763주, 평균단가: 13,287원」

사실 이 보유 물량에 미수 거래가 섞이긴 했지만, 시가로 치면 이미 억대를 넘어서는 주식 보유량이다.

그러고 보면 현재 LK바이오닉스 주식 숫자가 기존 3,014주에서 3,763주로 늘어난 상태다. 평균단가도 변화가 생긴 상태. 그 이유인즉, 단타 미수 거래로 벌어들인 1,000만 원을 LK바이오닉스 주식 구매에 이미 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듯 간단히 주식 잔고 확인을 마친 현수는 다시 초시계를 부랴부랴 확인했다.

오전 11시 18분 24초!

이때부터는 일초, 일초가 지날 때마다 현수의 심장은 요란하게 뛰기 시작했다.

물론, 그의 시선은 호가창과 초시계 쪽을 번갈아 가며 향하고 있었다.

···25초, 26초, 27초, 28초···.

그리고 막 11시 18분 30초를 지나는 순간, 바로 눈앞을 의심할 만한 사건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주가 슈팅이 발생한 것이다.

무시무시한 상승 슈팅!

현재 3,480원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주가가 갑자기 매도 잔량을 무지막지하게 집어삼키며 로켓포처럼 치솟아 오르지 않는가!

‘우와아!’

현수의 두 눈은 찢어질 듯 커졌다.

그리고 오전 11시 19분 12초!

주가는 삽시간에 3,760원(전날 종가 대비 +410원)을 가리키고 있지 않은가.

전날 종가 대비 +12.24%!

엄청난 급등이다!

그리고 그 순간, 재빨리 다음 10분 뒤 단가를 들여다보는 현수.

‘와, 3,960원!’

다시금 현수는 주먹을 불끈 쥐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서둘러 그는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을 띄웠다.

대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먼저 동공을 정신없이 움직여 그곳을 살피던 현수는 평소와 다름없는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 모습에 바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하긴, 증권 종목 하나가 급등한다고 해서, 포털 사이트 메인기사가 당장 변할 리는 없는 법이다.

‘그럼 혹시, 정치권, 경제권에서 뭔가 호재 이슈가 터졌을까?’

그러나 당장 다양한 기사들을 일일이 확인할 수가 없어, 우선 그는 인터넷 종토방 게시물들부터 확인해 봤다.

「우와!!!!」

「미친!!!!」

「주포 성님! 혹시 뭐 잘못 드셨슈?」

「형님들, 이게 대체 왜 이래요?」

「이게 머선 일이야???」

「대체 재료가 뭐야???」

「오늘 무조건 상 간다!!!」

「으씨! 나 팔았는데···」

[축복의 멘붕 사태!!!」

「축제다!! 축제!!」

「상 가긋다」

「이거 대체 왜 간 거죠?」

「뭐야????」

「경축 상한가!!!」

「ㅅ펄!! 내가 파니까 뭔 슈팅이냐????」

「아ㅆㅆㅆㅅ 개잡주!!!!」

그렇듯 아직은 이성적인 정보 게재는 없었고, 단지 혼란과 흥분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들이었다.

특히, 슈팅 전, 막 매도를 마친 주주들. 그들의 성난 투덜거림을 보면서, 현수는 현 사태에 대한 궁금함을 잠시 잊고서 그대로 실웃음을 짓고 만다.

하긴, 저렇게 된다면, 누구나 미칠 정도로 억울할 것이다.

내가 팔고 나면 오르는, 그 악마적인 일이 눈앞에서 일어났으니까.

그리고 어쨌든, 그 사이 주가는 계속 상승했고, 이제 3,860원(전날 종가 대비 +510원)을 가리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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