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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익률 1,000,000배-16화 (16/170)

<내 수익률 1,000,000배>

급등주 탐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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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 동~

띵~ 동~

“···누, 누구세요?”

한참 뒤, 오피스텔 안에서 들려오는 약간 목이 약간 쉰 남자 목소리.

“나야! 현수! 김현수!”

그렇듯 김현수가 바로 목소리를 높이자, ‘어? 현수? 설마 김현수?’ 하는 놀란 목소리와 함께 곧이어 문이 열렸다.

한쪽 머리 쪽이 푹 짓눌린 채 막 잠에서 깨어난 듯한 부스스한 모습을 하고서 나타난 녀석. 그는 한국대 약대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서명석이다. 현수의 고등학교 동창 녀석.

“너 오늘 학교 안 갔었냐?”

현수가 의아해 묻자, 녀석은 곧 머리를 긁적인다.

“근데 넌 어쩐 일로? 내가 집에 있는 걸 어떻게 알았어? 학교에 있을 수도 있잖아?”

“야! 부재중 통화 몇 건인지 확인해 봐. 계속 전화도 안 받길래···. 네가 여기 없으면 학교라도 찾아가려고 했지. 근데 넌 왜 그렇게 전화도 안 받냐?”

“아! 그게··· 히히. 잤다. 쭉! 잤어.”

“지금까지?”

“응.”

한국대 약대 대학원에서 석박사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서명석.

한편, 오늘 장 마감 직전, 그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던 현수. 이제야 왜 그가 계속 전화를 안 받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너 시간 좀 되냐? 좀 들어가도 돼?”

“야, 어서 들어와.”

서명석은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아담한 방 하나에 깨끗한 부엌과 거실이 있는 오피스텔.

이런 자기만의 공간을 가진 서명석의 모습은 현수로서는 무척 부러울 뿐이다.

사실, 지잡대 출신 동기가 아닌 고교 동창생인 이 녀석은 현수의 고향 친구들 중에서도 가장 똑똑한 녀석이기도 했다.

한국대 화학과에 입학한 뒤, PEET 시험을 본 뒤 약대 편입 과정을 통해서 약대생이 되었고, 약대를 졸업한 후에는 대학원에 들어가 석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녀석.

특히, 이 녀석은 현수와 달리 군 복무도 하지 않았다. 현역병 복무 대신에 병역특례의 일종인 전문연구요원에 편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근데 너, 오늘 학교에 왜 안 갔냐?”

“그런 게 좀 있어. 내가 며칠 밤을 좀 샜거든요.”

“밤?”

“아, 그게 우리 교수님! 교수님 해외 학회 일정이 다음 주부터거든. 갑자기 저번 금요일 아침에 실험데이터를 더 가져오라고 오더를 던지더라. 된장할! 내가 보기엔 아주 충분한데, 그분이 완벽주의자라서 할 수 없잖아. 주말에 HPLC랑 몇 개 추가 실험을 하느라 학교에서 꼬박 밤 샜어.”

대충 사정을 알 것 같았다.

역시나 서명석 이 친구는 늘 열심이다.

그런 녀석의 모습은 항상 보기에 좋지만, 그 바람에 현수는 마음이 답답할 때가 많다.

일종의 부러움.

그러고 보면, 작년 초, 현수가 처음 서울에 올랐을 때, 이 녀석과 같이 술도 여러 번 마셨고 또 이 집에서 잠시 신세를 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서먹서먹하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스스로가 만든 자괴심 때문이었다. 자신은 작년에 있었던 국가공무원 시험, 지방공무원 시험에 보기 좋게 낙방하지 않았던가.

“근데 너 오늘 갑자기 무슨 일이냐?”

사실, 현수는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녀석의 집으로 무조건 찾아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너한테 물어볼 게 좀 있다.”

“물어볼 거?”

부스스한 모습의 서명석. 그 말에 다시 의아해하며 이내 눈을 살짝 흘기다가 곧바로 거실 바닥에 벌러덩 드러눕는다.

작은 소파에 앉아있던 현수. 그는 그런 서명석을 내려다봤다.

“인마! 근데 너 진짜! 뜬금없다! 갑자기 우리 집에 불쑥 찾아오고. 너 몇 달 전에 내 전화 씹었잖아?”

“어? 내가 그랬었나?”

“인마, 너 그러지 마라! 사람이 그러면 못 써!”

“하, 미안. 근데 너 진짜 많이 피곤해 보인다?”

“당연하지. 사흘 밤을 안 자고 버틴 건데.”

그런데 무려 사흘 밤이라니···.

서명석은 역시 독종이었다.

“현수야. 근데 너 혹시 괜찮다면, 나 지금 좀 씻을 생각인데, 씻고 나서 이야기할래? 아니면 지금 당장 할래?”

서명석은 이름 그대로 두뇌가 아주 명석한 녀석인데, 한편으로는 일 처리가 아주 독톡한 녀석이었다.

무엇이든 대충 건너뛰는 법이 없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최대한 빨리 일 처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녀석이었다.

어떻게 보면 성미가 무척 급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서도 매사에 아주 꼼꼼한 녀석이었다.

“참, 저녁은 먹었냐?”

성미 급한 서명석. 앞선 질문에 대답할 시간도 주지 않고 곧바로 그렇게 묻자, 현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서도 현수는 바로 입을 열었다.

“넌 안 먹었지? 난 먹긴 했는데, 다시 먹을 수 있어. 대충 때웠거든.”

“인마! 넌 아직도 그렇게 사냐? 지금 몇 시냐?”

“아, 7시 15분.”

“그럼 좀 있다가, 우리 학교 후문 쪽으로 가자. 내가 자주 가는 단골집이 있거든. 딱 5분 안에 씻고 나올 테니까, 바로 나가자.”

그래서 현수는 잠시 기다려주기로 했다.

그리고 어느새, 후다닥 샤워도 하고 머리를 감은 녀석은 화장실에서 바로 뛰어나왔다.

머리를 대충 말린 그는 옷을 아주 빠르게 입었다.

무척 행동이 빠른 녀석.

딱 5분 만에 정말 그 모든 일들을 마친 것이다.

##

“이모! 여기 두루치기 2인분 주세요! 야, 여기 진짜 맛있거든. 내가 살게.”

자신의 경차를 직접 운전해서 한국대 후문 근처 맛집으로 현수를 데리고 간 명석.

그는 음식 주문을 마치자마자, 이 저녁 비용은 자신을 내겠다고 했다.

평소 알고 있는 현수의 주머니 사정을 배려한 것이다.

그러나 현수는 바로 손을 젓는다.

“야. 이건 내가 살게. 사실, 네 도움이 필요해서 온 건데, 내가 사는 게 맞아.”

“어? 너 진짜냐?”

“인마, 당연하지.”

“알았다. 인마, 너한테 얻어먹는 게 이게 대체 몇 년 만이냐? 근데 뭐냐? 그 이야기 해 봐.”

밑반찬이 먼저 나오긴 했으나, 고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 사이, 현수는 자신의 휴대폰을 보여주었다.

제약벤처 기업, LK바이오닉스.

이 회사가 최근에 언론에 보도한 신약 개발에 관한 기사. 이걸 현수는 그에게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곧이어 보여준 또 다른 기사는, 일명 LK-P123003이라는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신랄한 반박 기사였다. 모 의과대학교 교수가 기자와 인터뷰를 한 것인데, LK-P123003의 임상 2상 통과 가능성에 대해서 큰 의문을 표시하는 기사였다.

“흠. LK바이오닉스? 췌장암 신약 LK-P123003? 음, 이건? 아! 맞다! 바로 그거구나! 나 이거 들어본 적이 있어! 야, 근데 넌 이걸 왜?”

다행히 LK바이오닉스에 대해서 들어 본 적이 있는 서명석. 한편으로 그는 현수가 그런 기사들을 보여주는 이유에 대해서 무척 의아해했다.

“내가 요즘··· 비전을 투자 쪽으로 완전히 틀었거든.”

“투자?”

“이를테면 주식 투자 같은 거.”

그 순간, 바로 표정이 이상해지고 있는 서명석.

“인마, 그럼 너··· 공시 공부 완전히 포기한 거냐?”

“야, 그건 좀 있다가 다시 이야기하고. 명석아, 내가 묻는 거부터 먼저 답 좀 해 주라.”

현수가 그렇게 또박또박 말하자, 명석은 잠시 입을 닫는다.

“궁금한 거는 LK-P123003이 임상 2상 통과 가능성이 있는지, 이게 가장 궁금하거든. 뭐, 임상 결과를 예측한다는 게 정말 힘들다는 건 기사에서 보긴 했어. 그래도 LK-P123003과 관련된 논문들이 이미 나온 게 있으니까 이것들을 보면 좀 예상이 되지 않을까 해서? 내가 찾아낸 논문들이 대충 다운로드 가격이 개당 38달러 정도 하더라. 네가 이런 거 분석하는 일에 날 도와준다고 하면, 이 논문 결제부터 하려고. 그러니까 이 논문들 읽어보면, 얼추 분위기 파악이 될 것 같아서.”

“야! 잠깐, 잠깐! 너 아직 결제 안 했지? 인마, 절대 하지 마! 우리 학교 IP로 접속하면 그런 거 공짜로 받을 수 있어.”

“아, 그래?”

“그리고 뭐, 네가 대충 원한다면, 대충 봐줄 수는 있는데. 하지만 내 실력으로는 제대로 된 판단은 무리다. 그건 알고 시작해라.”

“그건 상관없어. 내 수준에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만 좀 해 주라. 그거면 충분하다.”

그렇듯 현수는 서명석에게 LK바이오닉스의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분석을 부탁했다.

형식적인 말만 하는 LK바이오닉스 주식담당(주담) 직원이 아니라, 제3자인 서명석에게 부탁을 한 것이다.

이른바 개미는 감으로써 투자를 하지만, 현수는 이 투자를 자신의 직업으로 삼을 생각이라, 여러 주식 책에도 나와 있듯, 적극적인 분석 작업도 병행할 생각인 것이다.

즉, 자신이 투자한 종목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고 있어야, 투자 전략을 좀 더 길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인데···.

그러고 보면, 보통 개미는 감에 의존해서 매수·매도를 하지 않은가.

그러나 전문 투자자들은 전문 분석 능력이 있어,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수·매도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죽어도 개미는 그 사람들을 이길 수가 없다.

앞으로 현수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수백 퍼센트 의존해서 단타를 하되, 이런 정보 분석 방식을 통해서 좀 더 길게 가는 단타 형태로 접목할 생각이었다.

즉, 단가의 변화 추이를 미리 알더라도, 그 이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그런 현명한 단타 전략. 현수는 그것을 원하는 것이다.

특히, 이런 제약·신약주는 임상 3상 결과가 아니라 임상 2상 결과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장기적 안목도 필요한 게 사실이었다.

잔머리도 있고 영리한 현수.

즉, 그는 자신의 기존 능력을 넘어서서, 좀 더 진화된 모습을 스스로 찾아가고 있는 중인 것이다.

“근데 내가 진짜 급해서 그러는 건데, 오늘 밤중으로 분석이 가능할까?”

“뭐, 바로? 근데 내가 지금 시간이 되려나?”

“야, 부탁 좀 하자.”

“인마. 알았다. 우리 교수님 일은 이미 다 끝냈으니까. 그럼, 저녁 먹고, 실험실에 같이 가자. 딱 1시간만 기다려. 논문들은 항상 읽는 거라서, 딱 1시간이면 확인 끝낼 수 있을 거다.”

“하하. 고맙다. 명석아!”

“인마, 이제 딴소리 말고, 우리 밥부터 먹자.”

불그스름한 돼지고기 두루치기.

다 요리된 고기가 곧바로 식탁 중앙에 올려지고 있었다.

그 순간, 입에 침이 가득 고이는 현수. 얼른 젓가락질을 시작했다.

얼마 만에 먹게 되는 고기 요리인가.

‘와, 진짜 맛있겠다.’

지금 이 순간, 현수의 식욕은 아주 불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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