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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익률 1,000,000배-11화 (11/170)

<내 수익률 1,000,000배>

환호하는 추종자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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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4일 목요일.

이날 아침, 현수는 좀 일찍 일어났다.

그러고 보면, 어젯밤부터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을 정도다.

가슴이 무척 뛰고 있기 때문이다.

‘근데 오늘 어떡하지? 계속 댓글 중계를 해야 하나?’

문제는 어제와 오늘의 입장이 많이 달라진 상태다.

어제는 공유를 하며 같이 상생하는 입장이었다면, 오늘은 댓글 중계 자체의 의미가 많이 희석된 상황.

왜냐하면, 오늘 현수는 장이 시작된 직후, 10분 단위 예측이 아니라 하루를 건너뛰어 내일 시초가부터 바로 확인해 볼 작정이다.

그렇게 된다면, 오늘 장중에 10분 단위 주가 예측은 절대 할 수 없게 된다.

이른바 기회의 제약, 쿨타임 때문이다.

그런데 왜 그런 짓을 하냐고?

투자는 패러다임이 아닌가.

패러다임이 바뀌면, 또 그 형태도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오늘 장 시작과 동시에 꽂히는 시초가. 그거! 바로 그거 때문인데···.

어제 자신이 보았던 숫자는 정말 뜻밖의 숫자이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이하 각설하고.

현수는 잠시 후 아주 깔끔한 모습으로 자신의 책상 앞에 앉았다.

댓글 중계 여부에 대한 갈등은 있지만, 먼저 주가 호가창을 띄운 뒤, 유심히 텅 빈 호가창을 쳐다보는 현수.

아직 장전 시간 외 거래도 시작되지 않은 시각이다.

그저 어제 종가만을 쳐다보다가, 이내 다른 창을 띄워 종토방으로 들어가는 현수.

마치 본능적인 반응.

그러고 보면, 현수의 두 눈은 어느새 인터넷 종토방으로 쏠리고 있다.

하긴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것은 나름 재밌는 일이다.

자신의 댓글에 극도로 고마워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한 빈정거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러나 같은 동종의 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과 실시간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인 일인 것이다.

‘음. 그냥 함 올려볼까? 뭐, 장 개시와 동시에 댓글 던지고, 뭐 그냥 오늘은 일찍 파장하면 될 테니까.’

어느덧 아침 8시 30분.

현재 정규장이 오픈되기 전, 장전 시간외 거래가 드디어 시작되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종목들과 달리, 경동건설의 장전 시간 외 거래는 아주 무의미한 모습이다.

8시 32분 시점에 우르르 몰려든 매수 대기 물량만 무려 2백60만 주.

그러나 매도 물량은 단 1주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다시 말해서, 무조건 시초가에서 갭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

어제와 비슷하게 장 개시와 동시에 VI가 바로 발동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 때문인지, 현재 종토방에 몰려든 사람들은 무척 흥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쏟아지는 게시물의 공세.

현수는 눈이 현란해질 지경이다.

「제목: 대형건설수주건 곧 터진다!! 오늘 무조건 2연상!!! ㅋㅋㅋ」

「제목: 진짜 호재가 뭐냐? 개잡주, 사기치지 마라!!! 무조건 쪽박!!!!」

「제목: 피뢰침 조심해!!! 찔리면 죽는다!!!」

「제목: 매동보면 말이죠··· 무조건 쩜상입니다!!! 꼭 붙들어 매세요!!!」

「제목: 주포 형님!!! 진짜 사랑합니다. 오늘 시원하게 갑시다!!!」

「제목: 걸레 주식, 금감원 신고각!!!」

「제목: 오늘은 양봉 마감, 크게 바라지 않는다!」

「제목: 이런 개잡주 누가 사냐???」

「제목: 안티들 제발 아닥! 아닥해라!」

「제목: 개미들 잘 들어! 시초가 매도!!! 그건 무조건 국룰!!!」

「제목: 경동건설 정말 부럽습니다! 동호건설에서 구경하러 왔습니다ㅎㅎ」

「제목: 이쯤에서 주식 20년 차인 제가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면···」

「제목: 경동건설 종목 분석, 비공개 채팅방 오픈!!! 선착순 5명!!!」

「제목: 오늘 하한가, 미리 문상하러 왔습니다ㅋㅋ」

「제목: 안티들 뇌피셜 역하다!! 역해!! 무조건 쩜상!!!!」

「제목: 퇴각하라 ㅂㅅ들!!!」

극성 안티들은 쉴 새 없이 비웃고 있었다.

그러나 대다수 주주들은 안티들의 주장과 상관없이 밝은 미래를 상상하고 있는 모습들.

그리고 그 사이 시간은 흘러, 어느덧 아침 8시 39분 56초.

장전 시간외 거래가 막 끝나기 직전, 현수는 글 하나를 올렸다.

닉네임: 개미군단.

「제목: 오늘은 짧고 굵게 (실시간 정보 입력 예정)」

: 실시간 예상 댓글, 대신에 오늘은 짧고 굵게 갑니다. 믿거나 말거나.

특히 오늘은 제목을 아주 단순하게 지었다.

짧고 굵게!

그 말대로 아주 짧은 댓글 중계만 하고 오늘을 마무리할 생각인 것이다.

그렇듯 현수의 게시물이 공개되자, 수많은 게시물들 사이에서 어떻게 바로 알고서 찾아오는지, 곧바로 십여 개의 댓글들이 그 아래에 달리고 있었다.

ㄴ 와! 오늘도!!! 형님!! 정말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울산멍현 2022-04-14 08:40)

ㄴ 개미군단님! 사랑합니다! 개미군단님 덕분에 잠도 못 잤습니다. 너무 좋아서요. 감사합니다 (주식초딩 2022-04-14 08:40)

ㄴ 너희들 꼬라박는다! 내 말 필히 기억하게 될 거다! ㅂㅅ들 (동호십새 2022-04-14 08:40)

ㄴ 상 친 다음날, 오늘 무조건 설거지각!!! (뱁새두목 2022-04-14 08:40)

ㄴ 개미군단 ㅆㅅ!!! ㄱㅅ끼!! (강남미녀 2022-04-14 08:41)

ㄴ 쩜상 가즈아!!!! (티끌모아똥 2022-04-14 08:41)

ㄴ 오늘 느낌 어떻습니까? (100세시대 2022-04-14 08:41)

ㄴ 연상이냐? 쪽박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금수저짝퉁 2022-04-14 08:41)

ㄴ 여기까지!!! 사기꾼 새끼!!! 신고각!!! (우리딸 2022-04-14 08:41)

ㄴ 개미군단님 주식 몇 년찹니까? 정말 멋집니다ㅎㅎ (다파라머거 2022-04-14 08:42)

ㄴ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배불러 2022-04-14 08:42)

ㄴ 어제 저, 고기 먹었습니다ㅎㅎㅎ (허니곰팅 2022-04-14 08:42)

ㄴ 개부럽!! 팬들 드글드글~ ㅠ..ㅠ (와런바피 2022-04-14 08:43)

울산멍현, 주식초딩, 100세시대, 허니곰팅 등 익숙한 닉네임들이 달아놓은 감사의 댓글들.

그 바람에 현수의 입가에는 쓱 미소가 솟구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거친 댓글들을 보면서 눈살을 조금 찌푸리기도 하는 현수.

그러나 더는 반응하지 않고 이제 눈길을 돌려 호가창에 집중했다.

그리고 어느덧 장 개시 시각에 가까워지자, 현수는 긴장했고, 또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흠. 이젠 오늘 시초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일 시초가가 더 중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드디어 오전 9시 00분.

그렇게 장이 시작되는 순간, 정말 놀라운 일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사실 조금 전까지 호가창은 10,800원(+18.42%)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그러나 장 시작과 동시에 호가가 휙 올라가더니 그대로 상한가 11,850원으로 직행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역시 내가 본대로 상한가 직행! 쩜상이다!’

바로 그 광경을 목격한 현수. 그는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 지극히 담담했으나, 그외 다른 사람들은 절대 그럴 수가 없다.

저 멀리 울산에 살고 있는 대학생, 닉네임 울산멍현.

그는 부스스한 모습으로 침대에 누운 채 휴대폰 주식앱을 만지다가, 곧 요란한 괴성을 지르며 침대 위로 펄쩍펄쩍 뛰고 만다.

쩜상!!!

순식간에 거의 30%대 수익이 들어온 것이다.

동대문 근처 길가에 정차 중이던 의류회사 영업사원 박정식. 닉네임 주식초딩인 그는 지금 운전석에서 방방 뛰고 있다. 그 바람에 놀란 봉고차. 마치 섹스를 하듯 좌우로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이다.

서재에 느긋하게 앉아서 컴퓨터 주식창을 보고 있던 노인, 닉네임 100세시대. 점잖은 노인인 그는 갑자기 늑대 같은 비명을 질렀고, 놀란 아내가 뛰어왔을 때, 그는 하마터면 심장 마비로 급사할 뻔했다.

아내의 성화에도 가게 주방 한쪽에서 딴짓하고 있던 닉네임 허니곰팅. 그러나 장 개시와 동시에 쩜상을 목격한 그. 입술을 바르르 떨다가, 곧바로 뛰어가 식기를 씻고 있는 아내의 등을 힘껏 껴안고 만다.

자신의 집 거실, 프랑스제 명품 소파에 나른한 자세로 누워있던 여자. 눈빛이 도도한 닉네임 강남미녀. 그런데 그 순간, 악플러인 그녀는 깜짝 놀라며 벌떡 일어나, 자신의 입을 두 손으로 꼭 막고 만다.

“어머!!”

서둘러 휴대폰 앱으로 자신의 잔고를 확인하는 그녀.

며칠 전부터 계속 보유 중인 경동건설 주식.

그런데 이제 그 수익금이 무려 2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스캘핑(주식 보유시간이 통상 2~3분 내외, 하루에 수십 수백 번 거래를 진행하는 박리다매식 주식 매매기법)을 즐기는 그녀는 지금껏 말아먹은 손해를 단숨에 다 복구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런 수많은 환호성들이 터지는 와중에 현수는 바로 댓글을 달았다.

ㄴ 음. 지금부터 꼭 명심하셔야 합니다. 먼저 제 입장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아직 하차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꼭 3연상 보고 싶습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각자 판단하시고 될 거고, 매도 결정은 자신의 몫입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뵙도록 하죠 (개미군단 2022-04-14 09:03)

상한가에서 발동된 VI. 그 시간이 끝나자마자 곧이어 나타난 호가창의 매수 대기 물량. 무려 3백만 주가량이 쌓인 상태다.

즉, 매수 요구자에겐 빗장이 걸려 버린 모습.

그러나 매도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누구든 지금 당장 매도 주문을 던지면 곧바로 매매체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현수는 홀딩을 권유했다.

수백, 수천 개의 호재 기사들, 악재 기사들이 뒤섞이는 주식판에서 매우 낮은 확률로 터지게 되는 3연상(상한가 3번 도달).

지금 현수는 그걸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즉, 현수는 자신의 주식 총 2,501주(평균단가: 7,805원)를 내일 금요일까지 가져갈 생각.

어제 최초 거래 때 매수단가 8,050원에 1,600주를 미수거래(외상거래) 했지만.

어제 제일캐피탈로부터 받은 대출금 1,500만 원을 주식계좌에 바로 넣은 터라, 이 주식은 더 이상 미수거래가 아니게 되었다.

그래서 반대매매에 대한 걱정 없이, 현수는 내일 장을 더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으아아아~암!”

곧이어 두 팔을 양쪽으로 크게 벌리며 힘껏 기지개를 켜는 현수.

그러고 보면, 오늘은 어제처럼 너무 일찍 장이 끝나 버렸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예측한 상황이라, 오늘 남은 시간에 대해서는 어젯밤에 계획한 대로 현수는 아주 알차게 보낼 생각이다.

‘우선, 도서관부터···.’

그리고 잠시 후, 현수는 자신의 고시원 방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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