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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익률 1,000,000배-6화 (6/170)

<내 수익률 1,000,000배>

개꿀 돈맛(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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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30분.

오늘 정규장이 마감했다.

아직 장후시간외 거래와 시간외 단일가 거래가 남아 있지만, 현수는 기지개를 켜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요란하게 난다.

이게 다, 정규장 시간 내내 거의 움직이지도 않고 주가 동향에 집중한 탓이다.

‘뭐, 이미 내 물량은 몽땅 다 처분했으니까, 시간외 쪽은 더 볼 필요도 없겠지?’

뒤늦은 점심이지만 어서 허기를 지우고 싶고, 또 쉬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다.

잠시 후 고시원 밖으로 나온 현수. 그는 고시원 인근에 위치한 편의점에 들렀다.

“다 합쳐서 얼마죠?”

현수는 컵라면 하나에 삼각김밥 하나, 그리고 길쭉한 소시지 3개. 이것들로 점심을 대신하기로 결정했다.

체크카드로 바로 결제를 한 뒤, 현수는 이제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

그리고 3분 정도 기다리는 동안, 달리 할 일이 따로 없다 보니 본능적으로 현수는 휴대폰 주식앱을 들여다본다.

그러고 보면, 참 이상한 일이다.

자신이 이렇게 한 가지 일에 미친 듯이 집중한 적이 있었던가.

고교 시절, 공부는 지지리도 못했고, 그래서 결국 지잡대에 입학했던 현수.

물론 그가 입학한 학과 자체는 나름 괜찮은 편이다.

왜냐하면, 영어영문학과!

그러나 무늬만 좋아 영어영문학과일 뿐, 제대로 된 취업 자리를 구할 수가 없어 결국 공시생으로 갈아탔던 현수.

이렇듯 하찮은 이력만을 따져본다면, 현수의 인생은 더는 두고 볼 것도 없는 인생이지만, 그럼에도 현수에게는 남들이 잘 모르는 그만의 장점이 따로 있었다.

‘6,200원, 1,600주에 들어갔다가 6,440원에서 빼고, 다시 6,160원에 들어간 뒤, 7,280원에서 빼고, 다시 7,000원에 들어가 7,860원에서 뺐으니까··· 음. 거래수수료와 세금을 제외하고 나면 6,656,400원. 뭐, 남은 게 665만 원 정도면, 오늘 단타로 개꿀빤 거네.“

물론 미수 거래도 한 터라, 그 부분을 제외하고 난 뒤 증권계좌에 남은 돈은 바로 6,656,400원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가 머릿속으로 계산한 결괏값과 주식앱 수익내역 결과치는 그 숫자까지 정확히 일치하고 있었다.

즉, 300만 원 원금에서 시작한 단타 거래.

그 투자로 현수는 360만 원 정도 번 것이다.

비록 원금이 작아서 수익도 작지만, 그럼에도 그 수익률은 +120%에 이를 정도.

이 정도면 단타 킹이 아닐까?

‘음. 그러고 보면, 난 이런 산수 계산은 정말 잘하는데.’

사실, 그가 그렇게 자만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머리는 나쁜 편이 아니었다.

물론 SKY급 대학에 갈 정도로 공부에 최적화된 머리가 아니긴 하지만.

그럼에도 현수의 유일한 장점은 바로 아주 높은 IQ에 있었다.

어릴 때 측정했던 지능 검사.

이때, 그가 공인받은 점수는 무려 160에 이른다.

그렇게 머리가 좋은 녀석.

그런데 그런 녀석이 왜 한낱 지잡대 출신에 공시생 백수에 불과하냐고?

바로 현수에게는 아주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지능은 무척 좋아 이해력이나 논리력은 아주 뛰어난 편이다.

그러나 문제는 집중력이 형편없을 정도로 나쁘다는 것.

자신이 좋아하는 일부 과목에서는 성적이 월등히 좋은 편이나, 국어를 포함한 대다수 과목에서는 낙제점에 가까울 정도로 그 성적이 엉망진창.

실제로, IQ가 높은 사람들 중에는 어릴 적 수학적 재능을 보여 천재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그런 천재들 대다수는 내신이나 수능 성적에서 보잘것없는 경우가 무척 많기도 하다. 통계상, 그런 천재들의 객관적 수능 성적은 대체로 보잘것없는 게 사실인 것이다.

‘하긴··· 내가 이렇게 오래 뭔가에 집중한 것은 처음인데? 근데 이건 왜 이렇게 재밌을까?’

주가 차트상의 수많은 변곡점들.

그리고 수많은 등락들.

또한, 미친 듯이 휘어지곤 하는 곡선의 묘미!

그렇게 주가가 마구마구 흔들릴 때마다 평소에 고요하던 그의 심장은 그렇게 두근두근 뛰는 것이다.

그런 심장의 격동이 생길 때마다 또한 집중력은 더 높아진다.

후루룩. 후루룩.

컵라면 면발을 쉴 새 없이 흡입한 현수.

이제 삼각김밥을 먹으면서 뜨거운 라면 국물을 나누어 마셨다.

그러고는 그 와중에 본능적으로 다시 주식앱을 쳐다보고 있는 현수.

그런데 바로 그 순간!

흠칫 놀라며, 장후 시간외 거래 동향을 유심히 쳐다보게 된다.

‘어? 이게 대체 뭐지?’

이미 경동건설 건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아직 끝난 모습이 아니었다.

막판에 심하게 가라앉아, 결국 7,020원에 종가를 찍게 된 경동건설.

그런데 지금 특이 동향이 생기고 있었다.

장후 시간외 매수주문 물량!

그게 갑자기 물밀 듯이 몰려들고 있는 거다.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뭐 백만??’

무려 3백만 주!

그 대단한 매수주문 물량들이 차곡차곡 대기 물량으로 쌓이고 있는 모습.

설마, 아직도 먹을 게 남아 있다고?

‘아차차! 내가 뭐 혹시, 놓친 게 있나?’

그러고 보면 오늘 주가 흐름을 설명할 수 있는, 경동건설 호재 기사나 호재 공시가 아직 뜬 게 하나도 없다.

마치 개잡주의 주가 흐름처럼 오늘 경동건설 주가는 그저 이유 없이 크게 출렁거렸던 것.

‘음. 설마, 세력들이 설거지를 다 못한 건가?’

그런 의심도 들었지만, 혹시나 해서 이것저것 기사나 공시를 찾아보는 현수.

그러나 최신 업데이트된 공시나 기사가 아직 단 한 건도 없다.

‘보자. 우선 드러난 것들만 놓고 따져보면, 세력들이 확실히 막판에 주가를 크게 다운시켰어. 그런데도 이걸 다시 반등시키겠다고? 마지막 설거지? 음. 그게 아니라면··· 정말 더 먹을 게 있다? 그래. 또 혹시 모르지. 시간 외 거래까지 마치면, 정말 대박 호재 공시가 뜰 수도 있는 거고···.’

소시지를 까서 바로 입에 털어 넣은 현수.

곧이어 빈 껍질들을 모아서 쓰레기통에 버린 뒤, 현수는 빠른 걸음으로 편의점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이제 그가 향한 곳은 대로변에 위치한 스타벅스.

커피 주문을 바로 마친 뒤, 빈자리를 찾아 앉은 현수는 다시 주식앱을 켰다.

어느덧 오후 4시!

마침내 시간외 단일가 매매(오후 4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시작되고 있었다.

사실, 조금 전 장후 시간외 거래가 심상치 않아, 유심히 호가창을 보던 현수.

그런데 그의 두 눈은 바로 커지고 있다.

‘와! 이건 또 뭐야?’

주식 투자가 이렇게 다이내믹할 수가!

7,020원 종가로 정규장을 끝냈던 경동건설.

그러나 지금 호가 창에서 몰리고 있는 동시호가, 그건 무려 7,370원을 가리키고 있다.

+5% 상승!

매수세도 아주 살벌하다.

‘이거 잘하면 다시 불붙겠는데!’

긴장한 듯 두 손을 이리저리 비비는 현수.

그는 얼른 주식주문 앱을 열고, 자신의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지금 시외 거래가 무섭게 뛰고 있다는 건, 바로 다음 날 다시 폭등세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세력의 장난이든 혹은 동호회 투자자들이 갑자기 몰려서 생긴 일이든, 그건 상관없다.

이런 현상이 터지면, 다음 날 바로 시초가 갭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주 크다.

그렇다면 지금 바로 이 순간!

아주 판단을 잘해야 한다.

오후 4시 9분 15초.

이 순간, 현수는 재빨리 주가에 미친 듯이 집중했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숫자들을 보게 되었다.

7,720원!

이 숫자는 바로 앞으로 10분 뒤의 호가다.

물론, 현재 매매 자체가 10분 단위로 체결되는 단일가 매매이다 보니, 이 호가가 다음번 단일가로 결정될지 안 될지, 그건 현수로서는 100% 확신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자신이 본 숫자가 단지 4시 19분 40초의 호가라고 한다면, 단 20초 사이에도 호가가 심하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수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고, 얼른 손가락을 움직였다.

현 시각(오후 4시 9분 45초)에 집중되고 있는 동시호가 7,370원!

‘음. 7,370원이라··· 이거라도 절대 놓치면 안 되니까···.’

그래서 현수는 안전 빵으로 바로 한 칸 위쪽, 7,380원에 매수주문을 던졌다.

총 901주 매수주문.

물론 이 상황의 안전성을 100% 확신할 수가 없어, 현수는 자신의 원금만 가지고서 7,380원 주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그리고 몇 초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띠링!

「매수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다행히 매수 체결가는 단일가로 확정된 7,370원!

그렇다면 이제 그 다음 호가가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그 사실을 주목하기도 전에 현수의 두 눈은 한없이 커지고 있다.

‘5백만? 5백만 주?’

무려 5백만 주 가량의 매수주문.

이것이 갑자기 우르르 몰리고 있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호가 창은···.

와! 시외 상한가!

바로 +10%로 올라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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