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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159화 (159/225)

제159화

159. 일본(2)

“너도 간다고?”

“응! 네가 가는 곳은 나도 가야지!”

짐을 싸고 있는데, 언제 왔는지 최서현이 해맑게 대답했다. 같이 일본에 가겠다고.

하지만 강수호는 완강히 반대했다.

“안 돼. 너무 위험해.”

중국 때처럼 훈련 같은 걸 하러 가는 게 아니었다. 일본도 중국처럼 높은 총리가 마인일 수도 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꼴이지만,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상황을 해결해야 했다. 마인들이 시련의 위치를 알기 전에.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안 돼.”

“치…….”

단호함에 그녀의 고개가 내려갔다.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반응할지는 몰랐을 것이다.

“돌아와서 보자. 알겠지?”

“알겠어. 어디 다쳐서 돌아오지나 말고.”

최서현은 강수호와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고 곧장 집을 나갔다. 애교(?)를 부려도 허락해 주지 않을 것 같았다.

“몰래 가면 되지.”

허락을 받을 수 없다면 몰래 가면 된다. 몰래 비행기 옆자리를 예약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강수호, 너는 나를 너무 얕봤어.”

가지 말라고 해서 안 가는 나이는 한참 전에 지났다. 이제는 자기 생각으로 몸을 움직여야 할 때.

“비서 언니! 내일 아침 일본 가는 표 예약해 주실 수 있나요?”

곧장 휴대폰을 들고 잘 아는 언니에게 전화했다. 비밀을 잘 지켜 줄 수 있을 만큼의 친한 비서 언니.

강수호 몰래 그를 따라가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였다.

* * *

일본으로 가는 건 당장 내일로 정해졌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으니까.

“조심히 갔다 오십시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위험하면 도망치면 되니까요.”

더군다나 타국에서 S급 헌터를 빌려오는 일.

일본에서 어느 정도 중요하게 대해 주지 않으면, 자기 나라 망신일 테니, 오자마자 암살 같은 건 하지 않을 거다.

‘솔플 A급 던전.’

이번에 일본에서 강수호가 맡게 될 A급 던전. 문제는 혼자 A급 던전을 클리어해야 한다는 거다.

‘거기서 죽일 계획이겠지.’

솔플 던전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직감할 수 있었다. 귀찮게 계획 세울 필요 없이, 던전에서 죽이겠다고.

‘자기 헌터들도 클리어하지 못하니까, 나는 당연히 못 할거라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건 일본의 착각에 불과했다.

오래 걸리겠지만, 충분히 가능했다. 그렇기에 일본 비행기에 오르는 거니까.

“이만 가겠습니다.”

“조심히 가십시오.”

작별 인사를 건네고 비행기에 올랐다.

* * *

“금방 도착하네.”

일본이라 그런지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다. 컨디션도 좋아 금방이라도 몬스터를 때려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 내리자.”

잔뜩 긴장하며 비행기에서 내렸다.

예상과는 다르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총알이 날아올 수도 있을 테니까.

“평범하네.”

선글라스를 쓴 채로 일본 공항에 도착했다.

예상대로 공항은 평범했다.

출장을 끝내고 돌아와 가족의 품에 안기는 남자.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가족까지.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공항의 풍경이었다.

“강수호 헌터!!”

“음?”

주변을 둘러보는데 누군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일본어가 아닌, 어눌한 한국의 발음으로.

“강수호 헌터! 여기 있습니다!”

팻말을 들고 외치는 일본 남자. 자세히 보니 일본 헌터 협회의 직원이었다.

가까이 가자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강수호 헌터군! 저는 일본 협회 인사과 팀장, ‘아이오’라고 합니다!”

“예, 반갑습니다. 강수호입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일본어로 하셔도 됩니다. 그것보다 어디로 가는 겁니까?”

중요한 건 인사가 아니었다.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탔다고 하지만, 고작 오전 10시.

‘바로 던전은 가지 않을 텐데.’

바로 던전에 가지 않을 거다.

언뜻 보면 평범한 공항이겠지만.

‘기자들이 있네.’

소수의 언론사가 카메라를 들고 자리 잡고 있었다.

아무리 조용히 처리했다지만, 비밀은 완벽하지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바로 호텔로 갈 겁니다!”

“쉬군요.”

다행히 우려했던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쉬면서 훈련도 해야겠네.’

호텔에서 편하게 쉬다가 던전을 클리어하라는 것. 나쁘지 않은 대우였다.

“그럼 이동하시겠습니다!”

“예, 그전에 공항에서 먹을 거 좀 가지고…….”

아침을 먹지 않아 굶주린 배. 먹을 걸 포장하기 위해서 식당으로 향하려 하자…….

찰칵.

“……?”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려온다.

처음에는 한두 번만 들려오더니.

찰칵!

찰칵!

“눈부셔.”

눈이 부실 정도로 플래시가 터지기 시작했다.

“지나가겠습니다! 비켜주십시오!”

어느새 보디가드들이 나타나 기자들을 막아내며 차로 이동했지만.

“잠시만요.”

슈아아악!

어느새 파란빛을 내뿜으며 사라진 강수호.

‘어디 가셨지?’

갑자기 사라져 꽤나 놀랐다.

위에서 특별히 관리해야 할 헌터라고 알고 있었으니까.

빠르고 주변을 둘러보며 찾아내자.

“여기 프라이드랑 양념으로 한 마리 주문 가능할까요?”

“금방 튀겨드리겠습니다.”

“……엥?”

어느새 브랜드 치킨집에 텔레포트한 강수호.

그 모습에 아이오는 어지러울 따름이다.

* * *

“하암~ 피곤해. 아침부터 왜 부른 거야?”

“그러게, 피곤하다.”

훈련장에서 대충대충 스킬을 쓰며 잡담을 나누는 두 남녀.

아침부터 훈련하라니 귀찮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를 알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말?”

“예, 한국에서 헌터가 온다고 합니다.”

바로 옆 나라에서 헌터가 온다고 한단다. A급 던전을 클리어해 줄.

“심심했는데, 마침 잘됐네. 처음부터 작살을 만들어야지.”

“데크루. 우리 손님이야.”

“걱정하지 말래도. 반만 죽이면 되잖아. 안 그래도 과보호해서 심심했는데.”

데크루, 일본의 뛰어난 암살자가 입맛을 다셨다.

‘암살의 대가(S급)’라는 재능을 가진 뛰어난 암살자. 던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임무에 투입되는 그.

그런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훈련만 하려니, 몸이 근질거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마음대로 하라고 내버려 두면 큰 일을 벌일 게 분명했다.

“그래도 안 돼. 총리가 한 말 못 들었어?”

“알겠어, 그놈이 먼저 시비 걸면 칼 좀 써도 되지?”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렇게 하든가.”

“예스!!”

부분적인 건 허락했다.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 건 나나호가 가장 싫어하는 것.

“저 좀 쉴게요.”

“예, 나나호 님.”

잠시 쉬기 위해 근처 벤치에 앉았다.

물병을 들이켜며 강수호에 관해 검색했다.

[떠오르는 유망주……. 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재능.]

다양한 기사들이 떠올랐다. 모두 강수호에 대한 칭찬이 가득한 기사들.

“음? 이건 몰랐는데?”

중국 협회 내에서의 전투에서 살아남았다는 기사를 발견했다.

밑으로 내려가 보니 몇 개 더 있었다.

‘클로운이 죽어?’

간부 3위가 죽었다는 것까지.

기사에는 강수호가 죽였다고 나왔지만…….

‘그 정도로 강하지는 않을 건데.’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정도 힘을 가진 건 아닐 거다.

‘시험해 볼 필요가 있겠어.’

기사에 쓰여 있지 않은 비밀이 많을 것 같았다.

클로운을 죽일 만한 실력을 가진 누군가 개입했을 터.

“누구지……. 마일런? 아니면 마커슨인가?”

클로운을 죽일 수 있을 만큼의 강자를 떠올렸다. 그 정도는 돼야 분신까지 써대는 클로운을 죽일 수 있을 터.

“올라가야겠네.”

하지만 아무리 기사를 뒤져도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강자 모두가 다른 장소에 있었다.

훈련도 대충 끝났으니, 호텔로 올라가기로 했다.

“나 먼저 갈게.”

“난 좀 더 훈련하다가 갈게~ 먼저 가 있어.”

아침이라 그런지 피곤하기도 했고.

지하 1층의 훈련장을 빠져나와 곧장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강수호……. 강수호…….”

그의 이름을 되새기며 방이 있는 층 버튼을 눌렀다.

띵.

“벌써 왔나?”

10초도 지나지 않았으니, 자신의 방이 있는 층은 아닐 것이다. 적어도 1분은 지나야 방에 도착할 수 있을 테니까.

‘1층?’

고개를 올려 확인 해 보니, 도착한 층은 1층.

스르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더니.

“알아서 하겠습니다. 이만 들어가 보죠.”

“……?!”

“불편하신 거 있으시면 꼭 저한테 이야기해 주십시오!”

“예.”

익숙한 남자가 눈에 보였다.

방금까지만 해도 그의 기사를 보고 있었으니 금방 알 수 있었다.

스르륵.

띵.

문이 닫히고 조용해진 엘리베이터 안.

바삭.

그런 엘리베이터에서 치킨을 베어 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와……. 맛있겠다.’

아직 아침밥을 먹지 않아서 그런지 배가 고픈 참. 입 안에 고인 침을 꿀꺽 삼켜내자.

“드실래요?”

“예?”

강수호가 치킨 한 조각을 건네주었다.

주먹만 한 크기의 프라이드 치킨.

“잘 먹겠습니다!”

망설임 없이 받아 들었다. 그다지 위험하진 않을 테니.

바삭!

치킨을 베어 물자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예전에 먹었던 브랜드 치킨과 다른 맛이었으니까. 나쁜 뜻이 아닌, 좋은 뜻으로.

‘진짜 맛있네.’

강수호도 그가 놀란 걸 알았는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스승님이 만들어주신 조미료를 뿌려봤는데, 맛 괜찮죠?”

“예! 엄청 맛있어요!”

띵.

때마침 도착한 층.

“좋은 하루 되시길.”

강수호가 먼저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갔다.

그는 두 손 가득 담긴 치킨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불러 세우려 했지만, 이미 늦어 버렸다.

“물어볼 게 있었는데. 벌써 가 버렸네.”

치킨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 때문에 몇 가지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했지만.

‘한 달 정도는 있을 테니까 나중에 물어보면 되겠지.’

시간은 충분하다.

훈련장이 바로 밑이라 잘하면 오늘 다시 만날 수도 있을 테고.

“밥이나 먹어야지.”

배가 등에 붙었다.

치킨으로 식욕을 돋웠으니, 밥을 먹을 시간.

휴대폰을 들고 금방 오는 음식을 배달시켰다.

* * *

“배부르다.”

강수호는 치킨 두 마리를 뜯고 배를 두드렸다.

원래는 오늘 이곳에서 잠이라도 자면서 쉴 계획이었지만.

“소화도 시킬 겸 주변도 둘러봐야지. 밑에 훈련장도 있다니까.”

호랑이 굴에 들어간 격이니 편히 쉴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지하 1층이라고 했지?”

대충 준비를 마치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시간은 오전 11시.

“밥 먹을 때쯤 끝내면 되겠네.”

시간은 충분했다. 아마 훈련이 끝나면 다시 공복이 될 터.

띵.

얼마 지나지 않아 지하 1층 훈련장에 도착했다.

스르륵.

“오.”

문이 열리며 광대한 훈련장이 눈에 띄었다.

다양한 훈련 기구가 배치되어 있는 훈련장. 그리고 그 주변에 존재하는 관객석들.

“괜찮네.”

훈련하기 딱 좋은 곳이다. 넓은 강당이 있어서 뛰기도 좋고.

“몸 좀 풀어볼까.”

간단한 체조와 함께 강당을 뛰기 시작했다.

몇 바퀴 뛰다가 소화가 된 듯하여 검을 휘두르려는데…….

“놀랐지!”

바로 옆에서 갑자기 나타난 닌자 복 차림의 이상한 남자.

무시하고 훈련이나 하려고 했으나.

“검이나 휘두…….”

“너, 나 무시하냐? 대화 좀 하지?”

툭툭 건드리며 시비를 걸어온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다시 무시했지만.

휘익!

“…….”

“히힉.”

이번에는 무시 못 할 정도의 시비를 걸었다. 단검을 던지는 것.

“어휴.”

또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정도쯤은 무시할 만하다.

‘검 휘두르면서 피하는 게 훈련도 좋겠네.’

그뿐만 아니라 훈련에 좋을 것 같아 단검을 피하며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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