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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155화 (155/225)

제155화

155. 지옥 훈련(1)

“요양 끝이다!”

인천 공항에서 소리쳤다.

30일간의 긴 요양이 드디어 끝나 한국으로 돌아왔으니까, 이제부터는 빡빡하게 훈련을 시작해야 할 때다.

“준비되면 다시 그쪽으로 돌아와야겠지.”

원래 같았으면 중국에 계속 있을 예정이었다.

마인들은 엘프 던전이 시련의 시작이 되는 던전이라는 걸 아직 모른다.

기사를 확인해 보니, 여전히 엘프 던전은 닫혀 있었고.

“시련은 내가 먼저 연다.”

각오를 다지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이제는 길드도 나갔으니 집만이 유일한 목적지였다.

“나 먼저 간다.”

친구들을 뒤로하고 먼지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여 문을 열자 보이는 그녀.

“엄마!”

“수호 왔니?”

전보다 안색이 몇 배는 좋아졌다. 스승님들이 주신 다양한 보약 덕분인 것 같았다.

전에 먹은 엘릭서도 있고.

“밥부터 먹자.”

“반찬은 뭐야?”

“된장찌개에 좋아하는 콩나물무침.”

“우효!”

반찬까지 모두 강수호가 좋아하는 것들. 김치찌개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이 바로 된장찌개였다.

“잘 먹겠습니다!”

식탁 위에 놓인 진수성찬.

숟가락과 젓가락을 동시에 들고 허겁지겁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숨 한 번 내쉬는 동안 음식들이 사라진다. 많은 양의 콩나물무침과 된장찌개가 입 안으로 들어간다.

쉴 새 없이 들이붓고 나서야.

“잘 먹었습니다!”

배가 임산부만큼 부풀어 올랐을 때,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았다.

“그런데 수호야.”

“예?”

먹었던 그릇을 정리하고 있자 그녀가 조심스레 다가온다.

두 팔을 잡더니.

“어, 엄마?”

“이번 주까지는 계속 집에 있으렴.”

“…….”

초록색 줄기로 강수호를 꽁꽁 묶었다. 힘을 줘도 풀리지 않을 만큼.

“갑자기 왜 이러시는 거예요?”

의문이 들었다.

엄마는 갑자기 몸을 포박하더니, 방에 넣어 두었다.

어떻게 된 건지 늦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우리 아들, 중국 갔다 왔지?”

“으, 으흠…….”

말하지 않았던 사실이 벌써 그녀의 귀로 들어간 것.

아마 한국 협회 회장이 말했을 것이다.

‘저번에 말하겠다고 했으니까.’

조금 걱정할 것 같긴 했어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몸을 묶다니…….

그것도 이제는 S급 헌터를 뛰어넘는 힘을 가진 강수호가 풀지 못할 정도로 강하게 묶었다.

“으윽! 도대체 뭐로 묶으신 거예요?”

“네가 키운 식물 있잖아. 그 식물 남은 줄기야. 쉽게 풀지는 못할 거란다.”

다름 아닌 뽀삐의 줄기였다. 그래서 쉽게 풀리지 않는 것이다.

“방에서 쉬고 있으렴. 거기는 도대체 왜 갔는지…….”

정신 나간 괴물들이 넘쳐나는 곳에서 살아남았다.

죽을 뻔한 위기를 겪었으니, 엄마로서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딸깍.

방문이 잠겼다.

움직이지조차 못할 정도로 강하게 포박되어 있었다.

“용용아.”

“웅?”

“이거 좀 풀어줘.”

오랜만에 만난 용용이에게 풀어달라 호소했지만…….

“안 돼! 할머니가 안 풀어준대!”

풀어줄 리 없었다.

일주일 정도 시간이 지나면 풀어주겠지만…….

“오늘 차원 이동 조건이 풀렸는데, 이렇게 있을 수는 없지.”

30일 만에 차원 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스승님들을 볼 수 있다는 뜻.

“용용아, 미안하다.”

지금 당장 가도 늦다.

빠르게 힘을 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마인이 없어지는 속도보다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다.’

제일 문제 되는 건 지금도 바퀴벌레처럼 늘어나고 있는 것이 마인이다.

“나 좀 갈게. 차원 이동.”

조금 커진 용용이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고 파란빛을 내뿜었다.

방 안에서 완벽히 사라지는 강수호.

“할머니한테 일러야지~”

물론 용용이는 크면서 아빠 말을 듣지 않았다.

곧장 그녀에게 가 이 사실을 알렸다.

슈아아악!

파란빛을 내뿜으며 초록색 들판에 소환되었다. 포박은 여전했지만.

‘스승님들이라면 이 정도 포박쯤은 가뿐히 제거할 수 있겠지.’

문제 될 건 없었다.

산 하나도 가뿐히 쓰러트리는 사람들인데. 고작 줄기 가지고.

“그럼 이제…….”

오랜만에 돌아온 마을.

스승님들을 찾기 위해 고개를 들어 올리자…….

“……벌써 오셨네요?”

“…….”

팔짱을 낀 채로 강수호 주변을 빙 둘러앉아 있는 스승님들을 볼 수 있었다.

벌써 온 게 아니었다.

“기다리고 계셨나?”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

땅에 검을 꽂은 아힐런이 강수호의 물음에 답했다.

차원 이동을 느끼고 여기로 정확하게 온 게 아니었다. 강수호가 사라진 부분에서 하염없이 기다린 것.

그들은 시간의 흐름에 그렇게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일단 이 포박부터…….”

스걱!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줄기가 베어졌다.

“어……. 여러분?”

“다시 뉴비라고 불러도 되겠구나. 뉴비야.”

할튼이 다가와 말했다.

어깨를 톡톡 치는 그 행동에서 위압감을 느꼈다.

‘뭐지? 뭔가 느낌이 싸한데.’

쌀쌀한 바람이 온몸을 감싸 안는 기분이었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자…….

“나는 이만.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수, 수고하게나.”

“할튼 스승님?”

할튼이 먼저 사라졌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자 점점 다가오는 스승님들.

가장 먼저 다가온 스승님은 샬론.

줄기가 베어진 덕분에 몸은 움직일 수 있었지만.

“오늘 하루는 길 거란다.”

“……!!”

도망칠 수도 있었다.

달려드는 스승님들.

젖 먹던 힘까지 쥐어 짜내어 도망가기 시작했다.

* * *

“허헉!”

“그래도 저번보다는 낫네. 5초 정도 도망쳤으니까.”

“5초는 너무 짧은데요.”

숨을 헐떡이며 들판에 누웠다.

그 위에서 샬론이 입을 열었다.

“네가 갑자기 날 낚아채서 얼마나 놀랐는지 아냐?”

“그때는 너무 급해서…….”

샬론이 대표로 말했다.

편히 쉬고 있던 그때, 갑자기 지구로 끌려갔으니까.

그래도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그래도 밖도 보고 좋긴 좋았지. 답답한 곳에서 처음으로 나간 거니까.”

넓은 감옥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새로운 세상을 봤으니,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된 건지 설명 좀 할 수 있지?”

“당연하죠.”

물론 차원 이동을 한 달 동안 못한 것과는 별개다.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샬론을 끌고 갔는지. 기나긴 설명이 이어지고 나서야…….

“그래서 이렇게 만신창이로구나?”

“예, 레릴 아줌마.”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상황이 워낙 급박한 게 말로도 느껴졌으니까.

“그래서? 해결은 잘했고?”

“예! 진짜 잘 해결했습니다. 아직 몸은 다 완치 못 했지만.”

모두 해결되었다.

걱정거리는 늘었지만, 눈앞의 걱정이 사라졌다는 게 좋았다.

“내가 와서 한 달 페널티를 받았다고?”

“예, 그리고 능력치가 반으로 깎인 페널티도 받았습니다.”

사정을 전부 설명했다.

“그럼 난 쉬러 갈게.”

모든 이유를 들은 몇몇 스승님이 발을 움직였다.

모두 힘을 가르쳐 주신 스승님들.

약 열 명이 모두 사라지고 나서야.

우두둑.

“…….”

“우리도 해야지?”

스승님들이 저마다 몸을 풀었다.

한 달 동안 강수호를 훈련 시키지 못했다. 더군다나 자기 훈련 때문에 스승님들도 보지 못했으니…….

“몸이 간지럽구나!!”

몇십 명이 넘어가는 스승님들이 강수호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방금처럼 도망칠 수도 없었다. 누군가의 손에 이미 붙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세요?”

고개를 돌려 자신을 잡은 스승님을 확인했다.

밀짚모자를 쓰고 입에 강아지풀을 물고 있는 스승님.

“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말을 하다 말고 거대한 낚싯대를 꺼내었다.

거대한 낚싯대를 보자 이제야 생각났다.

“금런이라고 하네. 반갑군.”

“낚시하시는 스승님?”

바다에 가서 돌에 걸터앉아 낚시하다가 강수호가 왔다 하면 달려오는 스승님.

제일 마지막에 걸릴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자! 그러면 낚시를 배우러 가 볼까?”

하지만 그닥 기대하지 않았다. 낚시는 싸움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스승님은 스승님.

‘충분히 배울 게 있겠지.’

몇 만 년 동안 낚시만 했는데, 뭔가 배울 게 있을 거다.

배울 게 없으면 이상한 것.

각기 다른 힘을 가진 절대자들이니까.

“바다로 가자!”

“옙!”

곧장 낚싯대를 들고 바다로 이동했다.

무언가 배울 게 있어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했지만.

“…….”

한 시간.

“하암~”

두 시간.

“피곤하네.”

그렇게 다섯 시간이 넘게 지났는데도 크게 배울 점은 없었다. 그저 함께 낚시하기 위해서 자신을 잡은 것 같았다.

그와 반대로 금런은.

“월척이다!”

낡은 낚싯대로 거대한 대물을 낚아 올랐다.

그냥 평범한 물고기가 아니었다.

“……진짜 크네요.”

20층 아파트 정도 크기의 물고기. 입이 쩍 벌어질 만한 크기였다.

“그런데 저는 왜 안 낚이는 건가요?”

하지만 강수호의 낚싯대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마치 넌 싫다는 것처럼.

“물고기가 뉴비를 싫어하는가 보다.”

“정말요?”

“정확한 이유는 아니지만, 아마 그럴걸? 그렇게까지 안 낚이는 경우는 없거든.”

딱히 큰 이유는 아니었다. 그저 물고기가 강수호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잡히지 않는단다.

“더 기다려 보죠.”

좋아하지 않는다면, 좋아하게 만들면 되는 법.

지금까지 역경을 다 그렇게 해결하지 않았는가.

“충분히 기다릴 수 있습니다. 잡힐 때까지 기다리죠. 뭐.”

하루든, 이틀이든 기다리기로 했다.

“마음대로 해. 그래도 안 잡힐 수도 있는데.”

낚시는 기다림이다.

기다리지 않으면 물고기는 잡히지 않는다.

‘과연…….’

미끼를 끼우고 낚싯줄을 던진 금런이 미소를 지었다.

강수호를 가르친 괴물들에게 듣던 내용이 있었다.

‘역시 재능은 없군.’

재능이 없다는 것. 그것도 엄청.

그런데도 절대자들이 강수호를 가르칠 때 뭐라 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끈기가 엄청나군.’

끈기가 산을 넘어갈 정도로 높다는 것.

아마 이 상태로 1년이 지나도 끈기로 버텨낼 것이다.

그런 끈기가 절대자들을 이끌었으니까.

‘가르칠 맛이 있어.’

재능이 없어도 가르칠 맛이 있었다.

유연한 고무줄과 다르게 묵직하고 거대한 돌과 같은 느낌.

고무줄이 유연해서 놀 맛이 있다면, 돌은 천천히 밀어내는 맛이 있다.

‘오늘 훈련은 별거 없다.’

그렇기에 이번에 강수호를 고른 건 금런.

낚시보다 인내심이 좋아야 할 건 없을 거다.

‘인내심 시험. 오늘 훈련은 그게 전부다.’

그것이 오늘 훈련이었다.

힘, 기술보다 중요한 것이 인내심이다.

인내심이란 실전이다.

사자가 사냥감을 사냥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사냥 기술이 아니다. 물론 사냥 기술이 중요하긴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인내심.

사냥감이 방심한 그 틈을 기다렸다가 단 한 번의 기회로 목을 물어뜯는다.

“월척이다!”

“……또요?”

강수호와 반대로 금런은 연속으로 월척이 낚였다.

옆에서 보고 있던 강수호가 연신 한숨을 내쉬었지만.

“기다림…….”

포기하지 않았다. 설령 여기서 묫자리를 차린다고 해도 절대로.

그 상태로 하루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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