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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151화 (151/225)

제151화

151. 이상한 던전 게이트(1)

“으으…….”

온몸이 쑤신다.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태에서도 있는 힘껏 손을 뻗어 외쳤다.

“차원……. 차원 이동!”

마지막 가능성. 강수호는 도박과 비슷한 확률의 낮은 가능성에 기대보기로 했다.

차원 이동을 사용했지만,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물약을 꺼낼 상태도 아니야!’

시간이 없다.

손만 차원 이동시켜서 누군가를 집어냈다.

“마지막……!”

파란빛이 내뿜어졌다.

검은 복장의 누군가 다급히 나왔고…….

털썩.

그것이 강수호의 마지막이었다.

재생력이 파괴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

마을에서 차원 이동된 검은 복장의 여자.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더니 단검을 꺼내 들어 휘둘렀다.

* * *

“쿨럭! 쿨럭!”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기침이 반복되었다.

눈을 뜨려곤 노력해도 쉽게 떠지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눈을 손으로 막고, 배를 차는 듯한 기분.

‘죽을 것 같아.’

“쿨럭! 쿨럭!”

쉽게 숨을 내쉴 수 없었다.

들이쉴 수도 없을 정도의 기침이 한참이나마 진행되더니.

“으하!!”

겨우 숨을 들이쉬며 눈을 뜰 수 있었다.

진정되기 위해서 호흡을 반복했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네.’

그와 동시에 인벤토리에서 물약을 꺼냈다.

모든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SSS급 최상급 물약.

꿀꺽! 꿀꺽!

“아악!”

하지만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아지기는커녕 부서진 뼈가 폐를 압박하여 생긴 상처가 지독하게 아팠다.

띠링-!

-지독한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SSS급 최상급 물약이라도 모든 걸 치료할 수 없습니다.

“…….”

더군다나 최상급 SSS급 물약으로 치료할 수 없었다. 자연적으로 치료할 수밖에.

“병원인가.”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중국어로 적힌 병원 이름. 소독약 냄새와 피비린내 냄새로 가득한 병실.

‘살았다.’

주변을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죽지 않고 살았다는 것을.

이렇게 입원해 있는 거 보면 친구들도 살아 있을 거다.

“스승님이 아니었으면, 죽을 뻔했어.”

다행히도 생각해 두었던 도박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그 덕분에 목숨을 유지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좋은 것만 있을 수 없는 법.

-갇힌 누군가를 차원 이동시켰습니다.

-한 달 동안 차원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무모한 스킬 사용으로 인해 능력치가 50% 감소되었습니다.

“하하하하.”

거대한 페널티가 연속으로 들어오자 저절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무리 그래도 한 달 동안 차원 이동이 불가능하다니.

그뿐만이 아니었다.

“무모한 스킬 사용으로 인해 능력치가 50% 감소…….”

원래 능력치의 반이나 감소되었다고 한다. 당분간 무모한 행동은 절대 금지다.

중국에서 훈련하는 것도 끝내야 할 수도 있는 상황.

“죽는 것보다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

목숨이 제일 중요하다. 힘, 명예, 부 같은 건 일절 상관없이.

“일단 쉬어야겠네.”

움직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회복하기 위해선 우선 쉬어야 한다.

“아파 죽겠네.”

손가락 하나를 움직일 때마다 온몸 곳곳이 쑤신다. 침대에 앉아 있는 것도 손톱에 남아 있는 힘으로 유지한 것.

“커어…….”

눕자마자 곧바로 잠이 들었다.

곧이어 깊은 잠에 빠지기 직전에.

똑똑.

“으, 음냐?”

누군가 병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잠이 깨 버렸다.

“들어오세요.”

이곳은 병원이니, 마인이 나타날 걱정은 없다. 아마 병실 주변을 S급 헌터 이상의 사람들이 지키고 있을 터.

들어오라고 말하자…….

드르륵.

“강수호 헌터군!!”

“협회 회장님?”

문이 열리며 익숙한 사람이 들어왔다.

한국의 협회 회장인 이용욱.

“어떻게 여기 계시는 거죠?”

“당연하죠! 한국의 미래가 되실 헌터분께서 큰일이 일어났다고 하는데, 제가 어찌 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중국 협회 회장이 사실 마인 협회를 돕고 있는 거대한 사건.

그런 사건에 휘말린 당사자가 자국의 헌터였으니 오지 않는 건 이상했다.

“그래도 다들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얼마나 마음 졸이면서 왔는지.”

“그러게요. 죽을 뻔했습니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전 세계가 중국을 적으로 돌릴 만큼 충격적인 일.

그런 일에 목숨을 건졌으니, 로또 맞을 운이 따랐다 생각해야겠지만…….

“그리고 클로운도 죽었다 하더라구요.”

“3위 간부 말씀이신가요?”

“예, 미치광이 광대.”

운 따위가 아니었다.

확실한 실력.

“혹시 몰라 여쭙습니다만…….”

의자에 앉으며 조심스레 강수호에게 질문을 던졌다.

“클로운을 쓰러트리신 분이 혹시 강수호 헌터분 스승님이십니까?”

이용욱은 그와 동시에 휴대폰을 꺼내 녹화된 화면을 보여주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이 여자분의 신원이 조회가 되지 않아서 말입니다.”

광대 가면을 쓴 클로운을 단검 한 자루로 쓸어 버리는 말도 안 되는 일을 검은 복장의 여성이 혼자서 해내 버렸으니까.

“예, 맞습니다.”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지 숨길 필요도 없었다.

‘다 눈치챈 것 같은데.’

대부분이 눈치챘을 거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더라도 그렇게 빨리 강해질 수는 없다고.

“대단하신 분들이군요.”

이용욱은 감탄한 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녹화된 장면에서는 샬론의 잔상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렇죠, 대단하신 분들이죠.”

강수호도 이용욱의 말에 동의했다.

스승님들은 대단함을 넘어서 감탄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의 괴물 같은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혹시 이분을 이곳으로 다시 불러올 수는 없습니까?”

“여기로요?”

“예, 그러면 이런 사태를 금방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용욱은 그런 괴물들이 필요했다.

마인 협회, 간부 3위를 쓰러트린 괴물을 말이다.

‘그런 괴물이 있다면, 이 세상도 편해지겠지.’

한 명뿐만이 아닐 거다.

강수호 능력을 보면 최소 열 명, 그 이상.

“혹시…… 가능할까요?”

그렇기에 이용욱은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다.

그들이라면 마인 협회를 실제로 없앨 수도 있을 터.

“그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용욱이 말하는 건 불가능했다.

페널티를 없앨 방법을 찾지 않는 이상.

“스승님을 불러내는 건 엄청난 페널티를 동반하거든요.”

“페널티 말입니까?”

“예, 저번에도 이런 일이 비슷하게 생겨서 힘들었습니다.”

거대한 페널티.

이번엔 두 번째여서 더 큰 페널티를 받았다.

“이번에는 한 달 동안 능력치가 반으로 깎여서 말입니다.”

“반이나…….”

과자 까먹는 것처럼 쉽게 스승님들을 꺼낼 순 없었다.

스승님을 꺼낸 일도 거의 도박에 가까운 행위였으니까.

“협회 회장님만 알고 계십시오. 다른 사람이 알고 있지 않았으면 합니다.”

“당연하죠! 무덤까지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비밀을 유지한다는 약속을 받고나서야 이야기를 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이야기를 모두 이야기하고 나서야.

“들어가십시오.”

“편히 쉬십시오!”

이용욱이 병실을 빠져나갔다.

모든 궁금증이 풀렸으니, 마땅히 이야기할 것도 없었다.

“피곤하다.”

협회 회장이 가고 나서 금방 침대에 누웠다.

푹신한 침대의 촉감에 금방 잠이 들것 같았지만.

“일어나야지.”

한국 협회 회장도 본 김에 친구들의 상태도 확인해 보고 싶어 침대에서 일어났다.

문을 열고 밖을 나가자 먼저 보이는 건 TV였다.

[중국 협회 회장의 일은 모르는 일이라며 중국의 왕이 눈을 돌렸…….]

TV에서는 이번에 일어난 중국 협회 회장과 관련된 일에 대해 보도하고 있었다.

‘저런 거 안 잘리나?’

뉴스 앵커의 말은 신기할 정도로 날카로웠다.

중국 협회 회장이 친일파라면서 욕하는 건 기본.

“아예 덮어씌울 작정이네.”

앵커의 말을 들으며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모든 걸 죽은 중국 헌터 협회 회장에게 덮어씌우려는 작정이라는 걸.

“세상 무서워서 살겠나.”

잔뜩 한숨을 내쉬며 친구들이 있는 병실을 찾았다.

“여기다.”

양유혁의 병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감각이 둔해진 터라 그닥 느껴지는 건 없었다.

드르륵.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뭐야?”

“…….”

인상이 찌푸려졌다.

감각이 아무리 둔해졌다지만,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마기?’

양유혁이 가진 마기보다 진한 마기가 느껴졌다.

누가 왔다 갔다는 걸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아빠가 왔다 갔냐?”

“……모르겠다.”

천마가 왔다 갔다는 걸.

도대체 천마는 누구 편인지 모르겠다.

‘적은 확실한데, 하는 거 보면 꼭 진짜 아빠 같단 말이야.’

그것도 기러기 아빠.

아들의 안부를 보러 온 평범한 아빠 같았다.

“나보다 괜찮은 것 같은데, 일어나지?”

“꺼져.”

“그래, 간다~”

그닥 이야기할 기분은 아닌 것 같았다.

워낙 신출귀몰한 남자라 잡기도 힘들 것 같고.

“다음은 이수현…….”

유혁의 옆 병실이 이수현의 병실이었다.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친군데 안 돼요?”

“죄송합니다.”

그 앞에 여럿 존재하는 거대한 보안 요원들.

강수호도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환영하지도 않는 것 같으니, 그다음은…….’

다음 병실로 넘어가기로 했다.

바로 옆 병실에 ‘최서현’이란 이름이 적혀 있었다.

‘찾았다.’

아까부터 찾고 있던 이름이었다.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여기도 있네.”

병실에 들어가려 하자 막는 보안 요원들.

이수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드르륵.

“……?”

보안 요원이 제지할 때쯤, 열리는 문.

“들어오게 해 주세요. 남자친구예요.”

“나, 남자친구?!”

남자친구란 말에 보안 요원들의 눈이 커졌다.

회장님께 말해야 하냐며 큰 소리를 냈지만.

“아빠도 알아요.”

“아하……. 죄송합니다.”

회장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예, 옙!!”

보안 요원들을 지나쳐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안부를 물으려 방문한 것이지만…….

“다친 곳은 괜찮……. 커헉!”

퍼억!

배에서 느껴지는 강한 타격.

능력치가 반으로 떨어진 몸으로 이런 공격은 버텨낼 수 없다.

“자, 잠시만!”

“너 진짜 죽을 뻔한 거 알아?”

하지만 그 행동엔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산처럼 쌓인 마인들. 그 마인들을 천천히 뚫어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강수호.

“너, 너 진짜 죽을 뻔했다고.”

“…….”

저번처럼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었을 만한 일.

“괜찮아, 왜 울고 그래?”

“몰라.”

“아악!”

안으려 하자 발로 배를 차 버렸다.

아직 화가 다 풀리지 않은 듯하다.

“그래도 결과가 좋았잖아?”

“결과만 좋으면 뭐 해. 이렇게 다 중상인데.”

아마 한 달 동안은 병원에서 요양해야 할 거다.

물론 강수호는 그럴 계획이 없었다.

“나는 바로 던전으로 가 보려고.”

“뭐? 장난쳐?”

당연히 최서현은 반대였다.

능력치 50%가 떨어진 상태에서 던전을 가는 건 자살이나 다름없으니까.

하지만 몬스터가 나오는 던전에 갈 생각은 없었다.

“여기 갈 거야.”

강수호는 바로 몬스터가 나오지 않고 엘프만 나오는 신기한 던전에 갈 예정이었다.

더군다나 던전 게이트 밖에서는 엘프 두 명이 지키고 있단다.

‘좀 쉬다가 바로 가야지.’

조금만 요양하다가 바로 갈 생각이다.

언제 사라져도 신기하지 않은 던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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