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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147화 (147/225)

제147화

147. 두 번째 보석(5)

“괜찮습니다. 저희가 예약해 놓은 호텔에서 묵을 예정입니다.”

“허허, 호의를 받았으면 보상을 줘야 하는 법. 그 사실을 중국 협회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

거부의 뜻을 전해도 거부를 거부했다.

어찌나 뻔뻔스러운지.

‘어쩔 수 없겠네.’

호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이들의 호의를 받는다고 해서 나중에 뭐라 하진 못할 것이다.

“거의 다 도착했습니다.”

한 시간을 달려 헌터 협회 건물에 도착했다.

‘그렇게 멀지 않아서 다행이지. 아니면 완전히 거절했으니까.’

차 창문을 통해 보이는 거대한 높이의 빌딩.

‘크긴 크네.’

층의 높이가 가늠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했다.

그만큼 놀랄 만한 크기였으나…….

‘무너지지는 않겠지.’

조금 걱정되기도 했다.

해외 영상 같은 데서 보면 중국 부실 공사로 인해 건물이 무너지는 뉴스가 자주 나오지 않은가.

‘협회라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하지만 이 건물은 중국 헌터 협회의 상징. 부실 공사하진 않았을 거다.

“내리시죠.”

“감사합니다.”

거대한 리무진에서 내려 헌터 협회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도 괜찮냐?”

“잡아서 고문하지는 않겠지.”

건드리지는 못할 거다.

한국의 S급 헌터는 어떤 나라를 가도 대우받을 수 있으니.

“예쁘네.”

중국 헌터 협회 건물의 로비는 굉장히 고풍스러웠다.

내부는 한국 헌터 협회의 건물보다 몇 배는 나을 정도.

“하하, 칭찬 감사합니다. 꽤나 신경 쓴 보람이 있군요.”

“아, 예.”

“그것보다, 협회 회장님께서 뵙길 원하십니다.”

“……협회 회장님께서요?”

고개를 돌려가며 한창 구경하고 있자 팀장이란 사람이 헌터 협회 회장이 뵙길 원한다며 조심스레 말을 전했다.

“갈래?”

강수호는 이미 가기로 답을 결정했다.

하지만 친구들은 아니다.

“어떻게 할래?”

“흠…….”

잠시 고민하더니…….

“일단 씻으면 안 돼?”

최서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마인의 피를 온몸에 뒤집어쓴 상태여서 먼저 씻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제가 깜빡하고 여러분의 편리를 신경 쓰지 않았군요!”

팀장이 손뼉을 치며 말했다.

이 상태로는 중국 협회 회장을 만날 수 없었다.

“제가 씻을 수 있는 방으로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주변의 직원을 손짓으로 불러 중요한 손님이니 특별히 모시라며 당부의 말을 했다.

“예, 알겠습니다.”

“이 직원을 따라가시면 됩니다.”

직원을 따라가며 누군가에게 전화했다.

-전화 받았습니다.

“저 강수호입니다. 헌터 협회 회장님.”

전화하는 이는 다름 아닌, 한국의 헌터 협회 회장.

‘한국 회장?’

따로 가던 도중 들은 ‘한국 협회 회장’이란 단어에 눈을 부릅떴다.

‘우리가 뭐가 잘못한 거라도 있는 건가?’

잘못한 거라도 있나 싶었다.

하지만 그가 생각한 건 아니었다.

“저, 잠시 중국 헌터 협회에 와 있습니다.”

-중국 말입니까?

“예.”

강수호의 말에 이용욱이 깜짝 놀라 되물었다. 중국에 간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큰일은 아닙니까?

“마인 처리 때문에 잠시 들른 겁니다. 혹시 몰라서 전화했습니다.”

혹시 중국에서 위협을 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습니다. 워낙 요즘 중국이 흉흉한지라. 그러면…….

중국에 잠깐 있겠다는 이야기를 마치고 통화를 종료했다.

“여기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에 도착했다.

“일단 씻고 모이자. 쉬기도 해야 하고.”

직원이 안내해 준 중국 협회의 방.

일단 몇 시간 정도라도 쉬기로 했다. 격한 싸움 때문에 많이 지쳤으니까.

“먼저 들어간다.”

양유혁을 시작으로 모두가 방 안으로 들어갔고.

“씻는 김에 살펴봐야겠지.”

강수호는 미소를 지으며 손에 쥐어진 보석을 만졌다.

* * *

‘언제봐도 아름답군.’

밤을 가득 채우는 중국의 밤. 높은 층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언제나 아름다웠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더니. 맞는 말이군.’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턱을 괬다.

이보다 맞는 말은 없을 거다. 중국 헌터 협회 바로 밑에는 빈민촌이 있으니까.

“이런 게 권력의 맛이지. 한 번 맛보면 빠져나가지 못하는.”

잔에 가득 담긴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와인잔을 내려놓았다.

‘두 번째 보석이…….’

그러고는 모니터 앞에 앉았다. 업무가 워낙 많아서 취할 시간은 없었다.

이제 막 업무에 집중하려던 그때였다.

똑똑.

“음? 누구지?”

누군가 협회 회장실의 문을 두드렸다.

늦은 밤.

‘이 시간에 문을 두드린다면 꽤나 큰일이 생겼다는 건데.’

이런 늦은 시간에 방문해야만 한다면 큰일이 생긴 게 분명하다.

“들어오거라.”

목소리를 내리깔고 말했다.

허락이 이어지자 문이 조심스레 열렸다.

끼이익.

“무슨 일이지?”

비서가 들어오자 곧바로 물었다. 이런 늦은 시간에 자신에게 방문한 이유가 궁금했으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이어지는 답변.

“타국의 S급 헌터가 중국 헌터 협회 건물에 왔습니다.”

“타국의 S급 헌터?”

“옙.”

타국의 S급 헌터가 왔단다. 하지만 고작 하나.

‘내게 전할 건 아닌데?’

전달받을 만큼 중요한 건 아니었다. 세계 헌터급이 아니고서야…….

“별일 아닌 것 같으니, 알아서 해결…….”

“세계 헌터급으로 예상되는 헌터들이 네 명 왔습니다.”

“뭐?!”

그 생각은 비서의 말을 듣고 완전히 달라졌다.

S급 헌터도 아닌, 세계 헌터급이 될 예정인 헌터들이 굳이 중국 협회에 올 이유가 없었다.

‘중국에 왜?’

이유를 물어보려던 찰나.

“마독으로 범벅되어 있던 던전을 클리어해서 말입니다.”

“그 던전을?”

비서가 직접 해답을 가르쳐 주었다.

어떤 헌터가 와도 클리어하지 못할 던전을 클리어했다고 한다.

‘말도 안 되는…….’

두 번째 보석이 존재하는 던전이기에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마독으로 막아놨었는데.

‘귀찮게 됐어.’

마인 사체까지 들고 왔다고 하니, 친절히 모시는 수밖에.

그는 턱을 쓰다듬다가 붉은 와인을 들이켜며 물었다.

“그래서 그들은 누구지?”

세계 헌터급이 될 예정인 네 명의 헌터들의 신상이 궁금했다. 친해져서 나쁠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이수현, 최서현…….”

“오호.”

아는 이름들이 나왔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유명한 이들이다.

‘뛰어난 실력자들이군. 수련이라도 나왔나?’

세 번째 인물까지는 별 신경 쓰지 않았다. 양유혁이야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네 번째 이름이 불리자…….

“강수호입니다.”

“…….”

“협회 회장님?”

“미, 미안하네. 잠시 딴생각을 했군. 누구라고?”

“강수호 말입니다. 등급 측정에서 최초로 S급을 받은 헌터요.”

놀란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마인 협회에서 현상금을 올린 헌터.

‘강수호 헌터가 그 던전을 클리어했다고?’

협회 회장이 인상을 잔뜩 찡그렸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마독으로 가득 찬 던전을 클리어했다는 말은…….

‘두 번째 보석을 가져갔다는 건가?’

자신이 찾으려던 보석을 가져갔다는 것.

일이 복잡하게 흘러간다.

‘두 번째는 우리가 차지할 줄 알았는데.’

두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한참 생각에 빠져 있던 그때.

“어떻게 할까요? 회장님.”

“아, 그래. 모두 내게 오라고 해 주게나.”

“알겠습니다.”

비서의 물음에 정신을 차렸다.

헌터 협회에 있을 때는 마인이 아니다.

중국의 협회 회장 역할을 해야 한다.

‘정신 차려야겠군.’

와인 옆에 있던 시원한 물을 쭉 들이켰다.

시원한 물이 머리를 맑게 해 주어 뇌를 차갑게 해, 정신을 차리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만 나가주지. 오늘 할 일이 많구나.”

“죄송합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비서를 내보냈다.

‘보석에 관해 아는 건가? 시련에 관해서도?’

오늘 이 사실을 알아야 했다. 그래야 마인 협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테니까.

“업무를 볼 시간 따위 없겠군.”

모니터 화면을 껐다.

업무보다 중요한 일이 생겼다.

* * *

“상태창.”

따뜻한 물에 몸을 맡기며 첫 번째 보석의 상태창을 열었다.

예전부터 기대되었던 일. 뭐가 나올지 미치도록 궁금했다.

상태창이 떠올랐다.

[첫 번째 열쇠]

내구도 : 1/1

내용 : 차원의 문을 열 수 있는 첫 번째 열쇠다. 열쇠를 가진 이만이 비밀을 알 수 있을 거다.

“…….”

상태창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내구도 1의 알 수 없는 내용이 가득 쓰여 있었다.

‘차원의 문을 열 수 있다고?’

시련의 내용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차원의 문. 그것이 시련이라는 것.

‘차원에서 뭐가 나오기라도 하는 건가?’

하지만 궁금증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시련이 차원…….

‘시스템에게 들었을 때도 차원이라 그랬는데.’

시스템에게 들었던 시련. 불확실했던 시련이 확실해졌다.

‘차원에 관련된 게 획실하네.’

남은 거품을 씻어내며 수건으로 물기를 닦았다.

“시원하다.”

몸도 마음도 시원해졌다.

조금은 홀가분해진 기분.

“잠시 쉬다가 움직여야겠네.”

머리까지 다 말리고 푹신한 침대에 누웠다.

금방이라도 잠들 것 같은 푹신한 침대. 점점 눈이 감겼지만…….

쾅쾅!

“나와라! 강수호!”

“한 시간도 안 됐는데.”

방으로 들어온 지 한 시간도 안 됐는데, 양유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30분 정도는 쉴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물 건너갔네.’

일단 중국 헌터 협회 회장한테 가야 한다.

“한 시간이라도 좀 쉬지.”

“바쁘다, 근처에서 더러운 기운이 느껴지거든.”

“……또?”

“마인이 아닌지는 모른다.”

더러운 기운이 느껴진다는 양유혁의 말에 인상이 찌푸려졌다.

쉴 틈이 없었다.

‘힘을 좀 기르려고 왔는데, 하루를 쉬지 못하냐.’

이러다가는 몸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다.

이번 일이 끝나고 호텔에서 푹 잘 계획을 세우고 양유혁을 따라나섰다.

“협회 회장님께서는 꼭대기 층에 계십니다. 엘리베이터에 올라서 주시기 바랍니다.”

어느새 도착한 엘리베이터 앞.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서자 꼭대기 층으로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위이잉!

얼마 지나지 않아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

“들어가시죠.”

좀 화려한 것 빼고는 한국 협회 회장실과 다르지 않았다.

끼이익.

직원의 뒤를 따라 이동한 협회 회장실.

문이 열리자 거대한 덩치의 사내가 보였다.

‘강하네.’

이용욱을 볼 때와는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압도적인 강함. 그리고 난폭함.

원인 모를 더러운 기분 또한 느껴졌지만…….

‘일단 지켜보는 게 좋겠지.’

아직 마인이라 확정 짓기엔 이르다.

마기의 기운이 확실한 것도 아니고.

“반갑습니다.”

협회 회장실로 들어가자 앉아 있던 회장이 일어섰다.

덩치가 거대해 일어서자 압박감이 느껴졌다.

‘강하다.’

확실히 강하다.

중국의 진정한 강자가 중국 협회 회장일 거다.

거대한 덩치처럼 강한 힘을 지닌 사내.

“중국 협회 회장입니다.”

그런 사내가 악수를 위해 손을 내밀었다.

강수호가 대표로 손을 잡았다.

“……!!”

“왜 그러시죠?”

“아닙니다.”

양유혁이 느끼는 꺼림직한 기운만이 아니었다.

스승님들로 인해 극도로 단련된 감각. 그 감각이 앞의 사내를 마인이라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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