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화
143. 두 번째 보석(1)
“생각보다 더 크네.”
강수호 일행은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씻은 후, 곧바로 호텔 근처에 존재하는 B급, 늑대인간이 나오는 던전으로 달렸다.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던전 포탈의 형태.
“당신이 강수호입니까?”
“아, 예. 중국 협회 직원입니까?”
“반갑습니다.”
구경하고 있던 도중 다가오는 한 남자가 다가와 악수를 청한다.
협회 직원이 분명한 행동.
내민 손을 맞잡고 흔들었다.
‘A급 헌터 정도 되나?’
육안으로 살펴본 등급은 꽤나 높았다.
A급 헌터.
‘중국은 중국인가 보네.’
헌터 협회 직원의 등급이 생각한 것보다 높았다.
아무리 높아도 B급 헌터가 올 거라 생각했는데.
‘뭐, 크게 상관없겠지.’
협회 직원의 등급에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협회 직원의 등급이 높다 해서 던전이 빨리 클리어되지는 않을 것이니 말이다.
“등급이…….”
협회 직원이 종이 한 장을 들고 와 천천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앱상으로 확인을 마쳤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의 꼼꼼함.
‘한 명 빼고 다 S급 헌터?’
강수호 일행의 등급을 모두 확인한 협회 직원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타국의 헌터라고는 하나, 모두 S급 헌터들.
‘S급이 아닌 헌터도 A급이잖아? 괴물들이군…….’
존경의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인재가 넘치는 중국에서도 S급 헌터는 그만큼 귀했으니까.
“S급 헌터들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예, 그것보다 이제 들어가도 됩니까?”
“당연하죠. 한국의 헌터인 것까지 확인했으니 들어가셔도 좋습니다.”
인사를 끝으로 들어가도 된다는 확인까지 받았다.
확인을 마치고 던전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도중.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무슨 일이죠?”
협회 직원이 던전에 들어가려던 그들을 붙잡았다.
주머니에서 얇은 쇠 팔찌 네 개를 꺼내더니…….
“이걸 착용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뭐죠?”
던전에 들어가려던 그들에게 건네었다.
농축된 마나가 부여된 쇠 팔찌.
“위치를 알 수 있는 장비입니다.”
“그걸 왜…….”
위치를 알 수 있는 팔찌.
S급 헌터가 B급 던전을 들어가는 데 필요가 있나 싶었다. S급 헌터 세 명이라면 B급 던전은 충분히 클리어하니까.
“저도 알고 있습니다만, 요즘 들어 마인이 늘고 있는지라.”
“아하.”
최근 중국에서 늘어나고 있다는 마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협회 직원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팔찌를 찬다고 해서 다칠 것 같지도 않았고…….
“이제 들어가겠습니다.”
“예, 수고하시고, 별 탈 없이 돌아오십시오!”
그 말을 끝으로 그들은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 * *
“……생각보다 너무 쉬운데?”
던전에 들어가서 늑대인간을 상대한 후 내린 강수호의 평가.
B급 던전치고는 너무 쉬운 편이었다. B급 던전이라 하기에도 뭐한 난이도.
‘아니, 내가 강해진 거지.’
물론 던전의 등급은 확실히 B급이다. 강수호의 수준이 올라간 것뿐이니까.
“크르르르.”
“또 왔네.”
울음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늑대인간. 반인이라고는 하지만 말을 할 수는 없었다.
“강타.”
코코에 검기를 불어 넣어 달려드는 늑대인간의 팔을 베었다.
“크롸롸!!”
고통스러워하는 늑대 인간.
그 틈을 타 안으로 파고들어 울음소리를 내뱉는 목을 베었다.
스걱!
“이게 마지막인 것 같네.”
검날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천천히 주변을 둘러봤다.
던전에 들어온 지 고작 30분 만에 던전의 몬스터는 모두 시체가 되었다.
“그쪽도 다 처리했어?”
“어! 내가 다 처리했지! 나 잘했지?”
“그래, 이상한 건 없었고?”
“그런 거 없다. 털이 많아서 더러운 것 빼고는.”
나머지 이들도 몬스터 처리가 전부 끝났다.
이제 보스 몬스터만 처리하면 되는 일.
“잠시만.”
감각을 최대로 집중하여 보스 몬스터 위치를 찾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감각을 최대로 키우자…….
‘찾았다.’
강한 기운을 내뿜는 늑대인간을 찾을 수 있었다.
조금 신기한 점이 있다면.
‘마기?’
보스 몬스터한테서 지독한 마기가 느껴진다는 것.
“양유혁.”
“나도 느꼈다.”
양유혁도 마기를 느꼈는지 인상을 잔뜩 찌푸린다.
잘못하면 큰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여기 왜 마기가 있는 거야?’
한숨을 내쉬며 기척을 숨기고 발걸음을 움직였다.
마인이 중국에 많다고는 하나, 일반 던전에까지 있다니.
‘중국 협회에 따져야겠네.’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중국 협회에 따져야 했다.
물론 살아나가야만 가능한 일.
“마기에 감염된 보스 몬스터야. 천천히 이동하자.”
“진짜?”
마기로 감염된 몬스터란 말에 이수현은 꽤나 놀라는 눈치였다. 그만큼 보기 힘들었으니.
‘또야?’
최서현은 자주 봐 왔지만…….
마기를 품은 몬스터는 1년에 한 번도 보기 힘들다는데, 심지어 보스 몬스터를 만났다.
“거의 다 왔어.”
입술에 검지를 두었다.
마기 기운이 점점 더 진하게 느껴진다.
모두 숨죽여 보스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크르르르…….”
“…….”
붉은 눈을 지닌 거대한 늑대인간을 마주할 수 있었다.
시체가 된 늑대인간과 격 자체가 다른 보스 몬스터.
“다들 준비해.”
무기를 꺼내 들고 싸울 준비를 했다.
처음 상대했던 늑대인간과는 전혀 다른 힘.
‘B급 보스 몬스터 수준이 아니다.’
B급 보스 몬스터 수준이 아니었다. 최소 A급 보스 몬스터. 아니, 그 이상의 힘을 가졌다.
“내가 먼저 상대할게.”
강수호 먼저 코코를 꺼내고 앞으로 향했다.
마기를 품은 몬스터는 S급 헌터라도 위험할 수 있다.
마기에 익숙한 강수호가 먼저 코코를 들고 보스 몬스터 앞에 섰다.
“크르르르.”
보스 몬스터도 그가 다가온 걸 느꼈는지 울음소리를 뱉었다.
강수호 키의 최소 두 배는 되는 크기. 거대한 몸집은 덤이었다.
“후우…… 코코야, 준비해라.”
“예! 주인님!”
폐 속에 가득 차 있던 이산화탄소를 내뱉었다.
마침 시험하기 좋은 상대방이 나타났다.
‘발검하고 강타를 시험해 보는 거야.’
아힐런의 예전 스킬.
호텔 방에서도 연습해 봤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한 번쯤은 되겠지.’
몇천억 번 연습한다면 다시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코코의 손잡이를 잡고 몸을 숙였다.
“크롸롸롸!!”
거친 울음소리를 내뱉으며 달려드는 늑대인간.
눈빛을 빛내며 늑대인간 바로 앞까지 달려들어.
“발검.”
빛과 같은 속으로 검을 휘둘렀다.
보스 몬스터의 목을 정확히 베어내었다.
스걱!
깔끔하게 베인 목.
보스 몬스터를 베어내자 회색 털과 피가 하늘로 빗발쳤다.
“안 됐네.”
하지만 그때 그 힘을 보이지는 못했다.
그저 강하고 날카롭기만 한 발검.
“와! 수호야, 그거 어떻게 한 거야? 진짜 대박이다!”
“별거 아니야. 방금 건 실패작인데.”
“그게 실패작이라고? 우와…….”
그런 발검을 보고 이수현이 칭찬 세례를 퍼붓는다. 뒤에서 최서현이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는 걸 알고 있음에도.
“그것보다…….”
하지만 중요한 건 발검이 아니었다.
목이 댕강 베어진 채 쓰러진 늑대인간에 떠 오르는 보스 몬스터 처치 메시지.
‘저건 뭐지?’
하지만 시스템 메시지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보스 바로 밑에서 떨어진 작은 보석 하나. 멀리서 봐도 보일 정도의 밝기로 빛과 같이 빛나고 있다.
‘설마?’
설마 싶었다.
저렇게 빛을 내는 보석이라면 그것밖에 없을 테니까.
가까이 다가가 보석에 손을 대자.
-보스 몬스터의 보상을 수령하였습니다.
-보상, 마나 상승 보석(S급)
“에라이.”
생각과는 다른 보석이었다.
마나 스탯을 상승시켜 주는 귀한 보석. 하지만 강수호에게는 그저 그런 평범한 보석이었다.
“상태창.”
한숨을 내쉬는 것과 동시에 상태창을 열었다.
[강수호]
레벨 : Lv. 100
체력 – 293 민첩 – 273 힘 – 300 마나 – 285 감각 – 288 친화력 – 130
스탯 포인트 : 50
재능 : 차원 이동 (SSS급)
스킬 : [피닉스의 재생력(SS급) : Lv. 1], [철옹성(SS급) : Lv. 1], [미스릴의 신체(B급) : Lv. MAX], [괴물 같은 체력(C급) : Lv. MAX], [5서클 마법(A+) : Lv. 9]…….
-레벨업 하였습니다.
-레벨업 하였습니다.
-레벨업 하였습니다.
-레벨업 하였습니다.
-레벨업 하였습니다.
정확히 다섯 번의 레벨업. 그리고 훈련을 통하여 얻은 스탯들.
훈련을 끝마치고 상태창을 거의 처음으로 열어본 거였는데…….
“많이 올랐네.”
의외로 높은 성장세에 감탄했다.
상태창을 한참 바라보다가 허공에 손을 휘젓고는.
“이제 나가자.”
이 사실을 알려야 했다.
중국 헌터 협회에서 확인을 마친 던전에서 마기를 품은 몬스터가 나왔다.
만약에 S급 헌터가 한 명이라도 없었으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다.
-던전을 나가시겠습니까?
“예.”
모두 파란빛을 내뿜으며 사라졌다.
* * *
“S급 헌터 세 명……. 별일 없이 끝나겠지.”
중국 협회 직원이 벤치에 앉아 담배를 입에 물었다. 협회 일을 하면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직원은 많지 않을 거다.
“피곤해, 들어간 지 한 시간도 안 됐는데 좀 자야겠네.”
짧게 된 담배를 비벼 끄고 잠시 눈을 붙였다.
하루도 쉬지 못할 정도로 많은 협회 일 때문에 너무 피곤했으니까.
눈을 감고 벤치에서 자려던 그때.
슈아아악!
“으, 음?”
던전 게이트가 빠르게 사라지기 시작했다.
뭔 상황인가 싶었다.
던전이 클리어되려면 보스 몬스터를 잡아야 한다. 아무리 빨라도 두 시간은 걸린다는 뜻.
‘그런데 벌써?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게 분명하다.’
뭔가 잘못된 것이 분명했다.
벤치에서 몸을 일으켜 잠을 깨고,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협회에 전화 걸려던 그때.
“저희 왔습니다.”
“……?”
사라진 던전 게이트 앞에서 들려오는 한 남자의 목소리. 30분 전에 들었던 목소리였다.
“설마…… 방금 들어가셨던 헌터분들?”
“예, 맞습니다.”
협회 직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 어떻게……?”
“클리어했습니다.”
클리어했으니 여기에 와 있는 거 아니겠는가.
S급 헌터 세 명. A급 헌터도 있었지만, S급 헌터만큼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B급 던전이 변형된다 해도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클리어한 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면 보상을…….”
털썩!
“……!!”
강수호의 인벤토리에서 떨어지는 늑대인간.
체구의 두 배나 되는 크기의 몬스터가 떨어지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이게 무슨…….”
협회 직원은 강수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했다. 헌터가 협회 직원에게 이런 식으로 위협을 가한 경우는 없었으니까.
당황한 나머지 무기를 꺼내려던 그때.
“이거 보이십니까?”
인상을 잔뜩 찌푸린 강수호가 늑대인간의 잘린 머리의 이마를 가리켰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이마를 향해 눈길을 돌리는 중국 협회 직원.
“이건…….”
“눈치채신 것 같군요.”
육안으로 봐도 보이는 검은 연기. 그리고 역겹고 더러운 기운.
그런 기운이 죽은 늑대인간에게서 풍겨나오고 있었다.
상황을 확인한 직원이 협회에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