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142화 (142/225)

제142화

142. 중국 배낭여행(2)

“다 준비했지?”

“그럼, 빨리 타자. 30분 뒤에 출발한다고 하니까.”

어느새 도착한 인천 공항.

일주일 동안의 긴 고민 끝에 목적지를 정했다.

중국에 가는 거다.

모든 일정이 1년 뒤로 미뤄지고, 길드까지 탈퇴했으니 그들을 붙잡을 건 없었다.

한 가지 걱정되는 게 있다면…….

“걱정되긴 하네.”

“뭐가?”

“마인 말이야. 중국에서 많이 늘고 있다잖아.”

“그렇긴 하지.”

중국에서 전염병처럼 늘고 있는 마인들.

여행객들이 줄고 있는 이유였다.

“내가 있으니까 그건 괜찮을 거다.”

“…….”

물론 크게 위협되지는 않았다.

강수호와 최서현, 이 둘이서만 중국으로 가는 게 아니었으니까.

“너는 왜 왔냐? 양유혁.”

“같이 가면 안 되냐? 오히려 같이 가는 게 너희한테 좋을 건데?”

오랜만에 보는 양유혁. 그 또한 이번 여행에 올랐다.

그뿐이라면 신경 쓰지도 않겠지만…….

“안녕!! 진짜 오랜만이다! 몇 달 만이지?”

“너는 또 왜……. 하아…….”

도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이수현도 이번 여행에 포함되어 있었다.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잔뜩 꼬였네.’

며칠 전부터 계획했던 것이 그 둘로 인해 완전히 꼬여 버렸다.

그래도 일단 중국으로 가야 했다.

“일단 비행기부터 타자. 시간이 얼마 없어서.”

“칫…….”

“좋아! 내가 수호 옆에!”

출발하기 전부터 진이 다 빠진다.

* * *

“드디어 중국 도착!”

2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중국.

땅이 넓고, 인구도 많은 만큼 공항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비행기에서 가장 먼저 내린 이수현이 미소 지으며 소리쳤다.

“그냥 우리끼리 가면 안 돼?”

“그러고 싶은데…….”

조용히 다가온 최서현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중국에는 놀러 온 것이 아니었다. 힘을 키우고, 유물이 정확히 어디서 나는지 찾기 위함.

강수호도 되도록 그들을 떼어 놓고 가고 싶었지만…….

“같이 다니는 게 좀 더 안전할 것 같아서.”

“…….”

공항을 나와 주변을 천천히 둘러봤다.

“쿨럭! 쿨럭!”

“빨리 구급차 부르세요! 출혈이 너무 심합니다!”

“이런 개 같은……. 쿨럭!”

주변이 피로 범벅이 되어 있고, 누군가 배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채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최서현은 그 상황에 강수호의 말을 반박할 수 없었다.

모두 A급 이상의 힘을 가진 헌터들.

‘같이 있어야겠네.’

여기서 두 명만 다니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

더군다나 강수호는 이미 마인 협회의 지명 수배로 떠올랐다.

“같이 있는 게 나을 것 같아.”

최서현도 어쩔 수 어쩔 수 없이 그의 말에 동의했다.

“일단 도착했으니까 밥부터 먹으러 가자.”

“난 찬성!”

“마음대로.”

2시간 동안 비행하여 중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먹은 건 고작 기내식 하나.

그들도 찬성했다.

2시간 동안 비행하느라, 배가 무진장 고팠으니.

“뭐 먹으러 갈래?”

“훠궈 먹을래? 나 훠궈 먹고 싶은데.”

“그러자.”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훠궈 식당.

최서현의 말에 훠궈 식당으로 이동했다. 이수현 때문에 기분도 안 좋아 보였으니까.

공항 내에 있는 훠궈 식당으로 들어가 음식을 시키기 시작했다.

* * *

“이거랑…… 이거랑…… 이거. 그리고 이것까지!”

최소 10인분은 넘어갈 것 같은 양. 그 정도는 먹어둬야 움직이는데 힘들지 않을 거다.

“좋아, 음식도 시켰으니까…….”

음식을 모두 시키고 천천히 일행들을 둘러봤다.

한 명은 바보 같이 웃는 표정, 그리고 한 명은 무심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먼저 바보 같이 웃는 이수현에게 시선을 보냈다.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누구에게도 이번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최서현, 그녀와 둘만의 계획이었으니까.

“별거 아니야, 나도 중국에 갈 계획이었거든.”

“중국에 갈 계획이었다고?”

“길드 탈퇴했어.”

“……뭐?”

길드를 탈퇴했다는 이서현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길드인 sky 길드. 그런 길드를 탈퇴했다는 건…….

“감옥 같았거든.”

“…….”

그녀의 실력이, 어딘가에 속해 있을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그 정도야 충분히 이해되지만…….

“우리 바로 옆자리인 건 어떻게 알았을까?”

“우연이지! 아니, 운명인가?”

“…….”

더 이상의 대화는 불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다음은 양유혁.

“넌 어떻게 알았냐?”

“할 일이 있다.”

“아빠랑?”

“비슷하다.”

갑작스레 마인이 넘쳐나는 중국. 천마와 관련 있을 거라고 예상했었다.

“어휴, 돌겠네.”

두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아무리 자기 아빠 일이라도 그렇지…….

“뭔 일인지 말해 줄 수는 있냐?”

“그건 힘들다. 만나고 나서 정확히 이야기해 주지.”

아마 며칠 함께 다니다가 갑자기 사라질 게 분명했다. 힘을 기르는 데에는 크게 관심 없는 거 보니.

“훠궈 나왔습니다.”

이야기가 끝나자 음식이 나와 일단 밥부터 먹기로 했다.

내일 갈 목적지는 정확하게 결정했으니까.

“그것보다, 우리 오늘 어디 가는 거야?”

젓가락을 든 이수현이 질문을 던졌다.

강수호와 최서현이 중국에 온 이유는 두 가지.

그녀는 그것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지만…….

“오늘은 일단 쉬고, 내일부터 던전 다닐 거야.”

“던전?”

첫 번째 목표는 중국 던전을 돌아다니는 것.

보통의 헌터라면 ‘한국에도 던전이 있는데 굳이?’라고 물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까지 와서 던전을 도는 이유가 있다.

“국가마다 던전이 다르다는 건 잘 알지?”

“그럼! 국가마다 대표적으로 나오는 몬스터가 다르잖아. 던전의 등급도 다르고.”

나라마다 던전에서 나오는 몬스터가 다 다르다. 그것도 등급까지.

“한국은 오크나 고블린. 미국은 짐승형 몬스터.”

하지만 중국은 특이한 던전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중국은 별의별 게 다 나오거든.”

“뭐가?”

“대표적으로…….”

잠시 말을 흘리다가 자기 자신을 손가락을 가리켰다.

“나.”

“……?”

강수호가 자신을 가리키며 말하자 그녀의 고개가 갸웃거렸다.

인간은 몬스터가 아니다. 그건 강수호도 알고 있는 부분일 터. 하지만 강수호가 말한 건 자기 자신이 아니었다.

“도플갱어.”

“……도플갱어?”

자신과 똑같은 몬스터. 등급에 상관없이 모든 헌터가 꺼리는 몬스터다.

중국 내의 던전에서는 별의별 몬스터가 다 나온다.

도플갱어보다 더욱 클리어하기 어려운 몬스터도.

“이것보다 더한 던전도 있거든.”

“우와…….”

“그래서 중국에 온 거야. 마인들 때문에 많이 위험하긴 하지만.”

이런 던전을 다니면서 힘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유물이 어디서 나오는지도 찾아야 하고.”

유물이 나오는 위치도 찾아야 하기도 하고.

그 과정을 대략 1년 안에 끝낼 것이다.

‘빠르면 반년 안에 가능했으면 좋겠고.’

험난한 계획을 들었기에 꽤나 놀랄 것 같았으나.

“유물?! 나도 같이 가도 돼?”

“……같이 가도 되냐고?”

“응!”

오히려 그녀의 승부욕을 불태운 듯했다.

마치 불을 연상케 하는 눈.

“크게 상관없기는 한데…….”

옆에 있던 최서현에게 눈길을 돌렸다. 어떤 검보다 날카로운 눈빛을 지닌 그녀.

‘안 된다고 말해야 하는데.’

보통 같았으면 당연히 안 된다고 말해야 했다.

최서현과 이수현의 사이가 좋지 않아 나중에 대판 싸울 것 같았지만…….

“그래, 같이 다니자.”

“정말? 헤헤…….”

“……수호야?”

최서현의 눈동자가 살짝 떨린다.

예상과는 다른 대답이 나왔으니까.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위험하잖아. 같이 다니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식당 TV에 보도되는 여러 중국의 마인 사건들.

“어쩔 수 없겠네…….”

그녀도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수현은 세 개의 재능으로 괴물 헌터라는 소리를 듣기에 따로 다니는 것보다 같이 다니는 게 몇 배는 나을 터다.

“둘이 너무 싸우지는 말고.”

“응! 당연하지! 그렇지, 서현아?”

“…….”

물음에 최서현은 아무 말 없이 날카롭게 노려만 본다.

아직 그때의 기억이 남아 있었으니까.

‘최대한 떨어트려 놔야지.’

이대로 가다가는 중요한 순간에 싸울지도 모른다.

내일 당장 던전에 들어갈 건데…….

“양유혁.”

“왜?”

“네가 이수현이랑 같이 있어 줘. 알겠지?”

“마음대로.”

“칫…….”

이수현은 아쉬워하는 눈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꽤나 유명해진 그들이 여기서 싸우다가 기자한테 걸리는 날에는 귀찮은 일에 휘말릴 것이다.

“일단 밥부터 먹자.”

대충 이야기는 끝났으니, 밥부터 먹기로 했다.

기내식밖에 먹지 않아 배에 등이 붙었으니까.

“잘 먹겠습니다!”

젓가락과 숟가락을 든 그들이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 * *

‘던전이…….’

다같이 호텔에 도착해 휴대폰으로 던전을 검색했다.

“B급 던전이네. 중국에서 자주 나오는 던전이고.”

경험할 만한 던전을 찾기 위함.

한참을 찾은 끝에 괜찮아 보이는 던전을 발견했다.

‘종류는 반인간이고, 나오는 몬스터는 늑대인간?’

중국만큼 신기한 던전이었다.

반인간 종류에 늑대인간인 몬스터.

‘별게 다 있네.’

난생처음 본 종류의 몬스터였다.

이런 몬스터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도 없으니까.

“여기 어때?”

“반인간 던전? B급이네?”

방에 같이 있던 최서현에게 던전 종류를 보여주었다. 그녀도 난생처음 본 던전 종류에 신기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반응이 전부.

“B급이면 충분하겠네?”

“중국 던전을 한 번 알아보는 거니까.”

처음부터 높은 등급의 던전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돈을 받기 위해서 하는 것도 아니었고.

“던전은 정한 것 같으니까, 내 방에 가 볼게.”

시간도 많이 지났기에 자러 가려던 그때.

“서현아.”

“어?”

“잠시만.”

휴대폰 화면을 보고 있던 강수호가 그녀를 붙잡았다.

최서현의 심장이 거칠게 뛴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호텔 방.

‘드디어!’

눈치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20살의 성인. 강수호도 준비가 됐나 싶어 침대에 뛰어들었지만…….

“음? 갑자기 침대에는 왜?”

“…….”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강수호는 최서현이 피곤해서 잠을 자고 싶어 침대에서 뛰어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냥 충전기 좀 가져와 달라고. 피곤하면 먼저 자. 내가 나중에 방에 데려다줄게.”

“어휴, 그래. 잔다 자.”

“……?”

최서현이 한숨을 잔뜩 내뱉으며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씌웠다.

‘내가 뭐 잘못했나?’

잘못이라도 했나 싶었다.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잠시 생각하다가…….

‘던전이나 더 알아봐야겠다. 5시간 정도 자면 충분하니까.’

다시 휴대폰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가기로 결정한 던전을 클리어하고 바로 유물을 알아봐야 했으니까.

‘유물이…….’

던전 정보 앱을 끄고 인터넷에 유물을 검색했다.

힘이 강해지는 것보다 유물이 더욱 중요하다.

중국은 땅도 넓기에 유물도 많다 생각했으니까.

‘중국 경매장도 하나 들르는 것도 괜찮겠지.’

그렇게 한참 인터넷을 뒤지고 있던 그때.

“음?”

물음표를 띄게 만든 기사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엘프가 사는 평원을…….]

엘프가 사는 곳을 던전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기사를 클릭하여 천천히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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