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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141화 (141/225)

제141화

141. 중국 배낭여행(1)

“무슨 일 있으면 또 부르거라.”

“예, 들어가십시오.”

모든 일을 끝마치고 마을로 돌아가는 샬런을 데려다주고 고개를 돌려 최서현을 쳐다봤다.

“이제 기분은 좀 풀렸어?”

“조금.”

표정을 보아하니 아직 기분이 다 풀리지 않은 듯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는 대판 싸울 게 분명했다.

“저녁 시간인데, 밥 먹고 들어갈래?”

“어디서?”

“갈빗집 어때? 내가 다대포에 갈비 잘하는 집 알거든.”

“진짜?”

지금 화해해야 했다. 그녀도 화해할 마음이 있는 것 같고.

“그래, 갈비 먹으러 가자.”

“오늘은 내가 쏜다!”

근처 맛집은 기본적으로 꿰뚫고 있었다.

그 둘은 저녁 식사를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 * *

치이익.

불판에 놓은 갈비가 맛있게 익어간다.

맛 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아는 맛. 익어가는 갈비를 보자 저절로 군침이 돌았다.

“수호야? 내 말 듣고 있어?”

“그럼. 너도 길드 탈퇴할 거라고?”

“어, 길드가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진 않아서 말이야.”

그녀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강수호와 마찬가지로 그녀 또한 길드를 탈퇴할 예정이었다.

던전을 처리하고, 돈을 받는 과정이 그들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으니까.

“넌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고민 중이야. 힘을 키우려면 용병 일이 좋긴 한데…….”

생각해 둔 건 용병 일이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강자를 만나 힘을 키우는 것.

하지만 더욱 중요한 문제는 ‘유물’에 대해 자세히 알아내는 거다.

“유물 알지?”

“당연하지. 넌 여섯 개나 가지고 있다면서?”

그녀도 유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특별한 힘을 낼 수 있는 유물.

그 유물에 강수호만 아는 비밀이 있었다.

바로 스승님이 예전에 사용했던 장비라는 점.

“응. 그게 정확히 어디서 나왔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거든.”

“어디서 나왔는지?”

“차원의 틈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밖에 모르잖아. 그런데 내가 지금까지 모은 유물들은 사람한테서 얻었거든.”

그런 장비가 어디서 나왔는지 알아야 했다.

“일단 첫 번째 목표는 유물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아야 해.”

첫 번째 목표는 차원의 틈을 찾아내는 거다.

찾으면서 힘도 함께 키우고.

‘그런데 아까 사용했던 힘은…….’

그 말을 끝으로 갈비를 집어 먹다 갑자기 든 생각.

어떻게 한 건지 자세히는 모르겠다. 발검을 사용하던 그 장면을 그대로 사용하니 발동된 공격.

‘어떻게 한 거지.’

유물을 사용한 강수호조차 발동 조건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고 똑같이 해 봤지만.

‘안 됐지.’

경기에서 사용했던 것처럼 유물의 공격 같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날카로운 발검일 뿐.

“오늘 내가 마지막에 사용했던 스킬 있지?”

“어! 어떻게 한 거야?! 아니, 어떻게 얻었어?”

마지막에 사용했던 스킬을 이야기하자 그녀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일반인도 알 수 있을 만큼 날카로운 공격.

“그거 유물 스킬이야.”

“유, 유물 스킬이라고?”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유물의 스킬을 카피한 거지.”

정확히 카피하지는 못했다. 발검의 수준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으니까.

사용했던 것도 운이다.

“우와…….”

“운이야, 너무 신기해할 필요 없어.”

입을 쩍 벌리며 감탄하는 최서현.

‘나이스.’

그사이에 다 구워진 갈비들을 전부 입에 집어넣는다.

‘모르게 다시 굽는 거지.’

빈 불판에 다시 생갈비를 올렸다.

구운 갈비의 흔적을 완벽하게 은폐했다.

‘맛있다.’

밥 먹으러 가는 데 일 이야기가 우선은 아니다. 제일 중요한 건 밥을 먹는 것.

“나도 이제 먹어 볼…….”

그녀도 먹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다 익었으리라 생각한 갈비를 집기 위해 젓가락을 들었다.

“음?”

“하하하. 이게 왜 다 안 익었을까? 신기하네.”

신기하게도 새빨간 갈비만이 불판 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강수호를 바라보자 그의 입 주변에 묻어 있는 갈비 양념들.

“어휴, 이 식탐 대마왕.”

“히히.”

“웃지 마.”

“넵.”

아힐런의 검보다 날카로운 그녀의 대답에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했다.

“내가 익힐게. 파이어.”

손에 불 마법과 정령 불을 두르고 아직 싱싱하게 핏빛을 띤 생갈비를 향해 불을 보냈다.

화르륵!

불판에 있던 고기가 빠르게 불타오르며 갈색빛을 띠었다. 노릇노릇한 냄새가 퍼지며 연기가 피어올랐다.

“환풍구가 있어서 다행이네.”

주변 시선이 조금은 신경 쓰였지만, 문제 될 건 없었다.

“일단 먹고 보자. 먹고 소화 시킬 겸 바다도 좀 보고.”

“잘 먹겠습니다!”

이제야 화가 좀 풀린 그녀가 익은 생갈비를 입 안에 넣었다.

* * *

“어후, 진짜 배부르네.”

“나도. 오랜만에 진짜 많이 먹었다.”

해안가를 거닐며 배를 통통 두드렸다.

배가 터질 만큼 먹었다. 둘이 모두 합쳐서 30인분 이상.

한참을 저녁 해변을 걷다가 그녀가 먼저 서문을 열었다.

“어디로 갈지 정했어?”

강수호는 최서현과 함께하기로 했다.

강해질 수도 있고, 유물의 비밀을 파헤칠 수 있는 목적지.

“국가 대항전이 걸려서…….”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면, 국가 대항전이다.

이제야 예선전이 끝났을 뿐, 한 달 뒤면 국가 대항전이 시작된다. 세계 랭커의 등급을 결정 짓는 결정전도.

“세계 랭킹 결정전도 한 번은 가 봐야 하는데…….”

한참 고민에 빠져 있을 때쯤.

띠리링! 띠리링!

“음? 이 시간에 전화도 오네.”

왼쪽 바지 주머니에서 거칠게 울리는 벨 소리.

이런 늦은 시간에 누구인가 싶었다.

휴대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하자.

“협회 회장님?”

발신인은 협회 회장, 이용욱이었다.

이런 늦은 시간에 전화하지 않으리란 걸 알고 있는 사람의 전화였기에, 거절할 수 없었다.

“스피커 폰으로 할게.”

“그래 주면 좋지.”

최서현도 들을 수 있도록 스피커 폰으로 전화를 받았다.

초록색 버튼을 끌어당기자 통화가 시작되었고.

“헌터 강수호, 전화 받았습니다.”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긴히 들일 말씀이 있어 전화했습니다. 시간 괜찮습니까?

“예, 괜찮습니다. 무슨 일로…….”

한국 헌터 협회 회장의 전화. 이런 늦은 시간에 전화를 걸었다는 건 무슨 일이라도 일어났다는 걸 뜻한다.

‘S급 던전이라도 터졌나?’

한참 생각에 빠져 있던 그때.

-세계 랭킹 대회와 국가 대항전이 1년 뒤로 미루어졌습니다.

“……예?”

다행히도 그렇게까지 큰일은 아니었다. 세계 랭킹 대회와 국가 대항전이 1년 뒤로 미루어졌다는 것.

하지만 그가 전할 말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왜 미뤄졌습니까?”

-후우……. 그게 말입니다.

깊은 화가 느껴지는 한숨.

화를 진정시키고 나서야 협회 회장이 대답했다.

-중국에 마인이 대거 발견되어서 국가 대항전은 미루기로 하였습니다.

“예?”

마인이 문제였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분명히 우리나라가 마인이 제일 많을 건데…….’

중국이 인구는 많다 하더라도 마인의 수는 극히 적다. 국가에서 철저히 관리하는 터라 마인은 거의 전멸.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몇천 배는 많아졌다고?’

갑자기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일단 알겠습니다.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늦은 시간에 전화를 드려 죄송합니다. 이만 들어가십시오.

잔뜩 예의를 갖추는 답변이 들어오자 전화를 끊었다.

침묵으로 잠긴 주변.

최서현에게 고개를 돌리자.

“국가 대항전하고, 세계 랭킹전은 해결된 것 같네?”

“그러게……. 이런 우연이 있나…….”

신이 도운 것 같았다. 고민하던 일이 너무나도 쉽게 해결되었으니까.

“이제 목적지만 정하면 되겠는데?”

목적지만 정하면 되었다.

“되도록 이번 주 안에는 출발하고 싶단 말이지.”

생각에 잠겨 해안가를 걷고 있을 때쯤…….

“중국 어때?”

“중국?”

나란히 걷고 있던 그녀의 입에서 ‘중국’이란 단어가 나왔다.

“중국이라…….”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다.

중국을 한 번 갔다 와봤기에 알 수 있었다.

‘미국만큼이나 강자가 많았었지?’

온갖 강자들이 넘쳐나는 중국. 미국만큼은 아니었지만, 중국도 충분히 헌터 강대국이었다.

‘틀에 박혀 있어서 문제지.’

하지만 중국이 너무 틀에 박혀 있다는 것. 그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자기 국가의 헌터가 가장 강하다고 인식하는 그 이상한 생각 때문에.

‘마인도 많이 생겨서 중국에 가는 건 좀 깊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은데.’

마인의 등장으로 인해 바로 정하기 보다는 조금 더 깊게 고민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시간 많이 남아 있잖아. 지금 당장 결정하기는 그렇고.”

“하긴……. 이런 일은 신중히 결정해야겠지?”

대충 결정하다가 피 본 적이 많았기에, 되도록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하암~ 일단 자자. 배가 부르니까 잠이 오네.”

그전에 잠부터 자기로 했다.

배가 부르고 소화도 다 되었으니, 잠이 쏟아진다.

헌터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음식과 숙면이다.

시간도 벌써 밤 11시나 되었으니, 이제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지금 집으로 가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은데.”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

오늘 하루는 이 근처에서 묵고 가야 했다.

“서현아, 여기서 자야 할 것 같은데 괜찮지?”

“테, 텔레포트 하면 되지 않아?”

“텔레포트? 그건 텔레포트 가능 지역에서만 할 수 있잖아. 이 근처에 그런 지역도 없고.”

텔레포트로 집에 가고 싶어도 불가능했다.

텔레포트 기준이 점점 더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택시 타도 오래 걸릴 것 같고, 그냥 여기서 자고 가자. 괜찮지?”

“으, 응!”

왜인지 모르겠지만, 꽤나 긴장되어 보였다.

강수호는 그녀의 반응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근처 숙박 시설을 살폈다.

“모텔보다는 호텔이 괜찮겠지.”

근처에 존재하는 꽤나 시설이 좋은 호텔. 평도 괜찮아서 오늘은 그곳에 머무르기로 했다.

“왜 이리 몸이 떨어?”

“아니야. 그냥 좀 추운가 봐.”

“그런가?”

강수호는 최서현이 몸을 떠는 것에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녀가 그보다 몸 건강에 더욱 신경 쓰기 때문이다.

‘별일 아니겠지.’

호텔 로비로 향했다.

“예약하신 방 있으십니까?”

“아니요, 지금 남은 방 있나요?”

“잠시만요.”

즉흥적으로 찾아온 것이기에 당연히 예약은 되어 있지 않다.

남은 방 있냐는 말에 직원이 키보드를 두드리더니.

“방이 딱 두 개 남아 있네요.”

“두 개요?”

방이 두 개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그 말에 그녀의 두 주먹이 꽉 쥐어진다.

그녀는 강수호가 한 방을 잡으리라 예상했지만…….

“한 방을 잡으…….”

“두 방으로 잡아주십시오.”

“아……. 예, 알겠습니다.”

“…….”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강수호가 두 개의 키를 받아 들고 그중 한 개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여기 키…….”

“긴장했던 내가 바보지. 나 먼저 잘게.”

“……??”

붉게 물든 얼굴로 키를 받고 사라지는 최서현.

그는 그녀의 행동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뭐 잘못한 거라도 있나?’

갈빗집에서 잘못한 게 있을까, 걱정되는 것뿐.

그녀가 사라지자 강수호도 숙면을 취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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