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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123화 (123/225)

제123화

123. 누군가의 유품(3)

“너, 너는 왜 살아 있냐니까?”

점점 더 위협하며 다가오는 클로운.

지금 당장 죽이기보다는, 어떻게 살아 있는지 알아내고 싶어 하는 듯했다.

‘차원 이동을 사용해야 하나? 마땅한 방법이 없는데.’

그사이 강수호는 이곳을 빠져나갈 방법을 찾고 있었다.

유일하게 생각해 낸 방법은 차원 이동.

-원인 모를 마기들이 차원 이동을 막았습니다.

‘에라이, X…….’

하지만 쉽게 될 리 없었다.

나무가 산소를 내뱉듯, 자연스럽게 마기를 내뱉는 오물들. 그 사이에서 차원 이동을 사용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야, 야. 너 내 말 무시하니?”

“…….”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클로운.

가면에 묻은 핏자국 때문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더군다나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직 내가 상대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야.’

강수호가 상대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었다.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광대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으, 음? 뭐야? 갑자기 왜 때리려 해?”

아슬아슬하게 막아내는 클로운.

피 묻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클로운이 강수호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던 그때.

띠리링!

“……?”

적막한 빈민촌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

주머니에서 손을 뺀 그가 전화를 받았다.

“예, 천마.”

“……!!”

전화의 주인은 천마.

천마라는 소리에 강수호의 긴장이 고조되었다.

잘못하면 여기서 허무하게 죽을 수도 있을 테니까.

“예? 왜요? 아, 그래서요. 네네. 이놈은요? 네네, 알겠습니다~”

5분간의 짧고도 긴 통화가 끝이 났다.

다시 주머니에 손을 넣은 그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돌아섰다.

“운 좋은 줄 알아라. 천마가 빨리 오라고 얼마나 난리인지.”

“…….”

그 한마디와 함께 사라지는 클로운.

긴장되었던 근육이 풀렸다.

바닥에 주저앉아 흘린 식은땀을 훔쳤다.

“죽는 줄 알았네.”

진짜 죽는 줄 알았다.

갑자기 빈민촌에 12 간부 중 3위 간부가 나타나지 않나.

긴장이 풀린 강수호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사람들!”

이제야 생각난 주민들.

그리고 자신의 건틀릿을 살펴 봐주기로 한 할아버지가 생각났다.

사람들의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 * *

“좋다 말았네. 꽤 강해 보여서 재밌게 놀 수 있었는데.”

검은 포탈을 타고 투덜대며 도착한 거대한 식탁.

그 거대한 식탁 앞에는 천마가 앉아 있었다.

“왔나?”

“예, 저 왔습니다.”

“거기 앉거라.”

“예~”

투덜대며 식탁 의자에 앉은 그.

의자에 앉은 지 몇 분의 시간이 흐르고 클로운이 입을 열었다.

“왜, 왜 그냥 오라고 하셨습니까?”

“내 명령에 토를 다는 것이냐?”

“……아닙니다.”

천마가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고 말하자 더 이상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간부를 모두 이길 만큼의 뛰어난 강자. 그에게 토를 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어차피 얻어야 할 건 얻지 않았는가? 네가 사람을 죽인 건 내 명령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사람을 죽이라고 한 적도 없었다. 원하는 물건을 가져오라고 했을 뿐.

“물건은 잘 가져왔느냐?”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물건만 제대로 가져오면 될 뿐.

그 빈민촌까지 가서 난장판을 부린 이유가 있었다. 원하는 물건을 얻기 위함.

“여기 있습니다.”

“……이건가. 다른 건 없었고?”

“예, 아쉽게도 그것밖에 찾지 못했습니다.”

손에 쥐여 주면 사라질 듯한 작은 반지.

클로운은 천마에게 그 반지를 조심스럽게 건네주었다.

잠시 반지를 살펴보던 천마가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했다.

“이 물건이 확실하군.”

톡 치면 당장에라도 부서질 듯한 상태.

골동품처럼 생긴 반지지만, 그가 찾고 있던 아이템이 확실했다.

[누군가의 낡은 반지(3차 봉인)]

제한 레벨 : 없음

마나 : 10,000/10,000

충전 시간 : 0시 : 0분 : 0초

효과 : 절대 마나, 절대 서클

“상태창을 보니 확실해졌군.”

원인 모를 힘이 들어 있는 낡은 반지.

이 반지가 천마가 찾고 있던 반지였다.

“이걸 가지고 있던 놈은 어떻게 했지?”

“바, 반쯤 죽여 놨죠!”

“그렇군.”

말을 더듬으며 어깨를 들썩이는 클로운.

그가 마인이 된 이유는 별거 없었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희열을 느끼고 뿌듯함을 느끼니까.

“이만 들어가라. 필요하면 다시 부르도록 하지.”

“예~ 이왕이면 이런 일에 자주 불러주세요!”

소름 끼칠 정도로 해맑게 웃으며 나가는 클로운.

“이제 하나를 얻었군.”

깊은 한숨을 내쉬며 왼손 약지에 반지를 끼웠다.

겉으로는 낡아 모양새가 보기 좋지 못한 반지.

‘힘을 확인해 봐야겠지.’

얻었더라면 힘을 확인해 봐야 했다.

반지에 시선을 집중하던 그가 조심스레 마나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절대 마나.”

웅웅!!

울림과 동시에 원래 색을 찾은 것처럼 변하는 반지.

파란빛을 내뿜던 반지가 다시 회색빛으로 변했다.

“신기하군.”

난생처음 본 아이템의 특이함.

잠시 들뜬 마음을 벗어나고 능력 확인을 위해 마나를 사용했다.

“뛰어나군.”

몸 안을 가득 채우는 충만한 마나.

하늘에 닿을 만큼 실력이 뛰어난 그조차 감탄할 만한 마나 양이었다.

하지만 능력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절대 서클.”

위이이잉!

엔진이 발동되는 것처럼 울려대는 반지.

“으윽?”

사용하자마자 거대한 서클이 여러 개 생성되는 기분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몸에서 서클이 미친 듯이 생성되었다.

사용하지도 않던 서클이 열 개나 생성되고.

“메테오.”

수준 높은 마법 하나를 사용해 보았다.

순식간에 몸에서 마나가 빠져나가면서 하늘에 거대한 구멍을 만들어 냈다.

콰르르릉!!

“무슨 일이십니까!?”

“별일 아니다. 호들갑 떨지 말도록.”

쉬고 있던 한예림이 다급하게 천마 곁으로 달려왔다.

별거 아니라는 듯 그녀를 진정시키는 천마.

지금 자신의 상태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능력을 시험해 봤을 뿐이다. 그분께서 말한 것보다 몇 배는 더 뛰어나더군.”

낡은 반지의 능력.

생각하던 것보다 뛰어나서 꽤나 놀랐다.

‘한 번 사용하는 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강하다.’

대마법사의 힘을 일회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이것만큼 좋은 아이템은 없을 거다.

“왜 찾는지 알 것 같군.”

그가 굳이 이런 낡은 반지를 찾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이 반지는 이사벨라에게 주거라. 마법사라 쓸모가 많을 거야.”

“예, 알겠습니다.”

천마는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 이곳에서 제일 믿음 가는 한예림에게 건네주었다.

반지를 받은 그녀가 궁금함에 물었다.

“이 반지는 무슨 용도입니까? 방금의 힘과 관련이 있습니까?”

“아주 큰 관련이 있지. 하지만 나도 그 이상은 알지 못한다. 이만 쉬도록 하지.”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천마.

오늘 한 일이 많아 몸이 너무 피곤했다.

“숙면을 하도록 하지. 급한 일이 있으면 이곳으로 오거라.”

“예, 알겠습니다.”

천마의 방으로 향하는 문을 열자 보이는 뉴욕의 밤.

조금이라도 편히 자기 위해 커튼을 쳐 밝게 빛나는 불빛을 가리고 깊은 잠에 빠졌다.

* * *

‘이쯤인 거로 기억하는데.’

마나 마스크를 벗고 숨이 찰 정도로 달렸다.

빈민촌엔 주민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

‘그 할아버지는 살아 있어야 하는데.’

하지만 이름도 모르는 이상한 할아버지에게는 희망이 있었다.

각성자들은 보통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도 잘 버티니까.

살아만 있다면 스승님들에게 데리고 가면 된다.

“으으, 거기 누구 없나?”

“음? 거기 누구 있어요!?”

한참을 찾은 끝에 숨이 가쁜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익숙한 목소리였기에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찾았다!”

“쿨럭! 쿨럭!”

얼마 지나지 않아 노인을 찾을 수 있었다.

노인의 몸에는 구멍이 하나 뚫려 있었다. 깔끔하게 죽이려 했던 것처럼.

“나는 가망이 없네…….”

노인은 힘없이 웃으며 기침을 반복했다.

그의 말처럼 어떤 물약을 사용하더라도 그를 살릴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이 썩어 빠진 몸으로 연맹하던 삶이 이제야 끝이 나는군…….”

“죽습니까?”

“허허, 이 사람아. 심장이 다쳤는데, 죽을 수밖에 없지. 자네가 신이라도 되느냐?”

“음……. 신은 아닌데, 신 같은 사람들은 있습니다.”

물론 어떤 ‘물약’도 그를 되살릴 수 없을 것이다.

뛰어난 실력의. 아니, 괴물이라면 그를 충분히 살릴 수 있을 터.

“그게 무슨 소리인가? 신도 죽은 사람을 되살릴 수는 없다네.”

“신보다 더한 사람이 있거든요.”

숨이 끊어지기 일보 직전.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 죽지 않았다는 뜻이다.

응급처치로 노인의 몸에 SSS급 물약을 뿌린다.

치이익!

“흐윽! 간지럽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구나. 하지만 고작 그 정도로는 치료할 수 없다. 내 마지막 말이나…….”

“응급처치입니다. 꽉 잡으세요.”

살이 재생하고 녹기를 반복했다.

그 시간이 매우 고통스럽지만, 아마 고통은 길게 이어지지 않을 거다.

“아무리 의술에 뛰어난 이더라도 날…….”

강수호는 노인의 말이 다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바닥을 힘차게 밟았다.

지금 당장에라도 죽을 수 있는 상태.

‘최대한 빨리 가야 해.’

머리끝까지 숨이 차지만, 마기에서 멀리 떨어지기 위해 있는 힘껏 달려 차원 이동을 사용했다.

마기로 가득 찬 곳에서는 차원 이동이 불가능했으니까.

“차원 이동.”

슈아악!

파란빛을 내뿜으며 도착한 마을.

“들켰네?”

“……젠장.”

“밑장 빼기 하면, 내가 손목이 날아간다고 했지~? 이제 간다!”

스승님들은 보드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드디어 라임의 기술이 걸렸는지, 아힐런이 검을 들고 라임의 손목을 자르려던 그때.

“……음? 제자야!”

라임이 그를 알아보고 아힐런에게서 벗어났다.

“이런 젠장!”

아힐런도 검을 땅바닥에 박아두고 강수호에게 달려갔다.

강수호를 탓하려던 것이 아닌.

“이 사람 좀 치료해 주세요!”

“꽤나 심각한 상태군.”

제자가 들고 온 노인의 상태를 살펴보기 위함.

어느새 다가온 테일런이 아힐런을 옆으로 밀치고 심각한 표정으로 노인을 살폈다.

“심장을 반쯤 뜯어갔군. 마기가 몸에 퍼져 있어 쉽게 치료할 수는 없겠어.”

테일런조차 인상을 찌푸리며 치료가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치료가 어렵다고 했지, 불가능하다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노인의 마지막 말을 좀 들어…….”

“아저씨, 저희가 더 늙었으니까 조용히 좀 있죠.”

테일런이 그를 땅바닥에 눕히며 말했다.

몇만 년을 산 그들. 100년도 살지 못한 노인은 스승님들의 입장에서 10살 아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치료해 줄 테니까 가만히나 있으십시오.”

신성력으로 가득 담긴 두 손.

지금껏 어떤 신성력보다 강력한 신성력이 느껴졌다.

몇천 년부터 한계를 느껴 놀기만 했지만, 지금은 달랐다.

“조금만 참으십시오. 금방 나을 겁니다.”

테일런의 말과 함께 새하얀 빛이 그의 몸을 감싸 안았다.

어떤 사제, 힐러가 와도 치료되지 않을 것 같던 몸이…….

“흐으…….”

치료가 되고 있었다.

반쯤 부서졌던 심장이 다시 만들어지고 있었다.

“……아니, 이건 벨붕이잖아.”

입을 쩍 벌렸다.

독 저항을 올리거나, 정신력을 강화할 때는 고문하는 괴물처럼 보였으나…….

‘멋있긴 멋있네.’

사람 살리는 일보다 멋있는 일은 세상에 없을 거다.

그렇게 약 10분 동안 새하얀 빛이 뿜어지고, 정신을 차린 노인이 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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